2026년 04월 2주차

BOOK SUMMARY


 인문 

내가 지금 잘하고 있다고, 심리학이 말했다

저자 슈테파니 슈탈 (지은이), 김시형 (옮긴이)
출판 갈매나무
출간 2026.02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탐색하는 자존감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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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실마리부터 들여다보기

“제발 자신 있게 살고 싶어요”
자존감 낮은 사람이 자주 듣는 말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도무지 바뀌지가 않아!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자주 듣는 말들은 어떤 걸까? 대표적인 예가 “그냥 좋게 생각해!”라는 말이다. 긍정적인 사고, 밝은 생각......참 좋은 말이다. 하지만 남한테는 툭 던지는 이 말도 막상 자기 얘기가 되면 쉽지 않다. 비슷한 말들은 더 있다. “걱정 마. 잘할 거야!”, “넌 할 수 있어!”, “뭘 떨고 그래?”, “남들이 뭐라던 신경 쓸 필요 없어!” 이런 말들은 혼자 하든, 남이 해주든 공허하긴 마찬가지다. 어떤 여성이 속으로는 전혀 믿지 않으면서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우렁차게 “나는 예쁘다!”라고 되풀이해 말한다고 자존감이 높아질 수 있을까? 진심으로 믿지 않는 것을 스스로에게 계속 주입하기만 하면 상황이 바뀔 거라고 믿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래 봤자 소용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자신이 잘 알기 때문이다.

믿음이란 그런 것이다. 고양이가 자기 꼬리를 잡으려고 제자리를 빙빙 도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가끔 불안을 느끼긴 해도 자신을 본격적으로 의심해본 적이 없는 사람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해도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걸 깨닫는다. 마음 속 의심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긍정의 목소리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서투르기 짝이 없는 자신의 모습이 보이고, 버림받을까 봐 두렵고, 창피당할까 봐 마음이 짓눌리는 듯한 불안은 몇 마디 응원이나 충고로 몰아내기엔 너무 깊고 강하다. 자존감이 훼손된 사람들의 머릿속엔 이런 독백이 오간다. 그래, 네 말은 잘 듣고 있어. 그런데 믿기지가 않는걸!, 머리로는 이해가 가는데, 도무지 바뀌지가 않아!

삶을 어렵게 만드는 자기회의
다행히 나는 자존감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축은 아니다. 사실 그 이유 때문에 내가 이 주제를 다루기에 딱 적합한 인물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노력을 통해 자신감이 부족했던 과거에서 벗어난 사람으로서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알려줄 수 있다면 얼마나 완벽할까? 이런 온갖 생각들이 여전히 내 글쓰기를 방해한다. 공교롭게도 내가 기술하려 했던 그 상태가 바로 지금 내 상태라는 것이 퍼뜩 떠오른다. 자기회의. 한 인간을 마비시키고 그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 물론 누구나 살다 보면 방금 나처럼 불쑥 자기회의를 겪곤 한다. 다만 이것이 꽤 자주, 혹은 삶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한 사람을 괴롭히면 이 사람은 자존감 결핍에 시달리고 있다고 판단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때때로 이 심리 상태를 경험하는데, 특히 강도가 높고 격해지는 현상이 나타나면 자존감 결핍이라고 부른다. 불안, 우울, 강박 같은 흔한 심리적 문제들이 그렇듯, 자존감 결핍도 정 상적인 심리 상태가 과장된 형태라고 보면 된다. 가령 한 사람이 우울증을 앓고 있을 때, 그의 마음 상태는 조금 강한 비관주의에서 시작해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여기는 것까지 확장된다. 우울한 사람은 그 무엇에도 의욕이 없고 도무지 자신을 추스르지 못한다. 세상은 암흑천지고 그냥 이런 가혹한 삶에 종지부를 찍을까 싶기도 하다. 이 생각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사실 누구나 인생의 의미를 궁금해한다. 어떤 강력한 신앙에 결속되어 있지 않은 한, 만족할 만한 답을 얻기란 쉽지 않다. 비관주의 또한 주변에서 쉽게 보는 삶의 태도다. 인생이란 수많은 위험과 예측 불가능성을 포함한다. 이따금 공허해지고, 비탄에 젖고, 아무것도 하기 싫은 기분 역시 평범한 감정이다. 우울증이란 단지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는 이런 생각과 느낌이 과장된 상태일 뿐이다.

아무도 모르는 약점을 끄집어내는 이유
자존감이 높은 사람과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무엇이 다른가? 이 질문의 답은 놀랄 만큼 단순하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자기 약점을 포함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한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불안, 즉 자기불안(anxiety about self)으로 인해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첫째, 자신의 약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둘째, 그 약점을 너무 중대하게 취급하며, 셋째, 자신 말고는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약점을 자꾸 끄집어낸다. 자기불안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없거나 잘못된 것에만 집중한다. 그래서 자신의 지금 모습과 되고 싶은 모습 사이에 있는 간극만 끊임없이 눈에 들어온다. 이것을 가리켜 심리학에서는 현실 자아와 이상 자아 간의 격차라고 부른다.

우리가 사실이든 착각이든 자신의 약점에 유독 집중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말로는 설명하기 모호한 기본적인 정서, 우리의 그림자, 그리고 다른 여러 심리적 요소를 포함하는 근본적인 감정 때문이다. 그것은 환영받지 못했다는 원초적 감정이며, 내가 사랑받고 받아들여질까 의심하는 뿌리 깊은 불안이다. 이럴 때 우리는 자신이 지각한 것이 의심스럽고 자신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 남들이 나를 나쁘게 볼 거라는 막연한 예측, 공격을 받으면 스스로를 지킬 수 없을 거라는 강력한 의구심에 빠진다.

자존감 결핍은 무엇을 불러오는가
그럼 일단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부터 살펴보자. 자존감이 낮아서 생기는 문제에는 대개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자존감 결핍은 당사자에게 고통스러운 감정과 경험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이로써 문제를 더욱 키우는 태도를 유발하면서 악순환을 일으킨다. 더구나 자존감이 부족하면 용케 견디고 참는다 해도 삶 자체가 힘들고 낙이 별로 없다. 나의 관심사는 독자들이 자신을 추슬러 삶의 중심을 잡아나가는 걸 돕는 일이므로, 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자세히 다룰 것이다.

두 번째 문제 역시 상당히 중요하다. 자존감 결핍에 시달리는 사람들 중 다수가 이런 불안에 대처하려고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별로 이롭지 않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말하자면 자존감 결핍이 사회적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자기신뢰가 부족한 사람들은 보통 스스로를 피해자로 자처하지만 다른 식으로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바꿔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이 사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용기를 내어 주위를 둘러보자. 당신이 가진 상처에만 몰두하지 말고, 악의는 아니었지만 자기보호를 하는 와중에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존감이 낮아서 생긴 문제가 밖으로 향했을 때 벌어지는 결과를 직면하다 보면 당장은 아프고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이 작업은 건강한 자존감을 키우는 데 무척 도움이 된다.


그냥 마음 놓고 불안해하기
“진짜 내 것이 아닌 것과 결별할 시간”
“그래, 내가 지금 이렇구나.”
먼저 자신을 주의 깊게 관찰하라
비록 우리가 대부분 의식하지 못한다 해도 감정은 우리 몸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렇게 몸으로 발현되는 감정의 힘은 강력해서 우리의 생각을 좌우하고 내면 상태를 바꾼다. 누구나 불안을 느낄 때 찾아오는 몸의 신호와 증상만 해도 그렇다. 마음이 불안해지면 손바닥, 등은 물론 온몸에 땀이 흐르고, 심장은 고동치며 손도 떨린다.

그런 의미에서 불안을 좀 더 수용하기 위해 몸의 반응을 이용한 연습을 제안해보려고 한다. 먼저 눈을 감고, 감각을 몸 가운데인 가슴, 배 쪽에 집중시킨다. 이제부터 호흡이 들고 나는 것을 가만히 느껴보자. 일부러 숨을 바꾸거나 규칙적으로 쉬려고 할 필요는 없다. 그냥 숨이 어느 정도 깊이로 들고 나는지, 숨이 차거나 멈추지는 않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다음에는 의도적으로 불안을 떠올리고 느껴 보려고 하자. 당신이 평소에 불안해했던 구체적인 상황을 상상하면 된다.

이때 몸에서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가? 뱃속이 간질간질하거나 부글부글할 수도 있다. 가슴이 답답하고 조여든다. 심장이 콩닥거리고 온몸이 오그라든다. 이런저런 반응이 느껴지면 그 느낌에 잠시 머물러보자. 이 느낌을 충분히 바라보고 나면 마음속으로 이렇게 속삭인다. 그래, 내가 지금 이렇구나. 스스로에게 이 말을 건네고 나면 다시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천천히 다시 이 말을 음미한다. 그래, 내가 지금 이렇구나!

당신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무엇이 당신이 처한 상황과 당신이 속한 집단의 맥락에 맞는 행동인가 생각해보는 일이다. 단순히 자신을 보호하려는 생각에서 벗어나 좀 더 높은 가치에 사고를 집중하다 보면 훨씬 홀가분해지고 자존감 또한 건강한 방식으로 회복된다.

문제의 핵심은 수치심
약점을 받아들이고 강점을 발견하는 시간
자기불안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자주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자신의 약점은 과대평가하고 강점은 과소평가한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자존감이 약한 사람들은 자기인지가 왜곡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상담을 받던 한 여성 내담자는 오로지 자신의 민감한 피부에만 거의 온 신경을 집중했다. 청소년기에 여드름이 얼굴을 뒤덮자 그녀는 집 밖으로 도통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성인이 된 그녀의 피부는 한결 안정되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여드름투성이 소녀처럼 불안하고 주눅 들어 있었다.

그녀에게는 피부만 빼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었다. 특히 몸매가 아주 근사했다. 하지만 그녀는 외모든 다른 능력이든 좀처럼 자신의 장점을 자각하지 못했고, 누가 봐도 톱모델 수준인 몸매 역시 그냥 삐쩍 마르기만 했다며 사정없이 깎아내렸다. 내담자의 시야는 자신의 실제 약점은 물론이고, 있지도 않은 약점까지 과장하고 확대해석해서 보는 데 편향되어 있었다. 나는 그녀와 다음 작업을 진행했다.

- 자신의 약점을 사실적으로 분석한다: 나는 내 피부를 지나치게 나쁘게 평가하고 심한 여드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던 청소년기의 감정에 무척 얽매여 있다.

- 자신의 한계를 받아들인다: 도자기 같은 피부를 가지지 못했다는 걸 인정하자. 만약 이것이 약점이라면 그것을 안고 살아가는 데 익숙해지자. 나의 운명은 물론 남의 운명도 두루 관찰하면서 모두 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 자신의 강점을 인지한다: 자기만의 강점을 찾고, 이를 자신이 보는 스스로의 모습인 자아상 안에 통합시킨다.

이 작업의 목표는 통합적이고 균형 있는 자아상을 키우며 그것을 내면화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 주된 과제는 자신의 약점에 항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약점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그러려면 제일 먼저 자신의 약점을(혹은 자신이 약점이라고 믿는 것을) 냉철한 눈으로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불안을 가진 이들은 약점을 터무니없이 과장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판단에만 의존하는 대신, 믿을 만한 친구와 당신이 가진 자아상에 대해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것은 어떨까? 외부에서 보는 현실은 어떤지 참고하는 것이다.

자신의 약점을 직면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면, 사람에게 저마다 있는 한계 역시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이 반드시 불행해지는 비결이 무엇인지 아는가? 잠시도 쉬지 않고 자기보다 더 실력 있고, 더 재능 있고, 더 잘생긴 사람과 스스로를 비교하는 것이다. 비교 기준 자체를 잘못 골랐는데 한 발짝이라도 움직일 수 있겠는가. 스스로를 평가할 때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가능성 안에 머물러야 한다.

마음속 오류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법
부모를 향해 화를 내도 될까?
나에게 상담을 요청했던 한 여성은 자신을 마음속 깊이 증오했고 이것을 도무지 바꿀 수 없어 힘겨워했다. 그렇게 자신을 증오하면 어떤 이득이 있느냐는 내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최소한 가족을 지킬 수 있잖아요!” 그녀가 품은 자기증오는 스스로를 해치고 싶은 충동으로 발전했고, 이것이 그녀를 두렵게 했다. 그나마 그녀는 이 분노가 원래 부모에게 가야 할 것이라는 걸 어렴풋이나마 감지했다. 하지만 그 화를 정말 부모를 향해 표출한다면 부모와의 관계가 어떻게 되겠는가. 부모를 빼고 나면 자기에게 남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그녀는 자존감 결여 때문에 애착 불안도 심했고, 가족은 물론이고 이렇다 할 친밀한 결속 관계가 없었다. 그런 애착 욕구를 실행하고 해소할 기회도 없었다. 자기불안이 있는 사람들이 그렇듯 이 여성 역시 부모와의 애착에서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그녀는 부모에게서 정서적으로 분리되기가 무서웠기 때문에, 그들과의 관계를 간신히 유지하기 위해 차라리 자신에게서 잘못을 찾고 부정적인 자아상을 더욱 강화했다.

자기비하가 지나치게 깊이 뿌리박혀 있다고 느껴지면 혹시 이 감정이 당신의 대인 관계를 보호하고 있는 건 아닌가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부모와의 관계뿐 아니라 지금 함께 있지만 당신에게 별 도움이 안 되는 연인이나 배우자와의 관계는 어떤가? 당신이 나쁘지 않다는 합리적인 증거가 아무리 줄줄이 나타나도, 당신의 자아상을 한순간에 부정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감정적인 이유가 혹시 거기 있지는 않은가? 이런 질문을 계속 던져서 당신이 자기비하를 해서 얻는 이득이 무엇인지 되짚어야 한다. 이 이득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왜 생겨났는지 알아냈으면, 이번엔 그 이득을 얻을 다른 생산적인 방법이 있는지 모색하자.

앞서 말한 여성도 그런 과정을 통해 부모에 대한 애착이 자기가 변화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는 걸 깨닫고 처음으로 부모를 향한 분노를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그러고 나자 서서히 그 분노를 다룰 기회도 생겨났다. 분노를 다룬다는 건, 당사자가 그 분노를 인정하고 제대로 들여다보아야 가능하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천천히 분노도 사그라졌다. 분노라는 감정이 겨우 처음으로 존중되고 이해받았기 때문이다.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면 다루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이 여성은 자신의 화를 바라보고 받아들임으로써 부모가 겪어온 비극적인 인생사를 이해할 계기를 얻었고, 심지어 그들을 용서할 힘까지 생겼다. 이런 작업을 통해 그녀는 부모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까지 완전히 바꿀 수 있었다.


나를 온전히 충분하게 안아주기
“이번 생도, 나라서 괜찮다”
미루기보다 해치우기가 낫다
규율과 체계는 자존감을 튼튼하게 하고 삶의 보람을 얻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자존감 문제를 가진 사람들 중에는 지구력이 부족 하고 자기규율도 느슨한 이들이 종종 있다. 자신의 행위가 옳은지 지독히도 확신이 없고 그로 인해 동력 또한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반대로 너무 엄격하게 자신을 규제하면서 항상 긴장을 늦추지 않는 이들도 있다.

삶을 충만하게 가꾸려면 자기규율이 꼭 필요하다. 규율이 있어야 자신의 재능을 갈고닦을 수 있고, 그래야 자기가 해내는 일들과 능력에 보람을 느끼는 경험도 할 수 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건, 내가 말하는 능력이니 성과니 보람이니 하는 개념은 꼭 출세나 성공의 관점만 다루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보다는 내적인 충족의 관점이 훨씬 중요하다고 본다. 무언가를 알고 이해하면 행복감이 찾아온다. 무언가를 계속하면서 점점 잘하게 될 때도 행복을 느낀다. 어떤 주제나 일, 사물 안으로 깊이 파고들수록, 그것을 차츰 더 이해 할수록 내적인 몰입 상태에 들어간다. 이 몰입은 우리를 환희와 행복의 경지로 이끈다.

미루기가 해치우기보다 훨씬 어렵고 힘이 든다
체계를 세우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제일 먼저 일정표나 일기장을 마련하고, 할 일 목록을 적어서 하루 계획과 주간 계획을 꼼꼼히 세우라고 권한다. 무언가를 꾸준히 할수록 기쁨은 커진다. 도리어 마음에서 저절로 흥이 일거나 어느 날 갑자기 결정적인 계기가 주어지길 기다리는 게 더 지루하고 성공 가능성도 적다. 창작 활동이 본업인 사람들 역시 거의 일정한 규칙과 규율에 따라 작업한다. 빈둥거리는 것보다 꾸준히 움직이고 시도해야 좋은 구상이 나온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내담자들이 체계를 갖고 활동하기 어려워할 때마다 내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미루기가 해치우기보다 훨씬 어렵고 힘들다는 사실이다. 무언가를 미루려면 24시간 내내, 일주일에 7일 이상 그렇게 해야 한다. 반면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훨씬 적은 시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미루는 일은 크든 작든 양심의 가책 때문에 불편한 심기를 견뎌야 하는 데다 심리적으로 그 과제를 모르는 척 무시하느라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므로 이만저만 손해가 아니다.

미루는 습관으로 힘들다면 상상 자극법을 활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이 오늘 할 일을 하지 않고 미룬다면, 밤에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반대로 그 일에 매달려 무사히 마쳤다면 얼마나 홀가분하고 상쾌할까? 온종일 쉬는 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시간을 보내면서 24시간 내내 미루기라는 일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적잖이 자극이 될 것이다.

제대로 화를 내는 기술

공격성은 자존감에서 항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존감이 낮은 이들은 공격성을 심하게 억누르거나 반대로 남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크게 분류하자면 자존감 문제를 겪는 사람들 중 평화 지향의 유형은 지나치게 공격성을 억누르는 편이고, 욱하는 유형은 충동적으로 공격성을 분출하는 편이다.

분노의 감정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
당신 역시 화가 잘 안 느껴진다든지 일부러 참는 편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이 감정에 귀 기울이고 자세히 살펴보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분노의 감정을 마음껏 느껴도 된다고 허락하자. 분노와 공격성은 당신의 엄연한 일부이며, 스스로와 남에게 진솔하게 행동할 수 있게 돕는 감정이라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자. 특히 분노는 당신에게 해로운 관계에서 벗어나게 도와주는 중요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제때 자신을 위해 항변하고 분노와 짜증을 오래 묵혀두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어떤 이들은 분노를 너무 오래 쌓아두기만 해서 결국 분노가 불안을 능가하고 압도해버리는 사태가 벌어진다. 불안의 수위가 워낙 높다 보니 그것을 이겨내려면 분노의 강도 또한 무섭도록 거세야 한다. 그럴 때 이 폭발력은 모든 것을 날려버릴 만큼 엄청나다. 그때까지 이 사람의 마음속에 어떤 동요가 일었는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상대방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다. 이런 분노의 폭발 현상을 보면 화는 불안을 이겨내는 확실한 특효약이라는 사실이 입증된다. 다만 이 사회에서는 분노가 되도록 문명화된 방식으로 표출되어야 하고, 화가 최고조에 다다르기 전이어야 그것이 가능하다. 부풀대로 부푼 화는 모든 것을 회복하기보다는 파괴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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