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5주차

BOOK SUMMARY


 인문 

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저자 로버트 P. 프리들랜드
출판 현대지성
출간 2026.03
‘어떻게 살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나이 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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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어떻게 노화를 늦추는가


건강하게 나이 들기 위한 기초 다지기
노화,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회다
노화를 통해 이루고 싶은 것
나이 든 사람이 질병을 이겨내고 신체 적합성을 유지하는 능력은 질병 자체뿐 아니라 그 사람의 예비 요소가 질병에 대응하는 과정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질병이나 스트레스 요인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신체 기능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바로 우리의 예비 요소다. 예비 역량은 기능 상실에 대한 저항력의 개념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건강과 신체 적합성을 유지하는 것은 능동적인 과정이며, 주로 우리의 활동 능력과 주의, 태도에 의존한다.

노화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중요하다. 특히 “노화는 불가피하다”라는 흔한 말은 그릇된 방향을 잘 보여준다. 노화는 불가피하지 않다. 하지만 이런 지레짐작은 널리 퍼져 있다. 노화와 심혈관계를 다룬 2020년 최신 검토서에도 “노화는 생명의 불가피한 일부다”라고 나와 있다.?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이 실제로 노화를 겪을 만큼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누구나 겪는 일이 아니므로 노화는 불가피한 현상이 아니다.

다이애나 왕세자비는 36세에, 존 F. 케네디는 47세에, 마틴 루서 킹은 39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라면 노화는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우리 주변에는 늙을 때까지 오래 살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따라서 노화가 불가피하다고 결론 지어서는 안 된다. 한편 노화는 기회이기도 하다. 누구나 어제보다 오늘 하루 더 나이가 든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어제보다 오늘 하루 더 나이가 드는 것은 아니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 모두에게 보장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노화가 불가피하지 않은 첫 번째 이유는 많은 사람이 늙었다고 할 수 있는 나이(서양 기준으로는 보통 65세)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65년 전에 태어난 사람 중 86퍼센트만 아직 살아 있다. 같은 맥락에서 65세인 사람은 노화가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자신이 80세까지 살 것이라고 가정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을 쓰는 현재, 미국 사회보장국에 따르면 건강한 65세 남성이 80세까지 살 확률은 62퍼센트이고, 건강한 65세 여성이 80세까지 살 확률은 71퍼센트이다. 가장 중요한 두 번째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기능 쇠퇴는 종종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것이 노화의 진실이다.

예를 들어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60세 여성은 운동, 스타틴(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고지혈증 치료제 - 옮긴이) 복용, 식습관 개선, 금주, 금연 등의 방법으로 심장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면 70세에 이 여성의 심장 기능은 60세 때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나이 관련 변화가 예방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노화로 인해 쇠퇴하는 기능 중 다수는 노화만으로 생기지 않고, 중대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는 해로운 생활 습관의 결과 때문이라는 말이다.

건강하게 나이 들 가능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년기에 도달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므로, 우리는 나이 들어서도 당연히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아래의 핵심 질문 두 가지를 자신에게 던져야 한다.

지금까지 논의한 상호 의존적인 요소를 고려할 때, 어떻게 하면 생활 방식 척도를 통해 삶의 질과 수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노화가 주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어떻게 삶의 의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가?

일부 의학 전문가를 포함해 많은 사람은 노화에 대한 시각이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권위 있는 의학 저널 『랜싯』에 발표된 2020년 보고서 「치매 없는 노화: 자극을 주는 심리 사회적 및 생활 방식 경험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서 노인학 분야의 선구자인 저자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노화는 유전적·환경적 변화로 인해 생물학적 결함이 축적되어, 유기체의 항상성 균형이 약화되고 점차 신체적·인지적 손상이 일어나는 현상이다.”

잠시 이 문제를 살펴보고 넘어가자. 노화에서는 유전자 및 환경과 관련된 신체 기능의 결함이 나타난다. 이 기능 쇠퇴는 건강과 신체 적합성을 유지하는 신체 능력을 방해한다. 이는 맞는 말이다. 문제는 신체적·인지적 손상이 불가피함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이것은 절대 그렇지 않다.

앞으로 살펴보겠지만, 나이 든 사람 중에 인지적 손상을 겪지 않는 경우도 많다. 또 나이가 들어도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고 신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노화의 놀라운 특징 중 하나는 인생 후반부에 구조적 쇠퇴가 일어나더라도 기능 유지를 돕는 회복 메커니즘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 기능 쇠퇴가 일어나지만, 그렇다고 신체적·인지적 손상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달리기들을 하는 50세 사람은 이후 10년 동안 훈련을 개선해 60세까지 실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 악기는 어릴 때 배우는 것이 유리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50세에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사람은 아무리 열정이 커도 뉴욕필하모닉과 협연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배움과 연습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음악 활동으로 즐거움을 얻는 능력은 충분히 갖출 수 있다. 많은 노년층은 평생 열심히 일해왔기에, 인생의 후반부가 가장 즐겁다고 느낀다.

행복한 노년기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살펴보려면, 먼저 노화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기억과 인지, 정체성을 좌우하는 두 날개
기억,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기능
미국의 수필가이자 강연자, 철학자인 랄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은 68세가 되자 기억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는 종종 말하거나 쓰고자 하는 단어를 찾기도 어려워졌다. 그는 『지성의 자연사(The Natural History of Intellect)』에서 이렇게 썼다. “기억은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기능으로, 그게 없이는 다른 어떤 것도 작동하지 않는다. 다른 기능이 들어설 수 있는 바탕이자 길이며 모체다. 또 기억은 인간의 머리가 연결된 줄로서, 도덕적 행동에 필요한 개인적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에머슨은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기억이 없다면 모든 생명과 사고는 서로 무관한 연쇄에 지나지 않는다. 중력이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날아가버리지 않게 붙잡고 있듯이, 기억은 지식에 안정성을 준다. 기억은 세상이 하나의 덩어리로 전락하거나 뿔뿔이 흩어지는 것을 막는 응집력이다. … 기억은 훌륭한 무기이며,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일을 수행한다. 과거와 현재를 함께 붙들고, 그 둘을 바라보고, 그 속에 존재하고, 흐름 속에 머물며 인생에 연속성과 품위를 부여한다. 우리가 가족과 친구를 붙잡도록 해준다. 그렇기에 가정이 존재할 수 있고, 새로운 사실이 가치를 가질 수 있다.”

기억에 대한 에머슨의 관심은 심각해지고 있던 인지 기능 때문이었을 것이다. 나중에 어떤 기분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다. “괜찮습니다. 정신적 기능을 잃긴 했지만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쇠퇴가 시작된 지 여러 해가 지난 1882년, 그는 세상을 떠났다.

에머슨이 잘 표현했듯이 기억과 인지 기능은 우리의 정체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부분이다. 우리는 과거를 떠올리는 능력 덕분에 과거의 경험을 이용해 현재와 미래의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기억의 중대한 속성 때문에 다른 인지 기능들의 중요한 역할이 가려진다. 즉, 각 개인이 자신의 기억력과 타인의 기억력을 관찰하기는 쉽다. 하지만 언어, 공간적 과제, 실행 능력 같은 다른 인지 기능은 평가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기억을 개인의 우월한 기능의 기본 척도라고 종종 결론 내리지만, 실제 상황은 더 복잡하다.

인지라는 용어는 라틴어 코그니시오넴에서 왔으며, 알게 됨, 익숙함, 지식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인지는 다양한 정신적 기능의 복잡한 모음을 가리킨다. 문제는 인지가 매우 다면적이라는 점이다. 근육 수축이나 심장 펌프질은 단순하게 설명할 수 있지만, 도대체 인지란 정확히 무엇이란 말인가? 인지에는 한 사람의 모든 고급 기능이 관여한다. 뇌는 다양한 형태의 기억뿐 아니라 기쁨, 이해, 언어, 계산, 방향 찾기, 지각, 추상화, 경로 찾기, 판단, 공간 분석, 구성적 능력, 예상, 개성, 행동, 사회적 상호작용, 억제 및 기타 다른 능력들을 제공한다. 뇌가 움직임, 혈압, 심장박동수, 체온 조절 등 수많은 자율적 활동에 관여하는 역할은 굳이 말할 것도 없다.

우리가 인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는 의식하는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바로 의식하는 마음 자체이기 때문이다. 물고기는 자기가 물속에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농담처럼 우리의 눈은 바깥을 보게 만들어졌지 안을 들여다보게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노화의 기회를 잡는 실천 전략
정신적 활동으로 뇌를 단련하다
텔레비전과 노화의 관계
미국인들은 텔레비전을 유난히 좋아한다. 2015년 기준, 미국인은 하루 평균 약 3시간 동안 텔레비전을 시청했는데, 이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긴 시청 시간이었다. 텔레비전 시청은 매우 수동적인 경험이다. 참여를 허용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참여 의지마저 적극적으로 꺾어놓는다. 물론 교육 관련 방송도 존재하지만, 대체로 인기가 없다. 대부분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대단한 지적 활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 때는 어떤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만약 여러분이 잠들면 페이지는 넘어가지 않는다. 책을 읽으려면 독자가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책 내용에 대해 의문이 생기면, 앞 페이지로 돌아가 확인할 수도 있다. 반면, 텔레비전 시청에서는 이러한 과정이 일반적으로 불가능하다. 증거에 따르면, 텔레비전 시청과 같은 정적인 활동은 심장병, 암, 사망 위험을 높이며, 시청 시간이 길수록 위험도 증가한다. 한편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서는 교육 수준과 관계없이 생애 후반에 인지 기능 쇠퇴의 위험을 줄여줄 수 있다.

한국에서 9,644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 따르면, 텔레비전 시청은 인지 기능 장애의 중대한 위험 인자일 뿐 아니라 신체 활동을 방해한다. 아마도 텔레비전 시청은 정신적인 활동 부족 상태의 표지일 가능성이 크다. 또 긴 텔레비전 시청 시간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 인자와도 연관이 있었다. 움직임이 부족한 생활 방식은 허약과도 관련이 있으며, 알려진 바에 따르면 독서와 신체 운동은 경도 인지 장애를 가진 노년층의 허약을 예방할 수 있다.

평생 뇌 건강에 좋은 학습
늘 배우는 삶은 분명 권장할 만하다. 일정 수준의 인지적 복잡성을 갖춘 과제가 바람직하지만, 특정 형태의 학습이 다른 형태의 학습보다 낫다고 믿을 이유는 없다. 여기에서 관건은 활동이 일관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에서 인지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심한 스트레스를 주거나 소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복잡성이 부족한 일은 생애 후반에 인지 장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신적 활동이 생애 초기에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믿을 이유는 전혀 없다. 인간은 모든 연령대에 걸쳐 배울 수 있으며, 학습은 평생 뇌 건강에 유익하다. 나는 “어떤 유형의 정신적 활동이 뇌에 가장 좋은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이에 최고의 답을 낼 결정적 증거는 없지만,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이 포함된 활동이 최선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나는 인지 자극 활동의 기회를 넓히는 데 관심이 많다. 그래서 체스 게임을 권장하는 조직인 체크메이팅 디멘시아 파운데이션(Checkmating Dementia Foundation) 설립을 도왔다. 체스 게임에서는 앞으로의 상황을 예상하면서 가능한 결과를 분석한다. 또 체스 게임 참가자는 적어도 한 명의 다른 참가자와 상호작용을 한다. 비용도 저렴하고 온라인에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체스 두는 법을 배운 적이 없어 재단의 발전은 느렸다. 나는 어렸을 때 체스를 두기는 했지만, 전략을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다. 내 아들이 어렸을 때 체스를 가르쳤는데, 처음에는 아들을 이길 수 있었다. 아들이 11세쯤 되었을 무렵이었다. 하지만 곧 아들은 나를 너무 쉽게 이긴다며 더 이상 나와 체스를 두지 않으려 했다(못난 아빠라 미안할 따름이었다). 체크메이팅 디멘시아 파운데이션에서는 모든 연령대의 사람이 인지 향상 게임에 참여할 것을 권장한다.

음악 활동도 소중하다. 음악 공연에는 중요한 신체 활동이 따른다. 음악 듣기는 사회적 상호작용이 종종 관여해 스트레스를 풀어준다. 직업적 활동도 중요하다. 우리 연구 팀의 연구에 따르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 집단에 비해 정신적 자극이 부족한 직업을 가진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높은 수준의 정신적 활동을 요구하는 직장에서 일하면, 생애 후반의 치매를 방지해줄지도 모른다. 물론 여기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들도 있다. 독성 물질에의 노출, 스트레스, 가난, 열악한 의료 서비스, 낮은 교육 수준, 근무 중 상해 등은 모두 정신적 자극 수준이 낮은 직업군에서 더 두드러진다.

다양성의 개념은 학습과 정신 활동에도 해당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좋다. 직장과 가정에서 평생에 걸쳐 인지 활동에 참여하면, 인지적 예비 역량을 키울 수 있다. 게다가 인지 활동은 직접적으로 질병 과정 자체를 방해한다. 인지적으로 활발하게 생활하는 것은 뇌를 자유라디칼과 독소로부터 보호하고,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을 준다.

학습이 포함된 활동을 선택하는 것도 즐거워야 한다. 즐기지 못하는 활동은 오래 하기 어렵다. 당면한 과제에 주눅 들지 말기 바란다. 중요한 것은 뇌를 자극하는 일, 그리고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이다. 작은 목표의 중요성을 알아차려야 한다. 예를 들어 수채화를 배우기로 했다면, 곧바로 지역 미술관에 전시할 작품을 만들겠다고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적어도 더 많은 경험을 쌓을 때까지는 말이다.


노화의 의미를 다시 묻다
사회와 노화의 미래를 생각하다
개인 맞춤형 의학과 유전학
공공 보건 시스템은 개인의 질병 위험성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 국립보건원 소장 프랜시스 콜린스는 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유전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을 개인 맞춤형 의학이라고 명명했다.179 이것은 위대한 전망을 품은 고귀한 발전이다. 하지만 나는 개인 맞춤형 의학에 유전 정보가 필요하다는 발상에 반대한다. 개인 맞춤형 의학은 모든 의사가 지난 수백 년간 해왔던 일일 뿐이다.

의사는 환자의 문제와 치료 계획을 결정하기 위해 환자가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어떤 유형의 사람이 병에 걸렸는지를 아는 것이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병에 걸렸는지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유전 정보가 유용할 때도 분명 있다. 하지만 환자의 관심사, 역량, 취향에 대한 지식은 지금 얻을 수 있으며, 환자를 제대로 돌보는 데 꼭 필요하다.

앞으로 10년 이내에는 각 환자의 전체 게놈 염기 서열 분석이 일상적으로 확인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노력을 유전체학이라고 한다. 유전체학은 질병 위험성을 진단·관리·평가하는 데 유용하다. 유전자형 정보는 약물 민감성과 독성의 복잡한 측면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전체 게놈 염기 서열 분석은 큰 효과뿐 아니라 작은 효과를 낳는 위험 유전자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다원유전자성 위험 분석은 질병 발병 여부뿐만 아니라 발병 나이까지 예측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보고서에서 제공한 정보는 의사를 포함해 많은 사람이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이 이해도 안 되는 복잡한 결과가 나올 유전자 검사를 받는 일은 우려스럽다. 현재도 많은 유전자 검사에서 이미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또 유전자 검사는 불필요한 불안감을 일으킬 수 있는 질병 위험성의 증거를 내놓을지도 모른다. 이런 사안과 관련해 대중과 의료 종사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유전자가 정보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음식 섭취와 운동을 권장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면, 이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에 대한 유전적 위험성이 낮은 사람도 여전히 해당 질환에 걸릴 수 있다. 종일 소파에서 TV만 보는 사람 이라면 심장병, 뇌졸중,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그리고 기타 질환의 위험이 분명 높을 수밖에 없다.

AI와 노화 관리의 새로운 장
큰 기술적 진보 덕분에, 인류의 건강을 위한 AI 애플리케이션이 이미 개발되고 있다. 오늘날 AI는 연구 영상의 해석을 돕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경우에는 AI가 방사선 전문의의 판단보다 낫다고 한다.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은 환자-의사의 상호작용을 돕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인터넷에 연결된 진료실 카메라는 환자의 말, 걸음걸이, 외모를 분석할 수 있으며, 진단과 질병 관리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상적으로, 컴퓨터 시스템이 통합되어 한 환자의 모든 기록이 모든 의료 서비스 제공자에게 이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 AI가 발전해 의사가 환자의 활동, 복용 약물, 식단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45퍼센트가 스마트폰을 소유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다른 휴대용 기기는 목소리, 신체 활동, 수면 사이클의 변화를 감지하는 기능을 탑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터치스크린은 운동 기능을 평가하고 심장 기능도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수면, 우울증, 파킨슨병 진단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20년 한 연구에서는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정치적 성향을 신뢰성 있게 추정하는 시도가 있었다.184 만약 기술로 이런 추정이 가능하다면, 소프트웨어가 안면인식 영상과 전신 움직임 평가를 바탕으로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이다.

AI는 네 가지 예비 요소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미 인간과 로봇 간의 상호작용은 인간 대 인간 상호작용의 대안이 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로봇 반려동물이 개발되어, 작은 장난감처럼 생긴 로봇 개를 무릎 위에 올리고 쓰다듬으면 빙긋거린다. 이런 기기와 프로그램 개발자는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이용할 수 있도록 복잡성을 최소화해야 한다.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은 노년층의 사회적 상호작용 기회를 확대해 사회적 예비 요소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컴퓨터를 사용해 우정을 쌓는 기회가 젊은 층에만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복잡한 인지 자극을 통해 인지적 예비 요소를 보조하는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기회가 크게 발전했다. 이 분야는 특히 기동성이 제한된 노년층에게 중요하다. 기동성 제약과 감각 결핍, 인지 손상이 있는 사람들이 이런 자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기술 발전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도 마우스를 움직이지 못하거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없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쉽게 사용하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오늘날 요양소 활동 공간을 살펴보면, 많은 입소자가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퀴즈 프로그램을 보며 앉아 있을 것이다. 이런 활동은 참여나 상호작용 기회를 주지 못한다.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해보자면, 시설 종사자들은 입소자 중 한 명이 예전에 화가였고 입소자들을 위해 런던의 초상화미술관이나 대영박물관 관람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가정, 노약자 생활 지원 시설, 요양원을 위한 컴퓨터 애플리케이션은 네 가지 예비 요소 모두에 좋은 인지적·신체적 자극을 촉진할 수 있다. 하지만 기술은 노년층의 특수한 요구에 맞게 조정되어야 한다. 기술의 역사에서는 노년층의 요구가 종종 무시되어왔다. 예를 들어 교통신호판의 글자 크기는 젊은 층의 인지 능력을 기준으로 하고, 노년층 운전자의 낮은 시각 기능은 고려하지 않았다.

AI는 다중 약물 복용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자동화된 약품 배달 시스템은 환자가 올바른 용량을 제때 복용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이런 정보는 인터넷에 입력되어 가족과 의료 전문가가 확인할 수도 있다. 신체 활동 관찰 기기는 환자의 활동을 평가해 해당 데이터를 환자를 돌보는 사람과 의사에게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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