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표를 세우다
 
지은이 : 이준호
출판사 : 성안당
출판일 : 2025년 10월




  • 도전으로 가득한 한 사람의 여정은 기업의 성장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경험에서 길어 올린 원칙과 태도들은 일과 가정, 인간관계에 두루 적용할 수 있는 지혜로 다가온다. 


    이정표를 세우다


    나의 창업, 그리고 창업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마음, 향상지심
    사업을 시작한 뒤에도 나는 언제나 ‘미래 지향적 발전 인자’를 찾아 위로 향하는 도전을 했다. 사업이 변곡점을 맞을 때마다 당시의 형편으로는 거의 무모한 수준의 도전을 했는데, 아내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가히 병적인 수준이었다.

    조선 부품을 제조하는 사업을 하다가 금속을 코팅하는 도금업에 도전한 것은 그때 형편으로는 커다란 모험이었으며, 전통 제조업인 도금업을 하면서 첨단 기술로만 가능한 솔더볼을 생산하는 기술 집약적 정밀산업인 반도체 소재 산업에 도전장을 내민 것도 당시로서는 무모해 보이기만 한 시도였다. 나아가서 디스플레이 분야로 진출한 것도, 더욱이 첨단의 유기 발광제인 OLED 사업을 시작한 것도 크나큰 도전이었다.

    나는 내 속에 잠재된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는 DNA’를 ‘향상지심’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늘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위로 향하고자 하는 도전의 열정이다. 이 향상지심은 평생 나를 발전시킨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가끔은 무모한 도전의 결과 참담히 실패하기도 했고, 그러한 실패의 순간에 겪어야 했던 각고의 어려움은 나에게 숱한 인고의 시간을 안겨주었다. 그런데도 이런 도전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것은 위로 향하고자 하는 향상지심이 식지 않는 덕분이었다. 향상지심이 있었기에 스스럼없이 도전장을 내밀고 밀어붙일 수 있었다. 그 결과는 성공해서 누리는 성취감이거나 실패해서 겪는 고통이었다. 성공했을 때는 더없이 행복했지만 실패했을 때는 굴곡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도전하지 않았으면 실패도 성공도 없었을 것이기에 그것은 가치 있는 삶이었다. 내가 지금의 성취를 이룬 것은 숱한 도전의 결과이며, 숱한 실패의 결과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창업을 하려고 한다. 창업을 하기 전에 갖추어야 할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 사업 아이디어를 실현하게 해 줄 최소한의 자본 등 물질적인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나는 창업에 앞서 무엇보다 우선해서 갖추어야 할 것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려는 강한 도전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향상지심, 즉 높은 곳을 향해 성취하고자 하는 도전의 열정이다.

    곳간에서 노는 쥐, 헛간에서 노는 쥐
    나는 종종 사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헛간과 곳간 이야기를 해 준다. 헛간에서 노는 쥐는 늘 먹을 것이 부족해 배가 고프지만, 곳간에서 노는 쥐는 언제나 먹을 것이 많아 배부르다. 처음 어디에 발을 디디느냐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 말은 기업 경영에서 업종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준다. 한번 선택하면 처음 선택한 환경에 안주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헛간에서 노는 쥐는 아무리 노력해도 배가 고플 수밖에 없다. 자기가 사는 헛간이 세상 전부라 생각하며 바깥세상은 못 보고 그곳에 눌러앉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곳간은 다르다. 곳간에 들어가기는 어렵더라도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배부른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 물론 곳간에서도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지만, 뒤따르는 추종자를 따돌리고 격차를 벌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면 당분간은 배부른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라는 곳간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경쟁했지만, 초격차의 기술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수년 동안 시장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먼저 곳간의 영역에 발을 디디는 것이다.

    곳간을 선택하지 않고 배고픈 헛간을 선택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의외로 헛간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다. 곳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세상 전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며, 무엇보다도 헛간을 선택하는 길이 곳간을 선택하는 길보다 쉽기 때문이다. 즉, 곳간으로 가려면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고, 익숙했던 환경을 떠나야 하며, 때로는 실패를 감수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여 도전을 망설인다. 또한, 주위 환경이 헛간에 머무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곳간을 선택하는 길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나아가는 사람만이 결국 풍요를 누릴 수 있다. 새로운 기회를 두려워하지 않고 넓은 곳으로 나아가야 비로소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곳간의 세 가지 유형
    그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나름 터득한 곳간에는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각각의 곳간은 난이도와 진입 방식이 다르지만, 도전하는 용기와 끊임없는 연구가 있다면 충분히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일반적인 곳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적 차원의 곳간
    나에게 도금사업은 첫 번째 유형의 곳간이었다. 시장이 명확하게 형성되어 있었고, 실행력만 있다면 충분히 개척할 수 있는 분야였지만 울산에는 없는 사업 분야였다.

    2. 난이도가 높은 곳간: 일정 수준의 연구개발과 노력이 필요한 국가적 차원의 곳간
    솔더볼은 두 번째 유형의 곳간에 해당한다. 연구개발이 필요했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국내에는 전혀 없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개발에 성공하여 덕산의 주요 기업이 되었다.

    3. 진입 장벽과 난이도가 높은 곳간: 인프라 구축과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며, 깊이 있는 연구가 요구되는 글로벌 차원의 곳간
    수소 산업은 세 번째 유형의 곳간이다. 수소 산업은 세계적으로 아직 초기 단계이며, 산업 전반의 인프라가 갖춰지는 과정에 있다. 기술적, 제도적, 경제적 장벽이 존재하지만, 그만큼 선점 효과가 큰 분야다.

    헛간에서 노는 쥐와 곳간에서 노는 쥐의 차이처럼, 우리 삶에서도 어디에 집중하고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과 만족감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경쟁이 치열한 분야에 뛰어들어 남들과 끝없이 경쟁하며 달리는 대신, 자신에게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줄 수 있는 분야를 찾아 나아가는 것이다.

    우리가 삶에서 선택하는 길이나 목표가 꼭 남들과 같을 필요는 없다. 나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며 곳간을 찾아가는 태도가 필요하다.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데 매진한다면, 경쟁에서 벗어나 더 큰 기회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이 곳간에 들어가는 길이다.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업가의 경영 철학
    정도 경영
    “한 손에는 논어를, 한 손에는 주판을.” 이 말은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근대 일본의 관료이자 기업가였던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1916년 출판한 저서 ‘논어와 주판’에서 자신의 경영 철학을 나타낸 말로, ‘기업 경영에서는 이윤 추구와 도덕적 책임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는 기업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이자, 내가 살아온 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는 오랫동안 덕산그룹을 이끌며, 정도를 지키는 경영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돈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며, 윤리적 기반 없이 추구한 이익은 결코 진정한 성공을 가져다주지 못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돈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그러나 돈만이 행복의 기준은 아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진정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나는 진정한 행복이란 정도를 걷는 데서 온다고 확신한다. 돈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지만, 눈앞의 이익이 도덕적 기준을 넘어서면 그 돈은 결국 우리를 파멸로 이끈다.

    정도 경영은 단지 도덕적인 명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실질적인 경영 전략이다. 윤리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얻으면 그 신뢰는 곧 기업의 성과로 이어진다. 덕산그룹 역시 정도 경영에 따른 고객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더 많은 기회를 얻었으며, 내부적으로도 직원들이 자부심을 품고 일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기업은 더 강해지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정도 경영은 사회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기업이 윤리적이고 공정한 원칙에 따라 운영된다는 것은 기업 자체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정도 경영을 통해 기업은 단순한 이윤 창출을 넘어, 환경 보호, 사회적 약자 지원, 공정한 노동 환경 조성 등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된다. 윤리적 경영을 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면, 경제 시스템 내에서도 투명성과 공정성이 강화되어 장기적으로 사회의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결국, 돈은 중요한 자원이지만, 그것을 얻고 사용하는 방식이 더욱 중요하다. 돈이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가져다주려면, 도덕적 기준을 지키면서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야 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얻은 돈은 더 큰 자부심과 내면의 평화를 주며, 장기적으로 건강한 인간관계와 지속 가능한 성공을 이루게 한다.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헝그리 정신
    ‘헝그리 정신’이란 ‘끼니를 잇지 못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서도 꿋꿋한 의지로 역경을 헤쳐나가는 정신’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어떤 난관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이겨내는 ‘극기 정신’을 말한다.

    마쓰시타 회장은 삼성과 LG를 예로 들며 한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은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급격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는데 그 과정에서 국제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중요한 과제로 여겼다. 그래서 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은 해외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해외 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해외로 나가고자 했다는 것이다. 반면, 일본의 젊은이들은 일본이 1960년대 이후 30여 년간 고도 성장을 이룬 후 경제적 안정 속에서 힘이 드는 해외 근무를 피하고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질타했다. 그는 일본 사회가 전후 폐허에서 일어선 강인한 정신을 잃어버렸다고 개탄했으며, 일본이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일본 젊은이들이 헝그리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는 덕산을 경영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다른 말로 하면 결핍이다. 나는 그 결핍을 헝그리 정신으로 극복했다. 결핍을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따라서 이 교훈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헝그리 정신은 단순한 물질적 부족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자신을 향한 갈망과 끊임없는 자기 계발에서 비롯되는 정신이다. 그런 헝그리 정신의 회복이 이 시대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헝그리 정신은 결핍이 단점뿐이 아니며, 결핍을 오히려 성장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러한 정신을 따르자면, 일상에서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 분야를 공부하는 계기로 삼고, 체력이나 건강이 부족하다면 운동 습관을 들여 나아질 수 있다. 헝그리 정신은 스스로 결핍을 채우고 성장하는 데 집중하는 태도이다.

    삶의 어려움이나 부족함을 절대 회피하지 않고, 이를 자산으로 여기며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태도는 헝그리 정신의 핵심이다. 특히 삶에서 마주치는 도전을 두려워하거나 실패를 자책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들을 통해 더 강하고 지혜롭게 나아갈 방법을 찾는다면 그 자체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결국, 헝그리 정신은 부족함을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넘어서려는 의지와 노력으로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내가 부족하다는 겸손과 겸허함에서 출발한다.


    마음으로 이끄는 리더십
    보스 말고 리더가 되라
    조직을 이끌어 가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보스형 리더십이고, 다른 하나는 리더형 리더십이다. 보스는 권위를 내세워 명령을 내리고, 하급자들이 이를 무조건 따르도록 요구한다. 반면, 리더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통해서 사람들을 따르게 하기보다는,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신뢰를 쌓아 자발적으로 따르게 만든다. 보스형 리더십은 규제와 통제에 중점을 두지만, 리더형 리더십은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한다. 이 두 리더십의 차이는 조직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이는 역사 속에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덕산그룹에는 여러 개의 회사가 있다. 나는 회사의 대표를 임명하면 몇 년 동안 그의 리더십 스타일과 회사의 성과를 관찰하면서, 계속해서 그 직책을 유지하도록 할 것인가를 판단해 왔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덕산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며 계속해서 대표직을 유지하며 살아남은 사람들은 대체로 보스형 리더십보다는 리더형 리더십 성향이 있는 사람이었다.

    공대 전기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에서 일하다 영입된 K라는 직원이 있었다. 그가 간부가 되었을 때 그는 이공계 출신답게 업무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확인하는 업무 스타일을 보였다. 그는 맡은 업무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고, 나도 업무에 대한 그의 열정에 감탄했다. 그러나 그가 사장이 되자 그의 장점이 오히려 일을 그르쳤다. 그는 자기가 부장, 전무 때부터 해 오던 방식대로, 모든 사안에 대해 일일이 부하 직원의 일을 간섭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장이 세부적인 부분까지 사사건건 상세한 지시를 하니, 실무자들은 사장의 지시를 기다리며 자발적, 능동적으로 움직이지 않았고 그것은 추진력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초급 간부 때와는 달리 사장으로서의 K는 성과가 미진하였고, K 사장의 능력은 거기까지였다.

    반면, 그와 대비되는 업무 스타일을 보인 사람으로, 덕산의 다른 계열사를 맡은 P라는 사장이 있었다. 그는 부하 직원들의 일을 일일이 간섭하는 대신 부하 직원들이 알아서 스스로 일을 하도록 하여 부하들의 기를 살려주었다. 부하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부하 직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부하들에게 업무에 대한 재량권을 주었다. 그러자 그의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살아났다. 사소한 것이라도 각자가 알고 있는 지식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분위기에서 개개인의 창의성이 살아났다. P가 사장을 맡은 지 1, 2년 후에는 그 성과가 확연히 드러났다.

    리더는 부하 직원들을 피동적으로 움직이게 할 것이 아니라, 능동적, 자발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K 사장은 열정은 있었지만 직원들을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보스형 리더이며, P 사장은 부하들의 기를 살려 열심히 일하게 만들고, 자발적/능동적/창의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의미에서 리더형 리더라 할 수 있다.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리더의 모습은 특정한 조직이나 직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것이다. 다음은 진정한 리더의 특성이다.

    1. 행동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진정한 리더는 말로만 지시하지 않고, 스스로 모범을 보이며 앞장서는 사람이다.

    2.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다: 타인의 말에 집중하고, 그들의 감정과 생각에 진심으로 공감하는 사람이다.

    3.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발견하고, 자신감을 심어 주는 사람이다.

    4.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사람이다: 문제가 생기면 핑계나 변명보다는 해결책을 찾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5. 조화를 이끄는 조정자이다: 갈등이 생겼을 때 중재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팀을 하나로 이끄는 사람이다.

    6. 긍정의 에너지를 퍼뜨리는 사람이다: 희망과 활력을 전하며,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7. 성장을 도와주는 조력자이다: 다른 사람들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도전을 격려하는 사람이다.

    8. 다름을 존중하는 포용자이다: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인정하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결국, 리더십은 특별한 자리에 있는 사람만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동과 태도 속에서도 드러날 수 있는 삶의 자세이다.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이 진정한 리더의 핵심적인 특성이다.

    똑똑하고 게으른 지도자, 멍청하고 부지런한 지도자
    한비자의 사상인 법가사상은 나라를 다스릴 때 법과 제도를 중심에 두고 통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 노자는 도덕경에서 무위를 주장했는데, 이는 ‘무위자연’이라는 도가 철학의 핵심 원리를 반영한다. 도가는 자연의 법칙에 따라 흐르는 것이 가장 강력한 힘이며, 불필요한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오히려 더 큰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본다. 따라서 진정한 무위란 무기력함이나 무작위적인 방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 이상의 개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최적의 균형을 찾고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의미한다.

    한비자의 법과 노자의 자연스러움이라는 두 가지 사상을 통합한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이는 룰 속에서 직원들이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두 가지 유형의 리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똑똑하지만 게으른 지도자와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지도자가 그것이다. 똑똑하지만 게으른 지도자는 부하들에게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지도자다. 구성원들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간섭을 줄이며 자연스럽게 최선의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이는 곧 최소한의 개입으로 최대의 성과를 이루려는 ‘무위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억지로 성취하려 하기보다는 자연의 흐름을 따를 때 오히려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무위자연의 철학적 통찰을 담고 있다. 그렇기에 똑똑하지만 게으른 지도자는 조직이 룰에 따라 운영되게 하되 자신은 가능한 한 개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리더십의 원리를 신봉하는 지도자라 할 수 있다.

    반면 멍청하지만 부지런한 지도자는 조직이 룰에 따라 운영되게 하기보다는 지나치게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여, 부하들이 주도적으로 일할 기회를 잃게 하고 창의력까지 발휘하지 못하게 만드는 지도자다. 이렇게 하면, 자율성이 사라지고 구성원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동기를 잃게 되면서 조직은 점차 활력을 잃고 정체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