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돈을 더 벌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더 많이 벌어도 더 많이 새는 구조 안에 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수입의 크기만이 아니라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이해하는 힘이다. 이 책은 바로 그 힘을 길러준다. 돈을 아끼라고 다그치는 대신에 왜 돈이 사라지는지 보게 한다. 무작정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대신에 무엇이 진짜 투자이고 무엇이 그럴듯한 소비인지 구분하게 한다.
돈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그 숫자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사람의 생각이다. 어떤 생각은 돈을 쌓이게 하고, 어떤 생각은 돈을 사라지게 한다. 이 책은 그 차이를 보여 준다. 돈을 더 벌고 싶은 사람보다, 더 이상 이유도 모른 채 돈을 잃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 먼저 필요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통장 잔고보다 먼저 자신의 판단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부터 돈을 바라보는 기준과 선택의 방식이 달라질 것이다.
■ 저자 셰종보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투자 분야 작가이자 거시경제 전문가. 홍콩중문대학교에서 회계학 및 공공관리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호주 공인회계사(CPA)와 미국 공인관리회계사(CMA)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재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에서 연수했으며, 이후 중국 정부 산하 기관에서 10여 년간 거시경제 정책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재정·금융 정책을 연구했다. 또한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국제기구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재경 전문 매체 《차이신(?新)》이 선정한 ‘글로벌 청년 리더 포럼’ 멤버로 활동했다.
그의 저서는 여러 언어로 번역·출간되었으며, 그는 복잡한 경제 원리를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는 경제 교양 작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베스트셀러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경제학』, 『밥 먹여주는 경제학』 등이 있다.
■ 차례
프롤로그_ 당신도 돈이 모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Part 1 자산의 본질을 알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왜 노력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는가
. 자원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
. 돈보다 중요한 것, 보이지 않는 ‘자원’의 가치
. 부의 방향을 바꾸는 선택의 기준
. AI 시대의 경쟁력
. 돈이 아닌 자원의 흐름으로 판단하라
Part 2 당신의 돈을 지키는 힘은 ‘가치를 보는 눈’이다
돈은 어떤 사람에게 모이는가
. 가치란 무엇인가, 경제학의 출발점
. 금값은 왜 5천 년 동안 유지되어 왔을까
.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을 찾아라
Part 3 가치의 함정에 빠지는 순간 돈은 길을 잃는다
호구가 될 것인가, 전략적 소비자가 될 것인가
. 가격 뒤에 숨은 선택의 법칙
. 복잡한 할인쿠폰의 비밀
. 공짜의 대가, 보이지 않는 비용의 법칙
. 소비도 결국 전략 게임이다
Part 4 보이지 않는 비용이 인생의 격차를 만든다
잘못된 선택은 어떻게 반복되는가
. 후회를 줄이는 선택의 기술
. 매몰비용을 버려야 기회가 보인다
. 시간을 쓰는 방식이 수입을 바꾼다
. 정보를 보는 눈이 곧 기회다
. 보이지 않는 비용도 계산에 넣어라
. 창업의 기대 수익과 현실의 간극
Part 5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기준’이 있다
당신의 자산은 인플레이션을 이기고 있는가
. 물가 상승 시대의 자산 관리 원칙
. 돈을 지켜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 닻이 될 자산을 찾아라
. 길을 모르면 큰길로 나가라
. 초보 투자자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 워런 버핏이 말한 최고의 투자
Part 6 위험을 잘 다루는 사람이 돈을 번다
사람은 왜 같은 함정에 빠지는가
.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없다
. 모험하지 않으면 위험은 사라질까?
. 돈이 돈을 낳는 구조
. 진짜 분산과 가짜 분산의 차이
. 위험을 다루는 네 가지 방법
. 가난해지는 습관
Part 7 인생은 운이 아니라 확률로 움직인다
운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확률로 수치화하라
. 창업 열풍, 그 이면의 현실
. 늘 운이 없다고 탓만 할 것인가?
. ‘될 것 같다’는 착각의 구조
. 성공은 운이 아니라 ‘확률’ 관리다
Part 8 세상은 게임처럼 움직인다, 문제는 선택이다
세상은 왜 공정하게 움직이지 않는가
. 당신의 선택을 바꾸는 게임 이론
. 합리적인 선택이 왜 모두를 불리하게 만드는가
. 더 큰 바보 이론의 함정
. 협력과 대응, 그 균형의 기술
. ‘1+1’이 2를 넘어서는 순간
Part 9 결국 당신의 삶은 ‘선택의 방식’이 만든다
선택은 어떻게 인생이 되는가
. 중요한 것은 선택하는 방식이다
. ‘조금 더’와 ‘조금 덜’의 경제학
. 보이지 않는 선택의 사슬
우리는 흔히 돈을 더 벌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더 많이 벌어도 더 많이 새는 구조 안에 있다면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수입의 크기만이 아니라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이해하는 힘이다. 돈을 아끼라고 다그치는 대신에 왜 돈이 사라지는지 볼 수 있게 해주며, 무작정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대신에 무엇이 진짜 투자이고 무엇이 그럴듯한 소비인지 구분하도록 도와준다.
부자들은 절대 속지 않는 돈의 함정
자산의 본질을 알면, 돈의 흐름이 보인다
왜 노력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는가
자원을 둘러싼 인간의 욕망
돈이 새는 원인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자산’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보통 자산을 돈으로 표현한다. 은행 계좌에 찍힌 숫자도 돈이고, 이제는 점점 사용이 줄어든 종이 화폐 역시 돈이다. 동시에 돈은 자산의 가치를 나타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의 계좌에 1억 원이 있다면 그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또 손에 5만 원이 있다면, 그 역시 그 사람의 자산 일부라고 볼 수 있다.
자산을 돈이라는 형태로 표현하는 이유는 돈이 가진 ‘교환의 기능’ 때문이다. 우리는 노동 그 자체로 필요한 물건을 직접 얻기보다 노동의 대가를 돈으로 바꾼 뒤 이를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다. 직장에서 일하고 받은 월급으로 옷을 사거나, 오랫동안 바라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결국 ‘돈’이란 자산을 서로 교환할 수 있게 해 주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이 세상의 ‘자원’은 인간의 욕망을 모두 채우기에는 언제나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더 많은 자원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면, 그때의 행복은 좋은 옷을 입고, 더 많은 장난감을 갖는 데서 비롯되었다. 나 역시 어릴 적에는 어른이 되어 돈을 벌면 원하는 물건을 마음껏 살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더없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었던 적이 있다.
어른이 된 지금은 어떠한가. 여전히 더 많은 돈을 원한다. 집을 마련하고, 차를 사고,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며, 원하는 것을 고민 없이 살 수 있는 삶. 일하기 싫을 때는 일을 멈추고, 가고 싶은 곳으로 자유롭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삶을 떠올리면,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결론에 이르게 된다. 돈만 충분하다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과연 돈을 벌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나이가 들수록, 능력이 많아질수록 욕망 역시 함께 커지며 결국 완전히 충족되기는 어렵다. ‘이것만 손에 넣으면 만족할 것’이라는 생각은 본질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허상일 뿐이다.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은 뒤 느끼는 만족감은 오래가지 않으며, 때로는 순식간에 식어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곧 또 다른, 더 큰 욕망이 생겨난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 달에 겨우 1~2백만 원을 벌며 빠듯하게 살던 시절, 주말에 외식 한 번 하려면 반나절을 고민해야 했던 때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 시절에는 나름의 활기와 소소한 기쁨이 있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억대 수입을 벌게 되고 집과 차도 있지만 오히려 예전 같은 기쁨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마음에 드는 좋은 집 한 채를 마련하기 위해 몇십 년씩 절약하며 돈을 모은다. ‘좋은 집’은 과거에도, 지금도 여전히 쉽게 얻기 어려운 희소한 자원이다. 그렇다면 왜 인류는 오랜 시간 노력해 왔음에도 자원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반면, 자원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불균형은 자원을 둘러싼 경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인도의 사상가 간디는 “지구의 자원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충분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모두 채우기에는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 말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문명의 흐름 역시 본질적으로는 자원을 둘러싼 경쟁의 역사였다. 토지나 물, 광산과 같은 자연 자원뿐 아니라, 인구·기술·교육·의료와 같은 사회적 자원까지 우리가 가치 있다고 여기는 거의 모든 것은 서로 차지하려는 대상이 되어 왔다. 역사 속에서 벌어진 수많은 전쟁 역시 결국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가 간, 계층 간, 조직 간, 개인 간의 관계에서 자원을 둘러싼 다툼은 형태만 달라졌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 오늘날 우리는 이를 전쟁이 아니라 ‘경쟁’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있을 뿐이다.
돈이 아닌 자원의 흐름으로 판단하라
‘자산은 곧 자원의 소유’라는 원리를 이해해야 자산이 실제로 줄어들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자산이 빠져나가고 있는지를 살펴보려면 단순히 돈의 흐름이 아니라, 자원의 흐름을 기준으로 보아야 한다. 어떤 지출이 돈을 다른 형태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것이거나,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거나, 자원을 활용해 삶의 만족을 얻는 과정이라면 이를 단순한 손실로 보기는 어렵다.
반대로 자원이 줄어들고 있음에도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가치나 의미 있는 만족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때는 자산이 줄어들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현금을 사용해 토지를 구입했다면 이는 자산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자원으로 전환된 경우다. 그렇다면 큰 비용을 들여 MBA 과정을 이수하는 선택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또 다른 상황을 생각해 보자.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청년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바로 취업을 할지, 아니면 대학에 진학할지 결정해야 한다. 배달 일이나 건설 현장에서 일하면 당장 월 1만 위안(약 200만 원) 이상의 소득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대학에 진학하면 재학 기간에는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고, 학비와 주거비, 생활비까지 추가로 지출하게 된다. 4년이 지난 뒤에도 취업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실제로 학사 졸업자의 평균 임금이 이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더 나은지는 단순히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그 선택이 장기적으로 어떤 자원을 축적하고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여전히 대학 진학을 선택한다. 재학 중 수입이 없고 졸업 후 초기 소득이 더 낮을 수 있음에도 단기적인 수입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중국의 배달 플랫폼 메이튄에서 고학력 라이더가 적지 않다는 사례도 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면 대학 교육은 더 다양한 선택지와 이동 가능성을 제공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소득이 증가할 여지가 있는 반면, 일부 직종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정체될 수 있다. 결국 대학 졸업장은 현재의 수입을 넘어 미래의 기회를 확장하는 자원으로 작용한다.
하버드대학교 총장을 지낸 데릭 보크는 “배움의 비용이 비싸게 느껴진다면, 무지의 대가를 생각해 보라.”라고 말했다. 돈이라는 자원이 다른 형태의 자원으로 전환된다면, 그것은 단순한 손실로 보기 어렵다. 설령 돈이 사라진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 과정에서 의미 있는 경험이나 만족을 얻었다면 자산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자원은 단지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활용하고 누리기 위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연말 성과급으로 해외여행을 떠나 항공권과 숙박에 비용을 모두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그 경험이 나에게 충분한 가치와 만족을 준다면 이를 단순한 소비로만 볼 수는 없다. 자원을 ‘누린다’는 행위는 개인의 기준과 가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자원을 ‘어떻게 누리느냐’는 소비에 대한 관점과도 연결된다. 어떤 사람은 여행에서 만족을 얻고, 또 어떤 사람은 문화생활이나 취미에서 가치를 느낀다. 이러한 가치는 개인마다 다르므로 자신의 범위 안에서 이루어지는 소비라면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어떤 이들은 이미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더 많은 자원을 추구하는 것일까? 자산의 활용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투자’다. 현금을 부동산이나 주식과 같은 다른 자산으로 바꾸거나, 자산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행위로 결과에는 변동이 따르지만, 기본적으로 수익을 목표로 한다. 다른 하나는 ‘소비’다. 자신을 위해 자원을 사용하는 행위로 만족과 경험을 얻는 대신에 사용한 자원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같은 행동이라도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습관은 투자로 작용해 자산을 늘리기도 하지만, 소비로 이어질 경우에는 오히려 자원을 줄이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산은 자원의 소유’라는 관점을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과 습관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일상의 선택이 자산을 축적하는 방향인지,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소모하는 방향인지를 분명하게 구분할 수 있다.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기준’이 있다
당신의 자산은 인플레이션을 이기고 있는가
돈을 지켜도 부자가 되지 못하는 이유
과거에는 큰 부자를 ‘천석꾼’이라 불렀다. 이는 곡식 1,000석을 거둘 수 있을 만큼의 토지와 재산을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1석을 약 144kg의 쌀로 환산하면, 오늘날 기준으로는 대략 4억 원대의 자산 규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이 4억 원을 모두 은행에 예치해 연 5% 복리로 10년 동안 운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자산은 약 6억 5천만 원 수준으로 늘어나며, 20년이 지나면 약 10억 6천만 원에 이르게 된다.
연 5%의 금리는 분명 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며, 자산의 가치를 보전한다는 목표 역시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10억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일반적으로 부자라는 인식과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산을 지켜 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오히려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사회 전체의 부가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자산을 보전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부의 구매력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를 뿐, 새롭게 만들어지는 부의 증가 속도를 함께 따라가기는 어렵다. 정기예금과 같은 안정적 자산은 이러한 변화 속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사회 전체의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자신의 자산이 차지하는 상대적 위치와 증가율은 점차 낮아질 가능성이 커진다.
또 다른 직접적인 예를 들어보자.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의 초임은 대체로 월 100만 원 내외 수준이었지만, 당시 수도권의 주택 가격은 지금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지역과 입지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부담이 크더라도 접근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최근 대학 졸업자의 초임은 월 200만 원대 후반에서 300만 원대 초반 수준으로 상승했지만,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소득 증가 속도를 훨씬 앞질렀다.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수억 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며, 많은 경우 대출 없이 접근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이는 부가 축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흐름 가운데 하나이다. 자산 가격의 상승 속도는 노동 소득의 증가 속도를 앞서는 경향이 있으며, 그 결과 근로소득만으로 자산을 형성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간의 격차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바로 우리가 투자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가치를 함께 높여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닻이 될 자산을 찾아라
사회 전체의 부가 커지는 흐름에서 내 자산 역시 함께 늘려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플레이션이 소비 중심의 삶과 투자 중심의 삶에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비 중심의 삶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는 돼지고기 가격과 같은 생활물가다. 돼지고기 가격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생활비 부담도 커지게 된다.
반면, 투자 중심의 삶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지표는 집값이다. 집값 상승은 곧 자산 가치의 상승과 연결된다. 만약 자신의 자원이 소비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은 소득의 실질 가치 하락과 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자원이 투자 자산에 더 많이 배분되어 있다면, 인플레이션은 자산 가격 상승이라는 형태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를 지키고, 나아가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를 들어, 자신의 재산을 분석했을 때 자산 대부분이 자동차와 같은 소비재에 집중되어 있다면, 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산 가치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다. 이와 관련해 경제학자들은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인플레이션이 매년 상승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사회 전체의 가치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반영하려는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수가 밀려오더라도 배가 닻을 내리고 있다면 배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유지된다. 부의 ‘닻’이라는 개념도 이와 비슷하다. 결국 자신의 자산을 흔들리지 않는 기준에 연결해 둘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자산이 이러한 닻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자산시장이 주기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서도 꾸준히 살아남는 투자자는 대체로 핵심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이다.
여기에서 말하는 핵심 자산이란 단기적인 경기 흐름에 좌우되지 않고, 여러 경기 사이클을 거치면서도 장기적으로 가치를 유지하거나 상승시킬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 시장의 큰 흐름을 견뎌 낼 수 있는 자산이 바로 부의 닻이 되는 것이다.
각 시대에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자산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가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근대 이후 오랫동안 전 세계적으로 핵심 자산의 지위를 유지해 왔다.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핵심 지역의 우수한 부동산은 경제 위기와 불황, 회복과 성장에 이르는 다양한 경제 사이클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가치를 꾸준히 유지해 왔다. 또한 시장의 여러 변화를 견뎌 내며 가치 보존은 물론 자산 증대 측면에서도 강한 흐름을 보여 주었다.
지난 10~20년 동안 ‘부동산’은 부를 이루게 해 주는 가장 강력한 닻이었다. 부동산은 투자자들에게 확실하면서도 충분한 보상을 제공해 왔다. 많은 사람은 특히 주거용 부동산 투자에 자신의 부를 정박시켰고, 그 결과 임금이 많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일부 임금 근로자들은 자산 가격 상승의 흐름을 타고 빠른 속도로 부를 축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은 동시에 부동산 투기 과열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물경제로 흘러가야 할 자금 일부가 생산 활동보다 자산시장에 머물게 되었고, 그만큼 경제 전반의 불균형 문제 역시 함께 커지게 되었다.
닻을 내려 자산을 정박시켰다고 해서 당신의 부가 언제나 상승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시장은 끊임없이 변동하며 자산 가격 역시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그럼에도 핵심 자산에 연결되어 있다면 큰 흐름 속에서 자신의 평균적인 위치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값이 10% 하락하더라도 같은 지역이나 국가 안에서 자산의 상대적 순위가 갑자기 크게 바뀌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의 자산 가치 역시 함께 하락하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 전체가 함께 움직이는 상황에서는 자신이 속한 자산 계층 역시 급격하게 달라지지 않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부동산에 자산을 배치하지 않았다면, 지난 20년 동안 상대적인 자산 위치가 하락했을 가능성이 크다. 많은 사람은 자가 주택 한 채를 보유하고 있다면 가격의 단기적인 등락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20년의 흐름을 보면, 주택을 보유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화폐 가치 하락을 견디면서 사회적 부의 상대적 위치를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물론 이러한 흐름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여전히 부동산 시장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에너지가 강한 편이지만, 중국은 최근 들어 부동산 투자 열기가 이전보다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동산 가격이 점차 안정되면서 집값이 과거처럼 확실한 자산 증식 수단으로 작동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성장 속도가 둔화 단계에 접어들었고, 이에 따라 투자 수요 역시 안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흐름을 보인다. 또한 중국 정부는 ‘집은 거주를 위한 것이지 투기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기조 아래 관련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주택의 거주 기능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투자 자산으로서의 성격은 점차 약화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연간 10%를 넘는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수익률이 3% 이하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면, 주식, 펀드 등 긴 주기의 금융 투자 상품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시장이 기대하는 수익률 역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물론 위험 수준이 서로 다르므로 기대 수익률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어떤 투자든 위험을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자산들은 단기적으로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으며, 매입 시점보다 가격이 하락하면 장부상 ‘평가 손실’로 나타나기도 한다. 결국 장기적인 가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선택하고 긴 시간 보유해야만 이러한 변동성을 견뎌 낼 수 있다.
앞으로도 가계마다 1~2채 정도의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수요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실수요를 제외한 자금 일부는 점차 주식, 보험, 귀금속, 펀드 등 다양한 금융 자산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자산은 부동산보다 실물경제와의 연관성이 상대적으로 높으며, 이에 투자할수록 개인의 자산 역시 사회 전체의 성장 흐름과 더욱 긴밀하게 연결될 가능성이 커진다.
결국 당신의 삶은 ‘선택의 방식’이 만든다
선택은 어떻게 인생이 되는가
중요한 것은 선택하는 방식이다
인생의 갈림길에서 당신이 내렸던 선택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는가. 대학 지원서를 작성할 때 어떤 기준으로 전공을 선택했는지, 화려한 대도시에서의 치열한 삶과 조용한 소도시에서의 안정적인 삶 중 무엇을 택할지 고민했던 순간들, 커리어의 슬럼프 앞에서 머무를 것인지 새로운 전환을 시도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인생은 길어 보이지만 실제로 방향을 좌우하는 순간은 몇 번 되지 않는다. 대학 진학, 직업 선택, 주거 문제, 결혼과 같은 중요한 결정들은 삶의 흐름에 큰 변화를 가져온다.
중국의 앵커 양란은 한 개인을 규정하는 것은 능력보다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선택은 노력과는 다른 차원에서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요소로 작용한다. 현실에서도 방향을 잘못 잡아 어려움을 겪는 사례와 적절한 기회를 포착해 도약하는 사례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며 방향이 어긋날수록 노력의 효율도 낮아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는 능력이나 운과도 일정 부분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더 많은 선택의 기회를 열어 두고 시야를 넓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출발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더라도, 적절한 판단과 선택을 통해 흐름을 바꾸는 것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조건이 아니라 그 조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달렸다.
당신은 선택하는 방법을 배운 적이 있는가. 그리고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돈, 사랑, 자유 등 다양한 답이 있을 수 있지만,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무엇보다 ‘어떻게 선택하는가’가 핵심적인 문제로 여겨진다. 실제로 우리는 이러한 가치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우리는 선택 자체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선택의 상황에 놓이더라도 어떤 선택지가 존재하는지, 각각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가방을 사기 위해 100만 원의 예산을 가지고 있고 20만 원짜리와 30만 원짜리 두 모델이 모두 마음에 든다고 해 보자. 이 경우 예산이 충분하므로 두 제품을 모두 구매할 수 있으며, 선택에 따른 갈등은 크게 발생하지 않는다. 즉, 자원이 충분한 상황에서는 선택의 문제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다른 사례를 생각해 보자. 새 휴대폰을 갖고 싶을 때, 일을 해서 돈을 벌어 구매하는 방법과 타인의 것을 부당하게 취하는 방법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에는 두 선택지 사이의 옳고 그름이 명확하고 결과 역시 크게 다르다. 따라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분명해지며, 이 역시 선택의 갈등이 크게 발생하는 상황은 아니다.
마지막 예를 들어보자. 한 재벌 2세가 대학을 졸업할 때 부모가 두 가지 선택지를 준다. 부모가 경영하는 회사에 후계자가 되거나, 어느 정도의 자본금을 받아 창업하는 것, 그러나 그는 둘 다 원하지 않고 그저 집에서 놀고 싶다. 그는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부모 또한 꼭 한 가지 길을 선택하라고 강요하지 않으며, 선택이 필수가 아니라면 선택의 문제도 없다.
선택이란 인생의 갈림길 앞에서 결국 어느 한 방향을 택하는 일이다. 그러나 어떤 길을 선택하더라도 완벽한 삶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그 과정에서는 다양한 어려움과 도전에 마주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인식한 뒤에도, 스스로 마음속에서 가장 원하는 방향을 선택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르는 대가를 감수하기로 결심하며,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결과를 향해 나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선택의 의미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