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대다. 기계는 이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심지어 더 유창하게 글을 쓰기도 한다. 이제 중요한 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느냐’다. 주어진 정보 속에서 의심할 줄 알고, 지금까지 옳다고 여긴 것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철학이 필요하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생각하는 기술, 다시 말해 상식을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고의 힘을 다시 배워야 한다.
철학이나 사상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고정 관념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고정 관념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왜냐하면 고정 관념은 대개 그 시대 대부분 사람이 ‘당연하다’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소크라테스는 왜 질문만 했을까』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며 상식을 부수고 새로운 사고의 기준을 제시하며 세상을 바꾼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세상을 바꿔온 사람들은 당연한 것을 먼저 의심했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사유 방식 속에서 고정 관념을 넘어서는 사고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시노하라 마코토
1971년 오사카에서 출생했다. 교토대학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철학과 사상을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교육자이자 저술가다. 고등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글쓰기를 활발히 이어 가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특히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철학’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철학자의 질문을 누구나 자기 삶의 무기로 삼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에서 그는, 인류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낡은 고정 관념을 어떻게 깨고 세계를 변화시켰는지를 친절하고도 통찰력 있게 재해석하며, 독자에게 ‘나만의 질문’을 던질 용기를 건넨다.
주요 저서로는 『부하 직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하라: 상사 1학년의 교과서』, 『아이의 지능과 의욕이 자라는 재미난 방법』,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을 위한 혁신 기법』, 『사고의 틀을 넘어라』, 『그때 일본은 몇 명을 기를 수 있나?』 등이 있다.
■ 역자 김소영
다른 나라 언어로 그려진 책의 재미를 우리나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번역을 시작했다. 저자의 색깔에 녹아든 번역을 추구한다. 엔터스코리아에서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눈부신 수학』, 『미적분, 놀라운 일상의 공식』, 『계속 팔리는 브랜드 경험의 법칙』,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심리학 용어 도감』 등이 있다.
■ 차례
PART 1. 서양 철학과 사상 - 과거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낸 사람들
Chap 1. 고대의 철학과 사상
지식을 범재들의 것으로 바꾸다 · 소크라테스
인간의 손으로 국가를 디자인하다 · 플라톤
관찰이라는 접근법을 널리 퍼뜨리다 · 아리스토텔레스
Chap 2. 중세의 철학과 사상
빅뱅 우주론, 시작은 여기서? · 성 아우구스티누스
기독교가 지배하는 시대 · 중세
외부로 공격에 나섰다 만난 흑선 · 십자군
기독교를 구제하려 애쓰다 · 토마스 아퀴나스
Chap 3. 르네상스의 철학과 사상
십자군이 일으킨 두 개의 혁명 ·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세계사를 바꾼 음란 서적 · 보카치오
인류를 조연으로 바꾸다 ·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
상식 파괴의 본보기 · 몽테뉴
의심할수록 믿음에 빠지는 사람들 · 데카르트
Chap 4. 근대의 철학과 사상
우주는 법칙의 지배 아래에 있다 · 뉴턴
민주주의를 낳은 천재 · 루소
이성 중심 철학적 세계관을 정립한 사람들 · 칸트, 헤겔
관찰과 실험, 경험을 중시하다 · 영국의 철학과 사상
경제학의 탄생 · 애덤 스미스
Chap 5. 산업혁명 이후의 철학과 사상
약육강식주의의 만연 · 다윈
노동자들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 로버트 오언
백성이 왕이 되는 세계관 · 마르크스
신을 대신할 초인의 제안 · 니체
이성이라는 작은 배, 그 아래 존재하는 무의식 · 프로이트, 융
Chap 6. 현대의 철학과 사상
합리주의에 대한 의심 · 나치즘의 등장
공산주의도 자유주의도 아닌 수정 자본주의 · 케인스
과학 성선설에 대한 의문과 센스 오브 원더 · 레이첼 카슨
과학은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야만 한다 · 칼 포퍼
존재를 보기 전에 관계를 생각하라 · 케네스 거겐
PART 2. 동양 철학과 사상 - 재해석을 반복하는 사상
Chap 7. 중국의 철학과 사상
지혜를 얼마나 헤아릴 수 있는가 · 중국 고전
예의의 힘을 깨닫게 한 사내 · 공자
역설적 발상의 강인함 · 노자와 장자
법의 힘을 과시한 사내 · 한비자
역사로 인간을 그리다 · 사마천
이론보다 실천 · 양명학
마지막으로 - 현대의 상식을 혁신하기 위해
철학자들이 부순, 우리가 다시 설계할 세계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갈 당신에게
에필로그나는 글과 오래 논다
(강인숙 지음/열림원/2024년 12월/324쪽/18,000원)
■ 책 소개
고정 관념을 부수는 순간,
당신의 세계가 ‘업데이트’된다
누구나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시대다. 기계는 이미 사람보다 더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더 정확하게 진단하고, 심지어 더 유창하게 글을 쓰기도 한다. 이제 중요한 건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느냐’다. 주어진 정보 속에서 의심할 줄 알고, 지금까지 옳다고 여긴 것을 낯설게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요즘 같은 시대에 철학이 필요하다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우리는 생각하는 기술, 다시 말해 상식을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사고의 힘을 다시 배워야 한다.
철학이나 사상을 배운다는 것은 결국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법’을 배우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고정 관념이 존재하지만, 그것이 고정 관념이라는 사실조차 인식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왜냐하면 고정 관념은 대개 그 시대 대부분 사람이 ‘당연하다’라고 믿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 『소크라테스는 왜 질문만 했을까』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서양과 동양을 아우르며 상식을 부수고 새로운 사고의 기준을 제시하며 세상을 바꾼 철학자와 사상가들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세상을 바꿔온 사람들은 당연한 것을 먼저 의심했다. 철학자와 사상가들의 사유 방식 속에서 고정 관념을 넘어서는 사고의 기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시노하라 마코토
1971년 오사카에서 출생했다. 교토대학교에서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철학과 사상을 쉽고 깊이 있게 전달하는 교육자이자 저술가다. 고등학생과 일반인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글쓰기를 활발히 이어 가며, 어렵게만 느껴지는 철학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는 특히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철학’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철학자의 질문을 누구나 자기 삶의 무기로 삼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에서 그는, 인류의 위대한 사상가들이 낡은 고정 관념을 어떻게 깨고 세계를 변화시켰는지를 친절하고도 통찰력 있게 재해석하며, 독자에게 ‘나만의 질문’을 던질 용기를 건넨다.
주요 저서로는 『부하 직원이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게 하라: 상사 1학년의 교과서』, 『아이의 지능과 의욕이 자라는 재미난 방법』,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을 위한 혁신 기법』, 『사고의 틀을 넘어라』, 『그때 일본은 몇 명을 기를 수 있나?』 등이 있다.
■ 역자 김소영
다른 나라 언어로 그려진 책의 재미를 우리나라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번역을 시작했다. 저자의 색깔에 녹아든 번역을 추구한다. 엔터스코리아에서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세상을 읽는 과학적 시선』, 『눈부신 수학』, 『미적분, 놀라운 일상의 공식』, 『계속 팔리는 브랜드 경험의 법칙』, 『세상에서 가장 쉬운 철학책』,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심리학 용어 도감』 등이 있다.
■ 차례
PART 1. 서양 철학과 사상 - 과거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낸 사람들
Chap 1. 고대의 철학과 사상
지식을 범재들의 것으로 바꾸다 · 소크라테스
인간의 손으로 국가를 디자인하다 · 플라톤
관찰이라는 접근법을 널리 퍼뜨리다 · 아리스토텔레스
Chap 2. 중세의 철학과 사상
빅뱅 우주론, 시작은 여기서? · 성 아우구스티누스
기독교가 지배하는 시대 · 중세
외부로 공격에 나섰다 만난 흑선 · 십자군
기독교를 구제하려 애쓰다 · 토마스 아퀴나스
Chap 3. 르네상스의 철학과 사상
십자군이 일으킨 두 개의 혁명 ·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세계사를 바꾼 음란 서적 · 보카치오
인류를 조연으로 바꾸다 · 코페르니쿠스, 갈릴레오, 케플러
상식 파괴의 본보기 · 몽테뉴
의심할수록 믿음에 빠지는 사람들 · 데카르트
Chap 4. 근대의 철학과 사상
우주는 법칙의 지배 아래에 있다 · 뉴턴
민주주의를 낳은 천재 · 루소
이성 중심 철학적 세계관을 정립한 사람들 · 칸트, 헤겔
관찰과 실험, 경험을 중시하다 · 영국의 철학과 사상
경제학의 탄생 · 애덤 스미스
Chap 5. 산업혁명 이후의 철학과 사상
약육강식주의의 만연 · 다윈
노동자들도 행복하게 살기 위해 · 로버트 오언
백성이 왕이 되는 세계관 · 마르크스
신을 대신할 초인의 제안 · 니체
이성이라는 작은 배, 그 아래 존재하는 무의식 · 프로이트, 융
Chap 6. 현대의 철학과 사상
합리주의에 대한 의심 · 나치즘의 등장
공산주의도 자유주의도 아닌 수정 자본주의 · 케인스
과학 성선설에 대한 의문과 센스 오브 원더 · 레이첼 카슨
과학은 스스로 약점을 드러내야만 한다 · 칼 포퍼
존재를 보기 전에 관계를 생각하라 · 케네스 거겐
PART 2. 동양 철학과 사상 - 재해석을 반복하는 사상
Chap 7. 중국의 철학과 사상
지혜를 얼마나 헤아릴 수 있는가 · 중국 고전
예의의 힘을 깨닫게 한 사내 · 공자
역설적 발상의 강인함 · 노자와 장자
법의 힘을 과시한 사내 · 한비자
역사로 인간을 그리다 · 사마천
이론보다 실천 · 양명학
마지막으로 - 현대의 상식을 혁신하기 위해
철학자들이 부순, 우리가 다시 설계할 세계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갈 당신에게
에필로그
철학을 한 번도 접해보지 않은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당시 시대상을 통해 사람들이 어떤 상식에 얽매여 있었는지 배경을 설명하고, 철학자들의 상식을 깨는 발상이 세상을 어떻게 업데이트했는지를 들려줍니다. 그 덕분에 지루하거나 어려운 철학사가 아니라, 마치 한 편의 여행기처럼 읽힙니다.
소크라테스는 왜 질문만 했을까
서양 철학과 사상 - 과거의 상식을 깨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낸 사람들
고대의 철학과 사상
지식을 범재들의 것으로 바꾸다_ 소크라테스
소크라테스(Socrates). 이름은 익히 들어 알지만, 그가 실제로 무슨 일을 했는지는 잘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고등학교 교육을 받은 이들이라면 무지의 지로 유명한 사람 아니야? 정도는 답할 수 있을지 모른다.
나 역시 '무지의 지'를 배웠지만, 그 말이 왜 그토록 대단한지는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는다.'라니, 조금만 생각해 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세상에는 내가 모르는 일이 훨씬 많다는 걸, 누구나 어느 정도는 자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도대체 어떠한 점에서 '무지의 지'가 그렇게나 위대하다는 걸까?
소크라테스의 위대함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식은 오직 천재만이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여겨지던 시대에, 그는 평범한 사람도 스스로 지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다.
소크라테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많은 철학자였다. 제자 플라톤의 저서 『향연』을 통해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 시대 아테네에는 현대의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던 인물이 있었다.
그 이름은 알키비아데스(Akibiades, 기원전 450년경~404년경). 아름다운 외모에 뛰어난 지력과 화술, 무력까지 갖춘 그는 아테네뿐 아니라 스파르타, 나아가 페르시아 제국에서도 이름을 떨친 정치가이자 웅변가, 군인이었다. 그런 인물이 『향연』에서 소크라테스의 매력에 관해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왜 알키비아데스는 소크라테스의 곁을 떠나려 하지 않았을까? 소크라테스에게는 무시무시한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산파술'이다. 산파술이란 본래 아기의 출산을 돕는 조산사의 기술을 뜻한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지식이 탄생하도록 돕는 기술'을 일컬어 그렇게 불렀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가진 지식이 풍부했음에도 젊은이들에게 설교하려 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했고, 질문을 통해 그들을 이끌었다.
소크라테스가 그건 무슨 뜻인가? 하고 물으면 젊은이들은 생각에 잠긴 끝에 답을 내놓는다. 그러면 다시 그것과 이것을 연결해서 생각하면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이 이어진다. 이러한 문답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젊은이들은 자신도 몰랐던 생각을 입 밖에 내기 시작한다. 그러다 '내가 이런 생각까지 할 줄 아는 사람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소크라테스 곁에 있으면 지혜가 샘물처럼 솟구친다. 그 쾌감을 한 번 맛본 사람은 그의 곁을 떠날 수 없었다.
산파술의 위력은 플라톤의 또 다른 저서 『메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소크라테스는 친구 집의 하인과 도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둘 다 수학적 지식은 없었다. 그런데도 소크라테스는 이건 어떻게 되어 있는가?, 그렇다면 이것은 어떠한가? 하고 질문을 이어 갔다. 그 과정에서 이들은 이전까지 아무도 발견하지 못했던 도형 정리를 스스로 끌어냈다.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들끼리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새로운 '앎'이 탄생하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산파술이라 불렀던 이 기술의 진가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소크라테스 이전까지 '앎'은 천재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같은 시대를 살았던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프로타고라스(Protagoras)는 무슨 질문을 받아도 즉각 답할 만큼 뛰어난 지성으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사람들에게 지식은 그런 천재에게 '배우는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달랐다. 그는 범재들끼리도 서로 질문을 주고받으며 깊이 생각하도록 이끌면 스스로 새로운 지식을 발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산파술은 바로 그 사고 과정을 위한 기술이었다. 이는 현대 과학에도 통한다.
현대에는 일정한 훈련을 받으면 연구자가 되고, 새로운 발견을 해내는 작법도 익힐 수 있다. 거기에 각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범재들이라도 앎을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혁명적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산파술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의 무지를 자각한 이들에게는 '앎'을 창조하는 힘이 되어 주지만, 자신을 천재로 착각한 이들에게는 '변증법'이라는 이름으로 무지를 폭로하는 무기가 되고 만다.
실제로 소크라테스는 프로타고라스를 찾아간 적이 있다. 델포이 신전에서 소크라테스보다 지혜로운 이는 없다.라는 신탁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그 신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진의를 밝히기 위해 그리스에서 가장 뛰어난 지성으로 알려진 프로타고라스를 찾아갔다.
그리고 젊은이들에게 늘 하던 것처럼 질문을 던졌다. 처음에는 프로타고라스가 훌륭한 답을 내놓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그 자리에서 감탄하고 말았겠지만, 소크라테스는 또 질문했고 프로타고라스는 또 대답해야 했다. 그러자 그의 말에는 점점 모순이 생겼고, 소크라테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결국 프로타고라스는 말문이 막혔고, 사실은 나도 그걸 자세히는 모르오.라고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례는 또 있다. 천재라 칭송받던 철학자이자 웅변가 고르기아스(Gorgias, 기원전 483년경~기원전 376년경) 역시 소크라테스에게 똑같은 일을 당했다. 결국 그 또한 자신의 무지를 자인해야 했다. 소크라테스는 그 경험을 통해 생각했다. 그 천재들과 내가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과서에 실린 '무지의 지'의 유래다.
'무지의 지'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다. 하지만 다시 말하자면, 그것이 정말 그렇게까지 중요한지 묻는다면 나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다. 오히려 나에게 더 흥미로운 점은 같은 질문 방식을 '젊은이들'과 '천재들'에게 적용했을 때 왜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는가 하는 것이다. 젊은이들을 상대로 던진 질문은 새로운 앎을 만들어 내는 '산파술'이 되었지만, 천재에게 던진 질문은 그의 무지를 드러내는 '변증법'이 되어 무시무시한 무기로 바뀌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아마도 천재들은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당장의 질문에 답하려 하며, 그 상황을 벗어나는 데 집중하는 '닫힌 자세'로 임했던 반면, 젊은이들은 외부 세계에 마음을 여는 '열린 자세'로 임했기 때문일 것이다. 젊은이들은 스스로 자신의 무지를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었기에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다. 소크라테스가 이것과 조합해서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는 제안을 덧붙여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문답을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이 열려 있는 자들에게는 앎을 만들어 내는 산파술이 되고, 마음이 닫혀 있는 자들에게는 지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변증법이 되었던 것이다.
르네상스의 철학과 사상
십자군이 일으킨 두 개의 혁명 ·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십자군 전쟁을 통해 서양 사람들은 서유럽 외부에도 눈부신 문명과 문화가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왜 서유럽은 수백 년 동안이나 변화가 없었던 걸까? 왜 이교도들이 더 풍족하게 살고, 화려한 문명을 누리고 있는 걸까? 이러한 의문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되었다.
중세 시대에는 교회에서 오로지 신을 따르는 법만을 배웠고, 인간은 죄를 지은 악한 존재라는 가르침을 받았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을 통해 접하게 된 고대 그리스 철학은 인간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긍정했다. 그 사실에 감명받은 서유럽 사람들은 점차 '문예 부흥'이라는 뜻의 르네상스에 매료되어 갔다.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은 르네상스의 꽃을 피우는 씨앗이 되었다. 이 책은 타락한 수도승들의 모습을 에로틱하게 묘사하며 폭로한,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음란 서적'이었다. 수도승들을 흉본 것이나 다름없으니 천벌을 받아야 마땅했겠지만, 보카치오는 비교적 평온하게 살아갔다. 그 덕분에 수도승의 흉을 봐도 괜찮다는 인식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버렸다. 그리고 점차 수도승들의 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르네상스 시기로 접어들자 회화도 완전히 달라졌다. 중세의 그림에서는 여성의 알몸을 그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만, 르네상스에서는 알몸이 거리낌 없이 쏟아져 나왔다. 인간 존재를 긍정하는 정신이 그림 속에도 넘쳐 났다. 이 시대에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i ser Piero da Vinci, 1452년~1519년),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Michelangelo Buonarroti, 1475년~1564년) 같은 쟁쟁한 화가들이 활약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이들에게 그림을 주문한 이들은 교회 고위 성직자인 추기경이나 교황 같은 인물들이 많았다. 예컨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은 원래 등장인물 모두가 알몸으로 그려졌다. 교황청이 옷을 입히라고 지시했고, 결국 그의 제자가 옷을 그려 넣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훤히 드러난 여성상은 여전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당시 교회의 수도승들은 르네상스의 화려함을 앞장서서 즐기고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르네상스가 서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현상은 아니다. 주로 알프스산맥 이남, 곧 이탈리아 지역을 중심으로 일어났고, 그 북쪽, 특히 독일 등지에서는 르네상스와 정반대의 흐름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것이 바로 '종교 개혁'이다.
중세의 교회는 십자군을 파견하기 위한 자금 마련 수단으로 어떤 상품을 '발명'해 냈다. 바로 면죄부, 곧 죄를 사하고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증서다. 이 면죄부는 엄청난 매출을 올려 교회의 재정을 풍족하게 해 주었고, 그 맛을 본 교회는 면죄부를 계속 발행해 돈을 벌어들이게 되었다.
하물며 교황과 사제들이 앞장서서 르네상스 문화를 즐기기까지 했다. 알프스 이북의 독실한 기독교도들은 남쪽 사람들이 타락해 가는 모습에 분노했다.
그와 같은 상황에 단호히 반기를 든 인물은 독일 종교 개혁의 핵 심 인물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년~1546년)였다. 루터는 교회의 수도승들과 문답을 거듭하는 동안 과연 교회와 수도승이 꼭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고, 성서만 있다면 굳이 수도승도, 교회도 필요 없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울게 되었다. 이른바 성서 중심주의라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움직임이 바로 '종교 개혁'이다.
종교 개혁에는 루터 외에도 개혁주의 신학자 장 칼뱅(Jean Calvin, 1509년~1564년) 등이 등장하면서, 교회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이 속출하게 되었다. 기존 교회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톨릭(구교), 새로운 생각을 따르는 사람들은 프로테스탄트(신교)라 불렸다. 머지않아 구교와 신교 사이에는 말 그대로 '피로 피를 씻는 분쟁'이 벌어지게 되었다.
알프스 남쪽의 이탈리아에서는 르네상스가, 북쪽의 독일 등지에서는 종교 개혁이 일어났다. 알프스 이북 사람들 눈에는 교회의 수도승들이 비기독교적 문화와 유행을 거리낌 없이 즐기며 타락해 가는 것으로 비추어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천 년 가까이 굳건히 이어져 오던 기독교의 지배는 어떻게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이라는 형태로 흔들리게 되었을까? 여기에는 활판 인쇄의 보급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세에는 책을 손으로 옮겨 적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었고, 당연히 값도 비쌌다. 그래서 책은 주로 교회의 수도승들만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활판 인쇄 기술이 발달해 책을 싼값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까지는 지식을 얻으려면 교회에서 수도승의 설교를 듣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지만, 이제는 책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고대 그리스 철학도 이렇게 일반 대중에게 퍼져 나가게 되었다.
활판 인쇄는 종교 개혁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민들도 성서를 직접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가르침은 더 이상 수도승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고, 일반 사람들도 스스로 읽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활판 인쇄는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을 가능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알프스 이남에서 발달한 르네상스는 이후 갈릴레오나 데카르트 같은 인물들을 통해 과학과 합리주의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한편, 알프스 이북의 종교 개혁도 후세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신교(특히 칼뱅파)에서는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인간만이 천국에 갈 수 있다고 가르쳤다. 독일의 사회학자이자 법학자, 철학자인 막스 베버(Max Weber, 1864년~1920년)는 그 근면성과 성실함이 머지않아 자본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의 정신』은 이를 대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종교 개혁 역시 현대 사회의 구조를 형성하는 데 힘을 보탠 셈이다.
르네상스와 종교 개혁. 교황을 정점으로 한 교회가 지배하던 세계를 뒤흔든 이 두 물줄기는, 결국 십자군이 만들어 낸 것이다. 교회가 주도한 십자군 전쟁이 오히려 교회의 권위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니, 참으로 흥미로운 역사의 아이러니다.
근대의 철학과 사상
우주는 법칙의 지배 아래에 있다 · 뉴턴
아이작 뉴턴(Isaac Newton)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일화는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유명하다. 많은 사람은 이 이야기 덕분에 과학이라는 것이 일상의 관찰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인상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하게 된 배경에는 오랜 시간 축적된 과학적 성과가 있었다. 뉴턴 이전에는 천문학자 티코 브라헤와 요하네스 케플러가 행성의 운동에 대해 방대한 관측 기록을 남겨 놓았고, 뉴턴은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유인력의 법칙을 도출해 냈다. 그는 미적분을 발명하는 등 그밖에도 여러 학문 분야에서 중요한 공적을 남겼지만, 특히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일은 세계사 전체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따른다. 인간의 몸, 지구상의 모든 사물 그리고 태양계와 은하를 포함한 우주의 모든 천체까지도 이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이처럼 보편적이고 강력한 법칙이 발견된 이후, 사람들은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근본적으로 바꾸게 되었다.
이 새로운 관점에서 보면, 신이 이 세계에 임의로 개입할 여지는 거의 없다. 신이 섣불리 자연에 손을 댔다가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깨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법칙이란 언제나 동일하게 작동해야만 신뢰할 수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과학적 설명은 무너지게 된다.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 1632년~1677년)는 뉴턴보다 앞선 시대에 살았으며, 데카르트 철학의 영향을 받아 신의 개입이 필요 없는 세계관을 구축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존재는 곧 신의 필연적 표현이라고 보았고, 그로부터 자연과 우주의 질서가 비롯된다고 여겼다. 그러나 신이 세상에 개입하는 일이 없다고 본 그의 견해는 당대 종교 관념에 어긋났고, 결국 그는 무신론자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
한편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은 스피노자의 사상과 유사한 세계관을 제시했지만, 케플러 등 천문학자들이 남긴 막대한 양의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했기 때문에 훨씬 더 강력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신이 변덕을 부려 예외적인 현상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걱정 없이 우주는 법칙대로 움직인다는 믿음이 점차 보편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과학 이론의 발전에 그치지 않고,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 전체를 뒤바꿔 놓았다. 중세에는 신이 세상을 지배하고 조종하며, 신의 뜻에 따라 자연의 질서가 바뀐다고 믿었다. 그러나 뉴턴 역학이 등장하면서 세계는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이며, 신이 일일이 개입하지 않아도 질서가 유지된다는 관점이 힘을 얻게 되었다.
물론 당시 유럽 사람 대부분은 기독 신앙을 유지했다. 그들은 신이 우주의 아름다운 법칙을 설계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표현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신이 법칙을 마음대로 바꾸거나 초자연적인 사건을 일으킨다고 믿는 일은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결국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은 '신이 나설 자리가 없는 우주관'을 탄생시켰다. 신이 우주를 창조했을지는 몰라도 한번 움직이기 시작한 이 세계는 더는 신이 간섭하지 않아도 알아서 흘러가게 되어 있다는 인식이 새로운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신은 우주의 시작점에서만 개입했고, 그 이후는 자연법칙에 따라 모든 것이 진행된다는 이 세계관은 근대 과학과 철학, 나아가 인류의 사고방식 전반에 깊은 영향을 남기게 되었다.
산업혁명 이후의 철학과 사상
약육강식주의의 만연 · 다윈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진화론을 제창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했다'라는 주장은 이제는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다윈이 진화론을 제시하기 전까지 이런 생각은 결코 상식이 아니었다.
다윈이 태어날 무렵에는 기독교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기독교를 신앙했다. 게다가 성서에는 신이 모든 생물을 창조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인간은 인간이고, 개는 개, 고양이는 고양이, 코끼리는 코끼리였다. 다시 말해 신이 세상을 창조한 순간부터 모든 생물은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존재해 왔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다윈의 진화론은 이런 기존의 상식을 뒤엎어 버렸다. 그는 생물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환경에 적응하며 모습을 바꾸어 왔다고 주장했다. 즉, 생물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는 것이다.
다윈이 살았던 시대는 프리드리히 니체가 “신은 죽었다.”라고 말한 시기와 겹친다. 또한 영국이 전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확장하고, 백인이 인류 중 가장 우수한 종족이라는 믿음이 퍼져가던 시기이기도 하다. 거기에 더해 산업혁명으로 사회 전체가 급변하고 있던 혼란의 시기였다.
이런 시대적 배경 속에서, 다윈의 진화론은 강한 반발을 받는 동시에 시대 흐름에 맞는 이론으로 왜곡되거나 재해석되며 받아들여졌다.
그 대표적인 변형이 바로 '약육강식'이다. 다윈 본인은 약육강식을 말한 적이 없다. 그는 단지 환경 변화에 잘 적응한 생물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한다는 '적자생존'을 강조했을 뿐이다. 하지만 당대 사회에서는 그의 이론을 강자가 약자를 잡아먹고 살아남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라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자연계가 약육강식이라면,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 끝에 '부자인 강자가 가난한 약자를 착취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논리가 생겨난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빈곤층을 구조적으로 정당화하고, 기득권층의 위치를 보호하는 데 활용되었다.
당시 영국은 산업혁명으로 인해 사회 구조가 급격히 바뀌고 있었다. 수작업으로 천을 짜던 장인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공장 노동자로 전락했다. 낮은 임금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일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어린아이들마저 공장에 끌려 나와 노동에 시달렸다. 그 결과, 젊은 나이에 과로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반면, 공장을 소유한 자본가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빈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고, 원래라면 기독교적 윤리에 따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왜곡된 진화론 해석, 즉 약육강식 논리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자본가들은 노동자 착취조차 '자연의 섭리'로 포장하며 정당화했다.
다윈은 약육강식이 아니라 적자생존을 말하고자 했다. 하지만 다윈의 진의가 무엇이었든, 당대 영국 사회는 그 이론을 자신들의 사회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도구로 이용했다. '강자가 약자를 이겨야 살아남는 세상'이라는 식의 해석은 오히려 진화론의 본래 취지를 왜곡한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21세기 일본에서도 되풀이된다. 2000년대 들어 일본에 신자유주의 바람이 불면서 한 경제학자는 여러분에게는 가난해질 자유가 있다.라는 발언까지 하기에 이른다. 빈부 격차가 커지는 현실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자는 식의 주장이다. 마치 19세기 영국에서 약육강식을 들먹이며 자본주의의 폐해를 감췄던 것처럼 말이다.
다윈이 살아 있었다면, 이런 해석을 들으며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그 말이 아니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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