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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지은이 :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지은이), 박문재(옮긴이)
출판사 : 현대지성
출판일 : 2025년 08월




  •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이 책은 시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가장 날카로운 철학적 자기계발서다. 부와 성공, 바쁜 일정, 남의 기대를 좇느라 정작 자신을 위해 살았던 시간이 단 한 시간도 없었던 사람들에게 세네카는 묻는다. “당신은 지금, 누구의 삶을 살고 있는가?”


    인생의 짧음에 대하여 

    짧은 인생, 긴 착각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살지만, 문득 멈춰 보면 마음은 비어 있고 정작 자신을 위한 시간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삶을 마무리할 때가 되어서야 삶을 시작하는 것은 너무 늦지 않습니까? 바른 삶을 시작하는 것을 쉰 살이나 예순 살까지 미루고, 그 나이에 가서야 진정한 삶을 시작하겠다는 것은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인간이 빠지기 쉬운 가장 어리석은 착각이었다.

    최고의 권력자들조차 무심결에 은둔의 삶을 그리워하며 칭송하는 말을 내뱉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자신의 재산에는 유별나게 민감하지만, 시간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관심하다. 아무 대가도 없이 타인의 요구에 시간을 쏟아붓고, 쓸데없는 걱정과 쾌락, 야망, 헛된 기대에 하루를 몽땅 넘기면서도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부족은 현실의 조건이 아니라, 잘못된 시간 사용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맹세컨대 당신이 천 년을 산다 해도, 당신의 삶은 아주 짧은 기간으로 줄어들 것이다. 악행을 저지르며 보낸 시간은 허비한 시간이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본래 빠르게 흐르지만, 계획을 세워 잘 활용하면 늘릴 수 있다. 그런데도 시간이 당신에게서 빠르게 달아나는 것은, 당신이 시간을 붙잡으려 하거나 그 흐름을 늦추려 하지 않고, 마치 언제든 채울 수 있는 것처럼 무심히 흘려보내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똑똑하다며 영리함을 자랑하는 이들보다 더 어리석은 이가 있을까? 그들은 더 잘 살겠다고 온갖 일에 매달려 분주히 뛰어다닌다. 결국 인생을 낭비하면서 인생을 세우려는 셈이었다. 그들은 먼 미래를 목표로 삼아 인생을 설계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인생의 가장 큰 손실이다. 인생의 가장 큰 걸림돌은 미래에 대한 기대, 즉 내일을 기약하며 오늘을 희생하는 것이었다.

    현자의 삶을 살아가려면
    오직 지혜를 탐구하는 데 시간을 쓰는 사람들만이 진정 한가롭고, 오직 그들만이 제대로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헛되이 쓰지 않고 잘 지킬 뿐 아니라, 모든 지나간 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덧붙이기 때문이었다. 신성한 가르침의 창시자들은 우리를 위해 태어났고 우리의 길을 닦아준 빛나는 스승들이었다. 어떤 시대도 우리에게 닫혀 있지 않고, 우리는 모든 시대로 들어갈 수 있다. 큰마음으로 인간의 나약함이 만든 좁은 한계를 벗어나고자 한다면, 우리가 누빌 수 있는 광활한 시간이 열린다.

    그러므로 현자의 삶은 어느 한 시기에 묶이지 않고, 모든 시대를 자유롭게 품는다. 오직 현자만이 시간의 흐름을 초월하여 모든 순간을 온전히 소유한다. 그는 지나간 시간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현재는 낭비 없이 살아내며, 다가올 시간도 미리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에게는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모두 지금으로 존재한다.

    그리하여 현자는 시간 전체를 한데 모아, 넓고 깊은 삶을 살아간다. 사물의 본성에서 벗어나지 않고 본성의 법칙과 본보기를 따르는 것이 지혜다. 따라서 자신의 본성을 따르는 것이 행복한 삶이며, 이 행복한 삶에 이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해야 하고, 다른 길은 없었다. 먼저 올바른 정신을 지니고, 그 올바른 상태를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진정한 삶의 소유권을 되찾으려면, 타인의 욕망이 아닌 자신의 본성을 따르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해야 했다.

    고통과 죽음을 대하는 자세
    올바른 정신을 꾸준히 유지하려면 그 정신이 굳세고 활기차서 훌륭히 견디고, 어떤 상황에서도 적절히 대응하며, 자신의 몸과 주변을 잘 돌보되 지나침 없이 균형을 지켜야 했다. 마지막으로 삶을 이루는 그 밖의 것도 세심히 살피되 어느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운명이 준 선물들을 사용하되 거기에 종속되지 않아야 했다.

    지속적인 평온과 자유는 우리를 들뜨게 하고 두렵게 만드는 것을 떨쳐버리면 찾아온다는 것을 당신도 알고 있다. 우리의 거친 성질은 나약함에서 비롯되는데, 이 나약함을 버리면 하찮고 덧없는 쾌락 대신 흔들리지 않는 큰 기쁨이 찾아오고, 이와 함께 평화롭고 조화로우며, 온화한 위대한 영혼이 깃들게 된다.

    친구 데메트리오스는 역경을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보다 더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은 자신을 시험해 볼 귀중한 기회를 가져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모든 일이 자신이 바라는 대로, 아니 바라지 않아도 저절로 순조롭게 이루어졌겠지만, 사실 신들에게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것이었다. 죽음은 모든 슬픔과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며 우리를 태어나기 이전의 평온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다. 죽음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오직 살아 있는 것만이 좋거나 나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무(無) 그 자체이며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는 죽음은 우리를 운명의 지배 아래 두지 않는다. 당신의 아들은 이제 운명의 노예로 살아가야 하는 세계의 경계를 벗어나 크고 영원한 평화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빈곤도, 재산에 대한 걱정도 없고, 욕망이 쾌락을 미끼로 영혼을 사로잡아 끊임없이 공격하는 일도, 남의 행복을 시기하거나 자신의 행복이 시기받는 일도 없다. 우리는 타고난 조건을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조건 아래에서 태어난다.

    자연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있어 대단한 게 없어도 되게끔 해두었다. 각자는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외적인 것은 중요하지 않으며, 행복과 불행을 결정하는 데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현자는 운이 좋다고 해서 들뜨지 않고, 운이 나쁘다고 해서 좌절하지도 않는다. 현자는 행복의 많은 부분이 자신에게 달려 있게 하고, 모든 즐거움이 자신으로부터 나오게 하려 늘 힘썼다.

    - 핵심 메시지
    인생은 짧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헛되이 낭비하며 스스로 짧게 만드는 것이었다. 진정한 삶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고, 과거의 지혜를 발판 삼아 모든 순간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주체적 삶에 있었다. 행복은 외부의 운명이나 조건이 아닌, 자신의 본성을 따르며 내면의 평온과 균형을 지키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다.

    - 추천 글
    이 글은 바쁘다는 핑계로 삶을 잃어버린 현대인에게 강력한 경종을 울린다. 시간 관리가 아닌 삶의 통제권을 회복하는 법을 이야기하며, 내면의 흔들리지 않는 기쁨과 자유를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고통과 상실마저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철학적 태도를 통해, 진정으로 삶을 소유하고 싶은 이들에게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