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해내는 마음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지은이 : 웬디 그롤닉, 벤저민 헤디, 프랭크 워렐 (지은이), 정지현 (옮긴이)
출판사 : 현대지성
출판일 : 2026년 04월




  • “왜 우리는 늘 시작하지 못하고, 끝까지 해내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의지 부족이 아닌 ‘잘못된 이해’에서 찾는다. 많은 사람들은 동기를 타고나는 성격이나 의지력의 문제로 여긴다. 하지만 동기는 개인의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상황과 환경 그리고 행동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이다. 이처럼 동기부여에 관한 대표적인 10가지 신화를 하나씩 반박하고, 이를 대체할 과학적 전략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끝까지 해내는 마음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인센티브가 사람을 움직인다는 오해
    보상은 동기를 강화한다
    보상은 동기를 강화한다
    동기부여의 신화에 대해 조사한 필자들의 연구에서 응답자의 거의 모두에 해당하는 95퍼센트 이상이 돈과 상 같은 보상이 동기를 높여준다고 믿었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특히 보상을 제공하면(충분히 큰 보상일 때) 보상을 얻기 위해서 과제를 수행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일례로 설문에 응답하는 대가로 금전이 지급된다면 지급되지 않을 때보다 참여 가능성이 클 것이다.

    보상은 원하는 행동의 성과를 높일 수 있지만 보상이 동기를 높이는가에 대한 과학적 답변은 예, 아니오로 단순하지 않고 미묘하고 복잡하다. 예를 들어 동기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한 가지 유형으로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활동일 경우 보상이 없어도 참여하는 내재적 동기가 있다. 과제 자체는 흥미롭지 않지만 중요하게 느껴져서 수행하게 되는 동기도 있다.

    그리고 세금 납부처럼 꼭 해야 하는 것만 아니라면 하지 않을 고역도 있다. 동기의 다양한 유형은 학습과 장기적인 참여에 영향을 미친다. 일단 이 시점에서는 이런 질문을 할 수 있다. 보상이 동기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믿음인가? 즉 사람들이 사실상 모든 작업과 활동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는가?

    * 즉각적인 효과에 속지 말 것
    보상은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사용된다.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무언가를 하도록 유도하는 데도 사용된다. 예를 들어 건강 보험 회사들은 체중 감량에 대한 보상을 지급한다. 이를테면 우리는 성공한 사람들이 보상을 받고(상, 명성) 매우 만족스러워하는 듯한 모습을 자주 본다.

    물론 보상의 긍정적인 효과를 직접 체험한 적도 있을 것이다. 자녀에게 쓰레기를 내다 버리면 용돈을 주겠다고 했을 때 정말로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보상이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효과를 직접 목격해서 보상이 동기를 부여하는 훌륭한 방법이라고 믿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보상의 즉각적인 긍정적 효과를 경험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보상이 동기를 약화시키고 성과의 질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알지 못할 수 있다.

    우리는 운동선수나 사업가가 보상받는 모습을 보지만, 그들을 탁월하게 만든 동기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른다. 성공한 사람도 성공하기 전에는 보상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놓치기 쉽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사회가 물질적 보상에 부여하는 가치를 본다면 보상이 동기부여의 좋은 방법이라는 믿음이 퍼져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동기의 유형에 따라 보상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보상이 동기를 높인다는 신화를 깨뜨려야 한다. 그 사실을 믿으면 보상을 남용하거나 오히려 사람들의 동기를 약화시키는 쪽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성공적인 동기부여를 위해서는 보상의 실질적인 효과가 무엇이고 언제 도움이 되고 해가 되는지 다각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보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상 신화를 깨뜨리면 목표 달성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보상이 동기를 부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신화가 깨진다면 열린 태도로 다른 동기부여 전략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보상은 엄청나게 많은 역효과를 가져온다
    보상이 동기부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먼저 동기의 여러 유형과 우리가 애초에 특정 방식으로 행동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보자. 행동 심리학과 B. F. 스키너(B.F.skinner)의 접근법이 지배적이었던 1950~1960년대에는 인간의 모든 행동이 보상 때문이라는 이론을 믿었다. 이론에 따르면 비둘기가 먹이를 찾으려고 쪼아대는 것처럼 인간은 보상이나 처벌이 주어졌기 때문에 음식을 먹거나,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식기 세척기의 그릇을 꺼낸다. 보상이 없다면 강압적으로 시켜야만 하는 수동적인 존재라고 믿었다. 하지만 1970년대에 실험을 통해 내재적 개념이 제안되면서 이러한 사고에 변화가 일어났다.

    인간에게는 내재적 동기가 있다
    과연 인간이 오로지 보상만을 위해 행동할까? 아기는 이유 없이 다리로 모빌을 당긴다. 여가 시간에 암벽에 오르거나 뜨개질을 배우거나 손을 더럽히며 조각을 배우는 어른들은 어떤가?

    보상이 유일한 동기 요인이라는 주장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는 1930년대에 시작된 동물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쥐들은 단순히 미로의 새로운 부분을 탐험하기 위해 전기가 통하는 그리드를 건넜다. 새로운 무언가를 탐구하기 위해 고통을, 그러니까 처벌을 견딘 것이다. 마찬가지로 원숭이 대상 연구에서도 음식 보상 없이도 과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퍼즐에 접근하는 모습이 나타났고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새로운 퍼즐을 맞추기 위해 음식을 포기하기도 했다.

    행동주의적 관점과 달리 인간은 수동적이거나 무기력하지 않다. 또한 인간은 자극을 받지 않거나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를 추구하지 않으며 오히려 조건이 맞으면 약간의 스트레스나 불안이 따르더라도 새로운 도전?산에 오르거나 노래를 익히거나 방정식을 푸는 등?을 찾으려고 한다. 명백한 보상이 없는데 왜 그런 행동을 추구하는 것일까?

    에드워드 데시와 리처드 라이언은 자기결정이론에서 내재적 동기를 다루었다. 그 이론에 따르면 개인이 어떤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는 두 가지 욕구 때문이다. 바로 유능감과 자율성이다. 유능하거나 효과적으로 활동을 수행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을 때 새로운 일에 접근하고 숙달을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 유능하지 못하다고 느끼면 성공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생기지 않는다. 또한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서 하는 일이라고 느껴야 한다. 억지로 하는 행동일 때는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 없다. 환경이 유능감과 자율성을 높이거나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은 나중에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욕구인 관계성도 나중에 언급하기로 한다.

    마당에 토마토를 심는다. 원하는 토마토 모종을 골라야 한다. 방울토마토와 비프스테이크 종을 고른다. 집으로 돌아와 원예 도구를 꺼낸다. 땅이 약간 단단해서 열심히 골라야 한다. 흙을 고르고 모종을 심기에 적합한 지점을 찾기까지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드디어 모종을 심고 한 걸음 뒤로 물러서서 마당을 바라보며 뿌듯함을 느낀다.

    이 정원 가꾸기 예시는 내재적 동기가 부여된 행동의 몇 가지 특징을 드러낸다. 그것은 토마토 심기는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고 수행 방법 역시 자신의 선택이라는 점이다. 중간에 도전도 있었지만 극복했으므로 다 끝난 후에 유능감을 느낀 것도 내재적 동기의 요인이다.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내재적 동기와 관련된 훌륭한 개념을 고안했다. 어떤 활동에 완전히 집중하는 몰입이라는 개념이다. 몰입 상태에서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활동에 집중한다. 시간이 쏜살처럼 지나가서 문득 시계를 보았을 때 시간이 그렇게 지났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칙센트미하이는 피실험자들에게 몰입을 경험한 적 있는지, 그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물었다. 흥미롭게도 거의 모두가 몰입의 개념에 공감했다. 그들이 몰입 시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는 다양했는데, 놀랍게도 일하는 중이었던 경우가 많았다. 직장에서 업무에 완전히 집중해 몰입을 경험한 사람들도 있었고 스포츠나 친구들과의 시간 같은 여가 활동을 든 이들도 있었다.

    칙센트미하이는 무엇이 몰입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고 그는 개인이 직면한 도전 과제가 자신이 지닌 기술과 일치할수록 몰입 경험의 가능성이 높다고 추론했다. 다시 말해서 최적의 도전-너무 어렵지도, 너무 쉽지도 않은 과제-이 몰입을 가져온다. 작업이 너무 어려우면 사람들은 불안감을 느꼈다. 반면 너무 쉬우면 지루함을 느꼈다.

    칙센트미하이는 몰입을 연구하는 기발한 방법을 고안했는데, 바로 경험표집법이다. 이 방법에서 피실험자들은 전자 호출기를 휴대하고(오늘날은 스마트폰으로 대체) 하루 중 여러 번 호출을 받는다. 그때마다 그들은 자신의 위치, 활동, 감정, 경험을 보고한다.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지, 자신에게 그것을 완수하기 위한 기술이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함께 답한다. 이 방법은 학생과 성인 근로자를 포함한 다양한 집단의 연구에 사용된다. 일례로 500명 이상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학생들은 몰입 상태에서 가장 높은 참여도와 집중력, 만족도를 보고했다. 즉, 자신의 기술이 도전 과제와 일치할 때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학생들의 실제 일과는 강의 듣기와 동영상 시청처럼 몰입을 유도하지 않는 수동적인 활동에 쓰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잖아”
    자신의 능력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인간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하지 못한다. 우리는 잘 알지도 못하는 일을 잘할 수 있다고 자신을 과대평가한다. 아마도 그 일에 필요한 기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해서 자신의 능력을 판단하기가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평가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과대평가뿐만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도 많다. 이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유명 TV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작가인 오프라 윈프리는 1976년에 당시 그녀가 진행하고 있던 뉴스 앵커 자리에서 해고되었다. “TV 방송에 적합하지 않다”라는 이유였다. 이 일로 그녀는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게 되었다. 당연히 성차별과 인종차별, 괴롭힘 문제와도 마주하고 있었다.

    그녀는 TV에 나오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했다. 자신에게 목표를 이룰 만한 능력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거의 포기할 뻔했다. 결론적으로 다행스럽게도 그녀는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고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낮 시간대 TV프로그램을 맡게 되었다. 그녀가 좌절을 이겨내지 못했다면 오늘에 오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요점은 우리가 거절과 실패에 직면했을 때일수록 자신의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과소평가는 동기를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동기부여 관련 신화에 대한 필자들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자신을 과대평가해서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않은 일에 도전했다가 실패한다. 반대로 자신을 과소평가해 아예 시도도 하지 않거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잘못 평가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왜 우리는 이 신화를 계속 믿을까?

    낙관주의의 배신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한다고 믿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능력에 대해 받은 피드백을 해석해온 방법 때문이다. 능력에 대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우리는 성공이 자기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실패에 대해서는 나쁜 상사를 비롯한 외부 원인을 탓한다. 대부분 자신에 대한 평가가 옳다고 느낀다. 성공할 때마다 본인의 능력 덕분이었고 그 능력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패했을 때는 우리의 능력 때문이 아니었고 그 예측 또한 맞았다.

    우리는 낙관적으로 바라보고 싶어 하고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싶어 한다. 무조건 시도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에도 귀 기울인다. 하지만 그 말이 항상 사실인 것은 아니다. 필수 전제 조건이 되는 기술과 지식이 없으면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무한한 낙관주의는 무슨 일이 있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결국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믿게 한다.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할 줄 안다는 신화는 반드시 깨뜨려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기술을 정확하게 평가하고 목표 행동에 필요한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여기에는 언제 시작해야 하고 언제 멈추어야 하는지 아는 것도 포함된다. 언제 최선을 다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을 위해 노력할지, 언제 그만두고 더 생산적인 일로 옮겨갈지 판단하려면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면 동기부여에 서로 다른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신화를 깨고 과대평가를 정확하게 감지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일상생활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자신에 대한 믿음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믿음이 지나치면 오만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고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진다. 오만한 사람으로 인식되면 대인관계에 해롭고 직장과 가정에서 믿음이 깨진다. 미시간 주립대학교 조직심리학과 교수인 존슨은 오만함이 직장에서 동료들에게 받는 업무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동료들에게 오만한 사람으로 인식될수록 실제 업무 수행 능력과 상관없이 나쁜 평가를 받는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지만 과소평가는 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자신을 과소평가하거나 자기 효능감이 낮은 사람들은 아예 시도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도하지 않으면 배울 기회를 잃는다. 이는 연구 결과에서도 입증된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공중보건과 교수인 앨리슨은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신체 활동 참여에 대한 자기 효능감을 조사하고 그것이 신체 활동 참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았다.

    그 결과, 자기 효능감이 낮은 학생들은 신체 활동에 참여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체 활동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낮으면 운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건강을 해칠 것이다. 낮은 자기 효능감은 운동처럼 중요한 행동에 실질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자기 효능감이 낮은 학생들은 질문하지 않거나 수업 활동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다. 결국 배움의 기회가 줄어든다.

    직장에서도 비슷하다. 자기 효능감이 낮은 직원들은 업무에 대한 적극성이 낮을 것이다. 이는 승진과 연봉 인상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나아가 직원들이 업무에 최대한의 노력을 쏟지 않으면 조직의 생산성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낮은 자기 효능감이 다른 부정적인 동기부여 행동과 결합하면 매우 해로운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귀인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찾아 설명하고자 하는데, 실패의 원인을 낮은 능력 수준 탓으로 돌린다면 자기 효능감이 떨어진다. 자신이 똑똑하지 않거나 유능하지 않아서 실패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실패와 과소평가가 반복되면 우리는 스스로 똑똑하지 않다고 느끼지 않으려고 또는 타인에게 무능해 보이지 않으려고 자기 가치를 보호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시험 전날 공부를 팽개치고 노는 의도적인 미루기, 일부러 수업 시간에 문제를 일으켜 수업에서 쫓겨나기 등이 포함된다. 그렇게 하면 능력 부족이 아니라 행동 탓으로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일부러 자신의 성과를 떨어뜨리는 것을 ‘자기 불구화’라고 한다. 멍청해 보이는 것보다 차라리 게으름 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여기서 과소평가가 더 심해지면 최악의 결과로 학습된 무기력이 발생한다. 학습된 무기력은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시도 자체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이다. 동기를 아예 잃는 상태로 학교와 직장, 가정에서 모두 최악의 상황이다. 그들은 노력조차 하지 않으며 희망이 전혀 없다고 느낀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학습된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성공을 과소평가하고 실패를 과대평가하며 성공을 운 탓으로, 실패를 능력 탓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학습된 무기력의 특징인 이 태도는 현실에 근거하지 않을 때가 많다.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익히고, 노력을 기울이고 경험이 풍부한 타인에게 도움을 받으면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료할 수 있다.


    도움이 있어야 자신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한다
    과소평가의 늪에서 벗어나는 4가지 방법
    우리가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기 효능감이 실제 능력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이 장에서 자기 효능감을 몇 번 언급했지만 공식적인 정의는 이렇다. 자기 효능감은 어떤 과제 또는 특정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말한다. 이것은 심리학 연구에서 특히 동기부여 연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개념 중 하나이다. 연구자들은 자기 효능감이 실제 능력보다 더 뛰어난 성과 예측 지표임을 검증했는데, 미국 켄터키 대학교 교육심리학과 교수인 어셔가 진행한 2,000명 이상의 초등학생 및 중학생 대상의 조사가 그 예다.

    연구진은 “나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다”, “나는 수학 시험을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와 같은 설문을 했는데, 해낼 수 있다고 대답한 아이들일수록 실제 학업 성취도가 높았다. 자기 효능감이 성취의 중요한 예측 요인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자기 효능감이 부정확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부정확한 자기 효능감이 동기부여에 끼치는 영향을 아들 잭슨과 그의 아버지 사례를 통해 살펴보자.

    잭슨은 학교 미식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지만 입단 테스트를 앞두고 자기 효능감이 흔들렸다. 어느 날 잭슨이 속상한 표정으로 학교에서 돌아왔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잭슨은 미식 축구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합격할 자신이 없어서 테스트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잭슨은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어렸을 때 축구를 배운 경험도 있었다. 운동신경이 좋고 경쟁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도 갖추었으니 만약 학교 미식축구부 입단 테스트에 도전했더라면 잘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잭슨은 미식 축구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낮았다. 아버지는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자기 효능감에 대한 연구 결과는 잭슨이 축구에 대한 자기 효능감이 낮았던 이유를 설명해준다. 스탠포드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였던 앨버트 반두라의 연구다. 그는 자기 효능감이 동기부여 과정의 필수 요소라는 이론을 제시했다. 즉, 우리는 자신이 효과적이라고 느낄수록, 즉 무언가를 시도해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할수록 실제로 시도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반두라는 우리가 어떤 과제나 영역에 자신 있다고 느낄 때는 다음 네 가지 원천이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바로 (a) 숙달 경험 (b) 대리 경험 (c) 사회적 설득 (d) 감정 상태다. 이 네 가지 원천이 자기 효능감에 끼치는 영향은 연구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인되었다. 이 원천들은 정확한 자기 평가를 도와주지만 자기 효능감의 오보정이라고 불리는 과대평가나 과소평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

    숙달 경험, 대리 경험, 사회적 설득, 감정 상태는 우리의 자기 평가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이 네 가지는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 서로 조합되어 동시에 발생할 수도 있다. 희망적인 사실은 이러한 요소들을 활용해 낮은 자기 효능감을 물리치고 정확한 보정을 장려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경우, 네 가지 원천을 모두 활용해 자기 효능감을 높일 수 있다. 실제로 마이애미 대학교 교육건강학과 교수인 바티스타는 숙달 경험과 대리 경험이 초등학교 예비 교사들의 수업 자기 효능감에 끼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예비 교사들은 초등학생들을 위한 과학 수업을 계획하고 실행한 후 그 경험의 성공 요소에 대해 성찰했다. 이는 숙달 경험의 기회였다. 참가자들은 대리 경험에도 참여했다. 강사가 시연을 통해 효과적인 수업 방식의 본보기를 보여준 것이다.

    사회적 설득이나 피드백을 사용해서 보정의 정확성을 높일 수도 있다. 피드백이 자기 효능감과 수행에 끼치는 영향의 증거는 많은 문헌을 통해 확인된다. 예를 들어 그린즈버러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교육심리학 교수인 슝크의 실험을 보자. 글쓰기 전략을 배우는 두 그룹이 있다.21 이때 한 그룹은 과정에 대한 피드백과 격려를 받았다. 그 결과 이 그룹에서 더 높은 자기 효능감과 성과가 나타났다. 효과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려면 노력과 수행에 집중해야 한다. 수행이 성공적인 이유를 포함해 성공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알려주고 개선을 이끄는 명시적인 단계를 제시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격려에서 진정성이 엿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노력하도록 통제하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또한 감정 상태를 활용하여 두려움과 불안을 줄이고 흥미와 즐거움을 높여 자기 효능감이 개선되는 것도 연구로 검증되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 교육심리학 교수인 수잔 하이디는 개인적으로 관련 있는 주제나 또래 의견이 포함된 자료를 제공하는 수업을 설계했다. 이 개입은 정서적 반응을 동반한 상황적 흥미를 증가시켰고, 수업 참여도를 높였다. 긍정적인 감정 상태일수록 자신감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