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의 삶과 커리어를 위협하는 것 중 가장 과소평가된 위험은 무엇일까? 경제 불황이나 예측 불가능한 정치적 위기보다 더 치명적인 위협은, 정작 누구의 말이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지 제대로 듣지 못하는 것이다. 디지털 소음이 폭주하는 시대에 우리는 뉴스와 SNS, 가짜 정보와 데이터 과부하 속에서 스스로 귀를 막고 판단력을 무디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진단을 넘어, 올바른 듣기가 어떻게 관계, 리더십, 경력, 일상의 결정적 순간을 바꾸는지 행동과학적 관점에서 명확히 설명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매일 마주하는 정보의 소음 속에서도 어떻게 핵심 신호를 구별하고, 더 나은 선택을 내리며, 실패하지 않는 판단 구조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배운다.
■ 저자 누알라 월시
저자 누알라 월시는 세계적 비즈니스 리더이자 더블린 트리니티칼리지 겸임 교수 그리고 행동과학 전문가이다. 그녀는 ‘포춘’ 500대 투자 기업에서 30년 넘게 최고경영진으로 활동하며 비상임 이사로서 글로벌 금융/스포츠/비영리 단체의 전략 및 의사결정에 관한 자문을 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 행동과학 컨설팅사 ‘마인드에쿼티(MindEquity)’의 창립자이자 CEO로, 개인과 조직의 판단력을 향상시키는 연구와 실무를 병행하고 있다. 금융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으로 꼽히는 그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기업들과 일하면서 사람들이 왜 듣기를 잘못하고, 왜 해석을 오해하며, 왜 반복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지를 수없이 목격했다. 이러한 경험은 뉴스/SNS/디지털 소음에 흔들리는 현대인의 ‘판단력 위기’를 파고드는 행동과학적 통찰로 이어졌다.
이 책은 그녀의 풍부한 현장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소음 속에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걸러야 하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삶과 관계, 리더십의 질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독자들은 ‘듣기’가 어떻게 관계/리더십/경력/삶의 결정적 순간을 바꾸는 핵심 기술이 되는지 새롭게 이해하게 될 것이다.
■ 역자 이주영
역자 이주영은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로 근무하였다. 현재는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복잡한 개념을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옮기는 것을 좋아한다.
주요 역서로는 ‘추세에 관한 6가지 트레이딩 시스템’, ‘리처드 D. 와이코프의 주식 투자 및 거래 방법’(출간 예정) 등이 있다.
■ 차례
PART 1 시끄러운 세상 속 잘못된 판단
CHAPTER 01. 흘려듣기, 그릇된 정보 그리고 잘못된 판단
CHAPTER 02. 판단 살인마: 맹점, 농점 그리고 아점
CHAPTER 03. 들리는 모든 말을 믿을 수는 없다
PART 2. PERIMETERS 판단 함정
CHAPTER 04. Power, 권력이라는 함정
CHAPTER 05. Ego, 자아라는 함정
CHAPTER 06. Risk, 위험이라는 함정
CHAPTER 07. Identity, 정체성이라는 함정
CHAPTER 08. Memory, 기억이라는 함정
CHAPTER 09. Ethics, 윤리라는 함정
CHAPTER 10. Time, 시간이라는 함정
CHAPTER 11. Emotion, 감정이라는 함정
CHAPTER 12. Relationships, 관계라는 함정
CHAPTER 13. Story, 이야기의 함정
PART 3. 귀 기울이기: 시의적절한 판단
CHAPTER 14. 중요한 말 듣기: 청각적 전략
CHAPTER 15. 발맞추기: 의사결정 고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몰락, 대형 금융 사기와 기업 스캔들 등 실제 사례를 통해 듣기의 방식이 어떻게 리더십과 커리어, 인생의 결정적 순간을 바꾸는지 보여준다. 올바른 듣기를 통해 핵심 신호를 포착하고 실패하지 않는 판단 구조를 만드는 실전 로드맵이다.
튠 인
시끄러운 세상 속 잘못된 판단
흘려듣기, 그릇된 정보 그리고 잘못된 판단
흘려듣기(Tuning out)는 많은 걸 설명한다. 위대한 예술가와 최고의 전문가가 사기당하는 이유는 바로 흘려듣기에 있다. 규제기관이 폰지 사기(Ponzi scheme)를 눈치채지 못한 것도, 정보기관이 테러 경고를 놓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사기꾼에게 수조 달러를 잃는 피해자가 전 세계에 만연하고, 매출의 5%라는 눈 뒤집힐 만한 금액을 편취당하는 기업이 매년 생겨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력을 쥐고 있을 때 흘려듣기는 특히 심각해진다. 사업체, 국가가 반쪽짜리 진실 위에, 은유와 오해 위에 세워진다.
당신의 말이 고객, 동료, 이해관계자에게 닿길 바라는 만큼, 그들도 당신이 들어 주길 바란다. 그러나 대개 그들의 말은 당신에게 닿지 않는다. 오늘날, 이처럼 시끄러운 세상에서 다수의 피고용인은 자기 이야기가 닿지 않는다고 느낀다. 실제로도 그렇다.
일상의 급박한 선택의 순간, 우리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고 너무 빨리 잘못된 결론에 다다른다. 우리는 가정을 재고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주장을 차단한다. 맥락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착각과 혼란에 빠지거나 기만당할 위험이 증가한다. 심리학자들이 말하듯이 “유전자가 총을 장전하고, 환경이 방아쇠를 당긴다”
초고속 사회
우리는 인스턴트식품, 인스턴트머니, 효과 빠른 진통제, 초고속 다이어트의 세계에 산다. 참을성 없는 투자자는 더 빠른 수익을 원한다. 1940년대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평균 보유 기간은 7년이었다. 오늘날에는 5개월을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오늘날 빠르게 움직이는 사회에서는 의사결정이 숨 가쁘게 이루어지는 때가 많다.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는 신중한 결정을 위해 전문가에게 적잖은 돈을 지급하지만, 즉각적인 답변과 신속한 해결책에 환호하고 보상한다.
조직 시스템과 구조는 의도치 않게 연중무휴 24시간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문화를 양산하고, 긴박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 놓는다. 즉각적 성과라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존재하는 고옥탄(high-octane) 산업은 직원을 고속 열차에 강제로 몸을 싣게 만든다. 변호사, 컨설턴트, 심리 치료사는 일당이나 시간당이 아닌 분당 요금을 청구한다. 단 100분의 몇 초 차이로 운동선수의 메달 색이 달라지고, 전투기 공중전은 40초 안에 승부가 갈린다.
- 빠른 결정 vs 느린 결정
노벨상 수상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두 가지 인지 시스템에 접근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시스템 1은 자동적이고 신속한 방식이고, 시스템 2는 느리고 신중한 방식이다. 사람은 결정을 내릴 때 무의식적으로 둘 중 하나의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보자. 커피를 만들거나 스포츠를 즐기거나 직장에 출퇴근할 때는 좀 더 본능적인 시스템 1을 사용한다. 반면 위험부담이 크고, 비용이 많이 들거나 자본 집약적인 의사결정을 할 때는 시스템 2를 사용한다. 두 경우 모두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시스템 1의 본능이 당신을 잘못된 길로 인도할 가능성은 좀 더 들쭉날쭉하고 예측 불가능하다. 부적절한 발언, 갑작스럽게 짜증내는 상황을 생각해 보라. 그러나 신중하게 생각하고 곱씹기가 특징인 시스템 2 또한 잘못된 판단과 행위로 이어질 때가 있다. 다음은 우리가 결정을 내리는 방식에 관련된 세 가지 사실이다.
1) 사람은 본래 감정적이므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면 충동을 다스릴 시간이 필요하다.
2) 의사결정은 항상 주변 환경과 문화, 가치에 따라 달라진다.
3) 어떤 방식도 절대적으로 우월하지 않다. 본능과 습관은 페인트 색을 고를 때는 유효하지만, 집을 선택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
문제는 재고 없이 결론으로 넘어갈 때 발생한다. 한 연구에서 80명의 심리학자는 단 5분 만에 환자에 대한 임상 평가를 수행했다. 물론 전문 지식 덕분에 때때로 즉각적인 진단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대개 빠른 결정은 초고속 사회와 단기적 사고방식의 부산물이다.
- 지금이 아니면 안돼
검증이나 재해석 없이 누군가 제시하는 데이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가? 대부분 단기 지향 사회에서는 메시지와 그 전달자를 과신한다.
장기적 사고는 전략, 관계, 투자, 교육, 동물 보호에 관한 결정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문화적 흐름은 단기적 사고방식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장기적 사고방식은 자취를 감췄다.
속독을, 스피드 데이팅을 즐기는가? 기사 제목만 훑고 요점만 파악하는가? 커뮤니케이션에서부터 책, 영화, 소셜 미디어 채팅, 투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짧고 빨라지는 중이다.
빠르고 단기적인 선택을 우선시한 기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대가를 생존으로 치르고 있다. 1958년 S&P500 기업의 평균 수명은 61년이었다. 오늘 날에는 18년에 그친다. 맥킨지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S&P500 기업 75%가 2027년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계속 곱씹어 본다고 해서 편견이 중화된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비판적인 사고가 현명한 결정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수없이 많다. 주의를 분산시키는 요소가 너무 많고 데이터가 풍부한 세상에서는 충분한 집중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 이는 우리의 인지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인이기도 하다.
PERIMETERS 판단 함정
Power, 권력이라는 함정
“경제 생태계는 정교하지도, 완벽하게 작동하고 있지도 않다. 우리는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구시대적 규제가 아니라, 지금 중국에 필요한 것은 서류 작업 전문가가 아닌 정책 전문가다”
앤트 그룹과 알리바바의 공동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상하이 번드 서밋(Bund Summit) 연설 중 발췌한 내용이다.
서양의 청중에게 이 발언은 평범한 리더의 수사처럼 들렸을지 모른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일은 신성 모독에 가깝다. 마윈은 선을 넘었고, 정치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났다. 며칠 뒤 중국 규제 당국은 핀테크 기업 앤트 그룹의 340억 달러 규모 IPO를 전격 중단시켰다. ‘인류 역사상 최대 IPO’가 될 뻔했던 거래였다. 이후 마윈은 약 2년간 대중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수많은 상황 속에서 권력은 약해지거나 상실될 수 있다는 것이다. 리더십의 첫 번째 규칙은 위계를 존중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아는 데 있다.
첫 번째 교훈은 이것이다. 당신보다 덩치가 큰 곰은 언제나 존재한다. 마윈은 이 사실을 새겨듣지 못했다. 권력을 쫓고 있거나 이미 손에 쥐고 있을 때, 필요할 순간에 귀 기울이는 능력은 자기 파괴의 확률을 크게 낮춘다. PERIMETERS 판단 함정 가운데 권력에 의한 편견은 가장 파괴적이다. 이는 커리어를 초장부터 망가뜨리고, 사업과 산업, 공동체와 국가에까지 심각한 혼란을 초래한다.
예컨대 강박적으로 권력을 쫓는 태도는 권력의 기반을 오히려 약화시킨다.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서열이 높은 사람의 목소리에 무비판적으로 복종하거나, 타인을 과도하게 찬탄하거나, 전문가의 의견에 판단을 맡길 때 우리는 스스로의 권력을 타인에게 넘겨준다. 사람들은 목소리의 톤과 음조, 속도를 근거로 타인의 지위를 잘못 추론하기도 한다. 또 우리는 자신의 재능과 노력, 회생은 보상받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결국 처벌받을 것이라 쉽게 믿는다.
권력을 좇는 자
권력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맥락에서는 당신이 권력자이지만, 다른 맥락에서는 그렇지 않다. 호텔 객실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직원, 주택담보대출을 승인하는 은행원, 주차 위반 딱지를 붙이는 공무원은 모두 그 순간의 권력자다. 에어포스 원의 조종사는 비행 중인 동안만큼은 미국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윈의 사례가 보여 주듯, 권력은 언제나 변한다. 우리의 의사결정 방식은 우리가 권력을 좇고 있는지, 유지하려는지, 아니면 잃을까 두려워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모두가 영향력 있는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권력을 잃고 싶어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온갖 장애물을 극복하고 일단 정상에 오른 CEO, 정치인, 운동선수가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드물다. 권력에는 마치 마약과도 같은 중독성이 있다.
자기 왕국이 무너질 조짐을 감지한 화려한 공작새는 단기적 시야에 갇혀 이기적이고 무모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 도널드 트럼프가 연임에 집착한 끝에 미국 국회의사당 폭력 사태로 이어진 일을 떠올려 보라. 그는 자아도취적인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였고, 법적/정치적 건실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외면했다.
존경하는 이에게 권력을 내어 주기
- 오라클 같은 전문가
대부분이 전문가의 말을 신뢰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람에게 판단 권한을 독점시키면 오히려 사고는 흐려질 수 있다. 실적이나 벽에 걸린 학위를 보고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챔피언 효과’라 한다. 우리는 투자 유치를 노리는 건설업자나 수임료를 노리는 변호사, 끼워팔기하는 정비공 앞에서 이 함정에 빠지곤 한다.
완벽한 지식을 지닌 전문가는 드물다. 그들 역시 단서와 시장, 추세를 오독하고, 압박 속에서는 합리성이 흔들린다. 합병이 반복해 실패하고 신생 기업이 무너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제 기관이 메이도프 사기와 세계 금융 위기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니면 FBI가 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 관한 경고를 흘려들은 이유다. 정치학자 필립 테틀록(Philip Tetlock)은 신문을 읽는 초보 독자들조차 전문가보다 더 나은 예측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전문가에 대한 우리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의학적인 예후에 대한 소견을 들었을 때, 아무리 중대한 상황일지라도 우리는 두 번째 의견을 구하기보다는 마치 전원이 나간 것처럼 갑작스럽게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다. 인적 오류는 사망 원인 4위로 손꼽힌다. 대부분의 과실 사례는 ‘주의 깊지 못한 진단, 부적절한 진단, 잘못된 진단’과 같은 말로 표현된다.
전문가를 지나치게 우상화하는 마음 때문에, 혹은 더 나쁘게는 전문가의 어조에 속아 그들이 무결하다고 가정하지 말라.
기만적인 권력의 신호: 어조
때로 우리는 어조에서 권력을 직감한다. 이는 거의 첫인상만큼이나 즉각적인 반응이다. 50개의 연구에서 대선 후보의 토론을 분석한 결과,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남성이 고음의 목소리를 가진 상대방보다 더 많이, 더 큰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메시지로 테스트했을 때도 유권자의 70%는 좀 더 리더답다고 느껴지는 저음의 후보자에게 투표했다. 이는 논리적이라기보다는 심리적인 것이며, 부분적으로는 대조 효과로 인한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큰 목소리는 부드러운 목소리를 더욱 부드럽게 들리도록 만드는데, 이에 따라 이성적이지 못한 연상 작용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 반대로, 부드러운 목소리는 큰 목소리를 더 시끄럽게 들리도록 만든다.
심리학자 날리니 암바디(Nalini Ambady)는 어조가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 주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녀는 의사와 환자 간의 대화를 녹화한 영상을 분석해 어떤 의사가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했다. 그 결과, 지배적인 태도로 권력을 행사하는 의사일수록 법적 위험이 더 크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유는 분명하다. 어조는 존중이든 무시든, 우리가 상대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외부로 드러내며 호감도까지 함께 전달한다. 이 실험에서도 어조는 환자의 의사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말을 빨리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 주길 원한다면 그들이 내 말을 어떻게 해석할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누군가 웨비나에 사용할 목적으로 내 연설을 느린 배속으로 재생했을 때 나는 이러한 사실을 직시했다. AI 딥페이크 기술이 소리와 음성을 복제하다 보면 말하는 속도가 왜곡될 수 있다. 음악가들은 항상 더 나은 소리를 내기 위해 디지털 방식으로 음원을 리믹스하고, 영화 제작자는 캐릭터에 맞춰 어조를 변경하기도 한다. 상업적인 이유로 조작이 이루어지는 와중에도 우리는 여전히 들리는 바에 기만당한다.
귀 기울이기: 시의적절한 판단
중요한 말 듣기: 청각적 전략
해석적, 의도적, 선택적으로 경청하는 건 선택의 문제다. 만약 성공적인 의사결정 고수가 되고 싶다면, 먼저 올바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우선 판단력을 통제할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 무의식적으로 의사결정했을 때의 위험을 의식적으로 평가하여 대응 전략을 선택한다.
AAA 사고방식: 자산과 부채
우리는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을 통제할 수는 있다. 그것은 바로 우리의 ‘마음’이다. 체슬리 설런버거(Chesley Sullenberger)는 낮게 날아다니는 캐나다 기러기들이 항공기 엔진을 방해하는 상황을 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믿고, 비행기를 허드슨강(Hudson River)에 불시착시켜 155명의 목숨을 구했다. 우리 안에 내장된 인지 시스템 덕분에 우리는 결정적인 순간에 훌륭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는 악성 코드로 인해 발생하는 우리 마음속의 모든 결함을 정복한다.
비결은 우리의 사고 과정을 의도적으로 방해해 시스템 1의 충동을 충분히 늦추는 것이다.
결과를 예상해 보는 것, 결과에 대한 태도, 결과를 인정하는 것, 이 세 가지를 조절할 수 있을 때 당신은 마음의 부채를 덜 수 있다. 이를 AAA 사고방식이라고 한다. 각 항목을 차례로 살펴보자.
결과를 예상해 보는 것. 이것이 첫 단계다.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상해 봄으로써 과한 감정적 반응을 줄일 수 있다. 퍼듀 제약이 수익보다 생명을 우선시했다면, 오피오이드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힐러리 클린턴이 개인 서버와 관련된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을 예상했더라면 미국의 45대 대통령이 되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알렉 볼드윈, 마크 스탠리, 후안 로드리게스가 지쳤거나 정신이 팔린 상태가 아니었다면,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인생은 후회와 ‘만약에’, ‘어쩌면’으로 가득하다.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우리가 느낄 상실감을 상상하게 만들고, 이를 막고 싶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결과에 대한 태도. AAA 사고방식을 갈고닦는 다음 단계는 미지의 결과에 대한 당신의 태도를 미리 정하는 것이다. 이 행동이 주는 정신적 가치는 상당히 과소평가 되어 있다. 살인 혐의를 받은 마이클 피터슨은 알포드 항변을 받아들이면서 유죄 판결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미리 마음을 정했다. 마술사 해리 후디니(Harry Houdini)는 중국식 물고문 마술에서 사망 위험을 감수했다. 로리 서덜랜드는 자신의 저서 ‘잘 팔리는 마법은 어떻게 일어날까(Alchemy)’에서 태도를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라고 주장하며, 이렇게 썼다. “이유를 만들어 주었을 때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있지만, 행동하게 만들었을 때 스스로 이유를 찾지 않는 사람은 드물다” 훌륭한 의사결정자, 인맥왕, 문제 해결사, 인플루언서가되는 게 여러분의 목표라면, 여러분은 자기 자신을 조금씩 현명한 판단으로 이끌 수 있다.
결과를 인정하는 것. 우리가 의도적으로 잘못된 판단을 선택하는 건 아니다. 그저 가끔 판단을 통제할 수 없는 것뿐이다.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면, 결과를 인정하는 건 강력한 자산이다.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어’라고 생각하며 결과를 받아들이면 비난을 막을 수 있다. 완벽한 해결책은 없으며, 매번 명중할 수는 없다.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들(Alcoholics Anonymous) 협회는 회원들에게 바꿀 수 없는 건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돌이킬 수 없는 판단 실수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AAA의 갑옷을 둘러라. 결과에 대한 기대, 태도, 인정 이 세 가지를 의식적으로 관리한다면, 시끄럽고, 시각적이고, 양극화되어 있는 초고속 사회에서 의사결정의 균형을 바로잡고, 오류에 취약해지지 않도록 더 잘 대비할 수 있다.
심리적 과속방지턱, ‘의사결정 마찰’
의사결정 고수가 되는 유일한 길은 무슨 말이 나오고 무슨 말이 나오지 않았는지를 의식적으로 살피는 데 달렸다. 기자가 정보원을 심문하고, 애널리스트가 이익을 면밀히 조사하며, 수사관이 사건의 실마리를 찾고, 협상가가 거래를 유리하게 이끄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사고 패턴에 의도적으로 딴지를 걸면, 생각의 속도를 늦추고 해석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
디지털 세상에서 ‘마찰’은 종종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원활한 고객 경험을 방해하고 에너지를 소모하게 만드는 험난한 과정을 말한다. 예를 들어 구독 취소 버튼을 찾으려면 한참을 스크롤해야 하거나, 매우 긴 가입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그렇다. 현명한 기업은 이런 불필요한 마찰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영역의 문제는 다른 영역에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의도적으로 자기 생각에 딴지를 걸면, 두 번 생각할 귀중한 시간을 얻을 수 있다. 이것이 내가 ‘의사결정 마찰’이라고 부르는 개념이다.
더 간단하게 설명해 보자면, 충동적인 시스템 1 사고방식에서 불현듯 벗어나 그보다 신중한 시스템 2 사고방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알림창, 규칙, 질문과 같은 메커니즘이다. 이러한 마찰은 우리가 잠시 멈춰 갈 수 있도록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