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암에 걸려 본 적이 없으니, 내가 어떤 고통을 겪는지 잘 모를 거야. 네 말이 전혀 위로되지 않는구나.”
호스피스 병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위로하는 법’을 안다고 믿어 왔던 저자에게 이 말은 예상치 못한 일격이었다. 투병 중인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준비해 간 모든 말은 그 한마디 앞에서 무력해졌다. 몇 초간의 침묵 속에서 그는 처음으로 깨달았다. 자신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한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해 왔다는 사실을.
이 책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 단순히 누군가를 돕는 데 능숙한 사람의 성공담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잘하고 있다”고 믿었던 태도가 뒤에 다시 겸손해지는 과정을 기록한 고백에 가깝다. 저자는 그날의 부끄러움을 덮어 두지 않았다. ‘진짜 위로란 무엇인가’를 배우기 위해 그는 암과 싸우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 친구가 되었고, 그 관계 속에서 ‘힘내’라는 말 대신 ‘그저 곁에 있어 주는 법’을 배웠다. 저자는 다양한 인생 경험을 중심으로 자기 삶의 주인으로서 관계와 일을 진심으로 대하는 법을 그려 보인다.
■ 저자 우자더(吳家德)
은행, 호텔, 요식업 등 고객을 직접 만나는 서비스 현장에서 커리어를 쌓아 온 경영인이다. 1997년 은행 영업 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여 년간 근무하며 지점장에까지 올랐고, 올해의 영업 사원·팀장·지점장을 모두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현재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NU PASTA와 텐리(天利)식당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으며, 2016년 월간 《경영인(經理人)》이 선정한 100 MVP 경영인에 이름을 올렸다.
‘열정으로 세상을 움직이자’를 좌우명으로 삼고, 공익 활동에 꾸준히 참여해 왔으며, 인맥의 궁극적인 가치는 성공이 아니라 이타심과 나눔에 있다고 믿는다. 그의 글과 강연은 선의가 개인의 삶과 일, 비즈니스를 어떻게 성장시키는지를 실제 경험을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주요 저서로는 『다른 사람의 마음속에 중요한 누군가가 되어라』 『나는 인맥이 넓은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친절한 것뿐』 등이 있다.
■ 역자 이지수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한중 전문통번역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에서 전문 통번역사로 일했다. 문학, 인문, 실용, 아동서 분야의 전문 번역 작가로 원서의 배경과 문화를 잘 살피면서도 우리 작가의 글처럼 자연스럽게 읽혀야 한다는 생각으로 번역에 임하고 있다. 현재는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아인슈타인과 논쟁을 벌여봅시다』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서양 철학』 『애니멀 위스퍼러』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추천사
서문 선한 인연은 행복으로 돌아온다
Part 1.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라
깨달음의 여정
애써 연습하는 마음
젊음이라는 선물
꿈을 향한 여정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약속
열정적인 태도
Part 2.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
느린 것이 곧 빠른 것
행복해지려면 과감히 떠나라
함께하는 사람이 나를 만든다
문턱 없는 행복
인생은 즐거운 여행이다
사람을 잇는 일
허우화, 생명의 노래
기차 안에서 시작된 대화
국어 선생님을 찾습니다
Part 3. 선의는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세 가지 약속
여행과 수행
길 위에서 만난 기적
사익과 공익
조용히 이어진 온기
우연한 만남
깜짝 생일 선물
잘 팔리는 책의 비밀
고구마보다 달콤한
꺼지지 않는 빛
늦은 감사 인사
Part 4.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
서비스 정신이란 무엇인가
긍정적인 에너지는 능력이다
행복 연습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여 주는 사람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사람을 향한 철학
은행 영업 사원으로 출발해 지점장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다시 요식업 현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경영자가 되기까지 그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날카로운 계산보다는 ‘커피 한잔’을 택해 왔다. 수천 명이 넘는 낯선 이들과 기꺼이 인연을 맺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은 채 안부를 묻고 마음을 건네며 살아온 그의 행보는 대만 현지에서 ‘이타적 경영’의 상징으로 회자되고 있다.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라
꿈을 향한 여정
예전에서 한 대학교에서 직장 생활에 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직장 생활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하는 과정이다. 일반적으로는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직장 생활이 시작된다. 그러나 학생 시절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열다섯 살 무렵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박사 학위를 받느라 서른을 훌쩍 넘겨서야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도 있다. 남보다 일찍 시작했든, 늦게 시작했든 직장 생활은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시 학교에서 요청한 강의 주제는 ‘CEO에게 배우는 직장 생활 필수 능력’이었다. 이 주제는 개인의 경쟁력을 기르는 것에서부터 직장 문화의 차이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나는 직장 생활을 하나의 여정으로 보고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질문을 학생에게 던졌다.
나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 / 어떤 곳으로 가고 싶은가? / 왜 그곳으로 가고 싶은가? / 어떤 방법으로 그곳에 갈 수 있는가? / 그곳에 도착한 그다음은?
그리고 이 다섯 가지 질문을 바탕으로 직장 생활의 여러 가지 모습과 나아가 철학적인 사고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나는 현재 어디에 있는가?’는 아주 재미있는 질문이다. 이 질문을 받은 순간 당신은 집에 있거나, 학교에 있거나 혹은 회사에 있을 수 있다. 스마트폰의 지도 앱을 켰을 때 파란 점으로 깜박이는 곳이 바로 현재 내가 있는 곳이다.
어떤 여정을 시작하려면 현재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생은 돌아오지 않는 편도 여정이기 때문에 매 순간이 소중하고 낭비할 시간이 없다. 이 질문은 자신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를 묻고 있지만,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대학에서의 전공, 특별한 기술이나 능력, 인간관계, 예술적 소양까지 자기 자신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내가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긴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각종 난관을 무사히 극복하지 않겠는가.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했다. 자신에 대한 점검이 끝났으면 이제 정말로 길을 나서야 할 때다. 이때 자신에게 두 번째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곳으로 가고 싶은가?’
이 질문을 해석하면 ‘꿈이 무엇인가’라는 의미이다. 내가 가진 자원과 능력이 무엇인지 파악했다면, 이제 내가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가 어디인지 자신에게 물어봐야 한다.
과연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죽기 전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 젊었을 때는 부와 명예를 추구하고, 나이가 들어서는 정신과 내면에 집중한다.
나는 젊었을 때 기업의 대표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그래서 나의 목적지는 ‘CEO’ 즉, 최고경영자였다. 그리고 그 후 이십여 년을 착실하게 일한 결과 드디어 최고경영자라는 목적지에 성공적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지난 이십여 년의 직장 생활을 돌아보면, 직업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때에 따라 변화했다. 건강 상태, 결혼과 자녀의 출생, 주변 친구의 변화 등 나를 둘러싼 상황에 따라 가치관도 조금씩 달라졌다. 나이가 들어 새로운 만남과 이별의 기회가 많아지면 부득이 목적지를 바꿔야 할 가능성도 커진다. 변화는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그럼 이제 ‘왜 그곳으로 가고 싶은가?’에 대해 생각해 볼 차례다. 이번 질문은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또 한편으로는 철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과학적이라는 것은 회사에서 어떤 직급을 담당하고, 연봉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등을 계량화된 지표를 사용해 확률을 계산해 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편 철학적으로 접근할 때는 정해진 기준이나 답이 없다. 일을 할 때 얼마나 즐겁고 행복할 수 있을지, 얼마나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왜 그곳으로 가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제 ‘어떤 방법으로 그곳에 갈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한다. 즉,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고 전략 지도를 그려야 한다. 꿈이 방향이라면, 선택은 방법이다. 먼저 방향을 정한 다음 그에 알맞은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다.
예를 들어, 당신이 서울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도 정확히 모른 채 무작정 남쪽으로 향하는 고속 열차를 탔다고 치자. 그렇게 해서 도착한 곳은 부산인데, 아무리 빠르고 편안하게 도착했다 하더라도 그곳이 당신이 원하던 목적지가 아니라면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 그럼 돈도, 시간도, 체력도 모두 낭비한 셈이 아닌가? 그런데 만약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알고 있다면, 설령 고속 열차를 탈 만한 경제적 능력이 없더라도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조금 느리더라도 정확한 목적지를 향해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
첫 단계에서 자신이 가진 능력과 자원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한 다음, 도달하고 싶은 목적지를 정하고, 왜 그곳에 가고 싶은지 명확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면 당신의 꿈을 향한 여정에 제대로 오른 것이다.
이 다섯 가지 질문은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인생의 모든 여정을 바로잡는 데 아주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 사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다 보면 그 안에서 다양한 문제가 생겨나고, 우리는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나 혼자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비교적 수월하다. 자기 자신과 깊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장단점을 분석하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만드는 건 생각보다 간단하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고 어울리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사람마다 개성, 생각, 가치관, 추구하는 목적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조율과 타협이 필요하다.
사람에 대한 믿음까지 잃은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만약 당신 인생이 순탄하기만 했다면 이런 생각은 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이 내내 가시밭길이었다면, 당신의 뇌는 분명 부정적인 방향으로 레이더를 향했을 것이다. 현실에서 도망치고, 사람들로부터 멀어지는 쪽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학생이라면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 외에도 선생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과제를 제때 제출하며, 시험에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면 선생님과의 관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들과의 관계는 조금 더 복잡하다. 학생의 본분인 공부 외에도 친구들끼리 어떤 도움을 주고받는지, 어떤 무리의 친구들과 어울리는지, 험담하지는 않는지, 이익의 충돌은 없는지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고 나면, 밥줄을 지키고 승진하기 위해 동료와 상사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한다. 회사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조직의 흐름에 순응할 것인지, 조금 더 용감하고 솔직하게 자신만의 길을 갈 것인지 각자의 선택에 달렸다. 직장 동료와의 관계는 학교 친구들과의 관계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승진, 인사 고과부터 누가 상사의 눈에 더 들었는지 등등… 직장 생활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신경전을 벌인다. 모두 자기 이익을 챙기려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이런 소리 없는 전쟁은 큰 회사든 작은 회사든 모두 존재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계략을 꾸미는 것은 인간의 추악한 본능이다. 타인을 이용하고 계략을 꾸미는 일에 익숙해지면 무감각해질 수 있지만, 사람답게 사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이 이야기는, 명예와 권력을 위해 정당하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면서 자기 합리화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가는 목적은 무엇인가? 내가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타인을 위해 내가 발휘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가? 내가 가진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가? 나는 자신에게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던지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좋은 인연을 맺고 세상과 발맞추어 나갈 수 있기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더 중요한 건 진심 어린 선량함이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성실하게 조금씩 나아간다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마음에 충실해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고, 그렇게 살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을 느끼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느린 것이 곧 빠른 것
2017년, 위엔동 은행 자이 지점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어느 날 이십 대 초반의 청년이 사무실로 찾아와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의 제휴 카드를 홍보했다. 당시 코스트코가 자이시에 처음 입점하면서 쇼핑 열풍이 불고 있던 때다. 나는 그 친구의 영업에 전혀 거부감이 없었다. 내 커리어의 성장과 변화도 영업을 통해 점점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나는 훌륭한 영업 사원이라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단정한 외모, 유려한 화술, 제품에 관한 철저한 이해다. 그 밖에도 성공적인 영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키워드를 명심해야 한다.
첫 번째는 ‘투지’다. 전력을 다하고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전략’이다. 상황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는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배움’이다. 끊임없이 배우고 시대에 발맞춰 나가는 자세다.
젊은 영업 사원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내 눈을 사로잡았다. 단정하고 잘생긴 외모에 청춘의 생기가 흘러넘쳤고, 외모를 통해 혼혈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어가 유창한 것을 보니 어렸을 때부터 대만에서 줄곧 살아온 모양이었다. 예의 바르고, 유창한 말씀씨까지. 그에 대한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그가 카드 영업을 하기 위해 찾아왔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개인적인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청년의 이름은 캐리 기센, 대만인 엄마와 네덜란드인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고, 밑으로는 쌍둥이 동생이 있다고 했다. 원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네덜란드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었지만,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어머니 혼자 생계를 책임지게 할 수 없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는 코스트코의 계산원으로 일을 시작해 영업 사원을 거쳐 카드 마케팅을 하면서 나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캐리와 대화를 나누면서 어린 나이임에도 성숙한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나중에 캐리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면서 그의 성품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는데, 어머니는 그가 어려서부터 성숙하고 독립적이었으며 효심이 깊었다고 전했다. 또 사춘기 시절에도 크게 반항하지 않고 오히려 어린 두 동생을 잘 돌봐 주었다고 한다.
캐리는 차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래서 몇 년간 기술을 배우고 돈을 모아 혼자 힘으로 자이시에 손 세차 디테일링 숍을 열었다. 그는 탁월한 영업 실력으로 고객들을 불러 모았고, 비싼 차든 아니든 차별 없이 최선을 다해 세차했다. 그는 진심 어린 노력으로 고객들의 깊은 신뢰를 얻었고, 이는 호평으로 가득한 구글 리뷰로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번은 그에게 어떤 사업 철학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느린 것이 곧 빠른 것’이라고 대답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져서 물어보니, 그가 이렇게 말했다.
“창업 초기에는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지나치게 서두르다 보니 중요한 것을 많이 놓쳤어요. 최근에 속도를 늦추고 마음을 느긋하게 가져 보니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되었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캐리는 자신의 영업 방식에 대해 이렇게 덧붙였다.
“고객 서비스 중 실수가 있었다면 억지로 변명하려고 하지 말고 즉시 사과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성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하면 고객 대부분이 이해해 주시더라고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떻게 서른도 되지 않은 젊은 청년의 입에서 이렇게 지혜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감탄했다. 아마도 하룻밤 사이에 어른이 될 수밖에 없었던 청춘의 시간이 오히려 그에게 좋은 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
캐리의 영업 방식은 내가 제시한 성공적인 영업을 위한 세 가지 키워드에도 부합한다. 중요한 것은 ‘투지’를 발휘한 뒤에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조금 더 큰 그림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다. 진정한 성공은 무조건 빨리 뛰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전략’이고 ‘배움’이다.
선의는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꺼지지 않는 빛
“교통사고가 난 이후로 제게는 한 가지 꿈이 생겼습니다. 다시 건강해져서 엄마 손을 잡고 나들이를 가는 것이죠. 하지만 이 꿈은 이제 이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나는 아주 특별한 계기로 아첸을 알게 되었다. 어느 날 페이스북으로 메시지가 왔는데, 보낸 이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샤오원이라는 선생님이었다. 그는 먼저 내 책이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그런 다음 곧바로 아첸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첸은 교통사고로 전신이 마비되었지만, 본업은 작곡가라고 했다. 아첸과 허우밍이라는 예술가 친구가 이번에 음악과 예술을 결합한 ‘아스라이’라는 전시회를 개최한다면서 내게 전시회에 한번 와 달라고 부탁했다.
샤오원은 아첸과 허우밍을 꼭 소개해 주고 싶다고 했다. 메시지에는 아첸, 허우밍 두 사람의 페이스북 링크도 함께 첨부되어 있었다. 나는 얼른 세 사람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한번 둘러보고 샤오원에게 전시회를 꼭 보러 가겠다고, 일정을 확인하고 다시 알려 주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당시 이런저런 일로 일정이 꽉 차 있었지만, 이 전시회는 꼭 가 봐야겠다는 직감이 들었다. 바로 샤오원과 전화 통화를 했고, 일주일 후 이른 저녁 시간에 전시회장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렇게 해서 2024년 늦은 봄, 아첸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아첸의 설명을 들으며 전시회를 둘러봤고, 그의 인생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아첸은 어려서부터 악기를 좋아했고, 대학 시절 전국 음악 경연 대회에 나가 대상을 거머쥐었다. 또 운동을 좋아해서 자투리 시간에 헬스클럽에서 트레이너로 일하기도 했다. 그런데 음반 출시를 앞두고 이제 진정한 음악가로서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던 어느 날, 그는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로 한 순간에 전신 마비 환자가 되었다.
아첸은 생사의 기로에서 다시 살아난 이후 수년간 깊은 우울증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의미 있는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 자신에게 닥친 끔찍한 시련도 사실은 어떤 의미가 있을 거라면서 말이다.
그는 다시 음악 작업에 착수했다. 입으로 마우스를 움직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작곡을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그의 새로운 앨범에 수록되었다.
교통사고가 난 지 10년, 그는 자신과 세 가지 약속을 했다.
첫째, 좌절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나아가자.
둘째, 현실을 받아들이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믿자.
셋째, 나에게 주어진 음악적 재능에 감사하고 창작을 계속 이어 가자.
작곡을 다시 시작한 뒤 아첸의 인생은 다시 빛나기 시작했다. 그는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의 보살핌에 진심으로 감사해한다. 그리고 자신이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하려고 노력했다.
아첸은 원래 새로운 친구 사귀기를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자신의 영어 이름을 넣은 ‘Jeremy and Friends’라는 개인 브랜드를 만들고, 브랜드명의 이니셜을 따 티셔츠, 모자, 가방 등의 소품을 제작했다. 그는 누군가 ‘JNF’가 인쇄된 티셔츠나 모자를 쓰고 있는 걸 보면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아첸은 2021년부터 매년 자신이 창작한 음악으로 콘서트를 열었고, 여러 친구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음악을 대중에게 들려주고 있다. 나는 전시회 폐막식에서 아첸의 음악을 직접 들을 기회가 있었다. 차분하고 부드러웠으며 동시에 삶에 대한 밝은 희망이 느껴졌다.
2024년 말, 아첸이 매년 콘서트를 개최한 지도 4년이 지났다. 올해는 마침 그가 마흔 살이 된 해여서 콘서트 제목을 ‘40, 바로 지금’으로 지었다.
그동안 그는 평소 아끼고 모은 돈과, 학교 등에서 강연을 하고 얻은 수익으로 앨범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했다. 나는 이야기를 듣고 그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해 이번 콘서트 개최를 도와주기로 했다. 그는 내가 함께 도와주겠다는 말에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전적인 도움보다 누군가의 마음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했다. 완샤 예술센터에서는 콘서트장과 필요한 장비를 모두 무상으로 제공해 줬고, ‘사랑의 샤오페이라이’라는 이름의 자선 단체에서도 그의 콘서트를 적극 지원했다.
아첸은 자신이 온전한 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기를 원했고,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좋아해 주는 것으로 큰 만족감을 느꼈다.
나는 아첸의 이야기를 소셜 미디어에 올렸고, 즉각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200여 명으로부터 콘서트 개최를 돕기 위한 후원을 받을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아첸의 전시회에 가지 않았다면, 그를 만날 기회가 없었을 테고, 만약 아첸의 인생을 알지 못했다면 이렇게 그를 도울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 이 모든 ‘만약’은 마음속의 ‘선량함’에서 출발해 여러 사람을 통해 새콤달콤하게 무르익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는다.
‘아스라이’는 아득히 멀고 희미하다는 뜻으로, 외로움과 슬픔의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다. 하지만 아첸의 인생은 결코 아득히 멀고 희미하지 않다. 그의 인생은 밝게 빛나고 사랑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