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터면 나로 살지 못할 뻔했다
 
지은이 : 황양밍, 장린린 (지은이), 권소현 (옮긴이)
출판사 : 미디어숲
출판일 : 2026년 06월




  • 많은 이가 ‘불안’ 때문에 자신의 삶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 ‘생활 속 심리학 박사’로 불리는 두 저자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불안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다루기 위해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책에 담았다. 



    하마터면 나로 살지 못할 뻔했다


    감정의 불안 - 감정은 왜 불안에 영향을 줄까?
    불안은 자기 의심에서 온다
    불안과 맞서 싸울 때 마음 깊은 곳에서 이런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난 안 돼", "난 부족해", "난 못 해".

    자기 의심(Self-doubt)은 불안의 핵심이다. 자기 의심이 마음속에서 일어나면 머릿속에 두려움이 가득 차고 불안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손발도 꽁꽁 묶여 결국에는 백기를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해야 자기 의심에서 벗어나고 불안을 떨쳐낼 수 있을까?

    푸단대학교에서 강의할 때 학생들에게 종이를 꺼내 자신이 평소에 가장 자주 하는 말을 적고, 그 말이 자신의 인생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생각해 보라는 과제를 낸 적이 있었다. 그날 수업이 끝난 후 A학생이 내게 메일을 보내왔다.

    평소에 자주 하는 말을 써 보라고 하셨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말은 "난 안 돼"였습니다. 제 잠재의식은 부인하고 싶었지만 사실이었죠. 인턴십 할 때 담당자가 제게 새 업무를 주면 "안 돼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일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이 새로운 것을 해 보자고 할 때도 "너희들끼리 해, 난 잘 못해."라고 말했습니다. 가족들이 제게 사회생활 좀 하라고 권하면 "나도 그러고 싶지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아."라고 말했습니다.

    A학생은 부족한 점이 전혀 없는 젊은이었지만 "난 안 돼"라는 단 한마디로 자기 의심과 자기 부정에 빠져 버렸다. 우리는 왜 자기 의심에 빠질까? 어떻게 해야 자신을 믿을 수 있을까? 그 문제를 생각하던 중에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명언이 떠올랐다. 심리학자 게이 헨드릭스(Gay Hendricks)의 말이다.

    "우리가 자신을 믿는 과정은 "깃털의 보드라운 어루만짐"일 수도 있고, "망치의 묵직한 타격"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 되느냐는 전적으로 당신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그의 이 시적인 표현은 무엇을 의미할까? 완고하고 폐쇄적이며 자신을 믿지 않는다면, 그건 자신에게 망치를 휘둘러 자신을 부수는 것과 같다. 반대로 호기심이 많고 개방적이며 자신감이 넘친다는 것은 마치 깃털로 어루만지듯 따뜻하고도 사랑스럽게 자신을 대하는 것이다.

    자기 의심이 생기는 이유
    살아가면서 ‘난 못 해’, ‘난 안 돼’라고만 생각한다면 자신을 객관적이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누가 나를 칭찬해도 그저 인사치레나 비웃음이라고 여기며 자신에게 한계를 설정해 수많은 가능성과 훌륭한 경험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이는 망치로 자신을 때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왜 그럴까? 그 배후에는 문화, 성격, 개인의 성장 배경 등 여러 원인이 존재한다.

    문화적 요인을 짚어 보자. 겸손을 중시하는 동양 문화에서는 개인의 성장을 유도할 때 ‘억압’이나 ‘비난’ 등의 방법으로 불안 심리를 유발해서 독려하는 경우가 많다. 타인 앞에서 자녀를 칭찬하기는커녕 결점을 들추며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는 것처럼 말이다. 외재적인 평가 방식은 내재적인 평가 방식에 영향을 준다. 이렇게 부정적으로 독려받는 시간이 길어지면 아이는 자신이 훌륭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달리 서양은 ‘격려’와 ‘칭찬’에 더 적극적이다.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미국으로 건너갔는데 숙제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엉망진창인 내 숙제에 ‘very good’이라는 평가를 주었다. 사실 ‘very good’은 잘하지 못했을 때 받는 평가이고, 정말 잘했다면 ‘excellent’나 ‘brilliant, exceptional’ 등의 표현을 쓴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하지만 선생님께 칭찬을 받아 신이 난 나는 낯선 타지에서 느낄 법한 두려움과 자괴감을 겪지 않을 수 있었다.

    살면서 불행히도 망치의 타격을 자주 받는다면 ‘가면 증후군(Imposter syndrome)’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1978년 미국 심리학자 폴린 로즈 클랜스(Pauline Rose Clance)와 수잔 임스(Suzanne Imes)는 ‘이뤄낸 성취, 처한 상황, 타인의 인정과 관심을 소유할 자격이 없다’라고 여기는 현상을 ‘가면 증후군’이라고 정의했다.

    이 증상이 있는 사람은 자기 의심에 빠질 수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받아도 자신은 사실 그렇게 뛰어나지 않으며, 칭찬한 사람이 자신에게 속고 있을 뿐이라고 여긴다. 그들은 자신이 충분한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타인의 도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행운 등 외부 환경 덕분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이 똑똑하지 않고, 능력이 없다는 생각은 거짓된 감정이다. 자신은 그렇게 부족한 사람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거짓된 감정을 떨쳐내고 자기 의심에서 벗어나 자신을 빛낼까? 다음에 소개할 두 가지 방법, ‘5초의 법칙’과 ‘미래의 나 상상하기’를 시도해 보자.

    * 5초의 법칙
    ‘5초의 법칙(The 5 Second Rule)’은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멜 로빈스(Mel Robbins)가 제안했다.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심과 두려움을 느끼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또는 해야 할 일을 미루고 싶을 때 1부터 5까지의 숫자를 거꾸로 세면 즉각 행동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사실 생각이 많아지면 정말 충동이 억제되기도 한다. 그래서 홈쇼핑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시간과 물량을 제한하는 행사를 실시해 고객의 충동 쇼핑을 유도하기도 한다. 그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주면 변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멜 로빈스는 TED 강연에서 5초의 법칙을 장려했다.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을 봤다면 바로 다가가서 인사하세요. 어떤 방식으로 말을 걸지, 상대가 거절하면 어떻게 할지 따위는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 바로 행동하세요, 그게 맞습니다!”

    온라인에서 처음으로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나는 이 방송을 앞두고 걱정이 앞섰다. 할 말이 떠오르지 않거나 참여자가 꼬리를 물고 질문을 해대는데 대답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서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5초의 법칙’을 떠올리고는 ‘5’에서 ‘1’까지 세면서 마음을 진정한 후 준비한 강연을 훌륭하게 마칠 수 있었다.

    ‘5초의 법칙’은 목표에 집중하도록 도와준다. 잘만 활용하면 자기 의심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해 자기 의심, 우유부단, 미루기 등 나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 미래의 ‘나’를 상상하기
    미래의 ‘나’를 상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래의 ‘나’를 이용해 지금의 ‘나’를 이해하고 성장의 힘을 믿어 보자. 5년 또는 10년 후 내가 맞은편에 서 있다고 상상한다. 미래의 나는 지금의 내가 직면한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행동을 할까? 실력을 갈고닦아 한층 성장한 미래의 나는 자신감과 에너지가 넘칠 것이다. 지금의 내가 미래의 나와 함께 곤경을 이겨 낼 수 있다고 믿어 보자.

    나는 어린 시절 미국으로 간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말이 통하지 않아 친구를 사귈 수 없어 힘들고 무료한 시기를 보냈다. 그나마 마블 코믹스의 만화 영화를 즐겨 보았는데 그중에서도 <스파이더맨>을 보는 것이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한번은 버스를 잘못 탔는데 주변 환경도 낯설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볼 담력도 없어서 잔뜩 겁에 질렸었다. 그 순간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한 내가 하늘에서 내려와 나를 응원하는 상상을 했다.

    ‘Yes, you can.(넌 할 수 있어)’ 내가 스파이더맨으로 변신한 상상은 신기하게도 정말 나에게 힘이 되었다. 난 용기를 내서 서툰 영어로 길을 물었고, 마침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이런 상상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성장한 후의 자신을 상상하고 미래의 나와 유대감을 갖는 것만으로도 더 큰 믿음이 생기고 용기와 힘을 낼 수 있다.


    선택의 불안 - 크고 작은 선택 앞에서 늘 후회하는가?
    최고의 선택은 없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상황에 놓인다. 작게는 아침에 일어나서 무슨 옷을 입을지에서부터 크게는 어떤 사람과 결혼해서 인생을 함께 보낼지 모두 선택이라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루에도 70번이 넘는 크고 작은 선택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보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선택해야 할 일은 더 많아졌다. 커피 한 잔을 살 때도 카페 점원은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 중에서 어떤 커피를 선택할지 묻는다. 스커트를 사려면 롱스커트, 미니스커트, 하이웨이스트 스커트, 로우웨이스트 스커트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투자를 하려고 해도 펀드 상품이 셀 수 없이 많다. 도대체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어떤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 이 문제들의 근원에는 ‘불안’이 있다.

    선택지가 많아도 불안이 커진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 또는 간단하거나 복잡한 선택을 해야 한다. 어떤 맛의 밀크티를 고를지, 어떤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야 하는지 등은 개인의 기호나 제품 품질에 따라 빠르게 결정할 수 있어 선택이 쉽다. 하지만 어떤 전공을 선택할지, 어떤 기업에 입사할지, 누구와 결혼할지, 어떤 집과 차를 사야 하는지, 고향으로 돌아갈지 도시에 남아 있을지와 같은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일들은 단번에 결정하기 어렵다. 이런 복잡한 문제는 선택안이 너무 많은 데다가 한 번에 각각의 장단점을 비교할 수 없어 반복적으로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학과 조직행동학 분야의 연구를 토대로 한 ‘결정 3단계’를 추천한다. 먼저 1단계에서 관계없거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애고 중요한 선택안만 남긴다. 2단계에서 중요한 선택안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한 후 결정을 내린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기대 관리를 통해 자신이 한 결정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 결정 1단계: 중요한 선택안만 남기기
    선택안이 너무 많으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혼란스럽다. 그럴 때면 자료를 찾아보거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써서 중요하지 않고 무관한 선택안을 먼저 버린다.

    심리학자들이 재미있는 실험을 한 적이 있다. 대형마트에서 과일잼을 진열한 후 소비자에게 과일잼 할인권을 증정했다. 처음엔 24가지의 과일잼을 진열했고, 그다음엔 6가지 과일잼을 진열했는데, 24가지 과일잼이 진열된 경우 소비자의 단 3%만 구매했지만, 6가지 과일잼을 진열한 경우 30%의 소비자가 구매했다. 과일잼 종류가 줄어든 후 판매량이 오히려 열 배 증가한 이유는 뭘까?

    선택의 폭이 너무 넓으면 오히려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른다는 것은 이해하기 쉽다. 심리학에 ‘선택 과부하(Choice overload)’라는 이론이 있다. 선택안이 많을수록 자신에게 ‘최고의 선택’을 하라고 스트레스를 부여한다. 선택의 결과가 나쁘지 않아도 더 좋은 선택안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선택이 완벽하지 않았을 경우 실망감은 더욱 심해진다. 그래서 선택안이 많을수록 더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선택의 폭을 좁힐까? 사실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서 믿을 만한 전문가를 찾아 그들의 의견을 참고해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프로덕트 매니저인 당신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회사 다섯 군데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어느 회사가 자신과 더 맞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럴 때는 전문 프로덕트 매니저 한두 사람을 찾아가 그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다. 업계에서 오랜 시간 일한 그들은 업황을 전반적으로 잘 알고 있고, 당신의 선택안을 분석해서 새로운 제안을 할 수도 있다. 도움을 받아 선택안을 줄인 후에 남은 항목들만 분석하면 되니 훨씬 수월하다.

    내가 박사 과정을 지원할 때도 선배를 찾아가 어느 지도 교수님이 학문이 깊고 대화 나누기가 좋은지 의견을 구한 다음 추천받은 교수에게 제자가 되고 싶다고 의향을 밝혔다. 그때 선배들의 건의는 나의 의사 결정에 큰 도움이 되었다.

    * 결정 2단계: 선택안 분석하기
    선택안을 분석할 때 각각의 장점과 단점을 모두 생각해야 한다. 고향으로 돌아갈지, 도시에서 계속 생활할지는 사람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도시에서 살면 생활비 부담이 크고 임대료가 오르거나 회사 일이 원만하지 않으면 편안하고 여유 있는 고향이 그리워질 것이다. 하지만 고향으로 내려가면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일자리 기회와 편리한 생활이 그립고 아쉽다. 모든 선택은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있다. 장단점을 비교해 득실을 따져야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

    * 결정 3단계: 기대 관리
    의사 결정을 할 때 앞으로 일어날 가능성은 배제하고 현재 상황만 고려하기 쉽다. 최종 결과의 좋고 나쁨은 간과하는 것이다. 내가 박사 과정을 지원할 때 그런 실수를 저질렀다. 감정 연구를 하고 싶었던 나는 저명한 감정 연구학자 몇 분에게 제자가 되어 연구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그중 영국에 있는 어느 학교의 교수님 문하의 박사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결정하자마자 영국 요크대학교의 앨런 배들리(Alan Baddeley) 교수가 나를 학생으로 받아 주겠다고 연락을 해왔다. ‘작업 기억 이론(Working memory theory)’을 제창한 심리학자 앨런 배들리는 세계 100대 심리학자 중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심리학 대가이다. 나는 앨런 배들리의 제안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 학교와 지도 교수의 인지도를 고려하면 최고의 선택이 될 것 같았다. 원래 약속했던 교수님과 앨런 배들리가 미래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결국 앨런 배들리의 문하에서 기억 분야를 연구하기로 했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원래 약속했던 교수가 옥스퍼드대학교로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소식을 들은 나는 내가 그 교수를 선택했다면 옥스퍼드대학교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을 거란 생각에 아쉬워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특성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또 다른 하나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한 것이 결과가 더 좋았으면 하는 아쉬운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래서 ‘기대 관리(Expectation management)’가 필요하다. ‘기대 관리’란 결정을 내린 후의 불안 and 아쉬움을 줄이고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안 좋은 결과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조직행동학자 칩 히스(Chip Heath)와 댄 히스(Dan Heath) 형제는 저서 『자신 있게 결정하라』에서 결정과 판단을 내릴 때 도움이 되는 ‘WRAP 프로세스’를 소개했다. 이 프로세스의 마지막 단계인 P는 ‘Prepare to be wrong(잘못했을 때를 대비해 준비하라)’의 약자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의 결정이 절대 틀릴 리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판단을 내릴 때 대안책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히스 형제는 결정은 언제나 틀릴 수 있으며 항상 대안책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현재 하는 일이 재미없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은 청년이 있다. 그는 이미 프로그래머가 되겠다고 결심했지만 갑자기 직종을 바꾸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게다가 기초 실력도 부족해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의 일을 찾을 수도 없다.

    이때 히스 형제의 프로세스를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안정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프로그램 언어 관련 과정을 등록한다. 어느 정도 기본 실력을 쌓은 후 무료 또는 유료 의뢰를 받아 전문성을 키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이 정말 직종을 바꾸길 원하는지 알 수 있고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


    직업의 불안 - 직장에서의 불안은 어떻게 이겨 내는가?
    감기처럼 피할 수 없는 번아웃
    당신은 한 회사에서 가장 오래 근무한 기간이 몇 년인가? 5년? 8년이면 긴 편인가? 그럼 한 기업에서 오래 일해서 기네스북에 오른 기록은 몇 년일까? 자그마치 81년 하고도 85일이다. 이 기록을 만들어낸 사람은 브라질 출신의 월터 오스만(Walter Orthmann)이다. 15세에 방직 회사에 취직한 그는 처음에는 배달부 직원이었지만 나중에는 마케팅 매니저가 되었다. 2019년 96세의 월터 오스만은 비로소 80년 넘게 근무한 회사를 떠났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한 회사에서 80여 년을 근무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이직률이 높은 오늘날에는 3, 4년에 한 번씩 이직하는 사람들이 많다. 오랜 시간 한 직장에서 일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많겠지만 보편적인 이유는 현재의 직업에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고 번아웃Burnout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번아웃 증후군이 찾아오는 이유
    회사에서 한동안 또는 몇 년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치고 에너지도 다 써버린 느낌을 느껴 본 적이 있는가. 출근할 때마다 형장에 끌려가는 것 같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누구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버리고 싶다. 업무를 겨우 다 마치고 퇴근할 때까지 버텼는데 다음 날 또 이런 죽음의 순환을 계속해야 한다.

    허탈함과 무기력함을 느끼는 번아웃 증후군을 앓는 이유는 뭘까? 이런 피로감을 줄이는 방법이 있을까? 번아웃 증후군, 영문으로는 ‘Occupational burnout’ 또는 ‘Burnout’이라고 하며 연소, 소진의 의미를 지닌다.

    번아웃 증후군에 관한 책 『번아웃의 진실(The Truth about Burnout)』이 대만에서 ‘회사의 수면자-번아웃 증후군 이겨 내기’로 번역되었는데 ‘회사의 수면자(睡眠者)’라는 표현이 참 적절한 것 같다. 번아웃 증후군을 앓는 사람은 비록 몸은 회사에 있지만 몸과 마음이 피로감, 무력감, 나아가 혐오감에 시달리는 상태이다. 이런 탈진 상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아주 뚜렷한 증상이 있다.

    사회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마슬락(Christina Maslach)은 심각한 번아웃은 다음의 세 증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1) 감정적 쇠진
    이는 가장 뚜렷한 증상이다. 신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피곤하다. 출근만 하면 우울하고 업무를 처리할 때도 무기력하다. 며칠 휴가를 내고 쉬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 간혹 ‘몸이 탈탈 털렸다’라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느낌이겠다.

    (2) 친화성 상실
    번아웃을 겪고 있다면 주변 사람에게 차갑게 대하고 업무도 대강 처리한다. 사장이든, 동료든, 고객이든 아무도 마음에 들지 않아 그들과 소통하는 기회는 되도록 피하고 싶고 어서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뿐이다. (번아웃을 겪을 때 이런 증상이 있었는가?)

    (3) 성과 저하
    일을 통해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없고 자신의 업무가 귀찮고 재미없으며 가치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또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없어 성장할 수 없다고 여긴다.

    위의 세 가지 증상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음이 지쳤어, 기분 나빠, 난 안돼’다. 현대 사회에서 번아웃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번아웃 증상이 나타날 것 같으면 다음의 두 방법을 시도해 보자.

    * 방법 1. 매일 조금씩 변화 주기
    기계적으로 같은 일을 매일 반복하면 탈진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능동적으로 새로운 변화와 시도를 한다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 비록 업무 내용을 바꿀 수는 없지만, 반드시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임무를 완수하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툴을 활용하면 데이터를 처리할 때 효율이 올라가지 않을까? 더 원활한 작업 프로세스를 위해 할 수 있는 방법도 연구해 보자. 매일 업무에 조금씩 변화를 준다면 효율적인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마음가짐 바꾸기
    업무 방법을 바꾸는 것 외에도 마음가짐에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번아웃은 무서운 게 아니다. 그것은 21세기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걸리는 감기처럼 아무도 피할 수 없고 완전히 치료할 수 있는 특효약도 없는 유행병이다.

    번아웃이라는 친구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번아웃이 단계적으로 나타날 때 정체를 제대로 보고 조절해야 한다. 번아웃이 찾아오면 감기를 대하듯 “응, 또 왔구나. 어서 와, 나의 오래된 친구.”라고 말해 보자. 조금 더 가벼운 마음가짐으로 번아웃을 대하면 무섭거나 심각해지지 않는다.

    * 방법 2. 샌드위치 작업법
    마음가짐을 바꾸고 업무에 변화를 주었지만, 여전히 지치고 고달픈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두 번째 방법인 ‘샌드위치 작업법’으로 번아웃을 해소해 보자. 이 방법은 시간 관리 전문가 엘리자베스 그레이스 손더스(Elizabeth Grace Saunders)가 제시했다. 샌드위치는 식빵과 내용물이 차곡차곡 쌓여서 한입에 물면 영양이 우수하고 아주 맛있다. 샌드위치 작업법은 샌드위치를 만들 듯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 좋아하지 않는 일을 교대로 처리하는 것이다.

    엘리자베스 그레이스 손더스는 자신도 이 방법을 자주 활용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전에 좋아하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끝낸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좋아하지 않는 일까지 완성할 수 있어서 훨씬 유쾌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때 좋아하는 음식을 가장 나중에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즉,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마지막에 누릴 수 있는 포상이라고 생각하면 좋아하지 않는 것을 먹을 동기가 생긴다.

    무기력하고 귀찮아서 업무를 처리하기 힘들다면 이 방법을 사용해 보자. 좋아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분류한 다음 번갈아 가면서 진행하면 재미없는 일도 견딜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