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앞에 서는 순간 급작스럽게 찾아오는 떨림 그리고 말문이 막히는 경험은 살면서 누구나 겪을 법한 일이다. 이 책은 그런 현상의 근본 원인을 짚고 극복하기 위한 실질 훈련법을 제시하는 ‘말하기 체질 개선’ 책이다.
사람들은 여러 사람 앞에서 말을 할 경우 안정이 안 되고 떨리는 일이 자신감 부족이나 내성적인 성격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증상이 잦다고 한다. 대중 앞에서 말을 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일이라는 것. 오랜 기간 잦은 긴장이 쌓이면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정신적, 신체적 나쁜 습관들이 몸에 쌓이고 심신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제대로 된 말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이 모든 건 구체적인 말하기 훈련을 통해 극복이 가능하다.
■ 저자 장은숙
27년 차 성우이자 연예인·정치인·CEO 등의 말하기를 가르쳐 온 스피치 디렉터.
1990년대 말 ‘스무살의 011, TTL’의 신비로운 목소리로 광고계에 등장한 후 5,000편 이상의 광고에서 성우로 활동했다. ‘국어듣기평가’, 〈장학퀴즈〉 등 다수의 교육 콘텐츠에 참여하였으며 〈도라에몽〉의 ‘도라미’, 〈뽀롱뽀롱 뽀로로〉의 ‘뚜뚜’, 〈방귀대장 뿡뿡이〉의 ‘뿡순이’ 등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목소리로 각종 애니메이션과 유아 프로그램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내비게이션 맵피, 렉서스 등의 목소리로도 유명하다.
최근 1,200만 조회 수를 기록한 화제의 ‘말하기’ 강의의 주인공이며, 노홍철의 발음 교정 선생님으로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기도 했다. 삼성 임직원 스피치 교육, MBC아카데미·SBS아카데미 강사, SM 연습생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교육 등 오랜 시간 다져온 스피치 노하우를 담아 첫 책 『떨지 않고 말하는 법』을 냈다.
■ 차례
추천의 글 5
레슨에 들어가며 9
1S 마음 만들기 Shaping the Mind
떨릴 때 떨릴 때는 어깨덜렁춤을 추자 25 마음을 다스리는 횡격막 호흡과 행복한 한숨 33 입의 긴장을 풀어주는 입 풀기 삼총사 39 여전히 떨릴 땐 미소를 짓자 44 자신이 없을 때 연습 노트가 자신감을 만든다 53 비교하지 않고, 나의 가치 찾기 57 자기 전에 상상하면 현실이 된다 65 위기 대응 매뉴얼 상상하기 71 집중이 안 될 때 씬 목표가 있어야 방향을 잃지 않는다 79 이야기 목차로 대본 만들기 85
2S 몸 만들기 Shaping the Body
목소리 만들기 발성 연습은 옆방의 엄마께 책 읽어드리기 93 공명 훈련은 하품하며 말하기 98 “엄마~아빠~”로 톤 찾기 103 말 만들기 평음 훈련과 강조 훈련으로 세련되게 말하기 111 입을 크게, 입을 작게로 명확하게 말하기 116 완두콩처럼 말하기로 부드럽게 말하기 121 안 되는 발음은 이렇게 훈련 126 신뢰감이 생기는 모음 5총사 133 자세 만들기 땅의 기운을 느끼고 세상을 안듯 서기 143 상대를 상상하며 바라보기 149 공감은 다가가며, 환기는 물러서며 155 표정과 제스처 만들기 얼굴의 미소가 마음의 여유를 만든다 165 동작은 간결하고 우아하게 170 대사 없이 대사 하기 176
3S 생각 만들기 Shaping Perception
이미지 메이킹 말하기의 경우 원하는 이미지의 슬로건 만들기 185 원하는 이미지의 템포와 리듬 만들기 190 해님 방법으로 신뢰감 주는 말하기 195 스토리텔링으로 내 편 만들기 202 설득하는 말하기의 경우 설득이 아닌 공감으로 마음 열기 211 상대에 관한 공부로 해답 찾기 216 부정적인 것도 긍정적으로 말하기 224 공감→ 해법 제시→ 긍정적 마무리 228 설명하는 말하기의 경우 청자와 함께 가기 237 강조하고 싶은 만큼 빼기 245 1, 2, 3으로 정리하기 249 호기심을 유발하는 개요→ 정리하며 설명→ 리마인드로 정리 255
레슨을 마치며 262
‘떨지 않는 방법’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떨림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해하고 이를 잘 다루는 방법을 알려준다. 말할 때의 떨림이 몸과 마음의 긴장에서 비롯된 ‘당연한 반응’이며 해결책 역시 정신력이나 의지가 아니라 몸의 이완과 호흡, 그리고 인식의 전환을 통해 찾아야 한다.
떨지 않고 말하는 법
1S 마음 만들기 Shaping the Mind
떨릴 때 떨릴 때는 어깨덜렁춤을 추자
자, 그럼 자세부터 살펴볼까요?
보통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할 때 똑바로 서서 두 팔을 몸통에 꼭 붙이고 있죠. 이 자세가 떨림을 야기하기도 합니다. 목소리는 목에서 나와요. 그런데 목에 힘이 들어가면 소리가 편안하게 나오지 못하죠. 그리고 목은 어깨와 연결되어 있고, 어깨가 경직되면 가슴이 움츠러들어 호흡이 불편해져요. 흔히 숨을 쉴 때 가슴이나 배 등 몸통의 앞부분만 움직인다고 생각하는데, 잘 살펴보면 갈비뼈가 옆으로 벌어지며 겨드랑이 쪽도 들썩이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즉 몸통이 2차원이 아닌 3차원으로 확장과 수축을 합니다. 등도 살짝 들썩이고요.
그런데 긴장으로 어깨가 경직되면 갈비뼈가 옆으로 벌어지지 않아 자연스러운 호흡을 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숨을 편안하게 쉬지 못하면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건 어렵습니다. 떨려서 몸이 경직되고, 몸이 경직돼서 숨을 편히 쉬지 못하고, 결국 숨이 불편해서 숨이 얕아지면 더 떨리게 됩니다. 악순환이 되는 거지요.
혹시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떨린다고 생각하세요?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도 이런 증상이 생깁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긴장되는 일이거든요. 오랜 기간 잦은 긴장이 쌓이면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정신적, 신체적 나쁜 습관들이 몸에 축적되고, 심신의 밸런스가 무너져서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숨이 잘 쉬어지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연기자들이나 공연 예술계 사람들은 알렉산더 테크닉을 훈련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도 했고요.
내가 내성적이어서, 내가 부족해서 떨리는 게 아닙니다.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은 당연히 떨리는 일이고, 누구나 그러한 거랍니다. 그렇다면 긴장하지 않으려 하기보다 긴장을 열심히 푸는 것이 현명한 처사겠죠.
불필요한 긴장으로 인한 떨림을 해결하는 방법
중력이 있는 지구에 사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긴장을 하고 삽니다. 걷기 위해, 서기 위해,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긴장이 있어요. 하지만 문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 불필요한 긴장을 없애기 위해서는 이완을 해야 해요. 몸도 마음도 입도 이완해야 합니다.
몸을 이완하는 방법은 스트레칭을 하는 거예요. 자연스럽고 가볍게 걷기도 하고, 어깨를 돌리거나, 목을 돌리기도 하고, 손목 발목도 돌립니다. 또한 연기자들은 몸의 자연스러운 정렬을 위해 발바닥 감각을 깨우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여기서 자연스러운 정렬이란 각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획일화된 똑바로 서기가 아닌, 각자에게 맞는 불필요한 긴장이 없는 최적의 정렬, 즉 자세를 말하는데요. 이를 위해 그라운딩을 중요시합니다. 나무처럼 안정감 있게 디디고 서는 것을 말이죠.
발바닥 감각 훈련에는 테니스공을 밟고 서 있거나, 나무 스틱을 가로로 놓고, 발가락부터 발뒤꿈치 방향으로 조금씩 옮겨 가며 밟고 서는 것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안정적인 자세를 만들려면 우리 몸 정렬의 시작인 땅과 맞닿아 있는 발 부분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그라운딩과 상체 이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있어요. 개업한 가게 앞에서 긴 두 팔을 펄럭이며 몸을 마구 흔들고 있는 바람 인형을 본 적이 있나요? 맞아요. 그 인형처럼 춤을 추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왜 하냐고요? 신나니까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스피치에 필요한 신체 기관들이 이완되니까요.
장 쌤의 원 포인트 레슨
어깨덜렁춤
1.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려 선다.
2. 어깨를 축 늘어뜨려 팔이 길어진다고 생각한다. (이때 목 뒷부분도 팔의 무게에 의해 당겨져 이완된다. 목을 살살 움직여 목덜미가 편안해진 걸 느껴본다.)
3. 몸통을 흔들어 팔이 덜렁덜렁 흐느적거리게 한다. (팔이 흔들리며 팔도 이완되는 걸 느껴본다.)
4. 팔을 흔들기 위해 몸통은 부드럽지만 안정적으로 축을 만들고, 하체는 단단히 고정된다.
‘어깨덜렁춤’은 쉽고 재미있지만, 스피치를 위한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주는 중요한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편안한 음성이 나오기 위한 준비 자세는 무엇일까요? 앞서 설명하였듯이 긴장하지 않기 위해 이완이 잘된 상태일까요? 떨지 않기 위해 이완에만 신경을 쓰면 말을 시작할 때 준비된 상태가 아니어서 입이 쉽게 열리지 않아요. 말하기를 위해 준비된 몸은 정적인 상태도 동적인 상태도 아닌 동적인 무언가를 하기 위한 최적의 상태를 말해요. 즉, 바로 이야기가 터져 나올 수 있는 상태지요.
단단히 지지한 발 위에 안정적이지만 불필요한 긴장이 없는 무릎, 단전의 에너지가 잘 담긴 골반, 횡격막 호흡을 할 수 있게 이완된 상체가 되어야 합니다. ‘어깨덜렁춤’을 추려면 상체의 유연함을 위해 하체의 단단함이 필요합니다. 하체가 단단히 받쳐 주어야 상체가 덜렁덜렁 자유로워질 수 있는 거지요. 단전의 안정적이고 힘 있는 호흡 에너지가 이완되어 말랑한 상태의 발성 기관을 통해 소리로 부드럽게 울려 나오게 몸을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몸을 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은 스피치 실기 수업을 부끄러워하는데, 이때 이 춤을 추고 나면 어색하던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는 효과도 있어요.
자신이 없을 때 연습 노트가 자신감을 만든다
스피치 연습과 자신감은 비례한다
스피치를 앞두고 연습을 몇 번 하나요? 한번 생각해 볼게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공연을 올리기 전에, 또는 화가가 전시를 앞두고 얼마나 연습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낼까요? 하다못해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몇 날 며칠 모여 연습합니다. 반면 우리는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에 얼마나 시간과 열정을 쏟았나요? 말하기는 일상적인 일이니 자연스럽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일상적 커뮤니케이션과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 앞에서 하는 스피치는 다릅니다.
스피치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면, 나를 더욱 빛나게 하고 싶다면 무대에 작품을 올리듯 준비해야 합니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키워야 떨지 않고 말할 수 있거든요.
자신감을 키우는 방법
자신감을 이야기할 때 자주 나오는 윌리엄 제임스의 ‘자존감 공식’이 있습니다.
자존감 = 성취 ÷ 욕심
이 공식에서 알 수 있듯이 자존감을 키우는 방법은 열심히 해서 성취감을 높이거나 자신의 욕심, 즉 기대치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중 성취감을 높이는 방법을 살펴볼게요.
장 쌤의 원 포인트 레슨
연습량이 자신감
연습 노트 쓰는 법
1. A4 용지 절반 크기의 노트를 준비한다.
2. 첫 줄에 날짜를 적는다.
3. 1/3 페이지에는 오늘 수행한 연습 내용을 쓴다.
4. 1/3 페이지에는 오늘 연습한 내용을 녹음하거나 녹화한 것을 듣거나 보고, 모니터링한 내용을 쓴다.
5. 1/3 페이지에는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를 적는다.
6. 마지막 줄에는 어제보다 나아진 점을 적는다.
혹시라도 연습을 못 한 날은 날짜만 쓰고 비워두세요. 빈 페이지를 볼 때마다 ‘아주 짧게라도 꾸준히 연습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도록요. 어떤 학생들은 연습하지 않은 빈 페이지에 연습하지 못한 이유, 후회와 반성의 편지를 적곤 하는데, 저는 그러지 말라고 해요. 연습을 못 했다고 자책하기보다는 앞으로 점점 줄여 가면 되는 거예요.
마음이 과거에 있으면 후회가 생기고, 미래에 있으면 두려움이 생기고, 현재에 있어야 행복하대요. 지금부터 바뀌면 됩니다. 연습 노트를 쓰는 목적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걸 잊지 마세요.
이렇게 매일 시간을 들여 연습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재미도 느끼고, 성취감과 자신감도 생길 거예요. 연습 노트 마지막 줄에 어제보다 나아진 점을 적고, 자신에게 칭찬해 주는 것도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랍니다.
보통 ‘2S. 몸 만들기’ 파트에서 설명하는 연습을 3개월 정도 하면 주변 사람들이 당신의 말하기에 변화가 생긴 걸 느끼고, 6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말 습관이 몸에 배기 시작하고, 1년이 지나면 익숙해집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꾸준히 연습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고, 변화된 나를 발견하면 당연히 자신감도 생길 거예요. 너무 당연합니다. 무엇이든 당연하게 하는 것이 좋아요. 종종 하루 만에 스피치가 바뀌게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스피치의 왕도는 없습니다.
2S 몸 만들기 Shaping the Body
목소리 만들기 발성 연습은 옆방의 엄마께 책 읽어드리기
웅얼거리는 발성으로는 스피치를 할 수 없다
앞서 ‘마음 만들기’ 편을 통해 마음을 잘 다스렸다고 해도, 우리의 몸은 마음만으로 쉽게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전 머리가 기억하고, 가슴이 기억하고, 내 몸의 세포들이 기억해야 비로소 우리는 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우리 몸의 세포가 바뀌는 훈련법을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걸그룹 스피치 레슨을 할 때 가장 처음 하는 것은 3m까지 소리 보내기입니다. 전국에서 오디션을 거쳐 올라온 가수 지망생들은 10대가 대부분인데요. 10대 화술의 공통점은 말을 웅얼거리듯 한다는 겁니다. 얼마 전 아끼는 후배인 김보민 성우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쓰복만〉 채널에 ‘잼민이’ 흉내를 내는 숏폼을 올려 화제가 됐는데요. 웅얼거리듯 말하는 초등학생들의 말투를 정말 잘 표현해서 모두를 즐겁게 했습니다.
평소에는 웅얼거리듯 말하다가 사람들 앞에서 스피치한다고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려면 목만 아프고 음이탈이 나는 건 당연합니다. 평소에는 보통 1~2명, 많아야 4명 정도 앉는 테이블에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6명 테이블만 해도 반대편 끝에 앉은 사람은 나의 말이 잘 들리지 않아요. 이처럼 1m 이내의 공간까지만 소리를 보내는 발성에 익숙한 우리가 갑자기 3m 이상의 거리까지 소리를 보내기는 쉽지 않죠. 설득하거나 설명하는 등의 의도가 있는 말하기를 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여기에 듣기 좋은 목소리까지 내야 한다면 더더욱 어렵죠.
복식 발성 훈련하는 법
대다수 스피치를 하려면 일상에서 하던 말하기와는 다른 발성이 필요합니다. ‘복식 발성’이란 단어를 많이 들어봤을 텐데요. 멀리까지 안정적인 소리를 보내려면 우리 몸의 깊은 곳, 즉 단전에서 모은 호흡 에너지를 부드럽지만 강하게 밀어내는 복식 발성 훈련을 해야 합니다. 초보자들은 이를 이해하고 실행하기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복식 호흡을 설명하면서 복식 호흡으로 말하면 복식 발성이 된다고 하는데, 일반인에게 이런 설명만으로 복식 발성을 끌어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장 쌤의 원 포인트 레슨
옆방의 엄마께 책 읽어드리기
옆방에 엄마가 계신다고 상상하고 “엄마~”로 말하기를 시작합니다. 오늘의 스피치 주제를 정해 영화 이야기, 재미있었던 일, 좋아하는 것 등을 말해도 좋고, 책을 읽어도 됩니다. 중요한 건 꼭 옆방까지 소리가 전해지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최소한 3m 이상까지 소리를 보낸다고 생각해야 해요. 이때 꼭 지켜야 하는 것이 있는데, 엄마께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부드럽고 친절하게 말해야 한다는 겁니다.
발성 훈련에서 소리의 크기에만 집중하곤 하는데 목 발성으로 크게 소리를 내면 성대에 무리가 가고 심하면 결절이 올 수도 있습니다. 부드럽게 멀리 소리를 보낸다고 상상하면 자연스럽게 목이 아닌 아랫배에 힘이 들어갑니다. 이때 배가 묵직하게 눌리는 느낌을 경험하는데 이는 복압을 만들고 있다는 겁니다. 처음 이 훈련을 하고 나면 목이 아닌 배가 당깁니다. 그럼 아주 잘한 거예요.
저와 이 훈련을 한 사람들은 발성 연습을 했는데, 유산소 운동한 듯 숨이 차고, 몸이 더워지고, 배도 당기니 신기해합니다. 반면 목에는 무리가 안 가고요.
근데 왜 아빠가 아닌 엄마로 시작하는지 궁금해하는데요. 엄마라는 단어에는 제가 좋아하는 비음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글 자음 중 비음은 ‘ㅇ, ㅁ, ㄴ’인데, 저는 이를 학생들이 기억하기 쉽게 ‘비음 삼총사’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어머니’라는 단어의 초성이 이 ‘비음 삼총사’로 이루어져 있어 기억하기도 좋아요. 엄마에는 비음 ‘ㅇ’과 ‘ㅁ’이 숨어 있죠? 비음은 코를 울려 나오는 소리입니다. 그래서 비음은 공명을 만들고, 이 울리는 소리는 좋은 발성의 마중물 역할을 합니다.
3S 생각 만들기 Shaping Perception
스토리텔링으로 내 편 만들기
나에 대해 모르면 상대는 거리를 두고 보게 된다
말을 잘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이야기를 듣는 상대를 내 편으로 참 잘 만듭니다. 저는 퍼블릭 스피치를 자주 하지는 않지만, ‘소통 스피치,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스피치’ 등의 강연을 의뢰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개인 레슨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미리 저에 대해 알아보고 호감만을 갖고 오지만, 다수의 사람이 듣는 강의에 가면 강의를 기획한 사람이 아닌 이상 대부분 저에 대해 잘 모르고 옵니다. 그래서 처음 강단에 서면 분위기가 냉랭해요. 팔짱을 끼고 ‘무슨 얘기를 하려나.’ 감시하듯 바라봅니다. 예전에는 이런 시선에 상처를 받기도 했어요. 하지만 신기하게도 강의가 끝나고 나면 앞으로 나와서 개인적인 질문을 하거나 정말 좋은 강의였다고 마음을 전하는 분이 많아요. 분명 시작할 땐 차가운 눈빛을 보내던 분들인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처음엔 모르는 사람이었고 이제는 아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객관적인 사실만으로 누군가의 정보를 알게 되면 우리는 표면에 드러난 몇 가지 내용으로 그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합니다. 연예 기사의 헤드라인처럼 자극적이고 왜곡되게요. “애니메이션 더빙하는 성우라는데, 왜 스피치 강의를 하는 거지?”처럼요. 어디까지나 남이기 때문에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상태로는 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말하기 비법
저는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청중과 친해지는 시간을 갖습니다. “저는 15년 동안 꽃 방귀 좀 뀌었어요. 〈방귀대장 뿡뿡이〉 보셨어요? 거기 나오는 뿡순이가 저예요. 안녕? 난 꽃 방귀를 뀌는 뿡순이야.”라고 뿡순이 소리로 말하면 사람들은 갑자기 호감을 보여요. “〈뽀로로〉도 보셨어요? 제가 뽀로로냐고요? 아니요. 뽀로로가 타고 다니는 빨간 자동차 뚜뚜예요. 안녕? 난 뽀로로의 빨간 자동차 뚜뚜.”라고 뚜뚜 목소리로 인사하면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해요.
강의 초기엔 이렇게 애니메이션 더빙 목소리를 들려주는 걸 꺼렸어요. 스피치 강사로 왔으니 우아하고 세련된 말하기를 해야 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단정하고 바른 모습의 저에게는 청자들이 호감을 느끼지 않는 거예요. 오히려 제가 어깨의 힘을 빼고, 마음을 열어 상대가 듣고 싶어 하고 재미있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실수했던 이야기, 곤란했던 이야기, 역경을 이겨낸 이야기를 하니까 공감하고 감동하고 좋아했습니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좋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은 거리감이 느껴지고, 실수한 이야기나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게 아닌가 싶어요.
장 쌤의 원 포인트 레슨
스토리텔링으로 내 편 만들기
사전 준비
1. ‘나의 자서전’을 쓴다.(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일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기록)
2. 매일 에피소드 1편씩 3분 스피치를 해본다.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준비
1. 원하는 이미지를 정한다.
2. 원하는 이미지에 맞는 에피소드를 고른다.
3. 스토리텔링을 구성한다.
4. 연습해 보며 스피치 시간에 맞게 조율한다.
스토리텔링 만드는 방법
1.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순으로 만든다.
2. 처음부터 성공한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3. 어떠한 어려운 상황이었고, 어떤 고난이 있었는지 리얼하게 설명한다.
4. 어떤 도전과 의지로 해결했는지 이야기한다.
5. 위기 해결의 공을 나에게로 향하게 하면 안 된다.
6. 상황이 내가 그렇게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7. 그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마무리한다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를 할 때는 내가 이룬 업적만 나열하거나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홍보하듯 말하면 안 됩니다. 앞에서 말했듯 객관적인 정보 나열은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거리감만 만들 뿐이니까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스토리텔링으로 해야 해요.
자신을 평범하고 때로는 부족한 존재로 인정하고, 살아온 상황이, 부모님이, 친구가, 주변의 좋은 사람이, 또는 어떤 계기가 나를 좋은 길로 이끌었다고 해야 합니다. 사회자나 관객들이 나에게 칭찬을 해도 “운이 좋았다.”, “인복이 많았다.” 등으로 그 공을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합니다. 이는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라는 게 아니라 당신 마음의 자세가, 태도가 그러하길 바라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이야기 구성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웠던 소설의 구성인,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죠.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거부감 없게, 흥미롭게 듣게 하려고 이 구성을 따르는 것입니다. 나에 대한 소설 한 편을 만들려면 평소에 글감을 모아 두어야 하는데, 나의 자서전 노트를 한 권 만들어서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에피소드 단위로 정리해 두면 좋습니다.
이렇게 진솔하게 속 이야기를 하고, 그 상황을 스토리텔링 하면 그 이야기를 들은 우리는 비밀 이야기를 공유한 단짝 친구가 된 것 같은 친밀감을 갖게 됩니다. 그럼 스토리텔링으로 호감에서 나아가 내 편이 되어주는 든든한 지지자를 갖게 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