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본능 사전
 
지은이 : 잭슨 갤럭시 외(역:이현주)
출판사 : 미래의창
출판일 : 2019년 02월




  • 동물 전문 채널의 인기 TV쇼 〈지옥에서 온 고양이〉의 진행자이자 미국 최고의 고양이 행동학자인 잭슨 갤럭시가 고양이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소개한다. 『고양이 본능 사전』은 고양이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는 예비 집사도, 고양이를 오래 키웠지만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은 프로 집사 지망생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동물 친화적 고양이 반려 지침서다.


    고양이 본능 사전


    고양이 집중 강좌

    고양이는 모두 야생 고양이였다

    처음이 일을 시작했을 때는 모든 집사들이 고양이 자체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대부분은 자기 고양이와 관련된 정보에만 관심이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의뢰인들은 자신의 고양이가 특정한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배우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이의 모든 행동은 야생 고양이로부터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집사는 먼저 야생 고양이의 리듬부터 배워야한다.


    3R, 즉 루틴routine, 리추얼ritual, 리듬rhythm은 고양이의 조상인 맹수들의 삶의 방식에 기반하며, 고양이의 삶에서 아주 중요하다. 야생 고양이는 만족감을 느끼기 위해 매일 아주 특정한 임무를 성취해야 했다. 바로 HCKEGS(탐색하기hunt, 포획하기catch, 죽이기kill, 먹기eat, 그루밍하기groom, 잠자기sleep)다. 나는 의뢰인들에게 주문을 외우듯 리듬에 맞춰 힘차게 이 단어들을 반복해 외치라고 말한다. 주문처럼 HCKEGS를 외치고 나면, 이 야생 고양이의 생활 리듬이 집고양이에게도 아주 중요하고 이 리듬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집사의 임무임을 알게 된다. 또한 놀이 ‧ 휴식 ‧ 식사 시간, 혹은 먹이에 이르기까지 특정한 루틴을 형성하게 된다. 모조를 갖춘 고양이가 되는 길에 HCKEGS라고 적힌 이정표가 있는 셈이다.


    고양이는 끊임없이 암호를 보내고 있다

    몸으로 보내는 암호

    꼬리

    꼬리를 공중으로 높이 올린 채 뽐내며 걷는 것은 자신감 있는, 즉 모조를 갖고 있을 때 보여주는 움직임이다. 꼬리 끝을 살짝 구부리고 바짝 올린 모습은 기분이 좋다는 뜻이거나 안녕하는 친근한 인사, 혹은 날 따라와라는 뜻이다. 꼬리가 내려간다면 뜻은 조금 달라진다. 꼬리가 45도 각도로 살짝 내려온다면 이때 나타내는 뜻은 양면적이다. 꼬리가 중간쯤 내려왔거나 지면과 수평이라면 이는 중립적일 수도 있고, 우호적일 수도 있으며 혹은 머뭇거리며 살펴보는 중일 수도 있다. 이런 모양의 꼬리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맥락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꼬리를 아래로 내리는 것은 여러 가지를 표현한다. 보통 먹잇감에 몰래 접근할 때 꼬리를 살짝 낮춘다. 하지만 방어를 하거나 두려움을 느낄 때 꼬리를 낮춰 몸을 작아 보이도록 만들기도 한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바닥에 최대한 몸을 밀착시켜 위협 대상을 피해 도망갈 때도 있다. 다리 사이에 꼬리를 집어넣는 것은 극심한 두려움을 나타낸다. 꼬리의 털을 부풀리는 것은 방위 준비 태세이며, 주위의 위협 대상에 대한 공격적 ‧ 방어적 태도다.


    반면 꼬리를 파르르 떠는 행동은 신나거나 기분이 좋다는 신호다. 경험상 고양이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꼬리를 파르르 떨고 몸을 비비며 자신의 냄새를 묻히거나 소변으로 마킹하며 자신의 소유임을 표시한다. 어느 쪽이든 고양이의 칭찬으로 받아들이면 된다. 꼬리를 탁탁 내리치는 행동은 공격 ‧ 방어의 표시이며 미묘하게 씰룩씰룩 움직일 때는 불만이 있거나 화가 났다는 뜻이다(자세한 설명은 99쪽의 에너지 충분히 발산해주기를 참고하자).


    모조를 키워주는 도구들

    집사, 도구 상자가 되다

    유대감 형성을 위한 핵심 요소

    고양이가 우리와 종이 다르다는 사실을 잊고 가족의 일원으로 바라본다면 쉽게 감정적 유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다섯 가지 핵심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 고양이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두려워하고 혐오하는 것, 그들의 과거가 현재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둘째, 고양이가 당신에게 애정이든, 보호든, 시간이든 무언가를 요구할 때는 지금 당장 해줄 수 있는 게 없다고 하더라도 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이야기를 들어줘야 한다.


    셋째, 어떤 관계에서도 당신의 요구사항만 관철시킬 수는 없다. 당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고양이와 절충해나가야 한다.


    넷째, 양방향적인 관계의 본질은 당신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며 관계를 전부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되, 상대방과 현재를 함께하는 것이다. 고양이의 반응이나 행동을 집사 마음대로 조종할 수는 없다. 고양이가 당신에 대해 알아가는 것만큼 당신도 고양이에 대해 배울 것이 많다.


    다섯째,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마법 사랑이 필요하다는 걸 기억하라. 따로 사는 것보다 함께하는 삶이 낫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매 순간 어떤 이해관계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위의 모든 조건을 수용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설사 그게 항상 즐겁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HCKEGS로 야생의 본능에 따르자

    에너지 충분히 발산해주기

    고양이는 사냥에 대비해 최대한 잠을 많이 잔다. 빈 풍선을 부풀리듯 자면서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고양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하는 동안 사냥이라는 리듬에 길들여졌다는 걸 잊지 말자. 야생 고양이는 잠에서 깨면 사냥을 해야 한다. 쓰다듬어주는 것, 가족의 활기찬 리듬으로 고양이를 둘러싸는 것도 그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넣어주는 행동이다. 그렇게 에너지가 쌓이면 고양이는 사냥을 통해 에너지를 방출해야 한다.


    이때 집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집사는 야생 고양이의 자연스러운 생활 리듬을 우리의 삶에도 적용시킴으로써 고양이의 에너지가 꽉 찼을 때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고양이와 소통할 때 우리는 에너지를 불어넣어주기도 하고 발산시켜주기도 한다. 다양한 리추얼이나 루틴에 의해 우리의 하루가 결정되듯, 고양이도 그렇다. 각 가정의 활동 패턴은 어느 정도 일정하며 고양이도 다른 가족 구성원들과 비슷한 생활을 한다.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면 에너지가 들어온다. 하루의 풍경은 기상부터 세안, 아침 식사 등으로 이어지고, 오전의 일상은 이런 리추얼들로 이뤄진다. 모든 가족들은 큰 소리로 얘기하며 집을 돌아다닌다. 점심 챙겼니? 나갈 준비 됐어? 고양이 밥은? 고양이는 더 많은 에너지를 들이마신다. 식구들이 집 안을 돌아다니는 소리, 문을 쾅 닫는 소리……. 가족은 모르는 사이에 고양이에게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고양이의 에너지 풍선을 가득 부풀려놓은 채 집을 나선다.


    놀이 시간을 가져야 하는 이유

    고양이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키우고 싶다면, 놀이는 결코 집사가 여유로울 때만 가끔 하는 즐거운 게임이 아니란 걸 기억하자. 개를 키우면 매일 산책을 시켜줘야 하듯이, 고양이를 키운다면 그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장난감으로 매일 놀아줘야 한다. 개와 고양이는 신체적 ․ 행동적으로 필요한 요소가 각기 다르다. 따라서 산책과 놀이는 둘 다 똑같이 중요하다.


    장난감으로 놀아주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놀이는 체계가 필요한 활동이다. 가볍게 놀아주는 것과 제대로 HCKE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그 본질부터 다르다. 가만히 앉아서 모노폴리 말을 이리저리 튕기는 것은 진정한 모노폴리 게임이 아니다. 주사위를 던지고, 말을 움직이고, 카드를 집어 들고, 집을 사면서 게임을 하는 게 모노폴리다. 고양이와 놀아주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집사가 장난감으로 진짜 먹잇감의 움직임을 흉내 내며 놀아줌으로써 고양이는 사냥하고H, 붙잡고C, 죽이는K 일이 실제로 어떤지 알 수 있다. 이런 사냥 과정을 체험시킴으로써 모조를 키워줄 수 있고, 야생 고양이의 욕구를 발산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고양이의 자신감, 모조를 키워주는 방법이다.


    고양이가 좋아하는 사냥 방식

    모든 고양이에게는 선호하는 사냥 방식이 있다. 대개 탁 트인 빈터 한쪽 구석에 숨어 있다가 공격하거나, 사냥감 뒤에 몸을 숨기고 있다가 몰래 접근해 덮치거나, 땅에서 먹잇감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덮치는 방법을 선호한다. 놀아주면서 위와 같은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보고 고양이가 가장 좋아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사냥감의 역할 다하기

    우선 새가 되었다고 상상해보자. 당신이 새라면 천장에 붙은 나방처럼 미묘하게 맴돌다가 갑자기 내려와 땅에 엎드릴 것이다. 그러면 고양이는 와락 당신을 덮친다. 이게 어떻게 놀이가 될까? 장난감을 홱 잡아당겨 새가 다시 날아가도록 하면 될까? 아니다. 일단 죽은 척을 해서, 고양이가 새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장난감을 건드릴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면 고양이는 아마 속임수를 쓰기 위해 자리를 떠날 것이다. 그때부터 당신은 천천히, 조금씩 움직이며 소파 옆쪽으로 숨는다. 고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집중하며 근육이 긴장하고, 꼬리 끝에 경련이 일어난다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동공이 팽창하고, 사냥감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를 까딱거리고 엉덩이를 실룩거린다면 고양이는 완전히 사냥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때쯤이면 고양이가 당신에게 달려들겠지만, 그때 당신은 다시 도망가야 한다.


    이제 집사가 결정해야 할 시간이다. 고양이가 당신을 잡길 원하는가? 아니면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는가? 더 놀아주기로 결정했다면 앞의 순서를 반복한다. 놀아주는 동안 고양이에게서 자신감, 즉 모조를 끌어낼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개인적으로 나는 HCKE 활동의 마무리 단계에서 고양이가 장난감에서 뽑힌 깃털을 물고 갈 때 가장 행복하다. 고양이는 그르렁 소리를 내며 사냥감을 놓아둘 완벽한 장소를 찾느라 두리번거린다. 그리고 고양이가 어딘가로 가기 시작하면 잠시 기다렸다가 그 뒤를 쫓아간다. 내게는 그때가 가장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다. 고양이가 야생의 세계로 빠질 만큼 내가 열심히 잘 놀아주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가 깃털을 떨어뜨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뺏어 도망간다. 이런 고양이의 반응을 보면 지금 내가 제대로 놀아주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고양이테리어는 모조의 발판이 된다

    완벽한 고양이 화장실을 만드는 비법

    고양이 화장실 십계명

    1. 고양이 한 마리당 화장실 하나 +1을 준비한다

    플러스 원 공식은 내가 꼭 추천하는 지침이다. 고양이 한 마리당 화장실이 하나 필요한데, 거기에 하나를 더 준비하는 것이다. 고양이가 한 마리라면 화장실은 두 개를 준비하고, 두 마리라면 세 개를 준비한다.


    2. 한곳에 모아두지 말고 여러 곳에 분산시킨다

    의뢰인에게 위의 공식을 말해준 후 그들의 집을 방문해보면 화장실이 한눈에 보이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 의뢰인들은 나를 구석으로 데려가 나란히 위치한 화장실 네 개를 보여준다. 그건 화장실 네 개가 아니라 그저 한 개의 큰 화장실이다. 고양이 화장실은 영역을 정의하는 역할을 하므로 다양한 공간에 놓아야 한다. 문마다 발 매트를 두지, 한곳에 여러 장을 쌓아두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다.


    고양이 화장실에서 위치는 아주 중요하다. 몇몇 집사들은 고양이가 배변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화장실을 세탁실이나 베란다 등에 두기도 한다. 혹은 예쁘게 꾸민 집에 화장실을 두고 싶지 않거나. 하지만 이는 고양이에게 여러 방을 넘어가 차가운 타일 바닥을 걸어간 후 자기 영역 밖 구석에서 배변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옥외 화장실과 다를 게 없다. 당연히 불편하고, 가고 싶지 않으며 피하고 싶을 것이다. 다른 문제점도 있다. 배변을 하던 중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나 바깥에서 들려오는 경적 소리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이런 시나리오의 결말은 고양이가 화장실에 갈 때마다 나쁜 일이 생긴다고 생각해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화장실의 위치 선정은 아주 중요하다. 경험상 다른 방법은 없다. 고양이 화장실은 집사에게 적합한 곳이 아니라 고양이에게 적합한 곳에 놓아야 한다.


    3. 화장실 냄새를 감추지 않는다

    사람은 5,600만 개의 후각 수용기를 가지고 있는 반면 고양이는 2억 개를 갖고 있다. 이 사실만으로도 고양이가 얼마나 후각이 예민한지, 그리고 고양이에게 후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당신의 고양이가 어떤 향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모래로는 탈취제 성분이 없는 무향 제품을 추천한다. 경험상 향이 강하게 나는 모래를 피하는 고양이도 있기 때문이다.


    향이 나는  모래나 방향제는 사람과 고양이 간의 타협을 깨버린다. 고양이 화장실을 식물 화분으로 숨긴다든지 로봇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변기 훈련을 시키는 등의 행위도 마찬가지다. 사람에게는 편리하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고양이의 체취가 있어야 화장실이 표지판 역할을 할 수 있다. 사람이 제때 배변을 치워주기만 한다면 악취는 나지 않을 테니 걱정하지 말자.


    4. 모래의 질감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된다

    모래 질감은 각자의 기호에 따른 문제지만, 야생 고양이를 생각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만약 자갈과 흙 중 어디 위에서 배변을 하겠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의 야생 고양이는 후자를 고를 것이다. 화장실에서 배변하기를 거부하는 집고양이들도 욕실용 매트나 침구, 옷처럼 부드러운 질감을 선택해 배변한다. 많은 고양이들이 펠렛 모래나 크리스털 모래, 심지어 조금 거친 모래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야생 고양이가 좋아하는 것을 참고하면 모래 선택은 간단하다. 복잡한 제품일수록 고양이에게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5. 생각 없이 모래를 가득 채우지 않는다

    집사들은 많을수록 좋다는 생각에 화장실 모래를 지나치게 채우는 실수를 흔히 저지른다. 물론 고양이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에 관찰을 통해 내 고양이에게 맞는 양을 찾는 게 중요하다. 관절염에 걸린 고양이나 나이가 많은 고양이는 모래가 가득 찼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대변을 볼 때는 안정성을 위해 바닥을 움켜쥐어야 하기 때문에 특히 불편해한다. 과체중인 고양이는 모래 속으로 빠질 수도 있다. 장모종 고양이들은 다리 윗부분과 엉덩이, 배의 털에 모래가 닿는 느낌을 싫어한다. 민감한 모낭을 가진 고양이들은 쭈그려 앉거나 다리 뒷부분이 모래에 닿을 때 간지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장모종 고양이의 경우 소변을 눌 때 더 부드러운 표면을 찾기도 한다.


    일단 2.5~5cm 높이의 모래로 시작해서 차츰 늘려보자. 여기서 고양이 화장실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건, 모래의 양을 포함한 모든 문제는 집사가 판단해 각자 선택해야 한다는 점이다.


    6. 출입이 쉽고 공간이 넓어야 한다

    화장실의 길이는 최소한 고양이 몸길이의 1.5배는 되어야 한다. 화장실 안에서 몸을 돌리고, 자유롭게 모래를 파헤치고, 화장실 벽에 부딪히지 않으며 깨끗한 모래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묘기를 부리지 않고 화장실에 출입할 수 있어야 한다. 위쪽으로 들어가야 하는 화장실은 민첩한 고양이에게는 괜찮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민첩한 고양이라도 매번 곡예하듯 화장실에 가고 싶진 않을 것이다. 특히 소파 위에 소변을 본다는 쉬운 대안이 있을 때는 말이다. 아기고양이나 나이 많은 고양이, 비만 고양이, 아픈 고양이는 출입구가 높거나 위로 들어가는 화장실을 사용하기 힘들다. 이런 고양이들에게는 개용 화장실처럼 벽이 낮은 스타일이 적합하다. 일반 상자를 잘라 고양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는 화장실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다.


    7. 화장실 덮개를 씌우지 않는다

    물론 덮개가 있어도 괜찮은 고양이들도 있지만, 덮개는 다묘 가정 혹은 개나 아이들과 함께 사는 가정이라면 막다른 길이나 매복 지대를 만들 수 있다. 여러 번 사용한 후에는 덮개가 더러워지며 청소하기도 힘들다. 장모종이나 덩치가 큰 고양이들은 화장실에 출입할 때 덮개에 닿으면서 정전기가 발생하기도 한다. 덮개가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면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확률이 높은데, 굳이 위험을 무릅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8. 배변 패드는 사용하지 않는다

    반려동물용 배변패드를 사용하면 당신의 삶이 더 편해질 것 같지만, 사실 많은 고양이들이 패드의 질감을 좋아하지 않으며 패드에 발톱이 걸리기도 한다. 게다가 스크래치를 해서 찢어진 패드에 소변을 보면 아주 지저분해진다. 절대 더 편리하지 않다.


    9. 화장실 청소는 매일 한다

    마지막으로 화장실 청소를 한 지 얼마나 되었는가? 지저분한 변이 숨겨진 지뢰밭과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건 고양이도 마찬가지다.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고양이들은 배변 흔적이 있는 화장실보다 깨끗한 화장실을 선호한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아는 정보도 가끔 연구 결과를 통해 다시 들어야 할 때가 있다. 화장실 청소는 매일매일 하자.


    10. 고양이에게 좋아하는 화장실을 선택하게 한다

    다양한 크기, 스타일의 화장실과 위치, 모래 종류를 시도해 당신의 고양이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자. 아주 간단하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모조 키우기

    고양이가 있는 집에 아기가 생기는 경우

    1단계: 아기 방을 소규모 베이스캠프로 만들기

    아기가 태어날 날을 기다리며 방을 꾸미는 동안, 아기의 방을 베이스캠프로 꾸며준다는 생각은 절대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아이뿐 아니라 고양이의 욕구도 함께 고려한다면 이는 정말 수많은 문제들을 예방해줄 수 있다. 고양이의 모조를 키우기 위한 최고의 방법 중 하나가 아기 방을 소규모의 베이스캠프로 만드는 것이다. 고양이의 체취가 묻은 물건을 아기 방에 두면 고양이와 아기의 체취가 섞인다. 아기 침대에 고양이가 누울 곳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아기 침대와 같은 쪽에 고양이 침대나 캣타워를 뇌두면 고양이의 모조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기 방에도 캣워크와 캣타워를 충분히 설치해 수직 공간을 만들어주자. 먹이를 아기 방에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단계: 아기의 소리와 체취에 둔감하게 만들기

    이제 실행으로 옮겨보자. 인터넷에서는 아기들이 고함치며 우는 소리, 꿀꺽꿀꺽 삼키는 소리, 웃는 소리 등을 녹음해 놓은 파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 이런 소리를 들려주며 고양이가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종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포유류는 울음소리의 음 높이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고양이가 아기 울음소리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하지만 역시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는 조심하는 것이 낫다.”


    3단계: 3R에 변화 주기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고양이와 아기 위조로 생활 리듬을 다시 구성해야 한다. 우선 평소대로 고양이와 HCKE 활동을 하되, 차이점은 고양이를 아기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먹이를 주는 것이다. 이는 고양이가 새로운 공간에 호감을 갖도록 도와주며, 새롭게 조성된 낯선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준다. 나중에 아기가 태어났을 때 새로운 루틴과 리추얼, 리듬에 익숙해지게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새로운 동물을 입양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3R 형성의 핵심은 식사 시간이다. 아기에게 젖을 먹일 때 고양이도 함께 아기 방에서 밥을 주는 걸 추천한다. 고양이도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기를 위한 리추얼을 만들 때 고양이도 그 안에 포함시키는 걸 잊지 말자. 흔들의자에서 아기를 안고 있을 때보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기 적합한 때가 또 있을까?


    고양이와의 인사법

    천천히 눈 깜빡이기: 고양이의 ‘사랑해’

    눈 천천히 깜빡이기를 연습할 때는 눈을 노려보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눈길로 응시해야 한다. 노려보기와 응시하기에는 미묘하지만 아주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부드럽게 응시할 때는 가볍고 편안하며 대립적이지 않다. 고양이는 상대를 신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반면 노려볼 때는 어딘지 불편하고 거슬리며 대립적이다. 이때 고양이가 위협을 느낀다면 발로 당신의 얼굴을 할퀼지도 모른다. 얼굴의 근육과 턱, 목, 눈썹에 신경을 쓰자. 고양이를 만나기 전에 약간이라도 자신감이 부족하다면 얼굴의 긴장을 풀어주는 연습을 하자.


    이제 고양이를 바라보자. 부드러운 눈길로 고양이 눈을 응시하고 사랑해라고 말하며 눈을 깜빡인다. 사에 눈을 뜨고, 랑에 눈을 감으며, 해에 눈을 뜬다. 이때 고양이도 눈을 깜빡이거나 수염이 중립의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자. 고양이가 완벽하지는 않아도 천천히 눈을 깜빡여준다면 좋은 신호다. 고양이가 눈을 깜빡이지 않는다면 다른 곳을 쳐다보았다가 다시 시도한다. 물론 눈을 깜빡이지 않는 고양이들도 있지만, 거리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므로 그럴 때는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난 후 다시 시도해본다. 당신은 지금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중이니 원하는 반응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서운해할 필요 없다. 적어도 당신과 고양이는 서로에 대해 아주 중요한 것을 배우고 있고, 고양이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는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3단계 악수법

    오래전 나는 우연히 차에 치인 어린 고양이와 만나게 되었다. 이 다치고 겁먹은 고양이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사실을 어떻게 전달할지 빠르게 알아내야 했다. 이 고양이는 나를 믿을 이유가 하나도 없었고, 나를 믿을만한 이유를 만들어줘야 했다. 일단 천천히 눈을 깜빡이기 시작했지만, 나는 그 메시지를 더 강력하게 전달하고 싶었다. 서로 알아가는 단계에서 고양이에게 체취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우선 내가 쓰고 있던 안경을 갖다 대줬다. 나만의 체취가 강하게 나는 물건이었고,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해줬다. 고양이는 내 안경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자신의 체취를 남기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고 나서 고양이의 ‘세 번째 눈’인 콧대 위로 손가락을 살며시 가져갔다. 고양이는 내 손가락을 뺨으로 비볐고, 드디어 긴장이 풀린 것 같았다. 그 순간 이 세 가지 방법이 고양이와 낯선 사람의 관계를 따뜻하게 녹여줄 악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단계: 눈을 천천히 깜빡이기

    위협적이지 않은 눈길로 고양이를 바라본다.


    2단계: 체취 맡게 하기

    당신의 체취가 나는 무언가를 건네준다. 나는 안경다리나 펜을 활용한다.


    3단계: 손가락 하나로 악수하기

    고양이에게 부드럽게 한 손을 내민다. 고양이가 안경이나 펜의 냄새를 맡듯 손가락 하나를 펼쳐 냄새를 맡게 한다. 손가락을 양쪽 눈 사이 위쪽으로 가져간다. 고양이가 당신의 손가락을 살짝 밀 때까지 기다린다. 고양이가 다가오면 고양이 코에서 이마까지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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