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솝 우화 전집
 
지은이 : 이솝 지음(역:박문재)
출판사 : 현대지성
출판일 : 2020년 10월




  • 현대지성 클래식의 『이솝 우화 전집』은 서양인의 입맛에 맞게 많이 각색되고 분칠된 영어 판본이 아닌, 그리스어 원전에서 직접 옮겼으며, 국내 최초로 19세기 유명 삽화가인 아서 래컴, 월터 크레인, 어니스트 그리셋, 에드워드 데트몰드 등이 그린 일러스트 88장을 소개했다. 이솝 시대부터 구전을 통해 수집되면서 원형이 대체로 잘 보존된 이야기 중에서 정선된 그리스어 원전 358편을 완역하여 성인은 물론 어린이도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이솝 우화 전집

    독수리와 여우

    독수리와 여우가 서로 친구가 되어서는, 함께 어울려 살다 보면 우정이 더 돈독해지리라고 생각해서 서로 가까운 곳에 살기로 결정했다. 독수리는 아주 높은 나무로 올라가 그 가지에 둥지를 틀었고, 여우는 나무 아래에 있는 덤불 속으로 들어가 새끼를 낳았다. 어느 날 여우가 먹이를 구하러 나가자, 먹이가 없어 어려움을 겪던 독수리는 덤불을 덮쳐 새끼 여우들을 채가서 자기 새끼들과 함께 먹어치우고 말았다.


    얼마 후에 집으로 돌아와 벌어진 일을 알게 된 여우는 자기 새끼들의 죽음보다도 그 원수를 갚아줄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더 괴로웠다. 땅을 걸어다니는 들짐승이 하늘을 날아다니는 날짐승을 따라가서 잡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여우는 능력도 없고 힘도 없는 자신을 한탄하며 멀리서 원수를 저주할 뿐이었다. 하지만 독수리가 우정을 모독한 데 대한 응징을 당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어떤 시골 사람들이 염소를 희생 제물로 바치고 있을 때, 독수리는 제단 위를 덮쳐 그 위에서 불타고 있던 염소의 내장을 낚아채서 나무 위에 있는 자신의 둥지로 가져왔다. 그때 강풍이 불어 내장 속에서 다 꺼져가던 약한 불씨가 불꽃으로 바뀌어 둥지에 옮겨붙었다.


    이렇게 해서 불이 났고, 아직 다 자라지 않아 날 수 없었던 새끼 독수리들은 땅으로 떨어져 죽었다. 그러자 여우는 독수리가 지켜보는 앞에서 그 새끼들을 모두 먹어치워버렸다.


    ‘우정을 모독한 자는 힘없는 피해자의 보복은 피할 수 있을지라도

    신에게서 오는 응징은 피할 수 없음을 이 이야기는 보여준다.’



    독수리와 쇠똥구리

    독수리가 토끼를 뒤쫓고 있었다. 토끼는 자기를 도와줄 자를 찾아보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쇠똥구리 밖에 없었다. 토끼는 쇠똥구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쇠똥구리는 토끼를 다독거려서 안심시킨 후에, 다가오는 독수리를 마주해 저렇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토끼를 제발 채가지 말아달라고 간청했다. 하지만 독수리는 작은 쇠똥구리를 업신여기고는 쇠똥구리가 보는 앞에서 토끼를 잡아먹어버렸다.


    그러자 이 일에 앙심을 품은 쇠똥구리는 그때부터 독수리가 둥지를 트는 곳이면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리고 독수리가 알을 낳을 때마다 몸을 일으켜 그 둥지로 기어올라가, 알을 밖으로 굴려 떨어뜨린 뒤 깨진 알을 먹어치워버렸다.


    결국 독수리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제우스에게로 도망쳐(독수리는 제우스 신에게 드려진 신성한 새였다) 알을 낳아서 안전하게 새끼를 기를 만한 곳을 마련해달라고 간청했다. 제우스는 독수리가 자기 무릎 위에서 알을 낳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사실을 안 쇠똥구리는 쇠똥을 굴려서 공처럼 만든 후 그것을 가지고 날아올라서 제우스의 무릎 위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제우스는 쇠똥을 털어내려고 일어섰고, 그 바람에 독수리의 알들은 떨어져 깨지고 말았다. 이 일 후로 쇠똥구리가 출현하는 시기에는 독수리들이 알을 낳지 않는다.


    ‘업신여김을 당하고도 전혀 복수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없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누구도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날개 꺾인 독수리와 여우

    하루는 어떤 사람이 독수리 한 마리를 사로잡았다. 그는 독수리의 날개를 꺾은 후 마당에 풀어놓고 집에서 기르던 다른 새들과 함께 살게 했다. 독수리는 너무나 괴롭고 슬퍼서 머리를 푹 숙인 채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마치 감옥에 갇힌 왕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독수리는 다른 사람에게 팔렸는데, 그는 독수리의 날개를 세우고 상처 난 곳에 몰약을 발라 다시 날게 해주었다. 하늘로 날아오른 독수리는 토끼를 발견하고는 낚아채어 두 번째 주인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것을 본 여우가 말했다. “너는 그 선물을 두 번째 주인이 아니라 첫 번째 주인에게 주었어야 했어. 두 번째 주인은 천성적으로 착해. 하지만 첫 번째 주인이 너를 또다시 붙잡는 날이면 네 날개를 꺾을 것이니,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첫 번째 주인에게 선물을 해야지.”


    ‘은혜 입은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보답하면서도, 자기에게 해를 입히는

    악인들의 마음도 돌려놓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고양이와 쥐들

    어느 집에 쥐들이 많았다. 고양이는 그것을 알고는 그 집으로 가서 쥐들을 한 마리씩 차례로 잡아먹었다. 계속해서 그렇게 잡아먹히자, 쥐들은 안 되겠다 싶어 모조리 구멍 속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쥐에게 다가갈 수 없게 된 고양이는 쥐들을 구멍에서 끌어낼 묘안을 생각해냈다. 고양이는 옷이나 자루 같은 것을 걸어두는 못 위로 기어올라가 거기에 매달려 마치 죽은 것처럼 있었다.


    그때 쥐 한 마리가 구멍에서 머리를 빼꼼히 내민 채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런 고양이를 발견하고는 말했다. “네가 그런 식으로 진짜 자루가 되었다고 해도, 네게로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현명한 사람들이라면 일단 누군가가 악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에는

    그들이 어떤 속임수를 써도 더 이상 속지 않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목자와 들염소들

    목자가 자기 염소들을 풀밭으로 몰고 갔는데, 자기 염소들과 들염소들이 뒤섞여 있는 것을 보았다. 저녁이 되자, 목자는 모든 염소를 동굴에 있는 우리로 몰아넣었다.


    다음날에는 폭풍우가 심하게 몰아쳤다. 평소처럼 풀밭으로 데려갈 수 없어서, 목자는 우리 안에서 염소들을 보살펴야 했다. 그는 자기 염소들에게는 굶주려 죽지 않을 정도로만 꼴을 주고, 그렇지 않은 염소들에게는 자기 것으로 삼으려는 속셈으로 넉넉하게 꼴을 주었다.


    폭풍우가 그치자, 목자는 모든 염소를 이끌고 풀밭으로 나갔다. 그런데 산에 도착하자마자 들염소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들염소들을 향해, 자기가 정성껏 돌보아주었는데 이렇게 떠나는 것은 은혜를 저버리는 짓이라고 목자가 소리치며 꾸짖자, 들염소들은 돌아서서 말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는 당신을 더욱 경계하게 된 거예요. 어제 당신에게 온 우리를 전부터 당신과 함께했던 이들보다 더 잘 대해준다면, 또 다른 염소들이 당신을 따라올 때 우리보다 그들에게 더 잘해줄 것이 빤하기 때문이지요.”


    ‘우리를 새 친구로 삼은 사람이 자신의 옛 친구보다 더 잘 대해준다면

    마냥 좋아만 해서는 안 된다. 그 사람이 나중에 새 친구를 사귀었을 때는

    우리보다 그들을 더 잘 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우와 포도송이

    배고픈 여우가 나무를 휘감고 높이 올라간 포도나무에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매달린 것을 보았다. 여우는 그 포도를 따먹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러자 그곳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말했다. “저건 아직 덜 익은 포도들이야.”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능력이 없어 못하고도 운때가 맞지 않아

    그런 것이라고 둘러 대는 사람들이 있다.’



    여우와 나무꾼

    사냥꾼들에게 쫓겨 달아나던 여우가 어떤 나무꾼을 보고서 자기를 숨겨달라고 애원했다. 나무꾼은 여우에게 자신의 초막집으로 들어가 숨어 있으라고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냥꾼들이 와서 나무꾼에게 이 근처에서 여우를 보았느냐고 물었다. 나무꾼은 말로는 못 봤다고 하면서도, 손짓으로는 여우가 숨은 곳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사냥꾼들은 나무꾼의 손짓에 신경 쓰지 않고, 그의 말만 믿고 가버렸다.


    사냥꾼들이 떠난 것을 본 여우는 초막집에서 나와 말없이 그대로 떠나려 했다. 목숨을 구해줬는데도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다고 나무꾼이 꾸짖자, 여우가 말했다. “만일 당신이 손짓으로 가리킨 방향과 당신의 말이 일치했더라면, 당연히 당신에게 고맙다는 말을 했을 겁니다.”


    ‘말로는 사람들에게 아주 잘하면서

    행동으로는 비열한 짓을 하는 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여우와 숫염소

    여우가 우물에 빠져 밖으로 나올 수가 없었다. 숫염소가 목이 말라 바로 그 우물에 갔다가 여우를 보고서는 물이 좋으냐고 물었다. 여우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아주 만족스러운 얼굴로 물이 얼마나 좋은지 칭찬하는 말을 일사천리로 늘어놓더니, 물이 아주 좋으니 자기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라고 권했다. 숫염소는 물을 마시고 싶은 욕심 때문에 별 생각 없이 내려가서 갈증을 해소한 후에, 올라갈 방법을 여우와 함께 궁리했다.


    여우가 말했다. “네가 우리 둘 다 여기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면, 내게 좋은 방법이 있어. 네가 앞발로 벽을 짚고서 뿔을 곧추세우고 있으면, 내가 타고 올라간 후에 너를 끌어올려 주는 거지.” 숫염소가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자, 여우는 숫염소의 다리와 어깨와 뿔을 타고 기어올라가 우물 입구에서 빠져나오더니 지체 없이 그곳을 떠났다.


    숫염소가 약속을 어긴 여우를 꾸짖자, 여우가 돌아와서 숫염소에게 말했다. “이봐, 네 지혜가 턱에 난 수염만큼만 되었더라면, 애초에 다시 올라올 방법을 생각하지도 않고 무턱대고 내려오지는 않았을 거야.”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그 일의 결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농부와 늑대

    한 농부가 쟁기를 끄는 소 두 마리의 멍에를 풀어 그 자리에 놓아두고 소들을 물통으로 데려갔다. 그사이에 늑대 한 마리가 굶주린 채 먹이를 찾다가 우연히 쟁기 있는 곳으로 왔다. 늑대는 다짜고짜 소들이 뗐던 멍에의 끈을 핥아나갔다. 어느 샌가 늑대의 목은 점점 더 멍에 밑으로 들어갔고, 결국에는 멍에에 걸려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그러자 늑대는 쟁기를 끌고 밭으로 가서 쟁기질을 했다.


    농부가 돌아와서 그런 늑대를 보며 말했다. “오, 나쁜 쪽으로만 머리가 잘 돌아가는 짐승아, 네가 정녕 도둑질과 못된 짓을 그만두고 밭 가는 일을 좋아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악인들이 일시적으로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그 천성을 믿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문학자

    한 천문학자가 있었다. 그는 날마다 저녁이 되면 별들을 관찰하기 위해 외출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외로 나가 하늘을 관찰하는 데 온 정신이 팔려 있다가 그만 우물 속으로 떨어졌다. 천문학자는 울며불며 살려달라고 크게 소리쳤다. 그때 옆을 지나가던 사람이 울음소리를 듣고서 다가왔다. 자초지종을 알게 된 행인은 천문학자에게 말했다. “이보시오, 당신은 하늘에 있는 것들을 보다가 땅에 있는 것들은 보지 못했구려.”


    ‘거창한 일을 한답시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는 일상의 작은 일조차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다.’

    황소들과 굴대

    황소들이 달구지를 끌고 있었다. 달구지 바퀴에 있는 굴대가 삐걱대며 날카로운 소리를 내자, 황소들은 뒤를 돌아보고는 굴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봐, 짐을 끄는 건 우리인데, 왜 너희가 죽는 소리를 내는 거냐?”


    ‘힘들게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자신이 힘들어 죽겠다며 엄살을 부리는 자들이 있다.’



    북풍과 해

    북풍과 해가 둘 중에서 누가 길 가는 사람의 옷을 벗길 수 있는지를 놓고 시합을 했다. 먼저 북풍이 그 사람의 옷을 벗기려고 거세게 불어댔다. 사람이 옷을 꽁꽁 싸매자, 북풍은 한층 더 거세게 공격했다. 추위가 더 심해지자, 사람은 옷을 더 껴입었다. 결국 북풍은 힘이 다 빠져서 사람을 해에게 넘겨줄 수밖에 없었다.


    해가 먼저 따뜻하게 비추자, 사람은 아까 껴입었던 옷을 벗었다. 그런 후에 좀 더 따가운 햇볕을 내리쬐자, 사람은 더위를 견딜 수 없어서 결국 옷을 벗어버리고는 근방에 있던 강에 몸을 담그러 갔다.


    ‘어떤 일을 해내고자 할 때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이 설득이 더 효과적인 때가 있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소 치는 목자와 사자

    소를 치는 목자가 소 떼를 먹이다가 송아지를 잃어버렸다. 근방을 다 뒤져보았지만 찾지 못하자, 도둑을 찾으면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제물로 드리겠다고 제우스에게 맹세했다. 그런 후에 수풀 속으로 들어갔다가 잃어버린 송아지를 먹고 있는 사자를 보았다. 그는 잔뜩 겁에 질려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들고 기도했다. “위대하신 제우스시여, 조금 전에 저는 도둑을 찾게 해주시면 새끼 염소 한 마리를 제물로 드리겠다고 맹세했지만, 이제 다시 맹세합니다. 도둑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주시면 황소 한 마리를 제물로 드리겠습니다.”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는 무턱대고 거기서 벗어날 방법을 찾다가도

    정작 찾아냈을 때는 회피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농부와 그의 아들들

    어떤 농부가 삶을 마감할 때가 되자, 자기가 죽고 나서 아들들이 농사를 잘 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내 아들들아, 나는 머지않아 세상을 떠나게 될 것이다. 내가 죽고 나면, 내가 포도원에 감춰둔 것들을 모두 찾아내거라.”


    포도원 어디엔가 보물이 묻혀 있다고 생각한 아들들은 아버지가 죽은 후에 포도원의 모든 땅을 구석구석 깊이 파서 갈아엎었다. 보물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땅을 잘 갈아놓은 덕분에 몇 배나 많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었다.


    ‘사람들에게는 땀 흘려 일해 얻은 열매가 곧 보물임을 보여주는 우화다.’



    어떤 부인과 술에 빠져 사는 남편

    어떤 부인에게 술에 빠져 사는 남편이 있었다. 부인은 남편의 못된 버릇을 없애고 싶어 꾀를 하나 생각해냈다. 그래서 남편이 술 마시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그가 잔뜩 취해 깊은 잠에 빠져 시체같이 되었을 때 남편을 어깨에 둘러메고 공동묘지 안으로 들어가서 거기 내려놓고 왔다.


    한참이 지난 후에 그 정도 됐으면 남편이 술에서 깨어 제정신으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부인은 다시 공동묘지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 “문을 두드리는 거기 대체 누구요?”라고 남편이 물었다. 부인은 “죽은 사람이 먹을 양식을 가져왔어요”라고 대답했다. 남편이 말했다. “여보, 내게는 먹을 것이 아니라 마실 것을 가져다주시오. 먹을 것만 말하고 마실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으니, 내 마음이 괴롭소.”


    그러자 부인이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못살아. 그 어떤 꾀도 당신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네요. 더 나아지는 것은 고사하고 더욱더 나빠져서, 그 나쁜 병이 이제는 아예 천성이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이 우화는 나쁜 짓을 상습적으로 하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나쁜 짓이 천성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과부와 하녀들

    일하기 좋아하는 과부에게 하녀들이 있었다. 이 과부는 수탉이 우는 소리가 들리면 꼭두새벽에도 하녀들을 깨워 일하게 하곤 했다. 이런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면서 녹초가 되어버린 하녀들은 집에 있는 수탉을 목 졸라 죽이기로 작정했다. 수탉이 꼭두새벽에 여주인을 일어나게 해서 불행하다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하자, 하녀들은 더 큰 곤욕을 치르게 되었다. 수탉이 우는 시간을 알지 못하게 된 여주인이 이제는 한밤중에 하녀들을 일어나게 해서 일을 시켰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자기에게 유리하게 하려고 술책을 부리다가 더 큰 화를 당한다.’



    과부와 암탉

    과부에게 암탉이 한 마리 있었다. 암탉이 날마다 알을 한 개씩 낳아주었기 때문에, 모이를 더 많이 주면 암탉이 하루에 알을 두 개씩 낳아주지 않을까 생각하고 그렇게 했다. 하지만 암탉은 뚱뚱해져서 더 이상 하루에 한 번도 알을 낳지 못했다.


    ‘분수에 지나치게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다가는

    이미 있는 것조차 잃게 된다는 우화다.’



    돌고래들과 고래들과 피라미

    돌고래들과 고래들이 서로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싸움이 커지고 과격해지자, 작은 물고기인 피라미가 수면 위로 올라와서는 그들을 중재해 화해시키려고 했다. 그러자 돌고래 중에서 한 마리가 나서서 피라미에게 말했다. “너를 중재자로 삼기보다는 차라리 우리끼리 서로 싸우다가 죽는 게 더 낫겠어.”


    ‘실제로는 어떤 일을 해결할 능력이 전혀 없는데도 자신이 그 일을 해낼 만큼

    대단한 존재라고 착각하고 끼어드는 사람이 종종 있다.’



    새끼 염소와 피리 부는 늑대

    새끼 염소 한 마리가 무리에서 뒤처져 있다가 늑대에게 쫓기게 되었다. 새끼 염소는 돌아서서 늑대에게 말했다. “늑대야, 난 어차피 네 먹이가 될 테니까 내가 춤을 추며 우아하게 죽을 수 있도록 피리를 불어줄 수 있겠니?”


    그렇게 하여 늑대가 피리를 불고 새끼 염소가 춤을 추자, 양치기 개들이 피리 소리를 듣고 달려와서 늑대를 추격했다. 늑대가 뒤돌아서더니 새끼 염소에게 말했다. “백정 주제에 피리 부는 자 행세를 했으니, 이런 일을 당해도 싸지.”


    ‘어떤 일을 해야 할 시기를 놓쳐버리면 이미 수중에 들어와 있는 것도 잃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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