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할 정도로 딸에게 집착하는 엄마에게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간 히마리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한다. 사고의 순간, 갑자기 나타난 의문의 남자 아츠키는 그녀를 구해 주고는 4년 후 히마리의 죽음을 예언한다. 히마리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자신의 운명을 바꿔 보겠노라 마음먹는다.
마침내, 마지막 4년째 겨울. 히마리는 그녀를 감싸고 있던 가장 큰 거짓과 마주한 후 기력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한다. 그러나 그런 그녀를 살리는 것 또한 그녀를 감싸고 있던 거짓 한 조각이었다.
잔잔한 눈발이 날리는 풍경이 그려지는 이 작품을 읽노라면, 그동안 생각해 왔던 진실, 거짓, 사랑... 이 모든 것이 그저 단순하게 옳고 그름으로 나누어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또한 이 모든 거짓과 진실이 결국 히마리를 사랑하는 이들의 배려였음을 알게 된 히마리는 내적으로 한 층 성장하고 이번에는 아츠키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 수 있게 된다. 차갑지만 쌓이면 포근해지는 눈처럼, 모순되고 기묘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의 끝에 당신은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이누준
저자 이누준은 나라현에서 태어나 시즈오카현에서 살고 있다. 2014년 ‘언젠가, 잠드는 날’로 제8회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 작품은 FOD 오리지널 드라마와 만화로도 제작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다. ‘오늘밤,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 ‘너가 오로라를 보는 밤에’ 등 생과 사를 주제로 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반전x눈물 나는 감동의 휴먼 스토리’ 장르를 구축하였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그의 라이브 콘텐츠는 5년 넘게 200편 이상 이어지고 있다.
대표작 ‘겨울 시리즈’는 시리즈 판매 누적 25만 부를 돌파하였으며, 그중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는 제8회 시즈오카 서점 대상 영화화하고 싶은 문고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 2년 뒤 제10회 시상식에서 ‘이 사랑이 이루어진다면’으로 같은 상을 다시 받았다. 국내 출간 도서로는 ‘어서 오세요, 여생 은행입니다’와 OtoBon 송노벨 대상 ~음악을 느끼는 소설~ DREAMS COME TRUE편 입상작 ‘북상증후군’이 있다.
■ 역자 김진환
역자 김진환은 단국대학교 일본어학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번역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모성’,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A하라 죽이기’, ‘이브의 대관람차’,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붙잡힌 살인귀’, ‘쓰쿠모 서점 지하에는 비밀의 바가 있다’ 외 다수가 있다.
■ 차례
0년째 / 새로운 계절 속에서
1년째 / 너와 만나는 건, 언제나
2년째 1 / 흰색에 맹세하다
2년째 2 / 마음의 무게
3년째 / 눈이 울고 있다
4년째 /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에필로그
종막
<b>★★★ 25만 부 돌파 ‘겨울’ 시리즈 최신작<br/>★★★ ‘이 겨울 사라질 너에게’ 스핀오프<br/><br/>리프레이밍!<br/>똑같은 상황이라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br/>삶의 모습은 다양하게 바뀔 수 있다<br/>미래를 바꾸고 싶다면 스스로가 바뀌어야만 한다<br/>그조차도 자신의 선택이다<br/></b><br/>저자 이누준은 일본 나라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는 외국어를 전공했다. 복지에 관심이 있어 복지·사무원의 길로 들어섰다. 소설가로 활약하며 현재까지도 복지 업무를 이어 나가고 있다. 2013년 《언젠가 잠들 날》로 제8회 일본 휴대전화 소설 대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데뷔하였고, 해당 작품은 OTT 오리지널 드라마, 만화로도 제작되었다. ‘반전×눈물 나는 감동의 휴먼 스토리’ 장르를 구축하였고, 생과 사를 테마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SNS와 유튜브를 통해 독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그의 라이브 콘텐츠는 5년 넘게 200편 이상 이어지고 있다.<br/><br/>집착에 가까울 만큼 딸을 사랑하는 엄마와 그린 듯 평범한 아빠 사이에서 일상의 행복을 누리며 살던 히마리. 그녀는 대학 졸업과 취업을 계기로 자신이 정말 해 보고 싶었던 일을 하기 위해 엄마에게서 떨어져 다른 지역으로 간다. 엄마인 후코쨩의 극심한 반대를 이겨 내고 아빠의 회사에 취직한 그녀는 어느 눈 내리던 겨울 밤, 사고를 당할 뻔한다. 절체절명의 순간, 처음 보는 남자 아츠키가 그녀를 끌어당겨 준 덕분에 생명을 건지지만, 그는 히마리가 이해할 수 없는 기묘한 말을 한다.<br/><br/>“4년 뒤 겨울, 넌 죽게 될 거야.”<br/><br/>그 후, 4년간 매년 겨울이 오면 그와 재회하게 되는 히마리.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그녀에게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둘러싸고 있던 거짓말들이 한 꺼풀씩 떨어져 나간다.<br/><br/>거짓이란 때로는 삶을 보호해 주는 보호막과 같은 것일 수도 있음을 깨달은 히마리는 진실을 향해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만이 진실이 아님을 알게 된다. 독자는 모든 거짓이 검거나 모든 진실이 흴 수만은 없음을 히마리를 통해 보며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0년째 / 새로운 계절 속에서
엄마를 후코쨩이라고 부르는 건 어릴 때부터다.
가끔씩 건네주는 편지에는 평소에 수다스러운 후코쨩의 진심이 적혀 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써 주는 이 편지를 나도 실은 많이 기대하곤 한다. 아마 지금까지 50통 넘게 받은 것 같다.
끼기기기긱!
횡단보도가 없는 도로를 무의식중에 건너고 있었다는 걸 깨닫는 것과 자동차 브레이크 소리가 들려온 것은 거의 동시였다. 까만 자동차가 엄청난 기세로 나를 향해 돌진하고 있다.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엄청난 힘으로 팔이 잡아당겨졌다. 벽에 있는 힘껏 부딪치며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다.
얼굴을 들자 왼쪽에 남자가 서 있었다. 후드가 달린 녹색 코트에 검은색 청바지를 입은 남자는 나와 비슷한 또래로 보였다. 분명 나를 구해 준 사람일 것이다.
“저기, 구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됐어. 일단 올해는 살아남은 거니까.”
‘일단’이라는 게 무슨 뜻일까? 그리고 ‘올해는’이라고 했던 것도 이상했다.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몸에 닿으면 그 사람의 운명이 보였어. 그래서 사람들과 엮이려고 하지 않았어.”
“운명...”
완전히 엉뚱한 얘기였지만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조용히 말했다.
“4년 뒤 겨울, 넌 죽게 될 거야.”
2년째 2 / 마음의 무게
‘히마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다들 비밀이나 거짓말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아. 그게 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언젠가 큰 충격이 다가올 거란 각오는 해 둬야 할 거야.’
아츠키는 말했다. 모두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은 사슬이 되어 나를 휘감고 결국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간다.
그걸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라는 말도 했다.
“사에키 씨...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없어? 비밀이 있다면 알려 줬으면 해.”
“없어.”
사에키 씨는 하얀 입김을 토해 냈다.
“이 공원에 ‘렌토’군하고 자주 오는 거야?”
“아....”
사에키 씨는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일요일에 셋이서 공원에 오지? 그걸 언제 고백할 생각이었어?”
금붕어처럼 입을 뻥긋거리는 사에키 씨의 눈을 돌려 아무도 없는 그네를 바라보았다. 대답은 이미 들은 거나 다름없었다.
“집사람하고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이 귀를 할퀴었다.
“계속 사이가 안 좋았어. 그래서 이직을 계기로 별거하자는 말을 꺼냈어. 렌토가 한 살 때였으니까 이제 곧 3년이 되고, 난 이제 집사람한테는 아무 감정도 없으니까 헤어지고 싶었어. 하지만 동의해 주지 않았고, 일요일에는 아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카호 언니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래도 이혼은 했길 바랐던 내 바람이 소리 없이 무너져 내렸다.
“너를 생각하는 마음만은 진심이야. 이제 거짓말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두 번 다시 슬프게 하지 않을게.”
내게 휘감긴 사슬의 색을 바꿀 수 있는 건 나뿐이다. 흔들리려는 마음을 다잡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미안. 나도 거짓말을 했어.”
“히마리....”
“난 이제 사에키 씨를 좋아하지 않아.”
바람이 공원을 할퀴듯 세차게 불었다.
사에키 씨를 혼자 남겨 둔 채 공원을 뒤로했다.
3년째 / 눈이 울고 있다
“나도 ‘겨울의 그 남자’한테 예언을 들어 보고 싶다.”
그렇게 말하는 목소리가 왠지 괴로워하는 것처럼 들렸다. 놀라는 나를 보며 카호 언니는 오른손을 좌우로 저었다.
“아, 대단한 건 아니고, 요즘 운이 좀 없는 것 같아서.”
“무슨 일 있었어?”
“이건 비밀인데, 우리 회사에 대해 나쁜 말을 쓰는 계정이 하나 있거든.”
“뭐...?”
계정 이름은 ‘절대 용서 못해’였다. 팔로우 수는 0이지만 팔로워는 3,000명이 넘었다.
고정 게시물에는 ‘좋아요’가 잔뜩 찍혀 있었고, 아래쪽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댓글도 달려 있었다.
가슴 안쪽 깊은 데서 싹튼 의혹이 점점 형태를 이루어 갔다.
“진실을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 계정은 카호 언니가 만든 게 맞죠?”
“...내가 했다는 걸 어떻게 안 거야?”
이윽고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가 귀에 겨우 들려왔다.
역시 카호 언니였구나....
“아빠의 말을 거역하지 못하고 소중한 것들을 포기하면서 살아왔어. 하지만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생각했어. 나는 대체 뭘 위해서 살고 있는 건가 하고.”
눈물도 닦지 않고 담담히 말하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남은 건 분노뿐이었어. 그래서 회사를... 모든 걸 끝내 버리자고 생각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짓을 하면 안 됐어.”
“카호 언니도 화내도 돼. 하고 싶은 말을 참으면 점점 쌓이기만 할 뿐이니까.”
콧김을 확 내뿜자 카호 언니의 표정이 조금 부드러워진 것처럼 보였다.
“나도 옆에서 도울게. 아니, 꼭 돕게 해 줘. 카호 언니가 카호 언니답게 살아 줬으면 좋겠어.”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가, 카호 언니가 “훗.” 하고 살짝 웃었다.
“히마리, 대단하다. 몇 년 만에 엄청 강해진 것 같아.”
“강해진다는 게 뭔지 알려 준 사람은 카호 언니야.”
4년째 /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
“그러고 보니, 후코 제수씨는 건강하냐?”
사장님의 입에서 후코쨩의 이름이 나오는 건 오랜만이었다.
“덕분에 여전히 매일 같이 전화를 해 와요.”
“그렇게 건강해진 건가. 결혼할 당시하고 비교하면 딴 사람 같아졌어.”
“네? 옛날하고 지금의 후코쨔... 엄마는 인상이 다른가요?”
“심정은 이해해. 겨우 생긴 아이를 유산한 거니까.”
아침부터 이어지던 불길한 예감이 단숨에 밀려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정신이 들고 보니 나는 다리에 힘이 풀린 채 내 방 벽에 몸을 기댄 상태로 앉아 있었다.
“특별 양자 결연....”
나는... 양녀였던 거야.
엄마 아빠의 친자식이 아니었어. 두 살 생일에 아빠와 후코쨩의 딸이 된 거였어....
내가 믿었던 것이 전부 거짓말이었다.
양녀였다는 게 슬픈 게 아니라 모두가 거짓말을 했다는 게 견딜 수 없이 슬펐다. 설마 후미 이모까지 나에게 거짓말을 했다니. 그리고 그렇게나 좋아했던 후미 이모가 나를 버린 엄마였다니....
마음이 죽어 버린 사람은 육체의 죽음을 선택한다... 아츠키가 전에 했던 말은 사실이었구나.
죽고 싶지는 않지만 거짓말투성이인 세계에서 계속 살아갈 용기 같은 건 남아 있지 않았다.
에도강의 중앙 부근에서 걸음을 멈추고 다리 밑을 내려다보았다. 생각보다 높아 보이진 않지만 차가운 물로 뛰어든다면 수영 못하는 난 확실하게 생명의 불꽃을 꺼 버릴 수 있다.
“난 괜찮아.”
그렇게 말하며 몸을 내던지려고 한 순간이었다.
“괜찮다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사실은 괜찮지 않은 거더라고.”
팔을 붙잡히는 동시에 바로 옆에서 목소리가 들린 바람에 이번엔 내가 비명을 질렀다.
언제 온 건지 아츠키가 내 왼쪽에 서 있었다.
“어... 어떻게...?”
아츠키는 쓸쓸한 듯이 눈을 내리깔았다.
“아까 악수를 할 때 사슬 색이 바뀌지 않은 게 보였으니까.”
“미안. 나... 가야 해.”
다시 한번 몸을 난간 위로 내민 다음 순간, 내 몸은 강한 충격과 함께 튕겨 나가고 말았다.
아스팔트 위로 몸을 부딪치는 동시에 엄청난 무게가 느껴졌다.
“히마리!”
후코쨩이 내 몸 위로 엎드려 있다. 너무 무거워서 숨을 쉴 수 없었다.
“후코 씨.”
아츠키가 후코쨩에게 말했다.
“이대로라면 히마리는 또 죽으려 할 거예요.”
“안 돼! 그건 안 돼!”
“그럼 제대로 이야기해야죠. 모든 걸 백일하에 드러낼 때가 온 거예요.”
아츠키는 엄숙하게 말하고는 이번에는 내게로 시선을 향했다.
“사실을 알게 되는 건 무서워. 하지만 도망치지 말고 맞서 주었으면 해.”
그렇게 말하더니 아츠키는 등을 돌려 걸어가기 시작했다.
“히마리.”
나도 모르게 후코쨩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미안해. 네게 사과해야만 하는 일이 있어.”
후코쨩이 내 옆에 캐리어를 내려놓는 게 보였다. 안을 열자 그곳에는 수많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지금까지 네게 보낸 편지는 내가 쓴 게 아냐. 후미에가 써 준거야.”
후코쨩은 그렇게 말하더니 여러 장의 편지를 내게 억지로 건네주었다. 거기에는 마지막에 받은 편지와 마찬가지로 겉면에 뭐가 뭔지 모를 숫자와 단어가 적혀 있었다.
“난 안에 든 편지에 어떤 내용이 적혔는지 몰라. 그저 여기 적힌 일들이 네게 일어났을 때 건네주라는 부탁을 받은 거야.”
“이 숫자는, 혹시 내 나이를 나타내는 거야?”
“맞아. 네가 가진 고민거리하고, 거기 해당하는 나이에 맞춰서 편지를 고르라고 했어.”
캐리어로 눈을 돌리자 산더미 같은 편지가 쌓여 있었다.
“후미에는 네게 도움이 되고 싶어서 수많은 편지를 써서 내게 맡긴 거야. 이 모든 편지에 너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어.”
“미국에서 보낸 거야? 지금도 후미 이모는 미국에 있어?”
매달리듯 묻는 내게 후코쨩은 말없이 내 손에 한 장의 봉투를 쥐여 주었다.
거기에는 ‘마지막 편지’라고만 적혀 있었다.
에필로그
아츠키는 이치가와 다리의 난간에 몸을 기대며 “그래서?” 하고 짧은 질문을 던졌다.
“후미 이모는 내 다섯 살 생일 때 돌아가셨대. 그날 병원에 달려가고 장례식 준비를 하느라 후코쨩이 늦게 돌아온 거였어. 절대 나한테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내 기억 속에 남은, 후미 이모와 함께 후코쨩이 돌아오는 걸 기다리던 시간. 어쩌면 후미 이모는 날 걱정해서 내 곁에 있어 줬는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다.
“아츠키가 말한 것처럼 내가 진실이라고 믿어 왔던 게 그렇지 않을 때도 있는 거구나.”
나는 숙연하게 중얼거렸다.
생일 때마다 후코쨩이 슬퍼 보였던 것도, 내 생일을 늘 고집스럽게 함께 보내려고 했던 것도, 돌아가신 후미 이모를 떠올렸기 때문이었다. 후미 이모도 함께 축하해 주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나에게는 후코쨩과 후미 이모, 두 사람의 엄마가 있었고, 그 엄마들의 사랑은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축하해. 넌 운명을 바꾸는 데 성공했어. 네게 휘감긴 사슬은 이제 봄의 색이 되었어.”
따뜻한 눈길로 그렇게 말하는 아츠키를 보자 나도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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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