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아동 돌봄과 양육의 책임이 개인과 사회 사이에서 어떻게 나뉘어야 하는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비극과 국가의 공적 돌봄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저자는 ‘아이들의 집’이라는 상상 속 공간을 통해 위로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 집은 언제든 머물 수 있고 반겨주는 존재가 있는 공간으로, 아이들이 마음 놓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다.
소설은 공공임대주택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을 기점으로, 조사관과 양육교사, 그리고 입양인의 시선을 통해 얽히고설킨 사회적 문제를 풀어간다. 사건의 진실을 쫓는 과정은 단순한 추리의 영역을 넘어, 고통받는 이들의 상처를 직시하고, 그들의 존재를 사회가 어떻게 포용할 수 있을지를 묻는다.
양육과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불완전한 사회 속에서도 우리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정보라
저자 정보라는 연세대학교에서 노어노문학과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예일대학교에서 러시아/동유럽지역학으로 석사학위를,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슬라브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고통에 관하여’, ‘밤이 오면 우리는’ 등을 썼고, ‘브로츠와프의 쥐들’, ‘브루노 슐츠 작품집’, ‘스타니스와프 렘 단편선’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1998년 연세문화상에 ‘머리’가, 2008년 디지털문학상 모바일 부문 우수상에 ‘호’가 당선되었으며, 2014년 ‘씨앗’으로 제1회 SF 어워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상에 이어 이듬해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선정되었고, ‘너의 유토피아’로 2025년 필립 K. 딕상 후보에 오르며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 차례
0. 알
1. 병원 가는 날
1_1. 섬의 집
2. 그 집
3. 아기
4. 점검
5. 가루
6. 입양인
7. 엘리베이터 귀신
7_1. 기다리는 집
8. 다리
9. 전기
10. 나타나다
11. 아무한테도 말하지 마
12. 질문
13. 사연 있는 집
14. 장례
15. 솜털
16. 신원
16_1. 아기의 집
17. 청소
18. 아이들의 집
작가의 말
로봇 공학과 인공 자궁 기술이 발전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아이의 양육과 돌봄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진실을 파헤칩니다. 구조적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의 목소리를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과 진정한 돌봄의 의미를 다시 마주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집
그 집
아이가 정확히 언제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아직도 조사 중이었다. 여자가 계속 ‘물을 주었다’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해서 아이가 석 달 만에 완전히 미라 상태가 되었는지도 여전히 조사 중이었다. 여자가 아이를 죽였는지 아니면 아이는 질병이나 다른 이유로 사망했고 여자가 이후에도 죽은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었을 뿐인지, 이것이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이 역시 조사 중이었다. 어느 쪽이든 여자가 아동학대 혐의를 벗어날 수는 없어 보였다. 아이가 아프면 집에 눕혀 놓고 물을 붓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야 했다. 일단 아이가 죽었으므로 이후 상황은 유동적이다. 살인과 사체 은닉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윤리적으로.
가루
“색종이는 친한 애가 없었어요.”
가루가 말했다.
“걔 이름이 색종이야?”
물으면서 무정형은 둘째와 막내를 흘끗 보았다. 다섯 살짜리 둘째는 방바닥에 엎드려 색연필을 하나씩 꺼내 종이에 여러 색의 선을 직직 그으며 놀고 있었다. 가루가 말했다.
“집에 가기 싫다고 했어요.”
“집에 가기 싫으면 안 가면 되잖아?”
“그러면 엄마가 화낸대요.”
“색종이가 그랬어? 엄마가 화낸다고?”
가루가 고개를 끄덕였다. 둘째는 색연필을 모두 부러뜨린 뒤 이제는 침대로 올라가서 동생을 따라 침대 매트리스 위에서 뛰기 시작했다.
가루는 바닥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좀 이상했어요.”
“뭐가?”
“그냥요.”
아이들이 밥을 먹고 나서 노는 동안 정사각형과 무정형은 식당 정리를 도운 뒤 저녁 식사를 했다. 밥을 먹으며 정사각형이 말했다.
“색종이네 아빠라는 사람이 경찰서에 찾아왔던 모양이야. 경찰이 나보고 그 남자가 아이들의 집에는 온 적 없는지, 색종이를 만난 적이 있는지 묻더라.”
무정형은 색종이의 아빠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었다. 자신이 아버지로서 아이의 죽음에 대한 보상금이나 범죄 사건 피해자에게 국가가 지급하는 피해자보호 지원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모양이었다.
“색종이만 불쌍하지. 색종이네 엄마는 그렇게 힘들면 그냥 아이들의 집에 애를 맡기면 됐을 텐데.”
“그러게.”
무정형은 그게 가장 이상했다. 가족이 아이를 아이들의 집에 맡기는 건 흔한 일이다. 모든 돌봄은 국가와 공동체의 책임이다. 그런 철학에 기초하여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기 때문에 이름부터 ‘아이들의 집’인 것이다. 색종이의 엄마도 차라리 색종이를 아이들의 집에 완전히 맡겨 버렸다면 아이가 아프거나 다쳤을 때 양육선생님들이 알아서 병원에도 데려가고 치료도 해 주었을 것이다.
색종이의 엄마는 왜 아이를 굳이 집에 데려가서 죽게 만들었을까. 그것도 가루의 진술에 따르면 싫다는 아이를 억지로 끌고 가서 말이다.
입양인
관은 사실 자신을 버린 친부모의 나라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관의 양부모는 애초에 입양한 자식에게 밥을 주거나 옷을 갈아입히는 것도 자주 잊어버리는 사람들이었으므로 관의 혈통이나 정체성에 아무 관심이 없었다.
관은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친아버지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원가족과 함께 살았던 지역의 이름도 기억하고 있었다. 불분명한 기억이었다. 완전히 틀렸을 수도 있었다. 그것이 관이 가진 전부였다. 희미한 그 기억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자신이 한때 다른 삶을 살았고 다른 삶을 살 수도 있었다는 커다란 가능성이었다. 그래서 관은 찾아야만 했다.
“경찰에 가 보세요.”
담당 공무원이 관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뒤에 자동번역기를 통해 제안했다.
“선생님 가족이 선생님을 찾고 있다면 유전자 정보를 등록했을지도 몰라요.”
2주 뒤에 관은 경찰의 전화를 받았다. 경찰서로 찾아가서 관은 아버지와 형과 누이동생을 만났다.
“내 새끼.”
아버지가 관을 보자마자 달려들어 끌어안으며 말했다. 관은 언어를 알아듣지 못했지만 표정과 어조에서 아버지의 감정을 알아들었다.
관은 사실 입양된 것이 아니었다. 관은 납치당했다.
관의 어머니는 누이동생이 아직 어렸을 때 몹시 아팠다. 누이동생도 같은 병에 걸려서 입원했다. 관의 어머니는 고집을 부려서 일찍 퇴원했지만 아프거나 지쳐서 집에 누워 있는 일이 많았다. 관의 아버지가 일하러 가고 관의 형이 아이들의 집에 간 날, 관의 어머니는 또 아팠다. 관은 엄마와 함께 있겠다고, 아이들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어머니는 방 안에서 앓다 잠들었다. 관은 그 사이에 혼자 집밖으로 나왔다. 관은 다섯 살이었다.
지나가던 모르는 어른이 관이 보호자 동행 없이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을 보고 관을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경찰서는 절차대로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에 연락했다.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와 경찰관이 함께 관을 집에 데려갔다. 관의 어머니가 방 안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 직원이 사진을 찍고 이것저것 질문했다. 그런 뒤에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가 관의 어머니를 아동학대 및 방임 혐의로 고발했다.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의 개입 하에 경찰이 관을 가족에게서 분리하여 보호했다. 관이 보호된 곳은 바로 그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시설이었다.
“그 단체 이름이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이었대.”
관의 부모는 아이를 만나게 해 달라며 경찰과 해당 ‘모임’에 몇 번이나 찾아갔다. 관의 어머니가 병을 앓고 있었다는 의료기록, 진단서, 입퇴원증명서도 전부 제출했다. 경찰에서는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에 상담하라고 말했다. 미성년자권리지원단체에서는 경찰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 말했다. 1년 뒤 경찰조사가 끝났을 때 관은 사라졌다.
관의 부모는 관을 찾아 헤맸다. 그 과정에서 관의 부모는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이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산하기관이 아니라 그냥 사설 단체이며 정부와 계약을 맺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관의 부모는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을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 그제야 해당 단체 사람들은 관이 해외로 입양되었다는 사실을 관의 부모에게 알려 주었다.
관의 부모는 소송에서 졌다. 사법부는 ‘피해 아동’을 분리 보호한 조치는 적법했다는 판결로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의 손을 들어 주었다. 관의 양육자가 질병으로 인해 ‘피해 아동’을 적절히 보호하고 양육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으며, ‘피해 아동’ 또한 질병과 학대, 방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다는 이유였다.
“어머니는 재판 도중에 돌아가셨대.”
관이 쓸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모임’은 분리한 아이들을 자기들이 운영하는 시설에 수용하고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았어. 그 때는 그렇게 했대. 그러니까 아이 한 명이 보호소에 들어올 때마다 단체가 받는 지원금 수입이 늘어나는 구조인 거야. 그러면 그 단체는 당연히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가족에게서 분리시켜서 많이 수용하고 싶을 거 아냐. 그래야 돈을 많이 버니까.”
“그건 의심스러운 구조다.”
표가 동의했다.
“인신매매잖아?”
“그러니까 알아봐야지.”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관은 오래된 웹페이지를 보관하고 복원해 주는 사이트에서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의 당시 주소를 찾아냈다. 그곳은 지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상업용 건물로 바뀌어 있었다. 지도 서비스를 사용해서 찾아낸 거리 사진에서 관은 간판에 적힌 ‘클리닉’이라는 단어와 옥상에 설치된 종교적 상징물을 알아보았다. 관은 이곳에 찾아가서 직접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나타나다
일을 마친 뒤에 무정형은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 건물에 찾아갔다. 주소는 유 선배가 문자로 알려 주었다.
무정형은 간판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클리닉’ 간판 아래에는 간판은 없지만 창문에 ‘기술과학 발전 연구소’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다. ‘클리닉’ 간판 위, 건물 꼭대기 층에는 종교 단체로 보이는 상징물이 붙어 있었다.
무정형은 우편함으로 가서 들여다보았다. 지하층 우편함에 ‘뇌파발달’이라는 작은 명패가 붙어 있었다. 그리고 ‘클리닉’과 같은 층 영업장의 우편함에 ‘입양복지’라는 글자가 적혀 있는 것이 보였다. 정식 명패가 아니라 사인펜이나 유성 마커 같은 것으로 대충 흘려 쓴 작은 글자였다.
무정형은 다시 주위를 둘러보았다. 여전히 아무도 없었다. 무정형은 옷깃을 세워 할 수 있는 한 얼굴을 가리고 방범용 카메라를 향해 등을 돌린 뒤 최대한 카메라에 찍히지 않으려 조심하면서 ‘입양복지’라고 적힌 우편함 뚜껑을 살살 열어 보았다.
실례합니다.
왠지 모르게 낯익은 사람이 휴대전화에 대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뭔가 빠르게 중얼거렸다. 휴대전화가 낯익은 사람의 말을 통역했다.
- 저를 도와주시겠습니까?
“네?”
무정형은 당황했다. 낯익지만 모르는 사람이 다시 휴대전화에 얼굴을 대고 빠르게 속삭였다. 휴대전화가 무정형에게 말했다.
- 어린아이들의 행복을 지원하는 회합을 찾고 있습니다.
무정형은 머릿속의 질문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해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문장을 완성했다. 무정형은 휴대전화의 통역 앱을 통해 낯익은 외국인에게 물었다.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될지 자세히 말씀해 보시겠어요?”
- 내 부모에게서 나를 훔쳐 간 사람들을 만나러 왔습니다.
관이 대답했다.
질문
관은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이 운영하던 아동 보호소와 가족에게서 분리된 이른바 학대 피해 아동의 해외 입양에 대해 방송사에 제보를 했다. 방송사에서는 관심을 보였다. 관은 표를 설득해서 고국에 찾아오면 함께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담당 프로듀서는 이 프로그램 제작이 긴 과정이 될 수도 있으며 어쩌면 아무 성과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 저희들의 질문 중에서 단 하나라도 대답을 찾는다면 성과가 있는 겁니다.
관은 자동번역기를 통해 프로듀서에게 이렇게 대답했다.
“......그래서 저희 방송에서 인터뷰를 좀 요청드릴 수 있을까 하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프로듀서 멱이 말했다. 처음에 연락을 받았을 때 무정형은 거절했다. 무정형은 주거환경관리과 공무원이었다. 직업상 알게 된 사항을 함부로 발설하면 해고당하는 것은 물론 법적인 문제에 휘말릴 수도 있었다.
“사실 말씀드릴 만한 것도 별로 없어요.”
그리고 무정형은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의 입양 홍보 동영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거기는 아이들의 집처럼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설이 아니고 사설 단체가 운영하는 아동 보호소였는데, 그 모임에서 만든 동영상에서는 거기가 마치 정규적인 시설인 것처럼 얘기하더라고요. 아이들의 집은 위험한 곳이고 학대의 온상이라면서요. 제가 알기로는 사실 그 보호소가 학대 문제로 문을 닫았거든요.”
“그 영상 좀 보내 주시겠습니까?”
먹이 물었다. 무정형은 서둘러 ‘아이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을 검색했다. 웹페이지는 그대로 있었다. 이전과 똑같이 활짝 웃는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노는 사진이 페이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무정형은 동영상으로 연결되었던 메뉴를 찾을 수 없었다. 간신히 ‘아동인권’ 메뉴를 찾아 눌렀다. 페이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오류 메시지가 하얀 화면을 채웠다.
무정형은 사설 보호소를 아이들의 집으로 둔갑시킨 동영상이 사라진 이유를 곧 알게 되었다. 색종이의 아버지가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에 합류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색종이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집이 학대를 막지 못해서 색종이가 죽었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구호를 듣고 무정형은 깨달았다. 이 사람들에게 아이를 입양시키는 것은 수익률 좋은 사업이다. 이 단체가 해 온 일이 그런 것이었다. 아이를 부모에게서 빼앗아 보호소에 수용해서 국가 지원금을 받는다. 그렇게 빼앗은 아이를 다른 가정에 입양시켜서 또 돈을 번다. ‘어린 사람들의 행복을 지지하는 모임’ 주소지의 건물에서 만났던 외국인이 아닌 사람도 그렇게 해서 외국으로 입양되었다고 말했다.
장례
무정형은 전화를 받았다. 정사각형이었다.
“색종이 장례식 할 건데, 너도 올래?”
정사각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갈게. 언젠데?”
무정형이 되물었다. 정사각형이 대답했다.
“이번 주말이야. 부고 보내 줄게.”
무정형은 정사각형이 보낸 링크를 열고 휴대전화 화면을 들여다보았다. 아이의 부고는 옳지 못하다고 무정형은 생각했다. 아이의 장례식은 옳지 못하다. 아이의 죽음은 부당하다. 아이는 죽어서는 안 된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어야 한다. 어른이 되어 살아야 한다. 아이는 어른이 되어 오래 살아서 노인이 되어야 한다.
부고에는 색종이의 살아 있을 때 사진이 실려 있었다. 색종이는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명랑하게 웃고 있었다.
억울하다.
아이의 죽음은 억울하다.
색종이의 맑은 얼굴을 보면서 무정형은 그 생각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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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