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지은이 : 이미영 외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i
출판일 : 2019년 05월




  • 놀이는 학습과 많은 관계를 맺고 있다. 잘 놀아본 아이들은 공부를 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출 수밖에 없다. 놀이는 자기 주도성과 창의력, 집중력, 협동심을 고루 갖추게 해주기 때문이다. 고독한 천재는 필요 없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천재는 사회성을 갖춰야 한다. 점점 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가 될 것이다.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에 놀이만큼 좋은 것이 없다. <br><br>이 책은 공존하기 어려울 것 같은 ‘놀이와 학습’이라는 두 주제를 부모님과의 관계를 통해 놀이가 가진 힘으로 학습능력을 향상할 구체적인 방법을 생생한 사례와 함께 제시하고 있다.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놀이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놀이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활용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부모자녀 관계 형성과 더불어 학습능력이 향상할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br>


    잘 노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놀이를 보면 성적이 보인다

    놀 줄 모르는 아이, 놀이가 어려운 부모

    과연 놀이는 무엇일까요? 왜 TV를 보고 미디어를 사용해 노는 것은 놀이라고 하지 않을까요? 꼭 밖에서 아이들끼리 뛰어놀아야지만 그것이 놀이일까요?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재미있는 것, 놀면서 배우는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 어울려서 함께 무엇인가를 하는 것, 즐거운 것, 흥미 있는 것을 해보는 것, 만족스러운 활동’


    아이들은 놀이를 뭐라고 할까요? 아이들은 대부분이 ‘그냥 재미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냥-이라는 단어입니다. 부모님들은 재미있는 것이라지만 그 재미 안에서 뭔가를 찾고 싶어 합니다. 재미있게 미술을 해서 그리는 기술이 늘었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운동을 해서 체육을 잘했으면 좋겠다. 재미있게 악기를 배워서 악기에 능숙해졌으면 좋겠다. 이렇게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생각하는 놀이는 –그냥-입니다. 놀이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입니다. 놀이로 뭔가를 얻으려 하지 않습니다.


    놀이의 중요한 특성 하나는 그것을 하는 그 자체가 완전한 만족을 주는 목적입니다. 우리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행동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점점 발전하려고 노력도 합니다. ‘우리 아이가 그림에 관심을 자주 보여서 미술학원에 보냈어요. 그건 뭐 배우는 건 아니죠. 그냥 아이가 좋아해서 놀라고 보낸 거예요’라고 말씀하시는 부모님이 많으십니다. 대부분 아동기 때 예체능 학원에 보내는 분들이 이러한 말씀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피아노, 미술, 태권도 등을 처음엔 즐거워하며 참여합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시들해지고 그만 다니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놀라고 보내줬는데 금방 시들해지다니 말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놀이의 중요한 특성 하나를 놓쳤기 때문입니다. 놀이는 그것에 참여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아이가 재미있어서 시작한 피아노지만 피아노로 놀도록 강요받는다면, 혹은 은근히 압력을 받는다면 아이들은 그것을 결코 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실험 연구들이 있습니다. 유치원 교사가 아이들에게 어떤 놀이를 하도록 권유하면 아이들은 그것을 놀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과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나타난 것입니다. 같은 놀이일지라도 그것을 권유받느냐 스스로 선택해서 하느냐는 커다란 반응 차이를 나타내게 됩니다.


    놀이의 특성은 유연함입니다. 놀이는 놀이를 하는 아이의 흥미에 맞춰서 상상과 현실의 왜곡이 빈번하게 나타납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의 경우 상징놀이가 나타납니다. 자기가 상상하는 대로 장난감이 변하고, 새로운 역할들을 실험해보며 상상놀이가 진행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장난감의 이름을 알려주고 갖고 노는 방법을 알려주면 아이는 알려준 장난감의 울타리에 갇히게 됩니다. 아이가 다양하게 노는 활동을 방해하는 셈입니다.


    마음대로 놀이하는 아이들을 한 번 보십시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렇게 열심일 수가 없습니다. 표정은 세상 진지하고 그 세계에 푹 빠져 버린 것 같은 모습입니다. 표정은 세상 진지하고 그 세계에 푹 빠져 버린 것 같은 모습입니다. 무관심하거나 억지로 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 역시 놀이의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이런 말을 한다면 놀이 부족

    놀이가 부족한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지 못해 욕구불만에 가득 차 있습니다. 아이가 ‘심심해’라는 말을 달고 살진 않나요? 열정과 의욕을 가지고 뭔가를 하고 싶은데 상황과 여건이 따라주지 않아 답답하다는 뜻입니다. 아이는 놀면서 세상을 창조하고 아이들과 협력하며 규칙을 만들고 계획을 세워나갑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창조적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는 아이들이 주어진 과제만을 하니 얼마나 답답하겠습니까.


    매사에 아이가 짜증스럽지는 않나요? 말투는 물론이고 행동도 퉁퉁거리는 그런 상태 말입니다. 뭔가 꽉 눌린 욕구가 발산되지 않아 감정의 통로가 막혀버린 상태입니다. 놀이를 통해 감정의 통로를 열어줘야 다른 감정들도 느끼고 표현하며 성장할 수 있습니다.


    놀이가 부족한 아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지만 책임은 타인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가 생각한 대로 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내지만 ‘아무도 나랑 안 놀아줘’, ‘누가 나랑 놀아줬으면 좋겠어’, ‘네가 먼저 그랬잖아’처럼 타인이 자신을 이끌어주길 원하고 책임을 타인에게 돌립니다.


    다른 사람과 놀이를 하다 보면 자기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놀이를 위해서는 그것을 일치시켜 나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 과정은 다툼이 될 수도 있고 논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격렬한 과정을 거친 후엔 하나의 대안이 마련됩니다. 하지만 놀이가 부족한 친구들은 이러한 격렬한 경험을 할 기회가 적습니다. 아이의 놀이를 감독하시는 부모님들도 내 아이가 이러한 격렬한 과정을 경험하는 걸 원치 않습니다. ‘이렇게 싸울 거면 그만 놀아’라는 말로 놀이가 마무리돼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의 놀이는 무척 쉬워 보이지만 그 과정은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 단계입니다. 어린아이가 소꿉놀이를 위해 접시에 음식을 담습니다. 작은 그릇에 음식을 담으려고 하니 잘 안 들어갑니다. 아이는 이런저런 음식들을 넣어보고 그릇도 이것저것 바꿔 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크기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소꿉놀이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 밥상을 차리는 소꿉놀이가 원활하게 이뤄지기까지 아이는 그릇도 수십 번 바꾸고 음식도 바꿔가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누가 옆에서 계속 다시 해보라고 하지 않아도 여러 시행착오를 반복합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많은 시련과 어려움을 주는 작업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이는 포기하지 않고 해냅니다. 딱 맞는 그릇을 찾아내고 나서 아이는 ‘내가 해냈구나’라는 감정을 느낍니다. 어린 시절에 놀면서 이러한 성취감을 많이 느낀 아이는 후에 자신이 해내야 하는 어떠한 일도 해낼 수 있습니다. 누적된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미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놀이를 하다 보면 경쟁의 요소가 들어가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비단 게임뿐만이 아니라 ‘누가 먼저 달리나, 누가 빨리 해내나’ 이런 것들입니다. 아이들은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많이 놀아 본 아이들은 경쟁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 큰일이 아니라는 걸 압니다.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걸 압니다. 아이가 경쟁에서 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더 많이 놀도록 해주십시오. 놀이에서는 단지 이기고 지는 일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무수한 일들은 자신의 삶입니다. 놀이에서의 많은 경험은 앞으로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에 대해 유연함을 안겨줄 것입니다.


    놀 줄 아는 아이가 꿈을 결정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놀이가 답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사회는 어떻게 변화되는지 알면 알수록 지금의 학습이 흐름을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창의력, 호기심, 의사소통능력, 협업능력, 비판적 사고력, 컴퓨팅 사고력, 이러한 것들을 위한 새로운 사교육의 장으로 아이들을 보내면 능력이 길러질 수 있을까요?


    마시멜로 게임이라고 아시나요? 4명이 한팀이 돼서 건축물을 만든 후에 그 꼭대기에 마시멜로를 올리는 게임입니다. 준비물은 스파게티면, 테이프, 실을 이용하고 가장 높게 쌓은 팀이 승리합니다. 외국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이 게임은 협동 작업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어른, 학생, 어린아이 할 것 없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탑을 잘 쌓은 팀은 누구였을까요? 이 탑을 가장 잘 쌓은 팀은 바로 유치원생이었습니다. 물론 건축가라면 가장 높게 쌓았겠지만, 일반적인 전문직이나 대학생들과 비교했을 때는 유치원생이 가장 높았습니다.


    유치원생들은 높이와 구조에서 모두 독특한 방식을 나타냈습니다. 아이들은 탑을 쌓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계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무너질 것에 대한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않았고요, 잘되지 않을 때는 즉각적으로 다른 방법을 생각해 다시 해볼 힘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반면 어른들은 머리로 열심히 계획을 짭니다. 모두 가진 지식을 토대로 이견을 조율하는 데 너무 바쁩니다. 실패하지 않으려면 구조부터 튼튼해야 한다는 생각에 서로 주도권 다툼을 하며 계획을 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 사이에 아이들은 벌써 몇 번의 실패를 경험하며 높은 탑을 쌓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이들에게는 놀이였던 것입니다. 아이들은 놀이로 탑 쌓기에 접근했고 어른들은 성취해야 할 일로 탑 쌓기에 접근했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삶 그 자체기 때문에 놀이와 학습을 별개로 보지 않습니다. 놀이는 아이가 배우는 모든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놀이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모든 열쇠는 아이들이 가지고 있으므로 부모님은 그 열쇠를 사용할 기회만 주면 됩니다.



    놀이 안에서 깨우는 학습효과

    아이에게 성공을 강요하지 않으면 비판적 사고력이 향상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성취를 중심에 두고 살아왔습니다. 뭐든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향해 열심히 노력해내는 작업이었습니다. 특히 학습에서 그것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어디까지 공부하기로 했는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마스터하고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는 일, 선행학습을 통해 미리 몇 개 학년의 공부를 마쳐 놓는 일, 교과서의 진도를 어디까지 나가야 하는 일 등이 그렇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주변을 돌아볼 여력 없이 목표를 향해서 앞만 보고 달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겨를이 없는 아이들은 미래에 대해서 꿈을 가지기 어려워졌습니다. ‘요즘 애들은 꿈이 없어’라고 한심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그런 현실을 만든 부모님들이 뒤를 돌아봐야 할 때입니다.


    아이들에게 목표의 성취를 강요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일단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굴지의 4차 산업혁명의 기업들이 놀이와 업무의 경계를 허무는 것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깊은 탐구와 새로운 발상을 얻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교육도 그렇게 변화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학업 성취를 교과별로 측정하는 일들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은 평가에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 있어서 약간의 성취 압력은 지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주변의 기대와 호응에 부응하려고 아이는 부단히 노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어린 시절에는 신체적, 언어적, 인지적 부분에서 성취에 대한 강화를 보일 때 아이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하지만 아이의 나이가 증가할수록 성취 압력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아이의 능력 이상의 성공을 강요하는 경우에 아이는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에 이릅니다. 기대하는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 자기 생각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으로 할 여유가 없습니다.


    권위나 사회적 분위기에 맹목적으로 따르지 않고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평온한 상태에서 아이는 가장 깊은 사고를 해낼 수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란 어떤 사안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분석적으로 평가하고 분류하는 사고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뭔가를 이뤄내야 하는 압력이 없는 상태에서의 자유로운 놀이는 아이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사고를 이끌어낼 기회입니다.


    부모의 긍정적 기대는 아이의 학습 자존감을 높인다

    응원의 말은 힘들거나 지칠 때 다시금 애써 힘을 낼 수 있는 에너지를 전달해줍니다. “넌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상대의 말은 나의 가치감을 높여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긍정적 기대와 관련 있는 심리학 실험이 1968년 하버드대학교 사회심리학과 교수 로버트 로젠탈 교수로부터 이뤄졌습니다. 로버트 로젠탈 교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한 초등학교의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 검사를 실시한 후 지능 검사와는 관계없이 무작위로 20%의 학생을 선발했습니다. 담임선생님께는 그 아이들이 특히 지능지수가 높은 아이들이므로 학업 성취 향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아이들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그 아이들에 대한 기대가 높아져 열심히 가르치고 격려도 아끼지 않게 됐습니다. 아이들도 선생님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8개월 후 다시 지능 검사를 했는데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무작위로 선발된 아이들의 지능지수가 기존 검사의 지능보다 높게 나타난 것입니다. 성적도 놀랄 만큼 향상됐음은 물론입니다. 이 실험은 긍정적 기대와 관심의 힘을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 실험이 됐습니다.


    아이들이 놀이에는 그 아이의 세상이 다 들어 있습니다. 부모님이 그 세상을 다 이해하고 그에 맞는 기대를 표현해주십시오. 그러면 아이들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목표와 부모님의 기대가 일치함에 큰 자신감을 나타내고 기대에 맞는 성취를 하고자 더 큰 노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디지털 미디어로 우리 아이 뇌를 성장시킨다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디지털 미디어는 필수 불가결의 매체입니다. 디지털 미디어는 원하는 정보를 그 자리에서 찾아내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 누군가에게 묻거나 책이나 정보지들을 뒤져야 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손가락 터치 몇 번만으로도 내가 원하는 정보는 물론 타인의 견해나 의견까지 섭렵할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사람과의 소통도 원활하게 할 수 있습니다. SNS의 발전은 사람과 소통에 혁명을 나타냈습니다. 이제는 물리적인 거리는 중요하지 않게 됐습니다. 나와 친한 친구는 물론이고 유명인사나 연예인들의 이야기까지도 친밀감 있게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아이들이 이제 TV는 보지 않고 유튜브를 시청한다고 할 정도로 유튜브의 힘도 막강합니다. 아이들의 미래 희망직업으로 크리에이터가 등장한 것 역시 이러한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아이들은 무작위적으로 주어지는 지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인 학습자로서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찾아 사용합니다. 정보를 수집해 나만의 정보로 만들어 가는 과정을 기록하면 사람들의 관심과 인정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경제적인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게임은 어떨까요? 뇌과학자들은 게임이 뇌를 나쁘게 한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화면에 나타난 물체의 움직임을 순간적으로 계산하고 게임 플레이어나 컨트롤을 손가락으로 조작해서 게임을 진행합니다. 즉, 시각 청각 정보를 통해 판단하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화면에 나오는 정보를 순식간에 판단하고, 동시에 손가락도 움직이는 최적의 명령을 뇌가 보내는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만 7세부터 22세까지 전 연령대에서 게임을 하면 신호가 주어진 위치에서 주의를 더 잘 집중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게임을 하면 좀 더 넓은 시야에 주목하고 방해 자극이 있는 배경에서 표적을 탐지하거나 시각적 유입의 흐름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능력을 개발시키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게임들이 아이들의 뇌의 반응속도와 실행기능, 시각적 주의력을 자연스럽게 길러줍니다.


    학교나 학원에 보급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도 역시 디지털 미디어의 발달로 이뤄진 것입니다. 아이들은 시청각적으로 우수한 콘텐츠들로 수업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습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교사의 자질이나 능력과는 별개로 학습 자체에 매진할 기회가 제공되기도 합니다.


    외로운 아이들에게도 디지털 미디어는 최고의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또래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사회적인 관계에 대한 욕구는 있으나 그것을 건강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 디지털미디어의 세계에 빠져들게 됩니다.


    부모님들이 디지털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도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놀이를 통해서 현실 경험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영유아기부터 추상적인 사고 능력이 발달하는 10대 청소년 전까지 아이들은 실제 몸으로 놀고 실물을 만지고 보는 현실적 경험들이 중요합니다. 부모님이나 또래들과도 만나고 소통하며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 실제적인 경험들이 아이들의 건강한 발달을 이뤄낼 것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특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놀이와 활동이 중요합니다. 발달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은 물론이고 정서적인 유대감과 사람과의 소통에 대한 아이의 긍정적 인식을 가장 처음 알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부모님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함께 하는 즐거운 경험을 많이 쌓아온 아이는 그것의 즐거움을 알고 있어서 디지털 미디어의 세계에 몰두하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는 언제 디지털 미디어의 접촉을 허용할 것인가에 대한 부모님의 사전 협의가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가 부모님과의 애착 관계가 좋고 놀이 경험이 많으며 사이가 원만한지를 먼저 살펴보십시오. 아이가 스스로 규칙을 지킬 수 있을 만큼 성숙한 상태일 때 디지털 미디어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을 보상처럼 사용하지 마십시오. 보상으로 활용하게 되면 아이는 강한 보상제의 효과로 지시나 수행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맛있는 사탕도 계속 먹다 보면 사탕보다 더 맛있는 것을 찾듯이 보상체계로 사용한 디지털 미디어의 사용량을 계속 늘려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외부적인 보상으로 한 일들은 자기 스스로 동기에 의해 일어난 일이 아니므로 보상 자극이 없을 시 바로 소거됩니다. “숙제를 8시까지 마치면 30분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해줄게”라고 약속했다면 아이는 스마트폰 없이는 숙제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추후엔 30분의 보상 시간에 만족하지 않게 됩니다.


    넷째는 아이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는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단 10분을 하더라도 그 자극이 강렬하고 유해하다면 아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되는 효과는 10시간을 이용한 것이나 다름없이 나타날 것입니다. 유아동의 경우 부모님의 관리 하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초등학생만 돼도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콘텐츠 확인이 필요합니다.


    다섯째는 사용에 대한 규칙이 필요합니다.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이며 그것을 어겼을 때의 대안도 아이와 상의해 미리 준비해 놓는 것들이 이뤄져야 합니다. 아이가 “여기까지만 할게요. 하나만 더 보고요.”, “오늘 이거 잘했으니까 더 시켜주세요”라는 이야기를 할 때조차도 일관되게 태도를 보여주는 것들이 중요합니다.


    여섯째는 디지털 미디어에 관한 연구가 지속해서 발표되고 있는 과정 중에 있으므로 그것의 장단점과 효율적인 활용방안들을 끊임없이 공부하는 부모님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할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에 관한 깊은 탐구로 자신만의 철학을 갖는 것입니다. 아이에게 디지털 미디어를 허용할지 하지 않을지, 어떤 콘텐츠는 유익하고 어떤 콘텐츠는 해로운지, 새로운 기술은 어떤 것들이 나와 있는지 공부하고 알아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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