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부자 수업
 
지은이 : 김금선
출판사 : 한국경제신문
출판일 : 2021년 02월




  • 팬데믹 상황으로 가정과 학교의 구분, 학부모와 교사의 구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부모도 교사가 되어 집 안에서부터 경제 교육을 시켜야 한다. 하지만 부모에게 ‘경제 교사’가 되라고 하면 어쩐지 막연하게 두려움을 느낀다. 저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돈공부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중요한지, 그리고 돈공부의 목적이 무엇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교사의 자질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돈에 대한 편견과 소심함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경제관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저축에 대한 집착, 도전과 실패에 대해 두려움, 투자에 대해 거부감, 아이에게 고통을 되물림하지 않겠다는 지나친 자식 사랑, 감정이 앞서는 소비 등 크고 작은 비뚤어진 인식과 습관을 버려야 아이에게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아이의 부자 수업


    경제 교육의 첫걸음, 무엇부터 시작할까?

    생후 6개월 아기에게 ‘체다카 통’의 의미

    유대인으로 태어난 아이가 처음으로 경제 교육을 받는 시기는 생후 6개월부터인데, 부모는 아기의 손가락을 펴서 동전을 쥐여 주고 그것을 체다카(Tzedakah)에 넣는 훈련을 시킨다. 체다카는 기부를 하기 위해 돈을 모으는 저금통을 가리킨다. 이렇게 유대인은 아기가 제대로 된 언어를 구사하기도 전에 남을 위해 돈을 모으는 법부터 가르친다. 유대인이 지켜야 할 율법은 모두 613개이다. 생활 규칙이나 도덕, 종교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게 지켜야 할 모든 규칙이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 율법에 앞서는 율법이 하나 있다. 바로 ‘기부’에 관한 것이다. 그들은 “613개의 율법을 지키는 것보다 한 번 기부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유대인이 타인을 돕고, 자신이 번 소중한 돈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일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고 교육하는지 보여준다.


    ‘기부’와 ‘정직’이라는 두 가지 균형추

    유대인은 돈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대인은 ‘돈은 곧 생명’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놓고 있다. 이렇게 돈에 큰 의미를 부여하다 보니, 자칫하면 돈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돈은 소중한 만큼 위험한 것이어서 처음부터 돈에 대한 개념을 잘못 잡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소중하고 막강한 힘을 가진 것일수록 그것을 잘 다루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이유로 유대인은 돈 버는 기술만큼이나 ‘기부’의 중요성을 아이들에게 교육하는 것이다. ‘정직’도 마찬가지다. 돈 앞에서 정직하지 않으면 남을 이용하거나 속이는 수법으로 돈을 벌 수도 있다.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이들도 잘 알고 있다. 부모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체험적으로 느낀다. 하지만 돈의 중요성만 안다면 남을 위해 돈을 쓰지 않는 인색한 사람이 될 수 있고, 돈만 추구하는 탐욕스러운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유대인의 경제 교육이 ‘기부’와 ‘정직’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이처럼 돈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기부’와 ‘정직’이 ‘지혜로운 균형추’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기부’와 ‘정직’이 바탕이 된 경제 교육이 선행되지 않으면 나중에 성인이 되어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순식간에 잃거나 부도덕한 행위에 연루될 수 있다. 타인과 ‘행복한 동행’을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아이를 위한 경제 교육은 돈을 잘 버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돈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그 교육의 출발점에서 ‘기부와 정직’의 개념을 알려준다면 경제 교육의 첫발을 아주 잘 뗀 것이다.


    ‘경제 교사’가 되기 위한 부모의 자격

    돈에 관해 거리낌 없이 이야기하자

    우리는 오래전부터 아이가 돈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꺼려하고 터부시하곤 했다. 하지만 영어 교사가 학생들에게 영어로 말을 걸지 않고, 수학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수학 공식을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경제 교사가 되려는 부모도 마찬가지다. 반드시 아이와 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어려서부터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받지 못하면 돈에 대한 개념이 형성되지 않고, 그러다 보면 돈을 지키고 불리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아무리 많은 재산을 물려받았더라도 그렇다. 자신이 가진 재산의 규모를 잘 파악하고, 그 안에서 돈을 효율적으로 쓰고 관리해서 돈을 더 불리려는 계획은 아예 생각하지도 못한다. 우리는 흔히 ‘돈을 밝힌다’라는 말을 비난조로 쓰곤 한다. 하지만 돈은 밝혀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돈을 밝히고 집안의 경제 사정에 대해서도 잘 아는 아이로 교육해야 자기의 돈을 잘 지키고 유지하고 키우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돈에 대한 인내심을 가르치자

    부모가 경제 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부모가 망설임 없이 카드를 긁고, 필요 없는 물건을 사는 건 가장 안 좋은 경제 교육이다. 이런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돈을 쓸 때는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즉시 사도 된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필요한 물건이 있다고 말해도 그 즉시 사주지 않는다. 시간을 주고 그 물건이 ‘정말 필요한지’ 여러 번 생각하게 한다. 아이는 자신의 욕구가 바로 충족되지 않으니 짜증을 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이 반복되면 ‘돈에 대한 인내심’을 배운다. 돈에 대한 인내심은 경제 교육에서 매우 중요하다. 저축이나 투자 모두 돈이 있어도 쓰지 않는 인내심이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부모의 생각부터 바꿔라

    돈은 무조건 아껴야 한다?

    돈이 돈을 번다

    지금의 기성세대는 늘 부모로부터 ‘돈을 아껴야 한다’, ‘돈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말을 듣고 자랐다. 그리고 살아오면서 성실히 모은 돈이 때로 얼마나 요긴하게 쓰이는지 경험했기에 그 말에 대한 믿음이 더 강해졌을 것이다. 그래서 아이에게도 이 교훈을 가르쳐주고 싶어 한다. 하지만 돈을 아끼는 방법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 투자하고 불리는 법도 알려주어야 한다. 투자할 줄 모르는 저축왕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십상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영양가가 풍부한 식사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운동도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영양소 섭취 없이 운동만 해서도 안 되고, 운동 없이 영양소만 섭취해서도 안 된다.


    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일은 특정한 목적을 위해 목돈이 필요할 때 쓰기 위해서다. 사업 자금이나 결혼 자금은 당연히 저축해서 모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돈을 끊임없이 투자해서 이자를 벌고 배당금을 챙겨야 한다. 반드시 ‘돈이 돈을 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돈이 돈을 번다’는 말은 부정적인 뉘앙스로 비추어지곤 한다. ‘투기’를 연상시키고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부정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건강한 시민의식을 가진 부모라면 내 아이가 투기로 돈을 벌기를 원치 않을 것이기에 이런 개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을 주저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노동으로 벌 수 있는 돈은 한계가 있고, 노동은 돈이 돈을 버는 속도를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경제학자들은 ‘자본주의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평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것은 심화된다’, ‘자본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라고 말한다.


    그러니 자본주의 사회에서 건강하게 돈을 벌기 위해서는 돈이 돈을 버는 방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성한 노동의 가치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효율적으로 돈 버는 법’을 아는 지혜이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10시간 동안 공부해서 알아야 할 것을 5시간 만에 끝내고, 20번 반복해서 외울 단어를 10번 반복해서 외워야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이런 자기만의 공부법으로 공부한다고 해서 ‘신성한 공부의 가치’를 부인하는 일은 아니지 않는가.


    ‘돈이 돈을 버는 일’에는 ‘복리의 마법’이 포함된다. 유대인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복리의 마법’에 대해 가르치면서 ‘돈을 벌어서 저축한 다음에는 투자를 통해 불려야 한다’라고 알려준다. 물론 지금은 저축만으로 돈을 불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건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아는 것에서 그칠 게 아니라 다양한 금융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 주식도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려고 하기 때문에 투기의 성격을 띠면서 돈을 잃는 것이지, 좋은 주식에 10년씩 장기 투자하며 돈을 벌 확률은 확실하게 높아진다.


    어려서부터 돈을 아껴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은 아이는 투자를 막연하게 두려워한다. 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활용하는 것에 주저하면 노동을 통한 수익만이 전부인줄 안다. 적은 돈이라도 투자 기회를 만들어주어야 효율적으로 돈을 늘리고 유지할 수 있다.


    가난의 고통을 알게 하라

    가장 오래 행복한 아이로 키우려면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무언가를 원한다고 해서 곧바로 사주지 않는다. “정말 갖고 싶은 거니?”라고 반복해서 물으며 몇 주씩 기다리게 하곤 한다. 갖고 싶은 물건이 얼마인지, 너무 비싸지는 않은지 물으면서 계속 시간을 보낸다. 아이를 약 올리려고 그러는 게 아니다. 아무리 가지고 싶어도 돈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철저하게 인식시키기 위한 교육이다. 만약 “엄마, 나 저거 갖고 싶어”라고 했을 때 지체 없이 당장 사준다면, 아이는 돈이 물건을 소유하는 데 무슨 역할을 하는지 생각할 기회조차 잃는다.


    아이에게 가난과 빈곤의 고통에 대해 말하고, 자신의 욕구가 즉시 만족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은 어둠을 가르쳐 빛의 소중함을 알게 하려는 의도다. 늪이 무엇인지, 그곳이 얼마나 위험한지 충분히 알아야 초원으로 달려갈 마음이 생긴다. 인생을 살면서 부딪치게 될 많은 고통과 괴로움이 돈 때문에 생긴다는 사실을 어려서부터 알려주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가. 아이에게 가난과 궁핍을 알려주기는커녕 가난의 뒷모습조차 볼 수 없도록 아이를 보호하고 지킨다. 결혼할 때 집을 사주고, 사업할 때 돈을 대주고, 빚이 많아지면 갚아주기도 한다. 아무리 큰 희생이 있더라도 자식이기에 그렇게 한다. 물론 희생을 전제한 자식 사랑이 오늘날 우리나라의 기틀이 되기도 했다. 나는 못 먹어도 내 자식만큼은 먹이고 공부시켰던 그 힘이 우리나라의 교육 수준을 끌어올렸고, 내 자식은 굶길 수 없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성실하게 일해서 한강의 기적까지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다른 시대를 살고 있다. 고등학교까지 무상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부모가 헐벗고 못 먹으면서까지 학교를 보내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학교에 다니지 않아도 검정고시를 통해서 얼마든지 홀로 공부할 수 있다. 과거보다 훨씬 풍요로워진 시대이기에 부모의 끝없는 희생이 자녀 사랑의 전부가 될 필요도 없다.


    부모는 아이와 영원히 함께 살 수 없다. 부모가 없는 이후의 시간에도 아이의 인생은 계속된다. 그러니 아이 스스로의 힘으로 세상에 맞서야 한다. 당장은 안쓰럽고 안타까워도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독립심과 자립심을 길러주어야 한다. 그것이 오래도록 행복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이다.



    돈 버는 능력을 기르는 창의적 생각법

    돈 버는 능력을 키우는 네 가지 교육

    돈 버는 능력을 만드는 돈 버는 교육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네 가지는 꼭 가르친다. 언뜻 보면 서로 관련성이 없어 보이지만 잘 뜯어보면 매우 긴밀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이중 언어 교육’이다. 유대인은 아이들에게 자국의 언어인 히브리어 이외에도 최소 2개 이상의 외국어를 가르친다. 따라서 유대인 아이들은 이미 열 살 정도만 되어도, 아주 능숙하지는 않지만 3~4개 언어를 넘나드는 언어 능력자가 된다. 요즘에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는 유대인 아이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언어 교육이 부모가 무작정 시킨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언어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대화하는 것이 얼마나 큰 즐거움인지 경험할 수 있어야 언어 능력도 빠르게 향상된다.


    두 번째는 ‘암산’이다. 암산은 단지 머릿속으로 숫자를 더하고 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암산은 집중력을 끌어올린다. 앞에 나온 숫자와 뒤에 나온 숫자를 기억해야만 답이 나온다. 또한 머리를 빠르게 회전해야 하기 때문에 두뇌 개발에도 좋다.


    세 번째는 ‘메모하는 습관’이다. “유대인은 애매모호함을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정확하게 기록해야만 그것을 근거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마지막 네 번째는 ‘잡학(雜學)의 권장’이다. 사실 우리에게 잡학은 그다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한 우물을 파라”라는 말처럼 ‘전문직’에 대한 선호가 강하기에 ‘잡학’은 쓸 데 없는 얕은 지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유대인은 어려서부터 부모와 정치, 경제, 역사, 스포츠, 문화 등 학교 공부나 일상생활에 크게 도움 되지 않는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을 한다.


    돈 잘 버는 교육법은 결국 하나다

    돈을 잘 벌려면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정보력에서 앞서는 사람이 돈을 잘 벌수밖에 없다. 유대인이 세계 금융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그들이 가진 정보력도 큰 몫을 차지한다. 주가는 이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때로는 영향력 있는 사람이나 매체의 말 한 마디로 주가가 폭락하거나 폭등하기도 한다. 그러니 환율이 오르내리고 금값과 석유값이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 원인을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사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요즘 사람들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하는지,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알아야만 그 분야를 선점하고 돈을 벌 수 있다. 자영업도 다르지 않다. 치킨집이 한창 잘될 때 ‘치킨집은 지금이 절정이고, 곧 포화상태가 되어 내리막을 걷는다’라는 정보를 얻었다고 해보자. 이 정보를 들은 사람과 ‘치킨집은 호황이다’라는 말만 믿는 사람의 결과가 같을 수는 없다.


    유대인의 정보력은 안식일 시간과도 관련이 있다. 그들의 안식일은 기독교처럼 토요일 아침에 시작하지 않고 금요일 일몰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일요일 일몰에 안식일이 끝나면 그때부터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그간 수집한 정보를 교환하고 월요일 아침부터 그 정보를 바탕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다른 사람들이 월요일 아침부터 일을 시작하며 정보를 교환할 때, 유대인은 이미 정보 파악이 다 끝난 상태가 된다. 반걸음 앞선 정보력으로 위상을 높여온 것이다.


    그런데 정보의 생명력은 ‘정확성’이다. 유대인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메모하는 습관을 철저히 지키는 이유는 정확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3~4개의 외국어를 할 수 있으니 정보를 받아들이고 교환하는 폭이 대폭 늘어난다. 한국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것보다 영국, 미국, 독일 사람들과 소통하며 정보의 양은 늘어나고 정보의 질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정보를 조합하면 정확성은 더욱 높아진다.


    다양하게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 역시 정보력과 관련이 있다. 특정한 정보가 정확한지 아닌지 정보 자체만으로는 판단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배경지식이 풍부하고 정보를 바라보는 자신만의 확고한 논리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정보를 정치의 관점, 경제의 관점, 역사와 문화의 관점에서 두루 조명해야 정보의 가치가 제대로 드러난다.


    유대인이 잡학을 공부하고 그에 대해 토론과 논쟁을 벌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잡학이 쌓일수록 정보를 다각도로 조명할 수 있고, 그 가치를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암산은 사고의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돈이란 결국 숫자다. 어떤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들이 어느 정도인지 순식간에 계산한다면 빠르게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이렇게 유대인의 네 가지 교육 방식은 ‘폭넓고 명쾌한 의사소통, 그것을 통해 얻는 정확한 정보력’으로 압축된다. 물론 정보력이 돈 버는 능력의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정보력 없이 돈을 버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 나아가 이런 능력은 삶의 질을 높이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소통 과정에서 상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어내고 대응하거나 외국인과도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삶의 수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뿐이겠는가. 다양한 지식을 토대로 대화를 나누면 누구에게나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사람이 되어 인간관계 또한 풍요로워질 것이다.



    반드시 길러야 할 경제 습관

    소확행과 욜로족의 함정

    돈을 쓰는 즐거움보다 돈을 모으는 즐거움

    유대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일생에 한 번 맛있는 요리를 실컷 먹고 다른 날에 굶는 것보다는 평생 양파만 먹고 사는 게 낫다.” 소비와 감정에 관한 유대인의 관점을 잘 보여주는 말이다. ‘맛있는 요리를 실컷’ 먹으면 기분은 매우 좋아진다. 그러나 무분별하게 돈을 쓰고 나면 그 소비의 결과를 스스로가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양파만 먹으면 먹는 즐거움은 줄어들겠지만 빈곤 때문에 오는 고통의 크기는 작아진다.


    따지고 보면 먹는 것만큼이나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이 어디 있겠는가. 혀끝을 만족시키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쉬운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그 잠깐의 즐거움이 고통의 시작이 될 수 있다. 3개월 동안 알바해서 명품을 사면 그 순간은 행복하겠지만 다시 알바를 해야 하는 육체적 고단함을 감내해야 한다. 오늘 내가 느낀 최대치의 즐거움이 빈곤을 만들어 고통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에 이런 소비 문화가 생긴 것, 특히 20대 젊은 층에서 이런 소비 성향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경제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쩌면 탈출구 없는 젊은이들의 현재가 만들어낸 현상일지도 모른다. 누구든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것을 어떤 식으로든 풀어야 한다.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고 쌓이기만 하면 사람은 지치고 힘들어진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학업에 대한 압박감 속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그러다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이제까지 받았던 스트레스를 소비로 풀고, 그것을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으로 포장한다. 내일이 존재하지 않는 소비 습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억압된 감정이 소비로 폭발하는 것은 최근에 등장한 ‘보복 소비’라는 말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코로나 19로 인해 강제로 집 안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마치 그런 상황에 보복이라도 하듯 돈을 써대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아이들이 이런 식의 감정적인 소비 습관을 가지지 않도록 ‘돈을 쓰는 즐거움’보다 ‘돈을 모으는 즐거움’이 더 크다는 사실을 알려주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은 돈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지만, 부자는 돈을 모으면서 스트레스를 푼다’는 말이 있다. 어려서부터 돈 모으는 즐거움을 알려준다면, 그래서 ‘돈을 모으는 행위는 내 인생을 준비하는 즐거운 과정’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소확행과 욜로식 소비는 아이들에게도 ‘과소비’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스스로 풀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도와야 한다. 아이들은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존재다. 부모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또래 집단으로부터 받는 공부와 인간관계에 대한 압박을 풀 방법이 없다. 아이가 자신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풀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고 알려주어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돈을 버는 특정한 원리와 법칙

    지금은 품 안에 있는 자식이지만 언젠가는 이 아이도 부모의 품을 떠나 세상으로 나가 경제 활동을 해야 한다. 돈을 버는 일이 힘들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특정한 원리와 법칙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 법칙과 원리를 알면 누구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다. 부모들은 돈을 벌기 위한 중요한 덕목으로 ‘열심히, 성실히’를 강조한다. 물론 이런 덕목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하지만, 그것은 일을 대하는 태도일 뿐이지 돈을 버는 근본 원리라고 볼 수는 없다. 평생을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사람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특정한 원리와 법칙은 바로 ‘상대방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세계적인 금융가가 강조한 것

    세계적인 금융가 가운데 유대계 가문 로스차일드가의 마이어 로스차일드를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어릴 때 랍비가 되고 싶어 신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부모님이 일찍 세상을 떠난 탓에 학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배웠던 《탈무드》 교육은 그가 금융인으로 성장하는 데 지식과 지혜의 근간이 되었다. 그래서 마이어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탈무드》에 바탕을 둔 유대인 정신과 장사 방법을 알려주었다. 그는 늘 “유대인이 돈을 벌 수 있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5000년의 역사이고, 또 다른 하나는 머리다”라고 강조했다. 유대인의 축적된 지혜를 통해 발상의 전환을 꾀해야만 돈을 벌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특히 아이들에게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첨을 하거나 상대방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기분을 맞추라는 뜻이 아니다.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란 ‘고객을 만족시키는 능력’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의 모든 사업은 고객 만족이 본질이다. 돈을 내는 사람은 소비자이고, 소비자가 돈을 지불할 수 있게 만들어야 기업은 성장할 수 있다.


    우리가 자주 듣는 ‘고객 만족’이라는 말도 사실은 유대인에게서 시작되었다. 과거 중세 시대에는 ‘길드(Guild)’라는 제도가 있었는데 도시에 자리 잡은 상인이나 장인들이 만든 조합이다. 그런데 이들은 매우 배타적이었다. 다른 상인들의 진입을 방해하기도 하고, 조합에 가입하지 않으면 특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를 떠돌아다니는 방랑자 신세였던 유대인이 이런 길드에 소속되기는 어려웠다. 결국 유대인은 길드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길드를 이길 수 있는 묘안을 짜내야 했다. 그래서 ‘더 좋은 물건을 더 싼값에 공급하자’고 생각했다. 마이어가 말했던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능력’도 이러한 ‘고객 만족’ 방식을 가리키는 것이다.


    ‘어음’도 유대인이 광범위하게 사용했다. 당시 다른 상인들은 현금으로만 거래하기를 원했지만, 유대인은 과감하게 현금 없이도 거래할 수 있는 어음을 활용했다. 그러자 거래는 더욱 활성화됐다. 따지고 보면 어음도 ‘상대방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다. 지금 당장은 돈이 없지만 거래하고 싶은 고객에게 거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먼저 배려하거나 상대방을 이해하기란 매우 어렵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과 화합하고 갈등하며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어른들도 그러한데, 아이들이야 오죽하겠는가. 그러니 아이에게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태도를 가르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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