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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아름다운 샤갈의 미술수업
 
지은이 : 김미진 (지은이), 마르크 샤갈 (그림)
출판사 : 열림원어린이
출판일 : 2025년 06월




  • 예술가의 삶과 그가 살던 시대적 배경 그리고 그의 삶 자체를 한번에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면 예술은 더 이상 다가가기 어려운 대상이 아닐 것입니다. 예술작품이 당대 사회로부터 현재 우리들의 시대까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예술사를 총체적으로 읽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고 아름다운 샤갈의 미술수업


    또 다른 빛을 향해

    할아버지가 된 샤갈은 아주 유명한 화가였습니다. 미국, 프랑스, 일본,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 작품들도 교회, 성당, 오페라 하우스 곳곳에 설치되었습니다.


    1973년 프랑스 니스에 기쁜 일이 생겼습니다. 당시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던 앙드레 말로의 지원으로 마르크 샤갈 국립 박물관(국립 마르크 샤갈 성서 메시지 박물관)이 개관한 것입니다. 이날은 샤갈의 86세 생일이기도 했지요. 구약 성서에서 영감을 받은 열일곱 개의 연작이 전시되었습니다.


    얼마 후 그는 마르크 샤갈 국립 박물관에 자신의 정신과 영혼을 담은 더욱 많은 작품을 기증했습니다.


    "제 작품들을 기증하고 싶습니다. 성서는 인류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그림들이 종교적인 이념이나 종파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기를 원합니다."


    마르크 샤갈은 가난한 유대인으로 태어나 차별을 받으며 자라났습니다. 전쟁을 겪으며 그림을 몽땅 잃어버리기도 하고,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정치적인 이념과 상황을 피해 다니기도 했지요.


    그러나 샤갈의 그림은 언제나 사랑을 담고 있었습니다. 고향의 부모님, 영혼의 단짝 벨라, 아름다운 풍경 등 그는 사랑하는 모든 것을 아름다운 색으로 노래했습니다.


    1977년 샤갈은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영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 대십자 훈장을 받았습니다.


    "프랑스 국민들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통령이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샤갈의 두 눈에는 행복의 눈물이 글썽였습니다.


    그는 살아 있는 화가로 최초로 루브르 박물관에 작품이 전시되는 영광도 누렸습니다. 이후 생폴 드방스 자택에서 평화롭게 지내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발하게 작업하다가 1985년 9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샤갈이 삶을 마감하기 바로 전날까지 그린 마지막 작품은 채색 석판화였습니다.


    특별한 병도 없었습니다. 떠나는 날까지 오로지 그림 작업에만 몰두했지요.


    커다란 작품 '대 서커스'를 보세요. 서커스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림의 오른쪽 위를 보세요. 하늘의 공간이 열리고 팔레트를 쥔 샤갈의 손이 내려옵니다. 화가의 손은 신의 명령에 복종하는 어릿광대와도 같습니다. 무대를 향해 팔레트의 물감을 튕기자 서커스가 열립니다. 기수가 채찍을 휘두르자 동물들이 묘기를 부리기 시작합니다.


    곡예사와 배우들이 멋진 연기를 펼쳐 보입니다. 피리를 부는 사람은 쇼의 흥을 돋웁니다. 비테프스크 마을의 염소와 날개 달린 천사도 서커스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젠가 샤갈이 말했습니다.


    "서커스를 볼 때면 성스러운 그림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어요."


    다시 막이 오릅니다. 광대 차림을 한 배우가 나와서 마술 쇼를 합니다. 여자 기수가 말에 올라타서 묘기를 보입니다. 또 다른 곡예사는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관객들이 손뼉을 치며 흥겨워합니다.


    샤갈은 삶의 즐거움과 행복과 꿈을 그려 낸 화가입니다. 샤갈은 피카소와 함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 적이 있습니다. 피카소는 언젠가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샤갈은 머릿속에 천사를 가지고 있어."


    샤갈의 작품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입니다. 그의 머리에는 정말로 천사가 들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샤갈은 누구인가요?

    마르크 샤갈의 고향은 벨라루스에 있는 비테프스크입니다. 가난한 유대인 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난 샤갈은 어릴 때부터 그림을 사랑했습니다. 그의 작품은 매우 환상적이며, 아름다운 색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샤갈의 그림에는 신기한 동물이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공중에 떠다니는 닭과 염소들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작품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으로 가득한 세계를 보여 줍니다.


    샤갈은 특별한 그림 스타일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카소, 르누아르 같은 유명한 화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의 그림에는 꽃다발과 하늘을 나는 연인들이 등장합니다. 귀여운 염소와 날개가 달린 동물들도 있습니다.


    샤갈은 일기를 쓰듯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을 통해 자신이 보고 느낀 것들을 전달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꿈과 추억이 가득한 순간들을 그렸습니다.


    샤갈은 20세기의 아주 유명한 화가입니다. 세계 각지에서 전시회를 개최하였습니다. 그의 그림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샤갈은 어린이들에게 예술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의 그림은 세상을 꿈꾸게 하며, 아름다움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어린이들은 그의 작품을 통해 신비롭고도 멋진 꿈을 꾸게 될 것입니다.



    샤갈 미술관

    나와 마을

    1911년, 캔버스에 유채, 192,1x151.4cm, 현대 미술관, 뉴욕

    마르크 샤갈은 러시아 제국(지금의 벨라루스) 비테프스크에서 유대인 공동체의 일원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작품은 1910년 파리로 이주한 이듬해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완성한 유화입니다.


    "선, 각도, 삼각형, 사각형은 나를 매혹적인 지평선으로 멀리 데려갔다."라고 고백한 샤갈의 회상과 같이, 이 작품은 기하학적 형태와 생동감 있는 색채를 통해 고향에 대한 기억과 그리움의 정서를 표현합니다. 화면 중앙에는 남자와 소가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 눈은 희미한 흰색 선으로 이어져 있습니다. 주변에는 소 젖을 짜는 여자, 공중에 떠 있는 얼굴, 거꾸로 선 집들이 어지럽게 퍼져 꿈같은 풍경을 만듭니다. 샤갈은 입체주의의 영향을 받아 형태를 분해하면서도 동시에 고향에 대한 따뜻한 기억과 향수를 환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창문으로 본 파리

    1913년, 캔버스에 유채, 136x141.9cm,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마르크 샤갈이 파리에서 새롭게 접한 아방가르드 예술을 반영한 작품입니다. 배경에 에펠탑이 우뚝 솟아있고, 그 위로 다채로운 색의 면들이 겹치면서 파리 하늘을 붉고 푸르게 물들입니다. 창가에 선 인물은 고향과 새 터전인 파리를 동시에 바라보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처럼 등장합니다. 양방향으로 나뉜 얼굴은 샤갈이 경험한 이중적인 감정과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작품 전체는 대칭과 비대칭을 오가는 구도로 배치되어 질서와 자유가 자연스럽게 뒤섞여 있습니다. 샤갈은 현실의 풍경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기억과 감정을 따라 색과 형태를 자유롭게 변형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에 존재하는 개인적인 기억과 꿈을 담아내고자 한 것입니다.


    러시아와 당나귀와 다른 사람들에게

    1911년, 캔버스에 유채, 157x122cm, 퐁피두센터, 파리

    선명한 색채와 파편화된 형태를 통해 현실과 꿈, 기억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그림은 마르크 샤갈이 파리로 옮겨 간 초기에 완성한 대표작입니다.


    화면 중앙에는 붉은 황소가 등장하고, 그 주위로 다양한 인간형 인물과 동물 그리고 상징적인 형태들이 펼쳐져 있습니다. 위쪽에는 팔다리가 여러 개인 형상이 떠오르고, 오른쪽에는 기하학적 무늬가 새겨진 푸른 구체가 자리 잡고 있어 환상적인 긴장감을 더합니다. 배경에는 어둡고 밝은 면이 충돌하며, 실제 공간 감각이 무시되고 자유로운 구성이 이어집니다.


    샤갈은 이 작품을 통해 유대인의 전통문화, 러시아 민속, 그리고 자신의 어린 시절 종교적 기억을 상징적으로 녹여냈습니다. 성서 속 붉은 암소의 이야기, 교회 언덕의 불빛 같은 개인적 기억이 환상적인 장면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입체주의로부터 빌려 온 형태 분해 방법 위에, 샤갈만의 서정성과 상징성이 더해져 독자적인 세계가 완성된 작품입니다.


    일곱 손가락의 자화상

    1912~1913년, 캔버스에 유채, 135.5x117cm,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 암스테르담

    비테프스크에서 파리로 옮겨 가 예술인 공동체 라 뤼슈에 정착한 직후 완성한 마르크 샤갈의 첫 번째 자화상입니다. 화면 위 배경에는 유대인 언어 이디시어로 '러시아'와 '파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팔레트를 든 화가 자신은 두 문자 사이에 앉아 있습니다. 창밖에는 에펠탑이 있어 파리라는 공간적 배경을 보여 주지만, 정작 이젤 위 그림은 '러시아와 당나귀와 다른 사람들에게(마르크 샤갈, 1911)'입니다.


    화가의 머리를 떠다니는 구름 속에도 고향 비테프스크의 몽환적인 이미지가 담겨 있습니다. 한편 파리를 향한 애정 역시 숨기지 않고 표현되었습니다. 화가의 얼굴이 무너진 평면을 이룬다는 점에서 당시 파리를 장악하던 입체주의의 영향이 드러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떠나온 세계와 도착한 세계 사이에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그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도시 위에서

    1918년, 141x197cm,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모스크바

    샤갈의 독특한 상징주의에 입체주의적 요소가 결합된 예로, 현실과 환상이 조화를 이루는 구성을 보여 줍니다. 특히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순간의 행복과 자유로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샤갈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낭만적이고 상징적인 그림 중 하나로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작품이라고 평가됩니다. 서로를 꼭 껴안은 채 고향 비테프스크 상공을 나는 샤갈과 벨라의 모습은 현실의 중력을 초월한 사랑과 자유를 상징합니다.


    두 인물이 입은 어두운 색상의 옷이 밝은 배경과 대비를 이룹니다. 또한 하늘은 파란색이 아닌 흰색으로 채색되어 전체적으로 꿈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화면 아래쪽 마을 풍경은 작은 집들을 둘러싼 울타리로 단조롭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사랑이 인간을 얼마나 자유롭게 만드는지 또한 얼마나 가벼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지 우리에게 말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푸른 연인들

    1914년, 캔버스에 유채, 49x44cm, 개인 소장

    파란색 계열의 색조로 가득 찬 이 작품은 두 인물이 서로를 감싸 안은 모습을 묘사합니다. 이들의 얼굴과 몸은 서로 융합되어 하나의 형태로 표현되었는데 이는 깊은 유대감과 친밀감을 상징합니다. 파란색은 샤갈에게 있어 신성함과 평화를 의미하는 색입니다. 이 작품에서도 파란색은 영적인 사랑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샤갈의 독특한 스타일은 입체주의의 기하학적 형태와 꿈같은 분위기를 결합하여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세계를 창조합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그의 개인적인 상징성과 감성적인 깊이를 더하고 작품에 독특한 매력을 부여합니다.


    다른 수많은 작품과 마찬가지로 이 그림 역시 샤갈이 사랑하는 아내 벨라와의 관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그들의 깊은 애정과 정서적인 연결을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한여름 밤의 꿈

    1939년, 캔버스에 유채, 116.5x89cm, 그르노블 박물관, 그르노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서 영감을 받은 초현실주의적 회화입니다. 인간의 몸에 염소의 머리를 가진 존재가 신부를 품에 안은 모습을 중심으로 날개 달린 광대, 바이올리니스트, 꽃으로 가득한 나무 등 다양한 환상적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샤갈은 이러한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사랑과 꿈,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를 표현했습니다. 특히 붉은 천사의 불길한 등장에 맞서 염소 머리를 한 존재가 취하는 동작이 인상적입니다. 신부를 보호하는 듯한 이 모습은, 당시 유럽의 반유대주의적 분위기 속에서 사랑의 순수함과 위협적인 현실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냅니다. 샤갈은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상상력 그리고 예술의 힘을 시적으로 담아냈습니다.


    에펠탑의 신랑 신부

    1938~1939년, 캔버스에 유채, 150x136.5cm, 퐁피두센터, 파리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샤갈 특유의 환상적 세계관과 깊은 인간애를 보여 주는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배경을 살펴보면 에펠탑, 악기, 동물, 뒤집힌 천사, 촛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작품을 통해 비테프스크 유대인 공동체의 추억과 파리의 삶을 한데 녹여낸 것입니다. 특히 천사가 촛대를 움켜쥔 모습은 고향의 유대인 구역이 위협받는 상황을 암시하며,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의 불안한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반면 거대한 흰 수탉 위에 올라탄 화가 자신과 아내 벨라를 중심에 배치하여 사랑과 꿈을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두 사람은 파리와 고향 비테프스크의 꿈같은 풍경 사이를 떠돕니다. 샤갈은 화면 가득 선명한 붉은색과 푸른색, 초록색을 자유롭게 사용하여 감정의 깊이를 강조했습니다. 인물과 동물들을 부드러운 곡선과 비현실적 비례로 표현하여 중력에서 해방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이는 사랑과 희망의 승리를 시적으로 암시합니다. 샤갈은 벨라와의 사랑을 '신성한 결합'으로 여겼고, 이 그림에는 전쟁의 어둠 속에서도 연약한 사랑과 희망을 지키고자 했던 그의 신념이 드러납니다.


    시간은 강둑 없는 강이다

    1930~1939년, 캔버스에 유채, 100x81.3cm, 개인 소장

    이 작품은 1930년부터 1939년까지 약 10년에 걸쳐 완성된 것으로, 시간과 기억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적이고 철학적인 작품입니다. 날개 달린 물고기가 시계를 안은 듯한 자세로 공중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장면 구성은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화면 중심의 시계는 샤갈의 어린 시절 기억에서 비롯된 모티프로, 바늘이 없는 시계는 시간의 무의미함과 영원의 개념을 암시합니다. 날개 달린 물고기는 인간의 의식 너머에 존재하는 힘을 상징하며, 하늘을 나는 모습은 시간과 현실의 경계를 초월하는 영혼의 자유를 나타냅니다.


    강렬한 색채와 부드러운 곡선이 꿈같은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파란색, 녹색, 분홍색 등이 조화를 이루며,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인물과 동물들은 환상성과 자유로움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표현 기법은 현실을 모방하기보다는 움직임과 리듬을 강조하며 시간의 흐름과 인간 존재의 깊은 감정을 시각적으로 전달합니다. 이 작품은 샤갈의 대표적인 상징인 시계와 물고기를 결합하여,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탐구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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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