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는 마음은 아마 모든 부모가 가진 공통된 소망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는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화와 불안, 발달 지연, 강박증, 틱장애 행동 등 특정한 증세를 드러내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어디서도 명쾌한 답을 찾지 못했던 많은 양육자들이 돌고 돌아 노충구 원장을 찾아왔다. 그는 국내에 틱장애 사례가 거의 없던 2000년 초반부터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연구를 거듭하며 뇌 발달 문제를 겪은 수많은 아이들을 치료해온 한의사다.
아이의 성장은 곧 뇌의 성장을 의미한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일어나는 대부분의 문제는 아이의 뇌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에, 혹은 뇌의 불균형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 때문에 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만 있다면 양육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많은 문제 상황을 현명하게 넘길 수 있다. 『결국 해내는 아이들의 비밀』은 1만 건 이상 누적된 노충구 한의사의 진료 경험을 토대로, 우리 아이가 잘 크고 있는지, 이렇게 자라도 괜찮은지 걱정이 끊이지 않는 부모들에게 아이의 두뇌 발달 단계에 따라 확인하고 개선해야 할 점을 짚어주는 책이다.
■ 저자 노충구
뇌와 마음을 연구해온 한의사. 지난 21년간 1만 명이 넘는 ADHD와 틱장애 환자들을 치료한 뇌신경학 한의학 박사다.
한의학을 통해 뇌를 치료한다는 인식이 없었던 시기에 ‘뇌움한의원’을 열어 주의력 결핍, 학습장애, 발달장애, 강박증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해왔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이 뇌의 작용에 의해 만들어지는 현상임을 깨닫고, 뇌의 균형을 회복하는 방식으로 주로 성장기 아동의 뇌 발달을 도왔다. 10년간 대치동에서 ‘두뇌영재센터’를 함께 운영하며 두뇌 유형 검사인 ‘브레인코드’를 개발, 두뇌 상태에 맞춘 집중력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향상시켜 입소문이 나기도 했다.
학습 능력과 기억력 향상에 관한 SCI급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ADHD, 틱장애, 학습장애, 정서 불안 등 아동클리닉 부문을 대표하여 ‘한국의 명의 40’, ‘한방의 명의 20’으로 선정되었다. tvN ‘뇌섹시대-문제적 남자’ 자문단으로 활동했고, MBC·KBS·SBS 등 다수 방송에 뇌 전문가로 출연했다.
악성 쌍둥이 틱 환자를 만나다 | “아무 이유 없이 아이가 변했습니다” | 병원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 몸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는 한의학 | 아침마다 짜증 내는 아이의 진짜 이유 | 두뇌 발달의 3단계 | 나는 어떤 두뇌 유형일까? | 두뇌에 따라 양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 부모와 아이의 두뇌 유형이 다르다면?
□ 뇌 불균형이란?
2장. 뇌 발달과 공부의 상관관계
전교 250등 아이가 1등이 되기까지 | 조기 교육, 뇌 발달에 도움이 될까? |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 “암기 과목은 잘하는데 국어 실력이 떨어져요” | 성장 과정에 따른 뇌의 발달 과정 | 이유 있는 사춘기
□ 체크 리스트 : 난독증
3장. 뇌가 만드는 마음의 문제
수학 영재 아이에게 시급하게 필요했던 것 | “예민함이 성격인 줄 알았어요” | 심리 치료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 | 치료 기관마다 병명이 다른 이유 | “모범생인데 사회성이 부족해요” | “불안하고 겁이 많은 게 뇌 때문이라고요?” | 두뇌가 만드는 우리 아이 심리 유형
□ 체크 리스트 : 정서 문제
4장. 두뇌의 역습 Ⅰ: ADHD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산만할까요?” | 아이 탓도 부모 탓도 아니다 | ADHD, 두뇌 성장기에 치료해야 한다 | 전두엽 발달 단계로 본 ADHD | 전두엽 발달을 위한 생활 속 훈련법 | “혹시 우리 아이가 조용한 ADHD일까요?” | ADHD로 오해받는 아이들
□ 체크 리스트 : ADHD
5장. 두뇌의 역습 Ⅱ : 발달장애
두뇌 발달이 늦는다는 신호 | 발달장애, 정말 좋아질 수 있을까? | 문제로 오해받는 뇌 발달 증상들 | 뇌 발달이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들 | 부정적인 반응도 발달의 증거다 | 병명의 프레임에 갇히지 말 것□ 체크 리스트 : 경계선 지능장애
6장. 두뇌의 역습 Ⅲ : 틱장애
뇌가 약하고 예민한 아이들의 질환 | 뇌가 힘들다고 보내는 신호 | 틱장애가 늘어나는 이유 | 틱에 관한 몇 가지 오해들 |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데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 외부 환경의 자극에 주의할 것
□ 체크 리스트 : 뇌 발달을 방해하는 신체 증상들
7장. 뇌와 함께 자라는 아이들
아이가 집중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 게임 중독 아이에게 게임을 권하다 | 잔소리를 멈췄는데 아이가 달라지는 이유 | 공부를 못하고 싶어하는 아이는 없다 | 의지와 노력보다 중요한 것 | 좋아하는 대상이 생긴다는 의미 | 아이를 스스로 책상에 앉게 만드는 방법 | 아이의 집중력을 올리는 실천법
나가며_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부록 1. 뇌 불균형 상태 체크 리스트
부록 2. 생활 속 뇌 불균형 간단 검사
부록 3. 뇌 불균형을 개선하는 식이 요법
부록 4. 전두엽 발달 훈련
부록 5. 부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들
21년간 1만 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하고, 학습 부진과 정서 불안 등 아동클리닉 부문에서 ‘한국의 명의 40’, ‘한방의 명의 20’에 선정된 뇌신경학 한의학 박사가 아이들의 균형 잡힌 뇌 발달을 위해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조언을 담았습니다.
결국 해내는 아이들의 비밀
뇌를 알면 보이는 아이들
두뇌 발달의 3단계
아이들의 두뇌 발달 과정에 대해 좀 더 쉽게 이해시켜드리기 위해서 제가 보호자들께 많이 드는 비유가 있습니다. 두뇌 발달 과정은 마치 블록을 한 층 한 층 쌓아가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블록을 쌓을 때 양쪽 기둥을 균형 있게 세워야 양 기둥 위에 받침대를 안정적으로 놓을 수 있고 그래야 다음 층을 쌓을 수 있습니다. 아래층부터 균형 있게 쌓아 올라간다면 안정적으로 계속 높은 층까지 쌓아갈 수 있지만, 아래층이 불균형하면 한 층씩 쌓여갈수록 불안정해지고 결국은 블록을 높이 쌓을 수 없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두뇌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신경 균형 있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신경이 균형 있게 발달해야 신경 간의 통합이 일어나고, 통합 과정이 충실해져야 다음 상위 단계로의 성장 발달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두뇌 발달은 균형(Balance), 통합(Integration), 성장(Growth)의 3단계를 거칩니다.
전두엽 발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좌뇌와 우뇌는 각자 독립적인 기능을 가지고 발달하는데 어느 정도 균형 있게 발달해야 뇌량을 통해서 통합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좌우뇌가 통합이 잘되어야 전두엽이 더 많이 활성화되고 발달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제대로 발달한 전두엽은 마치 지휘관처럼 좌뇌와 우뇌의 각 기능을 조율하면서 보다 고차원적인 목적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두뇌는 9~12개월을 성장주기로 균형, 통합, 성장의 단계를 거치면서 한 층 한 층 블록을 쌓아가듯 기본 영역부터 고차 영역까지 발달합니다. 그래서 저는 뇌 불균형 개선 치료 프로그램을 두뇌 발달 원리에 맞추어 진행합니다. 두뇌의 구조적 차원과 기능적 차원에서 균형이 깨져 있는 부분을 찾아서 보완하고 해결하고 신경 간의 통합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뇌 불균형 질환들은 불균형 정도나 발달에 영향을 받은 시점에 따라 질환의 심각성이나 치료 기간이 결정됩니다.
발달장애의 경우는 훨씬 이른 영유아기 시점부터 운동 발달이나 언어, 인지 발달이 지연되면서 나타나는 문제입니다. 뇌 발달 블록의 가장 아래 단계인 1, 2층부터 불균형의 문제가 발생해 블록을 쌓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두뇌의 기본 기능이 발달해야 하는 단계부터 이후의 뇌 발달 과정이 전반적으로 늦고 불안정해집니다.
반면에 ADHD의 경우는 뇌 발달 블록의 7, 8층부터 시작되는 상위 영역인 전두엽 발달이 영향을 받으면서 드러나는 증상입니다. 불균형의 정도에 따라 ADHD의 문제가 저학년부터 드러나기도 하고, 고학년에 올라가면서 드러나기도 합니다.
보통 ADHD나 학습장애의 경우, 치료를 시작하고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아이들의 변화가 관찰되기 시작하고 평균적으로 9~12개월 정도에는 치료를 마무리합니다. 하지만 발달장애의 경우는 아이들의 두뇌 발달 속도에 따라 보통 1년에서 길게는 2~3년 이상의 꾸준한 치료 기간이 필요합니다. 다른 질환에 비해 시간은 걸리지만, 한 단계씩 불균형의 문제를 채워가다 보면 계속해서 발전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뇌 불균형을 겪는 아이들은 한 가지 질환만 가지고 내원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예를 들어 발달 지연을 겪는 아이가 틱장애를 함께 가지고 있다든지, ADHD가 있는 아이가 강박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식입니다. 따라서 한 가지 증상이 개선되었다 하더라도 치료를 바로 종결하지 않고 다른 문제까지 함께 좋아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뇌 균형 발달 관점에서 치료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뇌 균형 발달을 꾸준히 도와주면 해당 문제들이 개선될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정서적 안정감, 집중력, 자기 조절 같은 고차원적 뇌 기능까지 함께 향상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두뇌에 따라 양육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자녀의 두뇌 유형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호자 스스로 자신의 두뇌 유형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모의 두뇌 유형에 따라 아이를 대하고 키우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를 키우는 것이 버겁고 힘들다면 아이의 문제만을 생각하지 말고, 부모 자신의 사고와 행동 방식에 대해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표형. 좌뇌 앞쪽을 쓰는 사람
좌뇌 앞쪽을 주로 쓰는 '목표형 부모'라면 아무래도 감독 스타일의 양육을 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런 부모는 아이에게 목표를 정해주고 그것을 달성하도록 이끌어주며 목표의식과 도전정신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과와 성과를 중요시하다보니 아이에게 엄격하고 잔소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부모의 기준을 따라가기 힘든 아이는 정서적으로 억눌리거나 불만이 계속 쌓일 수 있습니다.
만약 목표형 부모에게 부모가 바뀌어야 한다며 갑자기 아이를 사랑으로 감싸고 보듬어주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 처음에는 아이를 강압적으로 다뤄왔던 방식에 죄책감을 느끼거나 반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며 방어기제만 강화할 것입니다.
그러니 목표형 부모에게 이해심이 깊은 부모가 되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자신의 장점을 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지요. 이를테면 목표를 제시하더라도 아이의 역량을 감안하여 아이가 잘 따라올 수 있도록 단계별로 목표를 세워주는 겁니다. 그리고 결과만을 가지고 아이를 강압적으로 대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목표형 부모는 아이를 재촉하지 말고 어르고 달래면서 아이의 걸음에 맞추어 이끌어주는 부모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창의형. 우뇌 앞쪽을 쓰는 사람
우뇌 앞쪽을 주로 쓰는 '창의형 부모'는 규율에 얽매이기보다는 자유로운 방식을 추구하고 아이와 친구처럼 지냅니다. 즐겁고 재미있는 것을 아이와 함께하며 창의성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원칙을 따르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기분이 좋을 때는 세상 좋은 부모지만,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쉽게 욱하고 화를 내니 아이가 혼란스러워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도 약속이나 규칙을 지키려고 하기보다 부모의 감정 상태에 반응합니다. 그래서 화가 나거나 감정 조절이 어려울 때는 아이를 훈육하려 하지 말고 일정 시간 아이와 거리를 두는 것이 좋습니다.
창의형 부모는 아이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정한 약속이나 규칙은 되도록 지키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의 절제력과 인내심을 길러줄 수 있습니다.
창의형 부모가 한결같은 부모가 될 수는 없습니다. 대신 긍정적인 에너지로 아이에게 활력을 주고, 아이가 자신감을 갖고 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구 같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원칙형. 좌뇌 뒤쪽을 쓰는 사람
좌뇌 뒤쪽을 주로 쓰는 '원칙형 부모'는 예의 바르고 사회적인 규범을 잘 따르는 모범적인 부모입니다. 그래서 아이를 키울 때도 감정보다는 원칙과 규칙에 따라 키우려고 합니다. 한결같은 기준으로 양육하다보니 아이들이 절제력과 참을성을 기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원칙만 고수하면 아이의 정서적인 발달에는 좋지 않습니다. 원칙형 부모는 아이에게 너무 규칙을 강요하지 말아야 합니다. 지나친 원칙주의는 아이의 창의성이나 정서 발달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규칙을 정하더라도 부모 입장에서 일방적으로만 정하지 말고 아이의 입장도 고려하여 함께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시행착오를 겪을 기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잘못했을 때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야기를 들어줄 때도 논리적으로 아이의 잘못을 따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원칙형 부모는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대응하고, 아이의 입장을 존중하면서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설득하는 한결같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협력형. 우뇌 뒤쪽을 쓰는 사람
우뇌 뒤쪽을 쓰는 주로 '협력형 부모'는 아이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고자 하는 마음 따뜻한 부모입니다.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이해해주는 협력형 부모는 아이의 심리적 안정과 자존감을 키워줍니다. 하지만 너무 아이의 입장을 배려해주다보니 아이가 버릇이 없어지거나 제멋대로 하려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부모는 아이에 대한 사랑을 조금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는 것은 좋지만, 거기에 기준이 없다면 아이가 바르게 성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입니다. 아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바른길로 이끌 줄도 알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아이는 절제를 모르고 참을성도 없는 미성숙한 사람으로 남을 것입니다.
협력형 부모는 아이만 생각하며 자신을 희생하지 말고, 부모가 해줄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 아이에게 정확하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아이에 대한 지극한 사랑도 과해지면 아이에 대한 집착이 될 수 있습니다. 협력형 부모는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 독립적으로 성장해갈 때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부모 유형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자신의 두뇌 유형을 이해하고, 타고난 유형에 적합한 양육 방식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부모들에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곤 합니다. 그러니 부모로서 서툰 부분이 있다고 해서 자신을 너무 다그치거나 죄책감을 가질 필요 없이,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바탕으로 양육하면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부모가 자신의 타고난 성향을 이해하고, 그 성향을 긍정적으로 발현해나갈 때, 아이와도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비로소 '누구의 엄마 아빠'가 아니라 당당한 한 사람으로서 자기의 삶을 열 수 있습니다.
두뇌의 역습 Ⅰ: ADHD
전두엽 발달을 위한 생활 속 훈련법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심리학자 월터 미셸 박사는 아이들에게 마시멜로를 나눠주고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바로 한 개를 먹어도 되지만, 다시 돌아올 때까지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을 수 있다면 마시멜로 하나를 더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선생님이 나가자마자 참지 못하고 바로 먹어버렸고, 일부 아이들은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참고 기다려서 두 개의 마시멜로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15년이 지나고 후속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이 어떻게 자랐는지 추적 관찰했는데 15분을 참아냈던 아이들은 청소년기의 학업 성적과 대입 시험 성적이 우수했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뛰어났으며 사회성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바로 먹은 아이들은 쉽게 짜증을 내고 사소한 일로 싸움에 말려드는 등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을 통해 욕구를 제어하는 능력이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욕구를 지연하는 능력은 바로 전두엽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입니다. 전두엽은 자동차로 비유하자면 브레이크와 핸들 같은 역할을 합니다. 브레이크처럼 욕구를 억제하고 핸들처럼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죠. 그래서 전두엽 발달이 지연되면 욕구를 제어하는 것이 힘들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며, 학습 시에도 주의집중이 어렵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는 또 다른 사실은 어렸을 때 전두엽 발달이 지연되고 있다면 청소년기에도 계속해서 전두엽 발달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욕구를 참기 힘들어하고 쉽게 짜증을 내는 아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전두엽 발달을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육아 상담 프로그램이 많아졌는데, 아이를 키울 때 '사랑으로 키우라'는 부분만 유난히 강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전두엽은 부모의 사랑만으로는 발달하기가 어렵습니다.
부모의 사랑이 뇌의 변연계(정서 영역에 관련) 발달을 도와서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자기 조절을 위한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마냥 '좋다' '예쁘다'만 해줄 수는 없습니다. '오냐오냐했더니 할아버지 수염을 뽑는다'라는 속담처럼 무조건적인 사랑만으로는 아이를 올바르게 키울 수 없습니다.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엄격한 규칙과 규율을 통해서 욕구를 지연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럼 집에서 전두엽 발달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바로 참고, 기다리고, 멈추는 연습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욕구를 지연하는 연습을 통해 전두엽 발달을 도울 수 있죠. 전두엽은 다른 동물과 인간이 구분되는 가장 고차원적인 두뇌 영역으로 인격 즉 사람다움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양육 과정뿐만 아니라 인문학이나 철학, 종교 등에서의 정신 수양 방법 또한 대부분 '욕구를 제어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만약 참을성이 없고 짜증이 많은 아이라면 전두엽 발달을 위해서 어렸을 때부터 다음과 같은 생활 속 습관을 꾸준히 실천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두엽 발달을 돕는 생활 습관 7가지
1. 음식을 먹을 때는 바로 먹지 않고 잠시 기다리는 시간을 보낸다.
맛있는 음식이 앞에 있으면 식욕 때문에 빨리 음식을 먹고 싶어집니다. 하지만 이때 바로 먹지 않고 잠시 시간을 두고서 욕구를 지연하는 연습을 합니다.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 첫째, 둘째 등의 순서를 기다리는 규칙을 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가족 간의 위계질서가 분명하게 인식되면, 아이가 부모의 통제에 잘 따르게 되고 형제간의 다툼도 줄어듭니다.
2.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고서, 나중에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먼저 지도한다.
아이가 친구들과 놀고 와서 숙제를 하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신나게 놀고 와서는 놀기 전에 했던 약속을 지킬 생각을 안 합니다. 그러면 부모는 아이가 약속을 어겼다는 사실 때문에 화가 나고 아이를 혼냅니다. 이런 경우 할 일을 먼저 하고 난 뒤에 아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해주면 좋습니다. 자신의 욕망을 지연하는 동시에, 놀고 싶다는 욕구를 공부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는 중요한 전두엽 발달 연습입니다.
3. 원하는 것은 미션으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들어준다.
원하는 바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짜증을 내거나 울어버리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달래기 위해서 또는 아이와 실랑이하는 것이 싫어서 결국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하지만 요구를 쉽게 들어주면 아이의 욕구는 더욱 강해지고 욕구가 충족되지 않았을 때의 짜증은 더욱 심해집니다. 따라서 원하는 것을 바로 들어주지 말고 해야 할 일들을 미션으로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면 요구를 들어주도록 합니다.
미션은 가장 중요한 할 일 3~5가지를 리스트로 적어서 책상에 붙이고, 할 일을 모두 마치면 스티커나 동전을 획득하는 규칙을 정합니다. 기간은 일주일 정도가 적당하고 미션이 달성되면 반드시 약속을 들어주어야 합니다. 힘들어도 참고 해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긍정적인 경험이 전두엽에 건강한 보상 회로를 형성해줍니다.
4. 영상이나 게임, 스마트폰은 원칙을 가지고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평소 흥분에 대한 욕구가 강한 아이라면 최대한 영상, 게임, 스마트폰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좋습니다. 영상, 게임, 스마트폰은 뇌의 욕구 영역을 과도하게 자극하여 전두엽 발달을 지연시킵니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경우, 사용 제한 앱 등을 통해서 부모가 기기에 대한 통제권을 갖고, 아이가 그 규칙을 지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ADHD나 틱, 불안, 강박 등의 뇌 불균형 문제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엄격하게 제한해야만 합니다.
5. 용돈은 할 일 리스트를 지킬 때 주는 것으로 정한다.
경제관념은 자신의 노력으로 돈을 버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매주 그냥 받는 용돈은 쉽게 쓰게 마련입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죠. 힘들게 일해 번 돈은 아까워서 절약하지만 복권이나 주식 등으로 쉽게 번 돈은 쉽게 사용해버립니다. 어른들이 사회에서 노력한 대가로 돈을 벌 듯, 아이들이 방 정리나 숙제하기 등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리스트를 정하고 그걸 다 했을 때 용돈을 주는 방식으로 약속을 정합니다. 해야 할 일을 성실하게 다 하려고 노력한 뒤, 보상으로 용돈을 받는 과정을 반복하면 전두엽 발달에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자기 할 일 외에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행동을 했을 때에는 특별 용돈을 주어서 아이의 올바른 행동을 강화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6. 일과 계획표를 세워 반복하고 피드백하는 습관을 가진다.
평소 일주일 단위로 일과 계획표를 만드는 습관을 연습합니다. 처음부터 계획표대로 할 일을 다 마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할 일을 종이에 적어보고, 얼마의 시간이 걸릴지 예측하고, 어떤 일정들 사이에 배치할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전두엽의 계획 기능이 발달합니다. 그리고 계획을 얼마나 제대로 실행했는지 점검하고, 목표를 다시 수정하고 보완해나가는 피드백 과정에서 전두엽의 성찰 기능과 메타인지가 발달합니다. 계획표를 세우는 것은 단기간에 쉽게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처음에는 쉽고 간략한 방법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반복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계획과 피드백 방법을 찾아가야 합니다.
7. 타이머를 활용하여 시간을 예측하고 행동을 조절하는 연습을 한다.
숙제나 공부를 할 때 타이머를 활용하여 마감 시간을 정하면, 긴장과 목표 의식을 가지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놀거나 영상을 볼 때도 미리 노는 시간을 정하고 정한 시간이 끝나기 10~20분 전부터 알람이 5분 단위로 울리도록 합니다. 마쳐야할 때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여 스스로 행동을 멈출 수 있도록 연습하는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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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