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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
 
지은이 : 조이스 박, 배성기
출판사 : 서사원
출판일 : 2025년 11월




  • 30년 차 영어교육 전문가 조이스 박 선생님이 “문자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 아이에게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며 음성 언어 인풋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답을 알려주기 위해서 썼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들 대상으로 영어교육서를 집필하고 강연하면서 현장에서 수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내가 낸 소리가 문장이 되는 순간
    소리는 언어보다 먼저 태어난다. 아이는 말을 배우기 훨씬 전부터 세상의 소리를 듣고, 흉내 내며, 자기만의 소리를 만들어낸다. 웃음소리, 옹알이, 탁자를 두드리는 소리, 문을 여닫는 소리까지, 유아기의 하루는 작은 콘서트 같다. 영어를 처음 만나는 아이에게도, 말보다 먼저 와 닿는 것은 문자나 문법이 아니라 바로 이 소리의 세계다.
    이 책은 그 자연스러운 출발점을 놓치지 않는다. 뜻을 억지로 주입하기보다, 아이가 이미 익숙하게 몸으로 알고 있는 소리에서 출발해, 그 소리가 어떻게 글자가 되고, 단어가 되고, 문장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아이는 “공부한다”는 느낌 대신 “놀다 보니” 어느새 영어와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의성어와 의태어, 영어의 첫 친구들
    아이들이 그림책을 좋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생생한 소리 때문이다. “와르르”, “쿵”, “사박사박” 같은 말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작은 이야기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의성어와 의태어를 영어로 만나게 해준다. bang, splash, tick-tock 같은 단어는 설명이 길 필요가 없다. 그림과 함께 들려주기만 해도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발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소리를 마음껏 과장해보게 하는 것이다. 목소리를 높였다가 낮추고, 빠르게도 말해보고 느리게도 말해보면서, 아이는 단어를 “외우는” 대신 체험한다. 소리는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먼저 기억되는 언어다. 책은 그런 몸의 기억을 존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진과 그림이 여는 감각의 문
    아직 글자를 읽지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 단어는 아무 의미 없는 기호처럼 보일 수 있다. 이때 사진과 그림은 단어에 생생한 몸을 입혀준다. 물이 튀기는 장면을 담은 사진에 splash가 함께 등장하면, 아이는 문자와 의미를 한 번에 연결한다. 활짝 웃는 표정 옆에 ha ha가 적혀 있으면, 웃음소리와 글자가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이 책의 장점은 글자가 이미지를 침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장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장면이고, 그 장면을 해석하게 도와주는 열쇠로 단어나 짧은 문장이 따라붙을 뿐이다. 아이는 “먼저 느끼고, 나중에 이해하는” 순서대로 책을 경험한다. 언어 학습이 아닌, 감각의 확장이 우선이 되는 구성이다.

    놀이처럼 반복되는 소리 패턴의 힘
    유아에게 반복은 지루함이 아니라 안정감이다. 같은 소리가 다른 장면에서 반복되면, 아이는 그 패턴을 스스로 발견하며 작은 성취감을 느낀다. 예를 들어 knock knock 이라는 소리가 문을 두드리는 장면, 또 다른 상황, 또 다른 색깔 속에서 거듭 등장하면, 아이는 상황이 달라도 소리가 같다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린다.
    이런 반복은 암기가 아닌 익숙함을 만들어준다. 아이는 어느 순간 그림을 보자마자 먼저 소리를 떠올리고, 그 다음에 글자를 주시하게 된다. 이때 어른이 해줄 일은 “이건 이렇게 읽는 거야”라고 정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먼저 입을 여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이다. 소리를 먼저 내게 두고, 글자는 그 뒤에 따라오는 순서를 지켜줄 때 영어는 훨씬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만드는 소리 환경
    영어 그림책을 읽어준다는 것은 단지 단어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다. 집 안의 소리를 다시 발견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책에서 들려준 sound words를 가지고, 실제 생활 속 소리를 찾아보는 작은 놀이를 이어갈 수 있다. 물이 떨어지는 소리, 문이 닫히는 소리, 발걸음 소리까지, 일상 전체가 영어 소리 수업의 현장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가 유창한 영어 화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소 서툰 발음이라도, 아이와 함께 소리를 과장해보고, 웃으며 따라 해보는 경험이 더 큰 자산이다. 아이는 완벽한 모델보다 즐겁게 반응해주는 상대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언어에 대한 긍정적 감정을 쌓아간다. 이 책은 그런 상호작용의 시작점이 되어 준다.

    한글과 영어, 두 언어 사이의 다리를 놓다
    이 책이 다루는 소리는 비단 영어만의 것이 아니다. 같은 소리를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표현해보며, 아이는 자연스럽게 두 언어를 대비해보게 된다. “쿵”과 thud, “와아”와 wow처럼,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소리들을 이어보는 과정은 언어 감각을 넓히는 좋은 놀이가 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언어는 하나뿐인 답이 있는 코드가 아니라, 세상을 다르게 부르는 여러 방식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을 몸으로 배운다. 영어를 배우는 일이 모국어를 대체하는 과정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세계를 한 번 더 이름 붙이는 일이라는 감각을 줄 수 있다. 두 언어 사이의 이런 유연함은 이후 언어 학습 전반에 긍정적인 기반이 된다.

    소리에서 문장으로, 즐거움에서 학습으로
    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이라는 제목은 이 책의 방향을 분명히 드러낸다. 소리에서 시작하지만, 거기서 멈추지는 않는다. 반복된 소리 단어들이 짧은 문장 안에서 연결될 때, 아이는 단어의 나열을 넘어 “이야기”를 듣기 시작한다. 각각 흩어져 있던 소리가 상황, 감정, 행동과 이어지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 전환이 아이에게 부담스럽지 않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이미 익숙해진 소리가 문장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기 때문에, 아이는 “새로운 문장을 배운다”는 느낌보다는 “이미 알던 소리가 여기에도 있네”라는 친근함을 먼저 느낀다. 책은 바로 이 지점을 세심하게 설계해, 즐거움과 학습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영어가 두렵지 않은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유아기의 영어 경험은 성인이 된 후의 태도까지도 영향을 미친다. 이 시기에 언어가 “시험 과목”이 아니라 “같이 놀 수 있는 친구”로 자리 잡으면, 아이는 훗날 더 복잡한 문법과 어휘를 만날 때도 과도한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이 책은 그 첫인상을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와 함께 소리를 흉내 내고, 몸짓을 보태고, 표정을 바꾸어가며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영어는 집 안의 자연스러운 배경음처럼 느껴진다. 억지로 “영어 시간”을 만들지 않아도, 놀면서, 웃으면서, 장난치면서 자연스럽게 언어에 노출되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유아기 언어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장 건강한 방향일 것이다.


    핵심 메시지
    영어를 처음 만나는 아이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출발점은 의미 설명이 아니라 소리와 놀이다.
    소리로 시작하는 영어 그림책은 일상의 소리를 영어와 연결해주며, 아이가 스스로 소리와 글자를 이어보도록 돕는다.
    즐거운 소리 경험이 쌓일수록 영어는 부담스러운 과목이 아니라, 함께 놀 수 있는 또 하나의 언어로 자리 잡는다.

    독자 추천글
    아이에게 영어를 억지로 가르치고 싶지 않았던 부모라면, 이 책으로 편안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짧은 영어 표현과 생생한 이미지 덕분에, 글자를 모르는 아이도 스스로 소리를 내며 책을 즐긴다.
    집 안의 모든 소리가 곧 영어 놀이가 되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은 부모에게 꼭 권하고 싶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