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영어가 모국어처럼 스며드는 시간
 
지은이 : 이설희
출판사 : 서사원
출판일 : 2026년 06월



  •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영어의 기본은 잡아주고 싶은 엄마들이 가장 많이 시도하는 방법은 ‘엄마표 영어’이다. 수많은 성공 사례가 존재하는 덕분이다. 하지만 엄마표 영어를 시도하려면 넘어야 할 벽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런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을 위해 ‘영어가 모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학습 로드맵’을 알려준다. 



    3~6세 영어가 모국어처럼 스며드는 시간


    바쁜 엄마들을 위한 빠른 시작 가이드
    이 책의 원칙은 단순합니다. 바쁜 엄마라면 지금 당장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우리 아이의 나이와 영어 경험만 확인하고, 오늘 저녁에 딱 하나만 실행해 보세요.

    파트별 '핵심 정리'
    본문 내용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요. 단, 여유가 있을 때 해당 본문을 꼭! 읽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파트별 '오늘 딱 하나만 실행'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고민하고, 이왕이면 아이의 취향을 단번에 저격할 수 있는 영어책과 영상을 준비한 후에 시작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준비 시간이 길어질수록 실행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어요. 완벽한 준비보다 오늘 작은 것 하나라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가면서 채워도 충분해요. 지금 우리 아이의 나이와 영어 경험만 확인하고, 오늘 딱 하나만 실행해 보세요.

    1. 워킹맘을 위한 미니멀 루틴
    아침 기상(5분): 영어 노래 또는 영어 영상 음원 틀어두기
    등원 길(5~10분): 영어 영상 OST 또는 음원 듣기
    저녁 잠자리(15분): 한글책 1~2권 + 영어책 1권 읽어주기
    주말(30~60분):영어 영상 한영 번갈아 보기 + 도서관 방문

    2. 체력이 없는 날의 최소 실행
    잠자리에서 영어책 1권만 읽어주세요. 1권도 힘들면 전자펜으로 아이 혼자 듣게 해도 됩니다. 완벽하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조금이라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진행 확인표: 잘 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엄마표 영어는 '꾸준히'가 핵심이지만, 꾸준히 하고 있는지 확인할 기준이 없으면 불안해집니다. 다음 기준은 최솟값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잘 가고 있는 겁니다.


    3~6세의 영어 마중물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
    영어 잘하는 아이의 비밀은 엄마표 영어에 있다
    AI 시대에도 쓸모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한 영어 공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인터넷 연결 없이도 40개 이상의 언어를 영어 자막으로 실시간 번역하는 AI 컴퓨터를 선보였습니다. 글로벌 IT 기업인 구글(Google) 역시 사용자의 목소리 톤을 유지한 채 다른 언어로 통역해 주는 실시간 음성 통역 기능을 발표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수많은 언어를 빠르게 번역해 주는 시대에 살다 보니 사람들은 "AI가 번역도 해주이고 통역도 해줄 텐데 영어 공부해야 하나요?", "기계가 다 해주는데 아이가 굳이 영어를 힘들게 배울 필요가 있을까요?"와 같은 질문을 합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해외여행 중 외국인 앞에서 말문이 막히면 몸짓이나 다양한 방식으로 뜻을 전하려 애쓰는 일이 흔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요? 주머니 속 스마트폰 하나면 간단한 생활 영어 정도는 바로 영어로 통역되고, 상대방의 말도 순식간에 한국어로 번역됩니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실시간 통역이 시작 단계를 넘어 점점 더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AI만 믿고 영어는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요?

    안타깝게도 언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언어는 인간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주요 수단으로, 말과 글을 포함한 기호 체계를 통해 의사소통하게 합니다. 여기서 의사소통이란 생각, 감정, 의견을 말이나 문자, 몸짓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고받아 서로 통하는 것을 뜻합니다. AI는 단어와 문장을 직관적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문장을 만든 사람의 생각, 감정, 의견까지 능동적으로 옮기지는 못합니다.

    예를 들어, 해외 여행지에서 물건의 가격이나 길을 묻는 정도의 단순한 대화는 AI가 도움을 주거나 대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업무나 학술적인 목적으로 해외 담당자와 긴밀하게 대화할 때라고 생각해 봅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의 표정과 기분, 대화를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설득하며,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언어 능력을 AI가 대체하기는 어렵습니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의 진보로 전 세계 누구와도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협업하는 세상임에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식·과학·기술 분야의 핵심 정보 등은 여전히 영어로 생산되고 공유된다는 점입니다. 영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를 넘어, 글로벌 사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핵심 권력으로 작용합니다. AI는 텍스트 번역에서 뛰어나지만, 실제 소통에서는 아직 인간의 상호작용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AI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우리가 언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은 특별하기에 그 가치는 계속해서 높아질 것입니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아이가 자유롭게 구사하는 언어가 아이의 세계를 결정하는 한계가 될 것입니다. AI 번역기가 아무리 발달한다고 해도 아직 그 한계가 명확하기에, 지식을 '영어'로 직접 읽고, 이해하고, 표현하는 사람만이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을 것입니다. 이렇게 준비가 된 아이라면 국경을 초월하여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더 좋은 위치에서 자유롭게 살게 되겠지요. 결국 아이의 영어 능력은 미래에 창공으로 비상하는 날개가 되거나, 한계가 명확한 장벽이 될 것입니다.


    3~6세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할 이유
    초등 이후에 시작하면 어려운 이유
    우리 아이 영어교육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쪽에서는 너무 어릴 때 시작하면 아이에게 혼란을 주어 모국어 습득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어릴수록 영어를 자연스럽고 빠르게 받아들이며 원어민처럼 발음도 좋다고 주장합니다.

    10여 년 동안 많은 아이를 지켜보니 두 주장 모두 일리가 있습니다. 아이가 조금 커서 하는 영어는 거부감이 클 수 있고 처음에 조금 늦게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본인의 의지로 시작하거나 이미 우리말이 완성된 이후라서 배운 것을 더 오래 기억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아이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시작하면 그만큼 받아들이는 것이 빠르고 거부감도 적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긴 육아 동안 엄마가 지쳐버린다는 데 있어요. 엄마가 지쳐 영어를 등한시하면 아이 또한 빠르게 흡수한 만큼 빠르게 잊어버립니다. 이렇게 일찍 시작했을 때나 늦게 시작했을 때나 장단점이 존재하니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앞서 출간한 책들에서 엄마가 꾸준히 진행할 준비가 되었을 때 시작하라고, 그때가 바로 내 아이의 영어 습득 적기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습득할 환경을 만들어줄 사람은 엄마니까요. 하지만 초등 이후에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아이와 엄마들은 힘들어했습니다.

    영어를 모국어처럼 흡수하기 위해서는 우선 영어의 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 영어책을 읽어주는 원어민의 음원을 들으며 책을 읽고, 영어 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힘들까요? 아이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초등 이후의 아이들은 영어 영상 시청을 더 힘들어했습니다. 이상하죠. 책은 읽어야 하고 영상은 그냥 보기만 하면 되는데, 왜 더 힘든 걸까요?

    첫째, 이미 한국어 영상의 재미를 알아버린 아이들이 영어 영상 보기를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재미난 한국어 영상도 많은데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영어 영상을 보자고 하니 당연히 거부하는 거죠. 예를 들어, 엄마인 우리가 한국어로 보던 넷플릭스 시리즈를 뒤로하고 포르투갈어 습득을 위해 알아들을 수 없는 포르투갈 드라마를 자막도 없이 봐야 한다면 어떨까요? 아이의 마음이 조금 이해되시나요?

    또, 초등 이후의 아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주는 나이가 점점 낮아지면서 게임이나 사진찍기, 카톡 등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늘어나게 되었죠. 스마트폰의 자극에 익숙해진 아이의 흥미를 끌어 영어 영상을 보게 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취학 전 시기라고 해도 영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만, 이 시기의 거부는 초등 이후의 거부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아직 강한 자극에 노출되기 전이므로 해결하기가 훨씬 쉽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는 자라면서 다양한 자극에 노출될 것입니다. 재미난 한국 예능일 수도 있고, 아이돌 가수일 수도 있고, 스마트폰의 게임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아이가 강한 외부 자극에 노출되기 전에 영어라는 언어와 친해지도록 도와줄 겁니다. 엄마는 수월하고 아이는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재미있게 놀았을 뿐인데 영어 뿌리가 자란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아 꽃이 좋고 열매가 풍성하다.”라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처럼, 크고 높은 나무일수록 그 뿌리 또한 깊고, 넓으며, 튼튼합니다. 상대적으로 작고 낮은 나무는 얕은 뿌리를 갖고 있지요. 결국 나무가 크게 잘 자라려면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아이의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의 크기와 열매처럼 우리 눈에 보이는 아이의 영어 실력은 결국 보이지 않는 나무의 뿌리처럼 기본기, 튼튼한 영어 뿌리에 달려있습니다. 영어를 기준으로 핵심 요소는 ‘모국어, 영어책, 영어 영상’입니다. 3~6세 시기에 아이의 모국어 능력이 잘 발달했는지, 영어책 읽기와 영어 영상 보기를 꾸준히 진행했는지가 이후 아이가 보여줄 영어 능력을 결정하는 것이죠.

    3~6세 시기에 아이가 보여주는 아웃풋은 어쩌면 엄마의 노력에 비해 소소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칫 ‘우리 아이는 언어 감이 없어’라며 실망하거나, ‘어차피 노력해도 효과가 없으니 그냥 초등부터 학원에나 가자’라며 소홀히 보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아이의 영어 뿌리를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면, 아이마다 개인차는 조금씩 있겠지만, 초등 이후 듣기와 말하기는 물론 읽기와 쓰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영어 뿌리가 단단하게 키워지고 있다는 걸 아이는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아이가 우리말을 습득할 때, 걸음마를 배울 때,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고 생각했을까요? 아이는 그저 자연스럽게 우리말을 배우고, 걸었을 뿐입니다. 마찬가지예요. 우리는 꾸준히 한글책과 영어책을 읽어주고 영어 영상을 보여주지만, 아이들은 그저 한글책과 영어책을 유희로 읽고, 영어 영상도 재미있게 시청할 뿐입니다. 엄마가 만들어 주는 즐거운 환경 속에서 신나게 뛰어놀았을 뿐인데, 어느 날 보니 영어의 기본기가 탄탄하게 다져져 있는 거죠. 이 매력적인 길을 안 갈 이유는 없겠지요? 그럼, 지금부터 아이 모르게 키워두는 단단한 영어 뿌리의 핵심 요소 세 가지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이 모르게 키우는 영어 뿌리 ① | 모국어
    영어보다 왜 모국어가 먼저일까?
    인간은 언어를 통해 생각을 표현하고 발전시킵니다. 특히 3~6세 아이에게 모국어는 단순히 ""처음 배운 말""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자리 잡는 언어인 모국어는 아이의 사고가 뿌리내리는 첫 언어, 즉 생각의 근원입니다. 아이가 생각하고 판단할 때 모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모국어 능력이 풍부할수록 사고도 깊어집니다. 반면에 모든 영역이 골고루 발달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모국어가 흔들리면 깊이 있는 사고는 물론 주변인과 어울림에도 문제가 생겨 정상적인 발달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엄마표 영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언어의 모든 단계에서 모국어가 영어보다 쉬울 겁니다. 모국어는 엄마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어느새 말귀를 알아듣고 말도 하지요. 아이가 늘 접해왔던 모국어와 달리 영어는 열심히 책을 읽어주고 영상을 보여주는데도 속 시원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겁니다. 또 영어책을 읽어준 후에 한글책까지 읽어주려면 시간도 부족할뿐더러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모국어는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결국 한글책은 슬그머니 옆으로 밀어두고 영어책에 집중하게 되는 거죠.

    우리 아이들이 영어라는 날개를 달고 휠휠 날아가려면 모국어가 든든하게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한글책을 꾸준히 읽어 모국어에 강한 아이들은 사고력, 논리력, 문해력, 어휘력 등이 높고 풍부한 배경지식까지 갖게 됩니다. 이는 마치 비포장도로에 고속도로를 만든 것과 같습니다. 영어 역시 언어이기에 잘하는 데 필요한 능력은 비슷합니다. 모국어가 강한 아이들은 영어를 습득할 때 이미 모국어로 잘 닦아놓은 고속도로를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목적지까지 쉽고 빠르게 갈 수 있습니다.


    아이 모르게 키우는 영어 뿌리 ② | 영어책
    영어책 읽기가 왜 중요할까?
    영알못 엄마를 위한 영어 상호작용법
    우리 세대는 학교에서 10년 넘게 영어를 배웠지만, 정작 외국인을 마주하면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내지 못합니다. 시험을 위한 문법과 단어를 아무리 외워도, 정작 영어를 듣고 말하는 일은 너무나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 지난한 길을 그대로 물려줄 수 없기에, 내 아이만큼은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부모가 엄마표 영어를 선택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영어는 모국어 습득 4단계(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순서대로 진행해야 익히기가 쉽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듣기인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영어라는 언어의 소리를 충분히 들으면 자연스럽게 말하기가 터져 나오는 것이 3~6세 시기의 능력이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영어 소리만 많이 들려주면 가능한 걸까요?

    아이가 한국어를 습득했을 때를 떠올려 보겠습니다. 아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주 양육자와 끊임없는 의사소통을 통해 자연스레 모국어를 습득해 나갑니다. 아이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엄마가 자신을 가리키며 “엄마!”라고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면 아이는 어느 순간 서툰 발음이지만 엄마를 찾을 때 “엄마”라고 말하게 됩니다. 또 어린이집 등원할 때나 식당에 갔을 때 상대방에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는 것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거나 알려주면, 아이는 자연스레 “안녕하세요”라는 언어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하는 표현임을 알게 됩니다. 그러다 아이의 말문이 트이면 서툰 말이라도 귀 기울여 듣고 따뜻하게 반응하며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주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는 아이가 깨어 있는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상호작용을 통해 모국어를 가르칩니다. 물론 우리 말이 익숙해지고 나면 혼자 TV나 책을 통해 단어나 문장을 확장해 나갈 수 있지만, 처음에는 소리와 함께 의미를 전달하는 상호작용이 필요합니다. 여기서부터 부모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내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아이에게 영어로 말을 걸지?”

    많은 엄마가 이 지점에서 시작도 하기 전에 주저하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엄마의 영어 실력이 부족하더라도 얼마든지 아이에게 영어를 즐겁게 접하게 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완벽한 영어가 아니라 언어의 분위기와 상호작용의 질입니다. 엄마가 불안한 마음으로 영어를 시도하면 아이도 영어를 긴장되는 언어로, 조금 서툴러도 웃으며 영어책을 읽어주면 기분 좋은 언어로 인식하게 됩니다. 모국어만큼 자유로운 의사소통은 어려울지라도 영어책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쉽고 다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엄마와 따뜻한 교감을 나누는 동시에, 책 속의 기초적인 영어 단어와 문장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게 됩니다.


    아이 모르게 키우는 영어 뿌리 ③ | 영어 영상
    영어 영상 보기는 왜 중요할까?
    영어 잘하는 나라는 무엇이 다를까?
    3~6세 시기의 아이들에게 영어 소리를 충분히 들려주면 영어도 모국어처럼 습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영어 소리를 충분히 들려줄 수 있을까’를 부지런히 고민해야 합니다. PART 3에서 영어책 읽기의 중요성과 효과를 강조했지만, 솔직히 엄마나 전자펜이 읽어주는 영어책의 소리만으로는 충분히 듣기가 어렵습니다. 하루에 길어야 30분에서 1시간 정도이기에 온종일 듣고 말하는 모국어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지요. 그렇다고 영어책 읽기를 하루에 두세 시간으로 늘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아이에게 버겁기도 하고 엄마의 목 건강에도 무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리에겐 영어 소리를 충분히 들려줄 수 있는 믿음직하고 안전한 추가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교육 기업 EF(Education First)에서는 매년 전 세계 비영어권 국가 성인을 대상으로 영어 능력을 점수화해 순위를 매긴 뒤 영어능력지수 EF EPI(English Proficiency Index)를 발표합니다. 쉽게 말해 영어를 모국어로 쓰지 않는 사람들이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나라별로 비교한 지수입니다. 결과를 보면 세부적인 순위는 매년 조금씩 다르지만, 네덜란드와 북유럽 국가들이 오랜 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궁금해서 2024년 EF EPI 결과 1위와 2위를 차지한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에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식당에서 주문하거나 물건을 살 때는 물론 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이나 아이와 함께 온 부모에게 영어로 말을 걸고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누구나 자연스럽고 유창하게 영어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저희는 미리 질문을 준비해 연습하고 간 반면, 그들은 전혀 예고 없는 질문을 받았음에도 편안하고 자신 있게 영어로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사람들은 어떻게 영어를 잘하게 된 걸까요? 직접 가서 보고 자료를 조사한 결과, 이 나라들에는 영어를 잘하는 공통적인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어려서부터 영어 소리를 충분히 들을 수 있는 환경입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의 경우 자국 제작 프로그램보다 외국 프로그램을 많이 수입하여 방송하는데, 이때 자국어로 더빙하지 않고 영어 소리에 자국어 자막만 붙여서 송출합니다. 어린이 프로그램을 비롯해 영화나 드라마, 뉴스 대부분이 더빙이 아니라 영어 원음에 자국어 자막으로 시청합니다. 덕분에 이 나라 어린이들은 어려서부터 영어 TV 방송을 보며, 영어라는 언어의 소리를 충분히 들으며 자라게 됩니다.

    둘째, 실용 중심의 학교 영어교육입니다.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배우기 시작하고, 중·고등학교로 갈수록 토론과 발표, 프로젝트를 통해 아이들이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도록 유도합니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시험이 아닌 실제 사용에 있어요. 즉, 영어를 학습이 아니라 의사소통의 도구로 익힙니다.

    셋째, 영어를 세계와 연결되는 언어로 받아들입니다. 이 나라 사람들 스스로 인구가 적은 나라에 살고 있어서 자신들의 언어를 사용하는 세계 인구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요. 세계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영어를 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넷째, 실수에 관대한 문화입니다. 틀려도 말하는 걸 격려하고 의사소통 자체를 중시하는 문화가 영어 자신감을 높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나라들의 아이들은 본격적인 영어 교육이 시작되기 전부터 영어 소리를 충분히 듣는다는 겁니다. 영어라는 언어를 충분히 듣다 보면 자연스레 단어의 뜻을 유추할 수 있게 되고, 문장 구조를 대략이나마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에 진학하여 부족했던 부분들을 배우다 보면 읽기와 쓰기까지 완성되는 거죠. 우리나라 아이들이 취학 전에 한국어로 듣고 말하기가 가능한 상태로 학교에서 국어 교육이 시작되는 것처럼요.

    우리와 같은 비영어권 국가지만 성공적으로 영어를 습득한 이 나라들의 성공 비법을 참고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그럼 하나씩 짚어볼까요? 우선 이 나라 사람들은 영어를 잘하는 이유를 말할 때,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영어 TV를 보고 자란 것을 높이 평가하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은 OTT 세상이 열리면서 아이들에게 손쉽게 만들어 줄 수 있는 환경입니다. 저희 아이들 역시 그 덕을 톡톡히 봤고, 현재 많은 가정에서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말하기 중심의 실용 영어교육도 가능합니다. 저희 도서관처럼 의사소통 중심의 영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기관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집 근처에 없다고 해도 온라인 화상 영어를 활용하면 가능합니다. 끝으로 엄마가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이들의 실수에 관대해진다면 바로 여기 우리 집이 북유럽이 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