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대한민국의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한 학교 현장에서 활동한 수석교사 62명이 직접 경험한 이야기를 담아낸 교육 에세이이다. 진로와 진학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전하는 동시에, 교사들이 학생들과 함께 성장하며 학교 문화를 변화시켜 온 과정과 교육의 의미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또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한 교육의 가치와 상담, 치유, 공감의 순간들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 그려낸다. 수석교사들이 교육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다짐과 실천을 통해, 학교가 사람을 성장시키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전한다.
삶의 방향을 고민하거나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교육 현장을 간접 체험하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신의 답을 찾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저자 조종현 외 61명
이금애 _ 전주새솔유치원
강인미 _ 한솔초등학교
김소영 _ 산내초등학교
김연숙 _ 부흥초등학교
김현미 _ 삼호서초등학교
도주원 _ 서울용암초등학교
서성아 _ 전주용흥초등학교
성미경 _ 영동초등학교
신권익 _ 서울위례솔초등학교
윤지영 _ 서울양원숲초등학교
임현주 _ 용봉초등학교
진혜원 _ 서울수서초등학교
하영분 _ 분포초등학교
하영희 _ 호계초등학교
하정현 _ 부산남명초등학교
한정선 _ 옥동초등학교
김덕조 _ 부산강동초등학교
김수정 _ 영광초등학교
김현주 _ 광주광천초등학교
남현희 _ 회현초등학교
박정윤 _ 창원한들초등학교
송미사 _ 서울삼전초등학교
안수희 _ 장서초등학교
안은정 _ 서울신미림초등학교
안정선 _ 장락초등학교
정용선 _ 단양초등학교
정은숙 _ 부산명지초등학교
최소영 _ 고성초등학교
황성희 _ 부산양정초등학교
강승태 _ 경희여자중학교
고민성 _ 운유고등학교
김계형 _ 한들고등학교
김관림 _ 광혜원고등학교
김신혜 _ 용문중학교
김은정 _ 신선중학교
김진영 _ 충남여자중학교
노선미 _ 반여고등학교
송경훈 _ 밀양여자고등학교
임성은 _ 푸른중학교
임정연 _ 다율중학교
장은희 _ 전주여자고등학교
조은희 _ 신가중학교
조현정 _ 전주공업고등학교
진연자 _ 율정중학교
강근원 _ 전주생명과학고등학교
김미연 _ 대전구봉중학교
김선녀 _ 설봉중학교
김정섭 _ 송호고등학교
김혜성 _ 부산강서고등학교
김혜진 _ 일광중학교
박소영 _ 진주중앙중학교
양종인 _ 광주무진중학교
오진희 _ 양현고등학교
우보영 _ 원묵고등학교
임인경 _ 배곧라라중학교
장선희 _ 포곡고등학교
조종현 _ 고진중학교
지윤경 _ 대전괴정중학교
차유화 _ 치동고등학교
최인선 _ 전북과학고등학교
하미숙 _ 대연중학교
현선숙 _ 구성중학교
■ 차례
머리말
1. 유치원: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수석교사_이금애
2. 초등: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고픈 수석교사_강인미
3. 초등: 자율성을 존중하는 수석교사_김소영
4. 초등: 배워서 남 주고 싶은 수석교사_김연숙
5. 초등: 흥이 많은 수석교사_김현미
6. 초등: 지금도 성장하는 수석교사_도주원
7. 초등: 유쾌한 수석교사_서성아
8. 초등: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수석교사_성미경
9. 초등: 행즐교의 수석교사_신권익
10. 초등: 되어 가는(being-human) 수석교사_윤지영
11. 초등: 나눔이 즐거운 수석교사_임현주
12. 초등: 매 순간 진심을 다하고 싶은 수석교사_진혜원
13. 초등: 모든 학생을 가르칠 수 있는 수석교사_하영분
14. 초등: 열정과 한결같음의 미덕 보석을 소유한 수석교사_하영희
15. 초등: 매일 나의 세계를 넓혀 가는 수석교사_하정현
16. 초등: 함께 성장하고 싶은 수석교사_한정선
17. 초등: 인생은 실전임을 알려 주는 수석교사_김덕조
18. 초등: 더 성장하고픈 수석교사_김수정
19. 초등: 도전을 멈추지 않는 수석교사_김현주
20. 초등: 교육으로 감동을 전하는 수석교사_남현희
21. 초등: 성장형 수석교사_박정윤
22. 초등: 독서 토론 수업에 진심인 수석교사_송미사
23. 초등: 2년 뒤에는 좋은 교사가 될 수석교사_안수희
24. 초등: 운명을 개척하는 수석교사_안은정
25. 초등: 모든 것에 진심이고 싶은 수석교사_안정선
26. 초등: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수석교사_정용선
27. 초등: 흔들림 없는 편안함을 간직하고픈 수석교사_정은숙
28. 초등: 멋진 사람이 되고픈 수석교사_최소영
29. 초등: ‘산소샘’으로 살고 싶은 수석교사_황성희
30. 중등: 어린 왕자 수석교사_강승태(도덕)
31. 중등: 수석교사라는 꿈을 이룬 수석교사_고민성(과학)
32. 중등: 성장하는 수석교사_김계형(미술)
33. 중등: 나의 길을 찾아 여행 중인 수석교사_김관림(국어)
34. 중등: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수석교사_김신혜(과학)
35. 중등: 나도 잘 살고 남도 잘 살게 하고픈 수석교사_김은정(음악)
36. 중등: 행복하고 싶은 수석교사_김진영(사회)
37. 중등: 소통과 도전으로 미래를 만드는 수석교사_노선미(영어)
38. 중등: 지구를 사랑하는 수석교사_송경훈(과학)
39. 중등: 배워서 남 주는 해피 바이러스 수석교사_임성은(영어)
40. 중등: 계속 성장하는 수석교사_임정연(국어)
41. 중등: 트렌드에 맞춰 나아가는 수석교사_장은희(사회)
42. 중등: 변화를 즐기는 수석교사_조은희(영어)
43. 중등: 도전하는 수석교사_조현정(전기전자)
44. 중등: 크리에이티브한 수석교사_진연자(과학)
45. 중등: 꽃의 힘을 나누는 수석교사_강근원(식물자원, 조경)
46. 중등: 한 편의 영화보다 수업 나눔이 즐거운 수석교사_김미연(사회)
47. 중등: 친절한 수석교사_김선녀(국어)
48. 중등: 춤추는 수석교사_김정섭(체육)
49. 중등: 자유를 사랑하는 수석교사_김혜성(윤리)
50. 중등: 수업을 사랑하는 눈물 핑~ 수석교사_김혜진(과학_생물)
51. 중등: 꿈 많은 수석교사_박소영(과학_화학)
52. 중등: 떨리는 지남철 같은 수석교사_양종인(수학)
53. 중등: 티라미수 같은 수석교사_오진희(영어)
54. 중등: 다리 짧은 수석교사_우보영(국어)
55. 중등: 마음을 잘 들어 주는 수석교사_임인경(음악)
56. 중등: 살아 있는 학교를 꿈꾸는 수석교사_장선희(정보)
57. 중등: 엉뚱한 수석교사_조종현(체육)
58. 중등: 고치 속에서 북극성을 찾은 수석교사_지윤경(영어)
59. 중등: 사람이 궁금한 수석교사_차유화(과학)
60. 중등: 안개꽃 같은 수석교사_최인선(역사)
61. 중등: 함께 성장하길 꿈꾸는 수석교사_하미숙(수학)
62. 중등: 꿈꾸는 수석교사_현선숙(미술)
다양한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성장해 온 수석교사 62명의 진솔한 이야기. 교육 현장에서 발견한 상담과 치유, 공감의 순간을 통해 학교와 삶의 가치를 돌아볼 수 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자신의 답을 찾아갈 힘을 전한다.
나는 수석교사입니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는 수석교사_이금애
수석교사를 말하다
수업 역량으로 말하다: 행복하게 걸어가는 유치원 교사의 길
- 첫째, 유아들의 인성 교육 및 다양성 교육을 위한 노력
나는 아이와 어른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좋아해서 모두와 잘 어울린다. 어릴 때는 할머니가 계시는 가정에서, 결혼 후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상대방을 존중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웠다. 가정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핵가족화된 요즘, 아이들이 따뜻한 인성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자존감 있게 상 대방도 존중할 수 있도록 매일 양질의 그림책 읽어 주기를 실천했다. 독서 이후 이어지는 활동으로는 반 영역의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전체 유아들과 함께 나누었던 동화/동시 발표회와 인형극/동극 공연, 지구사랑 캠페인, 다른 반 친구들을 초청해서 함께 놀기 등의 활동들이 떠오른다. 교사 동화 구연대회, 인성 교육 실천 사례 연구 대회, 교재/교구 전시회 등에 참여하면서 바람직한 인성 교육을 위해 고민했다. 또한, 장애 유아 및 다문화 통합 학급을 운영하며 생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 둘째,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한 노력
교실 수업 개선을 위한 상급 기관 지원 활동으로 연령별 누리과정 교사용 지도서, 유아 음악 자료집, 바깥 놀이 자료집 외 다수의 자료 개발에 참여하며 유치원 현장 활용 자료를 지원했다. 또, 개정 누리과정 중심의 유아교육 관련 대학 강의를 통해, 이론과 실제를 접목한 유아교육을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임용 초기부터 실시해 온 수업 연구회 활동은 신규 교사와 저경력 교사, 고경력 교사가 함께 수업을 연구하는 목적뿐만 아니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컨설턴트가 되어 주고 수업 코칭이 있는 자발적인 모임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 모임은 힘든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 내며 위로를 얻고 자연스럽게 서로의 수업을 돌아보게 되는 등, 교실 수업을 바람직하게 변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미래형 거점 유치원 공개 수업, 교사 컨설턴트 지원, 유치원 교사 직무 및 자격 연수 출강 등 지속적인 학습 공동체 참여를 통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교실 수업 문화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 셋째,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외부 활동 참여
공/사립 유치원 교원 국외 연수에 참여하고 다수의 수업 참관, 수업 공개 등을 통해 사립 유치원과 우호적인 관계 속에서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유치원 신축과 유치원 개원에 교육 현장 실무자로서 교육과정 수립 및 운영에 참여했으며, 유치원 신축 및 신설 유치원 개원, 유아 종합 학습원 재개발 TF 팀으로 유치원 운영을 지원한 바 있다. 문학 활동 관련 도 지정 연구 시범 유치원 실무를 담당하며 연구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개발된 자료를 일반화시키는 일을 추진했고, 지역 유치원 연합회 회장 등의 임원 활동을 하며 공/사립 유치원 연합 행사와 유/초 연계 수업 나눔, 워크숍 등 유아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 넷째, 교사 양성 교육 및 교사 역량 강화를 위한 활동
대학교에서 유아교육 관련 과목을 수년째 강의하고 있기에 현장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상황에 적합한 실천 가능한 지식의 가르침을 통해 현장과 교사 양성 기관을 소통시키고 현실화하며, 실습 협력 유치원 운영으로 실습생을 지도하는 등 유아 교사 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유치원 1급 정 교사 자격 연수 출강, 유치원 교사 직무 연수 출강, 유치원 교사 연합회 연수 출강 등으로 교사 역량 강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유쾌한 수석교사_서성아
나를 말하다
공부하지 않고 시험 공부를 하다
학창 시절 내가 공부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남들이 다 하니까. 안 하면 무능한 인간이 될 것 같아서. 우선 불안하니까.’였다. 단지 평균 이상만 하자는 마음으로, 왜 하는지도 모르고 공부했다. 목적이 없는 생활은 대학을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고 잘했다. 원리를 파악하고 그것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기에 공대에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부모님은 IMF에도 거뜬히 생존한 공무원의 탄탄함을 보시고 교사가 되라고 하셨다. 목적 없이 사는 데 익숙했기에 남은 인생을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그렇게 교사의 길을 선택했다.
처음 교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했을 때, 준비되지 않은 성인의 임기응변은 밑천이 바로 드러났다. 겨우 스물넷의 성인으로 수업에 임했기에 교사로서는 전혀 준비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 교실의 학생들은 내가 말할 때 32명이 동시다발로 말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했다. 한마디로 강자는 더 강해지고 약자는 한없이 약자가 되는 ‘원칙이 없는 교실’이었다. 교육 철학이라는 거창한 표현까지 갈 것도 없이, 교육에 대한 아무런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너무 힘들었다. 아니, 너무 부끄러웠다. 교실에서 생존하기 위해 공부가 필요했다. 그래서 교사가 되고 나서야 뒤늦은 교사 공부를 시작했다.
수석교사를 말하다
수업 역량으로 말하다: 교사 공부 시작
- Step 1 적성 탐색
우선 나는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는지, 내가 가야 할 길인지부터 살펴보았다. 내가 교사로 적합한지, 교사로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사로 살아가면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따져 보았다. 다음은 초등 교사의 장점이라고 내가 내린 결론이다.
1. 모든 행위의 결과는 공공의 이익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과는 달리, 교사로서 나의 모든 행위는 학생들의 행복과 도움을 위한 것이다. 학생들이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 서로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고민, 이러한 나의 모든 고민의 결과가 수익을 내거나 어떤 한 집단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 모두의 행복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2. 내가 살아왔던 모든 삶이 수업이 될 수 있다.
대학생 때는 수학만 깊이 공부하고 싶은 열망도 있었다. 하지만 막상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보니, 피아노를 뚱땅거리며 노래 부르는 것도, 엉덩이를 실룩거리며 율동하는 것도, 구연동화를 하며 과장된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를 읽어 주는 것도 너무나 재미있었다. 어렸을 때 겪었던 에피소드를 수업 내용과 연결 지어 이야기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내가 살아온 시간과 경험을 수업에 녹여 낼 수 있는 것은 어렸을 때 나의 모든 행위를 보상 받는 느낌이었고, 이것은 교사가 최고의 직업이라고 느끼게 해 주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교사를 평생 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무 생각 없이 교사가 된 것 치고 상당한 행운이었다. 이렇게 교사가 되기로 결심한 후, 평생 행복하게 교사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교사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언제일까? 개인적으로는 학생들에게서 “선생님,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요. 또 해요.” 이런 말을 들을 때 행복했다. 그래서 다음 단계로 재미있는 수업, 학생들이 좋아하는 수업을 준비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 Step2 공개 수업을 통해 재미있는 수업 단련하기
나는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되는 방법으로 ‘공개 수업’을 선택했다. 공개 수업은 사실 지금도 두렵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편안하게 말이 나오지 않는다. 혹시나 학생들이 돌발 행동을 하지나 않을까 가슴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공개 수업 기회가 있으면 미루지 않고 했다. 학생들에게 가장 좋은 수업 자료는 바로 ‘교사’라고 생각했고, ‘나’라는 사람이 수업에 적당한 사람인지 계속 확인해 보고 싶었다. 퇴직할 때까지 사용해야 하는 ‘나’라는 수업 자료를 애초에 잘 닦아 놓아야 끝까지 잘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내 목소리는 적당한지, 시선은 고루 주는지, 잦은 이동과 산만한 행동으로 학생들의 집중을 방해하지 않는지, 학생들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물론 공개 수업이 교육 현장의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 자신의 생각을 공개 수업을 통해 구현하면서 얻는 것이 훨씬 더 많았다. 사전 및 사후 협의회를 통해 들은 선생님들의 조언과 아이디어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내 수업보다 효과적인 수업 전략이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공개 수업으로 나를 꾸준히 단련하여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나만의 수업 자료와 수업 전략의 기본기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더 성장하고픈 수석교사_김수정
수석교사를 말하다
수업 역량으로 말하다: 문해력 전문가가 되기까지
- 읽고 쓰지 못하는 학생과의 만남
11년 후, 전라남도 곡성으로 발령을 받아 1학년 담임이자 방과후 학교 부장이 되었다. 그동안의 많은 업무 경험 덕분에 방과후 학교 부장은 그렇게 어려운 업무가 아니었다. 하지만 교실 수업에서 문제가 생겼다. 한글을 제대로 읽고 쓰지 못하는 학생을 만나게 된 것이다. 난 적잖게 당황스러웠다. 구례에서도 1학년 담임을 했었지만, 모두 한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아이들이었기에 그럭저럭 1학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그런데 자기 이름조차 읽고 쓰지 못하는 아이라니!
전출 간 학교에서는 2학년 담임과 혁신/연구 부장을 맡게 되었다. 1학년 담임이 아니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던 내게 작년 1학년 담임 선생님께서 청천벽력같은 말씀을 하셨다. 1학년 2학기에 교통사고로 학교를 못 나오던 학생이 5월부터 학교에 나오는데 읽고 쓰지 못한다는 것이다. 눈앞이 캄캄해졌다. 또다시 만나게 된 이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번에는 어떻게든 해내야 했다. 두 번 다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는 없었다. 그런 내게 ‘읽기 따라잡기’라는 연수는 운명 같은 만남이었다.
- 읽기 따라잡기로 초기 문해력 전문가가 되다
‘읽기 따라잡기’ 연수 내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학술적인 다양한 이론들로 늘 머릿속이 복잡했고, 아직 읽기 따라잡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개별 지도 영상을 보고 수업 나눔을 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다. 우스갯소리로 분명히 한국어인데 외국어처럼 들린다는 하소연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 90시간 연수가 마무리되어 가는 시기가 다가오자, ‘읽기 따라잡기’는 조금씩 나에게 스며들고 있었다.
연수를 받은 지 한 달쯤 지나 교통사고로 1학년 말부터 나오지 못했던 학생이 등교하기 시작했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오른팔이 ‘ㄴ’자 형태로 굳어 펴지지 않았지만, 다행히 왼손은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으로 주먹구구식 지도가 아닌, 초기 문해력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학생을 지도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90시간 연수의 마지막인 제주도 2박 3일 워크숍에서 전라남도 교육청 담당 장학관님, 장학사님과 함께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우리는 초기 문해력을 지도할 수 있는 무기가 생겼지만, 매일 개별화 지도를 할 수 있는 교사 여력과 학생들 지도 시간 확보 등의 어려움에 대해 말씀드렸다. 장학관님과 장학사님께서는 도 교육청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겠다고 하셨지만,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교원 수는 정해져 있는 데다가, 초기 문해력을 지도하는 정원 외 교사라니?! 그런데 겨울방학 중 어느 날 기초 학력 전담 교사를 뽑는다는 공문이 도착했고, 나는 그렇게 전국 최초로 기초 학력 전담 교사가 되었다.
생활 교육으로 말하다: 기초 학력 전담 교사에서 수석교사가 되기까지
공문 처리 잘하고, 학교 업무를 능숙하게 해내는 교사로 인정 받던 내가 기초 학력 전담 교사가 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대학원에서 초등 국어 석사 학위를 받고, 국어 및 독서토론 수업 선도 교사로 활동하며, 교과 교육 연구회 공개 수업 및 좋은 수업 실천 공개 수업을 하는 등, 수업 연구를 지속해서 하고 있었다.
그런데 학습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도해 온 2년간의 경험은 수업에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주었다.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수업, 학생들이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배움이 있는 수업, 학생과 내가 호흡을 맞추어 함께 배워 나가는 수업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담임으로 돌아와 수업에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프로젝트 수업, 질문이 있는 수업, 한 학생도 놓치지 않는 수업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수업 후에 다시 피드백하는 과정을 통해서 수업 성장을 하려고 했으나, 여전히 많은 업무로 인해 쉽지 않았다. 마음 놓고 연구하고 준비한 수업으로 서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수석교사가 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교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연구를 바탕으로 준비한 수업을 여러 반 학생들에게 수업하고 그 결과를 피드백하여 성장하는 한편, 여러 학년에 걸쳐서 동시에 수업하는 것은 수석교사만이 가능했다. 나는 그렇게 수석교사의 길을 선택했고, 지금도 꿋꿋이 그 길을 가고 있다.
독서 토론 수업에 진심인 수석교사_송미사
수석교사를 말하다
수업 역량으로 말하다: 동화책을 활용한 수업과 독서 토론
초등학교에서 수업이란 학생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을 갖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는 무엇인가 배우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자리에 앉아서 집중할 수 있는 학급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것이 수업의 기초였고, 나는 수업의 기초를 쌓아 올리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 때문에 초임 교사 때에는 토요일, 일요일에도 학교에 가서 수업 준비를 하고는 했다. 평일에는 이것저것 몰아치는 학교의 행정 업무와 회의 때문에 수업 준비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담임 교사가 챙겨야 하는 업무가 얼마나 많은지, 초등 교사가 해야 하는 행정 업무가 얼마나 많은지 그때 처음 알았다. 교대에 다닐 때에는 분명 과목별 교수법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배웠는데, 교사가 되니 학생들이 하교하고 나면 온통 행정 업무에만 빠져 있게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초등교육과 박사 과정까지 진학했고, 초등 교사로서의 수업 전문성에 관해 깊이 연구하게 되었다.
계속된 수업 연구에 힘입어 초등 교사로서 다양한 과목의 수업을 소화할 수 있는 역량이 생겼다. 하지만 여러 과목을 지도하는 초등 교사의 특성상 하나의 수업 패턴을 가지기 어려웠다. 과목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 눈에 뜨인 것이 독서 교육이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동화책은 국어, 사회, 도덕, 영어뿐만 아니라 음악, 체육, 미술 등 다양한 교과와 결합이 가능했다.
이렇게 동화책을 활용한 수업 연구가 시작되었다. 그 처음 시작은 ‘영어’였다. 석사 과정을 공부할 때, 영어 수업 시 학생들이 보다 효과적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영어 동화책을 활용하는 연구를 시작했고, 그러다 동화책 기반의 영어 토론까지 도입하게 되었다. 2;
그러나 아이들에게 영어 토론은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모든 과목에 두루 쓰일 수 있고,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토론’이라는 수업 방식을 국어, 사회, 도덕 시간에 도입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국어, 사회, 도덕 과목에서 각 학습 주제와 관련된 동화책을 함께 읽고, 동화책 내용을 기반으로 토론을 하고, 이를 학생들의 삶과 연결시켜 우리 생활에 대한 토론으로 발전시키는 방식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학급에 심각한 게임 중독 학생이 있었다. 책상이 게임판으로 보이고 게임 아이템들이 눈앞에서 자꾸 움직인다던 그 아이도 토론 수업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듣는 수업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수업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높였고, 다양한 과목에 적용이 가능했다.
특히, 동화책을 활용해서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에도 효과적이었고, 학습 주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이렇게 시작한 동화책 기반 수업이 이제는 나의 초등 교사로서 수업 역량의 바탕이 된 듯하다. 아직 미완성이지만,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초등 교사로서 수업 역량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꿈 많은 수석교사_박소영
수석교사를 말하다
수업 역량으로 말하다: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는 수업을 꿈꾸다
2016년 어느 날, 과학 수업을 하고 나오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강의식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데 뒤통수가 너무 따갑게 느껴졌다. 수업 내내 흐리멍덩하던 학생들의 눈동자, 수업을 마치는 순간 책상 위에 엎드리는 학생들, 그날 내 수업에서는 ‘배움’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낯 뜨거운 순간이었다. 그런 기분을 계속 가져가고 싶지 않았다.
나의 수업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절실히 느꼈고, 주변에 수업을 잘하는 선생님들을 찾아가 조언도 구하고 다양한 연수도 찾아 들으면서 나의 수업을 하나씩 바꾸어 나갔다. 강의식이었던 수업은 토의 위주의 수업으로, 실험 수업이 아니더라도 교실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수업을 과학실에서,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는 데 초점을 맞춘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생각하는 수업으로, 그렇게 나의 수업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다. 그 대표적인 방법 중 몇 가지만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탐구가 있는 과학 수업이다.
‘1인 1 탐구 활동’은 모둠원들과 함께 생각하고 탐구하는 것도 중요하나, 스스로 탐구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도입하게 되었다. 특히, 모둠 활동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탐구 활동을 수행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과학 관련 다양한 그림 자료를 통해 탐구 활동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때로는 그림이 글보다 더 많은 의미를 지니기도 하는데, 학생들은 그림을 통해 관련 정보를 추리하고 추론하여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수업 주제와 관련된 그림 자료를 통해 학습 내용을 찾아낼 수 있는 다양한 탐구 자료를 개발해 수업에 적용했다.
둘째, 질문이 있는 수업이다.
질문을 하는 것은 중요한 지적 기술 중 하나이다. 질문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가치와 의미, 목적이 있는 질문을 하는 법을 교육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질문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학생들에게는 질문하는 방법을 교육하지 않고 있다. 나는 질문 만들기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돌아보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도록 지도했다.
셋째, 프로젝트 수업이다.
살면서 문제를 해결할 때에는 단편적인 지식이 아니라 여러 지식을 결합하여 복합적으로 사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나는 매년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하고 있다. ‘Earth Hour’, ‘빛 사진전’, ‘화학 반응을 이용한 제품 개발’, ‘행성 테라포밍’, ‘환경 책 만들기’, ‘화산과 지진 소개’, ‘상태 변화를 이용한 제품 개발’, ‘난타’, ‘과학책 만들기’, ‘소화기관 이야기’ 등 그 주제도 다양했다. 프로젝트 수업은 여러 차시에 걸쳐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수업을 어떻게 지도하고 구성할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나의 교수/학습 역량은 향상되었다. 또, 학생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더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었고, 학생들의 탐구력과 문제 해결력, 창의성 등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이제 나는 수업을 마치고 나오면 더 이상 뒤통수가 따갑지 않다. 수업 시간동안 학생들의 눈은 살아 있고, 끊임없이 소통하고 대화하며, 서로 배운다. 그렇게 나의 수업은 진화했다. 긴 시간 동안 고민하고 좌절하고 연구하며 개발한 수업 노하우들을 동료 교사들과 나누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내가 수석교사를 선택하게 된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