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 승진, 보상이 아니라 적성의 문제
조직은 여전히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을 관리자 자리에 올린다. 하지만 일...



  • 팀장 승진, 보상이 아니라 적성의 문제


    조직은 여전히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을 관리자 자리에 올린다. 하지만 일을 잘한다는 것과 사람을 잘 이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능력이다. 잘못된 승진은 한 사람의 커리어만 흔드는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신뢰와 에너지를 갉아먹는다.

    [Key Message]
    * 일을 잘하는 능력과 사람을 이끄는 능력은 다르다. 뛰어난 실무자가 반드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자는 자신의 성과보다 팀원이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사람이다.

    * 관리직은 승진 보상이 아니라 별도의 전문 역할이다. 팀장 자리는 성과 좋은 직원에게 주는 메달이 아니다. 사람의 동기, 갈등, 성장, 팀 분위기와 우선순위를 다루는 독립적인 직무다.

    * 원하지 않는 관리자를 만드는 조직은 팀 전체를 흔든다. 관리자가 역할을 원하지 않거나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면 팀원은 불명확한 지시와 낮은 신뢰 속에서 일하게 된다. 잘못된 승진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조직문화와 생산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 관리자가 되기 전 충분한 체험과 검증이 필요하다. 단기 프로젝트 리딩, 멘토링, 피드백 훈련, 갈등 상황 경험 등을 통해 후보자가 실제로 사람을 이끄는 일에 적합한지 확인해야 한다.

    * 성공의 길이 반드시 관리자 승진이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로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경력 경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을 관리하고 싶지 않은 뛰어난 실무자가 억지로 팀장 자리에 오르는 일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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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2월 10일 하버즈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서 콜린 애들러(Colleen Adler)는 가트너(Gartner)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조직이 왜 계속해서 잘못된 사람을 관리자 자리에 올리는지를 이야기했다. 핵심은 분명하다. 많은 기업이 관리직을 하나의 전문적인 역할로 보지 않고, 여전히 실무 성과에 대한 보상이나 승진의 관문처럼 다룬다는 점이다.

    Gartner 조사에 따르면 2025년 5월 기준 관리자 4명 중 1명은 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2년 전에는 5명 중 1명 수준이었으니, 관리직에 대한 부담과 거리감이 더 커진 셈이다. 또 2024년 7월 직원 3,529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자신의 관리자에게 만족한다고 답한 직원이 38%에 그쳤고, 관리자를 신뢰한다고 답한 직원도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 수치는 오늘날 조직에서 관리자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균열이 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승진이라는 보상, 관리라는 함정
    회사에서 승진은 오랫동안 보상의 의미를 가졌다. 일을 잘한 사람, 성과를 낸 사람, 책임감 있게 버틴 사람에게 더 높은 직함과 더 큰 권한이 주어졌다. 조직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선택처럼 보인다. “저 사람은 일을 잘하니까 팀도 잘 이끌겠지.” 많은 승진은 이런 기대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바로 이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실무자로서 뛰어나다는 것과 관리자로서 준비되어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뛰어난 실무자는 자신의 일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낸다. 문제를 깊이 파고들고, 결과물을 책임지고, 남보다 높은 기준으로 성과를 만든다. 그러나 관리자는 자신의 일만 잘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팀원이 막혔을 때 방향을 잡아주고, 서로 다른 의견이 부딪힐 때 조율해야 하며, 성과가 흔들릴 때 원인을 함께 찾아야 한다.

    즉 관리자는 더 높은 자리에 오른 실무자가 아니다. 관리자는 사람의 동기와 감정, 갈등과 성장, 팀의 분위기와 우선순위를 다루는 사람이다. 직접 뛰어난 결과물을 만드는 일과, 다른 사람들이 좋은 결과를 내도록 돕는 일은 완전히 다르다. 이 차이를 놓치면 승진은 보상이 아니라 함정이 된다.

    어제까지 일을 잘하던 직원은 어느 날 갑자기 회의와 보고, 평가와 면담, 갈등 조정과 일정 관리 속에 놓인다. 예전에는 자신의 전문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됐지만, 이제는 다른 사람의 속도와 성향, 불만과 기대까지 함께 다루어야 한다. 처음 관리자가 된 사람은 여기서 자주 흔들린다. 강하게 밀어붙이면 팀원이 지치고, 너무 배려하면 성과가 무너질 것 같다. 결국 자신이 잘하던 일에서도 멀어지고, 새로 맡은 관리 역할에서도 자신감을 잃는다.

    조직도 손해를 본다. 최고의 실무자 한 명을 잃고, 준비되지 않은 관리자 한 명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 손실은 당장 숫자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팀의 분위기, 회의의 질, 의사결정 속도, 직원의 이직률, 회사에 대한 신뢰 속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관리자가 되고 싶지 않은 관리자들
    오늘날 관리직의 문제는 단순히 능력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많은 사람이 애초에 관리자가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Gartner 조사에서 관리자 4명 중 1명이 사람을 관리하는 역할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수 없다. 이는 몇몇 개인의 불만이 아니라, 관리직 자체가 점점 매력 없는 자리로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과거의 관리직은 권한과 지위의 상징이었다. 팀장, 부장, 임원이 되는 것은 성공의 자연스러운 길처럼 여겨졌다.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수록 더 인정받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의 중간관리자는 예전처럼 단순히 지시하고 보고받는 자리가 아니다. 위에서는 더 빠른 성과를 요구하고, 아래에서는 더 공정한 평가와 더 세심한 소통을 요구한다. 회사는 관리자에게 전략을 실행하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팀원의 감정도 돌보라고 요구한다. 비용은 줄이고 성과는 높이며, 갈등은 줄이고 혁신은 늘리라고 말한다. 서로 다른 요구가 한 사람의 책상 위에 한꺼번에 쌓인다.

    관리직의 일상은 생각보다 덜 화려하다. 큰 결정을 내리는 일보다 애매한 결정을 설명하는 일이 많다. 멋진 전략을 세우는 일보다 작은 불만을 듣고 조정하는 일이 많다. 팀원의 성장을 돕는 보람도 있지만, 성과가 나쁘면 책임은 관리자에게 돌아온다. 회사의 결정이 충분히 설득력 없어도 팀원에게 전달해야 하고, 팀원의 어려움을 이해해도 조직의 기준을 지켜야 한다. 관리자는 늘 위와 아래 사이에서 압력을 받는다.

    그런데 많은 조직은 이 역할의 실제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않은 채 사람을 승진시킨다. 관리자가 되기 전에 그 일이 어떤 것인지 체험할 기회가 없다. 막상 자리에 올라가 보면 기대했던 일과 전혀 다른 현실이 펼쳐진다. 그때부터 관리직은 성장의 기회가 아니라 벗어나기 어려운 부담이 된다.

    원하지 않는 관리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개인의 의지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관리직이 지나치게 많은 책임을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제대로 준비할 시간도, 배울 기회도, 도움을 받을 구조도 부족하다. 이런 조건에서 관리직이 매력적으로 보이기는 어렵다.

    성과 좋은 직원이 반드시 좋은 리더는 아니다
    조직이 반복해서 저지르는 가장 큰 착각은 성과와 리더십을 같은 능력으로 보는 것이다. 영업 실적이 좋은 사람이 영업팀도 잘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개발팀 관리도 잘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기획력이 뛰어난 사람이 기획 조직의 리더가 되면 자연스럽게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업무 전문성은 중요하다. 관리자가 일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면 팀을 제대로 이끌기 어렵다. 하지만 전문성만으로 좋은 관리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실무자의 핵심은 자신의 일을 잘하는 것이다. 관리자의 핵심은 다른 사람이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좋은 관리자는 답을 가장 빨리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팀원이 스스로 더 나은 답을 찾도록 질문하고, 문제를 정리해주고,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주는 사람이다. 모든 일을 직접 처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절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책임과 권한을 나누는 사람이다.

    성과가 뛰어난 실무자가 관리자가 되었을 때 흔히 겪는 어려움도 여기서 나온다. 그는 자신이 성공했던 방식으로 팀을 이끌려고 한다. 빠른 판단, 높은 기준, 강한 실행력은 실무자로서는 큰 장점이다. 그러나 관리자가 된 뒤에는 이 장점이 때로 부담으로 바뀐다. 팀원이 자신의 속도를 따라오지 못하면 답답해한다.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내가 하는 게 더 빠르다”고 생각하고 직접 개입한다. 그러면 팀원은 성장할 기회를 잃고, 관리자는 더 많은 일을 떠안는다.

    나쁜 관리자는 반드시 나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 나쁜 관리자가 되는 경우도 많다. 그는 팀을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고, 문제가 생기면 대신 해결하고, 성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챙긴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팀원은 스스로 판단할 공간을 잃는다. 관리자의 성실함이 팀의 자율성을 압박하는 역설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관리자 선발의 질문은 바뀌어야 한다. “누가 가장 일을 잘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다른 사람의 성과를 키울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누가 오래 버텼는가”가 아니라 “누가 사람을 대하고 갈등을 다루며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팀을 붙들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봐야 한다.


    팀장의 실패는 팀 전체의 비용이 된다
    관리자 선발의 실패는 한 사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팀원에게 관리자는 회사의 얼굴이다. 직원들은 매일 최고경영자를 만나지 않는다. 회사의 거창한 비전이나 인사제도의 철학을 직접 경험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실제로 만나는 회사는 자신의 직속 관리자다. 관리자가 공정하면 회사가 공정하게 느껴지고, 관리자가 불안정하면 회사 전체가 불안정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나쁜 관리자는 팀의 에너지를 조용히 갉아먹는다. 지시가 자주 바뀌고, 기준이 불분명하며, 피드백이 감정적으로 전달되면 팀원은 일 자체보다 관리자의 반응을 먼저 신경 쓰게 된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이런 환경에서는 솔직한 의견도 줄어들고, 창의적인 시도도 줄어든다. 팀원은 안전한 말만 하고, 안전한 일만 하며, 위험한 문제는 드러내지 않는다.

    반대로 좋은 관리자는 팀의 불확실성을 줄인다.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무엇이 중요한지 정리해주는 사람이다. 팀원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이해하게 만들고, 실수했을 때 배울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성과가 나지 않을 때도 곧바로 사람 탓으로 돌리지 않고, 구조와 과정의 문제를 함께 본다.

    좋은 관리자가 있는 팀에서는 구성원이 자신의 일을 더 분명하게 이해한다. 불필요한 눈치를 덜 보고, 필요한 도움을 더 빨리 요청한다. 문제가 생겨도 숨기기보다 공유한다. 이런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 성과의 차이로 이어진다. 결국 관리자 선발은 단순한 인사 절차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문화의 핵심 설계다.

    누구를 관리자로 올리는지를 보면 그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 수 있다. 실적만 보고 승진시키는 회사는 결국 실적만 내는 문화를 강화한다. 사람을 키우는 능력을 보고 승진시키는 회사는 장기적으로 더 건강한 성과 문화를 만든다.

    승진 전에 미리 경험할 기회가 필요하다
    관리자 선발을 바꾸려면 승진 직전의 평가만 바꾸어서는 부족하다. 더 중요한 것은 관리자가 되기 전에 그 역할을 미리 경험하게 하는 일이다. 관리직은 설명만 듣고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사람을 관리한다는 것은 리더십 강의 몇 시간으로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누구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하는지, 성과가 낮은 팀원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팀 전체의 분위기가 가라앉았을 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하는지는 실제 상황 속에서 배워야 한다.

    조직은 예비 관리자에게 작은 관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단기 프로젝트 리더를 맡겨볼 수 있다. 신입 직원의 멘토 역할을 맡겨볼 수 있다. 갈등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해볼 수도 있다. 선배 관리자의 평가 면담이나 피드백 과정을 옆에서 관찰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경험은 후보자를 시험하기 위한 장치만이 아니다. 당사자가 스스로에게 묻는 기회이기도 하다.

    나는 정말 사람을 이끄는 일을 하고 싶은가.
    다른 사람의 성장을 돕는 일에서 의미를 느끼는가.
    불편한 대화와 갈등을 피하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내가 직접 잘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잘하도록 돕는 일에 만족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을 승진한 뒤에야 처음 마주하면 늦다. 관리자가 되기 전 이런 질문을 충분히 해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은 잘못된 승진을 줄일 수 있고, 개인도 원하지 않는 역할에 갇히는 일을 피할 수 있다. 관리직은 어느 날 갑자기 맡기는 자리가 아니라, 천천히 경험하고 검증하며 선택해야 하는 역할이다.

    관리자만이 성공의 길이어서는 안 된다
    잘못된 관리자 승진이 반복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경력 구조에 있다. 많은 조직에서 더 높은 연봉과 더 큰 영향력, 더 좋은 직함을 얻으려면 결국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실무자로 계속 성장하는 길은 좁고, 전문성을 깊게 쌓아도 어느 순간 승진의 천장이 나타난다. 그러면 사람을 관리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관리직을 선택한다. 원해서가 아니라,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구조는 개인에게도 조직에도 손해다. 뛰어난 전문가가 관리직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다. 원하지 않는 관리 역할 때문에 지치고, 팀원 역시 좋은 리더십을 경험하지 못한다. 결국 조직은 전문가도 잃고, 좋은 관리자도 얻지 못한다.

    관리직은 경력 성장의 유일한 통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문직 경로와 관리직 경로가 분리되어야 한다. 사람을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높은 보상과 영향력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기술, 연구, 영업, 기획, 콘텐츠, 디자인, 데이터 등 각 영역에서 깊은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계속 전문가로 존중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한국 조직에서 특히 중요하다. 여전히 많은 회사에서 “팀장이 되었다”는 말은 성장의 증거처럼 받아들여진다. 반대로 “아직 팀장이 아니다”라는 말은 경력이 정체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직급과 관리 책임이 지나치게 강하게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팀장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사람을 이끄는 데 탁월하고, 어떤 사람은 문제를 깊이 파고드는 데 탁월하다. 어떤 사람은 고객을 설득하는 데 강하고, 어떤 사람은 복잡한 시스템을 설계하는 데 강하다.

    좋은 조직은 이 다양한 탁월함을 하나의 사다리 위에 억지로 세우지 않는다. 관리자는 사람을 키우는 전문직이고, 전문가는 지식과 기술을 깊게 만드는 전문직이다. 둘 중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우월한 것이 아니다. 경력의 길이 다양해질수록 관리직은 억지로 떠밀려 가는 자리가 아니라, 정말 적합한 사람이 선택하는 역할이 된다.

    중간관리자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관리자 선발 문제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는 관리자의 일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의 관리자는 주로 업무를 나누고, 성과를 확인하고, 보고 체계를 관리했다. 물론 그때도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지금의 관리자는 훨씬 더 많은 역할을 요구받는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서는 떨어져 있는 팀원을 연결해야 한다. AI 도입으로 바뀌는 업무 방식을 설명하고 조정해야 한다. 세대마다 다른 기대와 일하는 방식을 조율해야 한다. 동시에 번아웃, 심리적 안전감, 다양성, 공정성, 조직 몰입 같은 문제도 다루어야 한다. 예전보다 더 복잡한 감정과 더 빠른 변화가 관리자의 책상 위로 올라오고 있다.

    문제는 역할은 커졌지만, 시간과 권한은 충분히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중간관리자는 여전히 실무를 함께 한다. 팀원 관리도 해야 하고, 자신의 성과도 내야 한다. 회의는 늘고, 보고는 복잡해지고,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팀원의 성장을 세심하게 돌보는 것은 쉽지 않다.

    관리직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조직은 관리자에게 더 많은 책임을 부여하면서도, 관리자가 실제로 관리할 수 있는 조건을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팀원 수는 많고, 권한은 제한적이며, 성과 압박은 강하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 관리자가 되어도 이런 구조에서는 지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관리자 문제는 개인 역량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리직이 감당 가능한 역할로 설계되어 있는지, 관리자가 사람을 돌볼 시간을 갖고 있는지, 조직이 관리자를 돕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관리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서 “리더십을 발휘하라”고 말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좋은 관리자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관리자가 일할 수 있는 구조가 함께 필요하다.

    좋은 관리자는 뽑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다
    관리자 선발의 핵심은 결국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관리직은 승진의 결과가 아니라 별도의 전문 직무다. 따라서 관리자를 뽑을 때는 실무 성과만 보아서는 안 된다. 사람을 이끄는 동기가 있는지, 갈등을 다룰 수 있는지, 타인의 성장을 돕는 데 의미를 느끼는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팀을 붙들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이런 역량은 한 번의 면접이나 상사의 인상 평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조직은 관리자 후보자를 더 오래 관찰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이끌 때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압박이 커졌을 때 책임을 어떻게 나누는지, 팀원의 실수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자신보다 느리거나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를 봐야 한다.

    좋은 관리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팀원이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조건을 정리하는 사람이다. 성과를 요구하되 사람을 소모품처럼 대하지 않는 사람이다. 조직의 목표를 이해하면서도 팀원의 현실을 무시하지 않는 사람이다. 갈등을 피하지 않지만, 갈등을 사람에 대한 공격으로 만들지 않는 사람이다.

    이제 기업이 던져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누가 가장 뛰어난 실무자인가”가 아니라 “누가 사람을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가”다. “누가 승진할 차례인가”가 아니라 “누가 관리직이라는 역할을 실제로 원하고, 감당할 수 있으며, 배울 의지가 있는가”다. 이 질문을 하지 않는 조직은 앞으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관리자는 조직의 중간에 있는 사람이 아니다. 관리자는 조직의 약속을 현장에서 현실로 바꾸는 사람이다. 회사가 아무리 좋은 비전과 제도를 말해도, 직원은 자신의 관리자와의 관계 속에서 회사를 판단한다. 그래서 잘못된 사람을 관리자 자리에 올리는 일은 단순한 인사 실패가 아니다. 그것은 조직이 사람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분명한 신호다.

    관리직은 성과 좋은 사람에게 주는 메달이 아니다. 사람과 조직을 다루는 별도의 전문직이다. 조직이 이 사실을 인정할 때, 관리자는 승진의 함정이 아니라 팀을 살리는 역할이 될 수 있다.

    Reference
    Harvard Business Review. “Stop Promoting the Wrong People into Manager Roles.” February 10, 2026.
    Gartner survey cited in Harvard Business Review. May 2025 survey of 3,000 employees.
    Gartner survey cited in Harvard Business Review. July 2024 survey of 3,529 employees.
    Gartner survey cited in Harvard Business Review. April 2024 survey of 162 HR leaders.